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최초 유리도가니 출토’ 장흥 천관사 역사 밝혀내다
전남지역 최초로 유리 도가니가 최근 출토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장흥 천관사의 역사를 재조명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장흥 천관사(주지 지행스님)는 9월27일 장흥청소년수련관에서 천관사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천관사가 주최하고 민족문화유산연구원이 주관한 학술대회는 ‘천관사의 역사와 성격’을 주제로 전개됐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이계표 조선대 사학과 교수가 ‘천관산 천관사의 역사’ 주제 발표를 시작으로, 천관사와 천관보살 신앙(최성렬 조선대 철학과 교수), 천관사와 장보고 대사(장일규 한국학중앙연구원 연구원), 천관사의 유적과 유물(최인선 순천대 사학과 교수) 등이 각각 발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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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세미나에서는 해상왕이라 일컬어지는 장보고와 천관사의 관계를 전개한 주제발표가 눈길을 끌었다. 장일규 연구원은 ‘천관사와 장보고 대사’라는 발제문에서 “장보고의 불교사상 내지 신앙의 기반은 완도와 강진만을 내려다보는 천관산 천관사였다”고 주장했다.
신라 하대에 천관사는 장보고 선단과 연결돼 천관산 주변의 사찰을 대표하는 역할을 담당했는데, 천관산이 청해진의 본영이 자리했던 완도와 배후 지역이었던 강진만 주변에 자리했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서남해를 오가는 해로상에 위치했던 천관산에는 당나라부터 여러 사상적인 편린이 전했는 바, 도교 수련처인 곽동산, 불교 보살주처신앙의 천관보살 상주처라는 모습이 반영됐다. 때문에 천관산은 선도(仙道)와 불도를 닦으려는 사람들이 모이는 명산으로 알려졌다.
신라와 당, 일본을 오가는 해상무역활동에 종사했던 이들은 바다에서 풍랑과 질병에 시달리며 위험에 빠지는 경우가 잦았는데, 장보고는 이런 현실적 위험을 제거하고자 수련처로 알려진 천관산을 주목했다는 주장이다.
장 연구원은 “장보고는 반란을 일으켜 신라 정부에 진압됐기 때문에 그와 관련된 사찰 기록도 멸실되거나 윤색됐을 것”이라며 “하지만 천관사로부터 비롯된 장보고의 불교사상과 신앙은 남해안 일대의 선종사찰뿐 아니라 고려 초의 교종 및 선종불교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또 천관사의 유적과 유물을 통해 천관사가 고대 장흥의 중심지였던 곳에 자리 잡고 있어 창건기부터 재지(在地)세력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최인선 교수는 “신라 42대 흥덕왕 사후 왕위쟁탈전에서 패배한 김균정의 아들 김우징이 837년 화를 피해 청해진 대사 장보고에게 의탁했는데 홍진대사가 적극 조력했다”며 “이후 김우징이 45대 신무왕에 즉위하고 그 아들인 문성왕과 헌안왕이 그 인연으로 천관사 불사를 일으켜 천관사 삼층석탑과 석등, 옥룡사지 석조여래좌상 등의 결과물로 남았다”고 전했다.
따라서 최 교수는 “천관사 지역의 초창기 석조물들은 9세기 중엽을 전후한 시기에 조성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세미나는 계미향 한국불교사연구소 연구원, 여성구 국민대 사학과 교수, 엄기표 단국대 석주선기념박물관 학예실장 등이 각 발제에 대한 토론을, 주제발표 후에는 김성범 전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장이 좌장을 맡아 발표자 및 토론자와 함께 소설가 한승원 씨와 장모창 장흥군 학예연구사 등이 종합토론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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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장흥 천관사 발굴 조사 현장에서 전남지역 최초로 유리 도가니가 출토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장흥군은 최근 천관사(주지 지행스님) 원형 복원을 위해 민족문화유산연구원에 의뢰한 발굴조사에서 통일신라시대 후기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리 도가니가 출토됐다고 지난 8월 밝혔다.
높이 14cm, 지름 12cm의 유리 도가니는 몸체에 둥근 바닥을 갖춘 형태로 8세기 이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전남 지역에서는 나주 복암리 유적에서 동(銅) 도가니가 출토된 적은 있으나 유리 도가니가 발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창건 당시 왕실을 비롯한 청해진 등과 연계됐던 천관사의 왕성한 사세를 반영한 결과로 발굴팀은 판단하고 있다.
[출처] “장보고 불교사상 기반은 천관산 천관사”|작성자 임기영불교공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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