붓다 이야기
불소행찬(佛所行讚) 이해
도봉별곡
2021. 2. 5. 10:40
불소행찬(佛所行讚) 이해
1. 불소행찬의 유래
불소행찬(佛所行讚)은 불본행집경(佛本行集經)등 많은 부처님에 관한 전기(傳記)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것으로써 불교계의 시인 마명(馬鳴 : Asvaghosa)이 전래되던 부처님의 일대기에다가
그의 해박한 지식들을 배경으로 하여 문학적으로 윤색을 가한 것이다.
마명은 종래의 자료에 기초하면서도 역사적인 사실을 중시하고 적당하게 이상화시키어 아름다운
시로써 부처님의 생애와 그의 가르침 및 인품 등을 찬탄함으로써 인격적인 감화를 사람들의 가슴
속에서 불러 일으키려고 노력한 것이다.
이러한 이 책은 1세기경에 만들어졌는데, 장편 의 대서사시로써 마명의 또 다른 대표작인 사운다
라난다(Saundaranandd)와 함께 그 문학성 이 높은 작품이다.
다시 말하자면 이 불소행찬은 불교인이 쓴 대부분의 문학작품들이 산스 크리트문학의 주류에 들
어 가지 못하는데, 이 행찬만큼은 거기에 포함되고 있는 예외의 작품인 것이다.
그것은 매우 유려한 필치로 부처님의 일생을 그리고 있으며, 문학사적으로는 궁정시(宮廷時)의 선
구적인 위치에 놓여 있기 때문에, 인도문학의 최고 걸작품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작품성에서 그 이
유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2. 사상적인 면
대승불교적인 요소보다는 오히려 설일체유부(說一切有部)등의 소승적인 교의의 색채가 겉으로 드
러나고 있는데, 이러한 경향은 사운다라난다, 즉 ‘단정한 난다’등에서 찾아 볼 수 있는 마명 작품의
전반에 흐르고 있는 일반적인 특징으로서 그의 저술의 태도는 어디까지나 대승적인 입장이라고 해
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러한 내용 때문에 대승기신론 사상과도 연관이 있어서 초기의 대승불교사상사를 연구하는 데에
중요한 문헌으로 사운다라난다와 함께 지목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서 관심이 가는 것은 저자 마명에 관한 문제로써, 이 마명이 대승불교의 시조로
불리우고, 또한 대승불교의 입문서라고 일컬어지고 있는 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의 저자 마명과
그 이름이 같기 때문에 불교계에서는 일찍부터 두 사람이 동일인이냐 아니냐 하는 문제가 제기되었
던 것이다.
그렇지만 아직도 그 해명이 잘 되지 않고 있지만, 오늘날에 와서는 대체적으로 이 불소행찬의 저자
마명과 대승기신론의 마명은 같은 사람이 아니라는 견해가 지배적이기 때문에 이에 관한 것도 하
루 빨리 해결되어야 할 불교학의 과제 라고 할 것이다.
즉 대중성 있는 대승기신론을 누가, 언제 지었는가 하는 문제가 지금도 확실하게 판명되지 않고 있
기 때문에 이의 파장에 의해서 불소행찬의 저자에 관한 것도 분명 하게 밝혀지고 있지 않는 것이다.
3. 행찬의 원래 명칭
붇다차리타(Buddhacarita)로서 이 는 ‘부처님의 생애’를 의미하는데, 이것이 한역된 것은 5세기 때
의 보운(寶雲)이라고 하거나 412년에서 421년 사이에 북량(北凉)의 담무참(曇無讖)이 번역하였다는
종래의 설도 있어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어쨌든 이 역문은 아름다운 운문(韻文)으로서 그 격조는 높고 장엄하며, 문구는 곱고 아름답게 쓰여
져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자유롭게 한문과 한시의 운률을 구사하고 있는 점 등으로 보아서 번역작품이라고 하기보
다는 어떤 하나의 독립된 훌륭한 문학작품이라고 함이 더 적절하다는 논평도 있다.
4. 구성내용
현존하는 산스크리트 어 본은 17장까지가 있는데, 이 가운데서 14장의 후반부터 17장까지는 후대
에 부가된 부분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마명(馬鳴)이 직접 쓴부분인 14장의 전반부까지에서는 왕
가인 카필라성의 묘사로부터 시작하여 부처님의 탄생과 성장 시절, 그리고 인생에 대한 고뇌, 출성
(出城) 및 출가, 빔비사라왕과의 회견, 두 선인을 방문한 일, 항마(降魔)까지의 과정 등이 일목 요연
하게 서술되고 있어서 보는 사람들의 이해를 빠르게 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비하여 한역본을 산스크리트본과 비교해 볼 때에 다소(多少)의 증감은 있지만 대체로 산스크리
트본에 충실하게 번역한 것이라고 하겠는데, 원본에 없는 14장 이하 28장까지가 이에 덧붙여져서
완벽하게 부처님의 일대기를 정리해 놓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내용이 티벳역과 일치하고 있는 점 등으로 미루어 보아서 본래 원작도 완벽하게 일대기를
서술해 놓았던 것이 오랫동안에 걸쳐서 유통되다가 그 후반부가 도중에 분실되었던 것이 아니었던
가하는 추측을 강하게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중앙 아시아에서 발굴된 이 행찬의 산스크리트어 본 사본(寫本)의 단편이 한역본의 제3장과
제16장에 완전히 합치(合致)되고 있는 점 등으로 미루어서 이러한 가정이 상당히 타당한 것으로 판
명 되고 있으며, 동시에 이것이 널리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진 사실도 함께 알 수 있는 것이다.
5. 기술된 내용
다른 부처님의 전기에서처럼 너무나 과장하지도 않고, 또한 단편적이거나 간략하지도 않으면서도
역사적인 사실들에 치중하여 체계적으로 상세하게 쓰여져 있으며, 이러한 가운데서도 부처님의 평
상시 가르침이 교묘하게 기술되어 있고, 그의 언행이 생생하게 표현되어 있는 것이다.
이렇게 부처님이 걸으신 고뇌의 도정(道程)과 각자(覺者)로서 살아 온 길이 있는 그대로 묘사되어
있기 때문에 다른 불전에서 느낄 수 없는 진솔한 감동을 일반 독자들은 이를 읽음으로써 감득(感得)
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그 사상은 아직 초기불교의 것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더라도 이 불소행찬은 부처님의 전기에 관한
문헌만으로써 귀중한 것이 아니라 불교의 진수와 묘리를 간결하게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아름다운
싯구(詩句)로 표현되어 있어 어떤 다른 경론에서도 볼 수 없는 큰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붓다 이야기' Related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