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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 이야기

사람을 평가하는 방식에 대한 가르침으로 교화하다

사람을 평가하는 방식에 대한 가르침으로 교화하다

 

창피함 모르는 자들 평가에 마음 상하지 말아야

천박함 모르고 남 평가하면

자신과 남 모두 괴롭힘 초래

스스로 덕 갖추고자 힘쓰면

인간은 물론 천신도 알아봐

우리는 누군가를 평가하며, 동시에 평가받는다. 그 사람의 능력, 인품, 행위 등을 평가한다. 누군가를 평가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경전에 보면 부처님도 누군가를 평가할 때 평가한다. 평가하는 자체가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 평가가 너무나 편협하며, 객관성을 결여한 것이라면 문제가 될 수 있다. 공동체에서 이러한 일이 벌어지면 공동체의 화합이 깨지기 쉽다. 그래서 평가의 방식과 태도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맛지마 니까야’ 110번경 ‘보름날 밤의 작은 경(Cūḷapuṇṇamasutta)’에서는 부처님께서 포살일에 제자들에게 가르치는 내용이 나온다. 이 경전에서 말하는 내용이 바로 평가와 관련된 내용이다.

[붓다] 비구들이여, 덕이 없는 자가 ‘이 사람은 덕 있는 자(sappurisa)가 아니다’라고 알아보는 것이 가능한가?

[비구들] 세존이시여, 그렇지 않습니다.

[붓다] 그렇다면 덕이 없는 자가 ‘이 사람은 덕 있는 자이다’라고 알아보는 것이 가능한가?

[비구들] 세존이시여, 그렇지 않습니다.

[붓다] 비구들이여, 덕이 없는 사람은 신뢰할 만한 성품을 갖고 있지 않다. 그는 덕이 없는 자로서 교제하고, 사유하고, 상담하고, 말하고, 행동하고, 견해를 갖고, 보시한다. 비구들이여, 덕이 없는 사람은 어떻게 신뢰할 만한 성품을 지니는가? 덕이 없는 사람은 믿음이 없고, 부끄러워할 줄 모르고, 창피함을 모르고, 배움이 없고, 방일하고, 깨어있지 못하며, 현명하지 못하다. 비구들이여, 그들은 어떻게 덕이 없는 사람을 사귀는가? 덕이 없는 사람은 믿음이 없고, 부끄러워할 줄 모르고, 창피함을 모르고, 배움이 없고, 방일하고, 깨어있지 못하며, 현명하지 못한 수행자들이나 성직자들을 친구나 동료로서 사귄다. 비구들이여, 그들은 어떻게 덕이 없는 사람으로 사유하는가? 그들은 자신을 괴롭히는 방향으로 사유하고, 남을 괴롭히는 방향으로 사유하고, 둘 다를 괴롭히는 방향으로 사유한다. 비구들이여, 그들은 어떻게 상담하는가? 자신을 괴롭히는 방향으로 상담하고, 남을 괴롭히는 방향으로 상담하고, 둘 다를 괴롭히는 방향으로 상담한다. 그들은 어떻게 말하는가? 거짓말을 하고, 이간질을 하고 거친말을 하고, 꾸며대는 말을 한다. 비구들이여, 그들은 어떠한 견해를 지니는가? 이들은 ‘보시도 없다. 제사도 없다. 공양도 없다. 선악의 과보도 없다. 이 세상도 없고 저 세상도 없다. 부모도 없으며, 홀연히 태어나는 존재도 없다. 세상에는 바르게 유행하고 올바로 실천하며 이 세상과 저 세상을 곧바로 알아 깨달아 가르치는 수행자나 바라문도 없다’라는 견해를 지닌다.

유유상종이란 말이 있다. 쉽게 말하면 끼리끼리 논다는 말이다. 덕이 없는 사람은 덕을 갖춘 사람을 알아보지 못한다. 그렇기에 그들 눈에는 덕을 갖춘 사람들이 고리타분하고, 갑갑하며, 세상물정 모르는 사람으로 보일 수 있다. 덕이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후천적으로 노력하여 몸에 익히는 내용이다. 그 덕을 갖추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부끄러움’과 ‘창피함’을 아는 것이다. 이것을 한자어로 표기하면 ‘참괴(慚愧)’라고 한다. 참은 자신의 잘못을 부끄러워하는 것이고, 괴는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 부끄러워하는 것이니, 창피함에 해당한다. 이것이 수행을 하는데 있어 꼭 갖추어야 할 요소이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숫따니빠따’ 천한 사람의 경’에서도 “남을 화내게 하고, 이기적이고, 악의적이고, 인색하고, 거짓을 일삼고, 부끄러움과 창피함을 모르는 사람이 있다면,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십시오”라고 말씀하고 계신다.

이 가르침을 통해 우리 사회는 요즘 남을 평가하는데 있어 어떤 기준을 갖고 하는지 돌아보게 된다. 자신의 이기적 욕망과 천박함을 돌아보지 못하고 남을 평가하면 자신과 남을 모두 괴롭히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그러니 창피함을 모르는 자들의 평가에 마음 상해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스스로 부끄러움과 창피함이란 덕을 갖추고자 노력하면 부처님 말씀처럼 인간은 물론 천신들도 그를 알아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