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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불교

정선 지눌

한국전통사상총서・불교편

정선 지눌

역주…해주 海住

승원・임상희・최원섭・정천

 

1. 머리말

한국전통사상총서 『정선 지눌(精選知訥)』은 대한불교조계종에서 한국

불교의 전통사상을 알리는 총서로 기획하여 『한국불교전서(韓國佛敎全

書)』1)를 저본으로 역주한 책이다. 이 책에서는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고승

가운데 불일보조국사(佛日普照國師) 지눌(知訥, 1158~1210)스님의 비문과

저술의 대부분을 번역하여 스님이 일생을 통해 실천하고 이끌었던 수행의

정신과 내용을 볼 수 있게 하였다.

1700년에 가까운 역사를 지닌 한국불교에서 출가교단에 미친 영향이 지

눌스님만큼 큰 고승도 드물다. 지눌스님의 가르침은 출가 입문에서부터 전

통강원을 중심으로 한 교육과 선원 생활에 이르기까지 출가자는 물론이고

한국 수행자의 기준이 되어왔다.2) 때문에 지눌스님의 저술들은 지눌스님

당시뿐만 아니라 조선시대를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간행되

고 있다.

지눌스님의 여러 저술이 전서 형태로 간행된 것은 경허(鏡虛)선사의 『선

문촬요(禪門撮要)』3)(1908)가 처음이다. 이 책에는 『수심결』, 『진심직설』,

1) 『한국불교전서(韓國佛敎全書, 이하 韓)』 제4책(동국대학교출판부, 1982), pp.698a-

869c.

2) 보조 지눌스님의 사상이 강원교육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는 서종범(徐宗梵)의

「강원교육에 끼친 보조사상」(『보조사상(普照思想)』 3, 보조사상연구원, 1989)을

참고.

3) 이 책은 융희(隆熙) 2년(1908) 금정산의 범어사에서 개간되었으며, 설봉학몽(雪

峰學夢)에 의해서 『(현토) 선문촬요』의 유인본(油印本)이 1959년에 간행되었다.

이후 『(신간 현토) 선문촬요』의 활자본이 1968년에 금정산의 범어사에서 간행

되어 널리 유통되었으며, 여기에는 이전에 수록되지 않았던 『원돈성불론(圓頓

成佛論)』과 몇 편의 선문 전적이 증보되었다. 이철교는 이 책을 번역하면서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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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수정혜결사문』, 『간화결의론』 등이 수록되었다. 이후 한암(漢巖)선사는

『고려국보조선사어록(高麗國普照禪師法語)』(1937)을 현토본(懸吐本)으로

간행하였고,4) 『한국불교전서』 제4책5)과 『보조전서(普照全書)』6)에는 현재

전해지는 지눌스님의 저술이 모두 수록되었다.

지눌스님 저술의 한글 번역은 조선시대에 간행된 언해본에서 시작된다.

『목우자수심결』, 『법집별행록절요』, 『계초심학인문』 등이 언해본으로 전해

지고 있다.7)

년의 개간본을 영인본으로 간행하였다.[경허선사 편 / 이철교 역, 『선문촬요』, 민

족사, 1999 참조.]

4) 이 책은 불기 2964년(丁丑, 1937)에 오대산의 월정사에서 간행되었으며, 여기에

는 『선문촬요』에서 수록되지 않았던 『원돈성불론』이 추가되었다. 또 이 책의 말

미에는 『함허선사현정론』이 부록으로 실려 있다.

5) 이 책에는 『권수정혜결사문(勸修定慧結社文)』, 『목우자수심결(牧牛子修心訣)』,

『진심직설(眞心直說)』, 『원돈성불론(圓頓成佛論)』, 『간화결의론(看話決疑論)』,

『계초심학인문(誡初心學人文)』, 『육조법보단경발(六祖法寶壇經跋)』, 『법집별행

록절요병입사기(法集別行錄節要幷入私記)』, 『화엄론절요(華嚴論節要)』 등의 순

서로 9종의 저술이 수록되었다.

6) 이 책에는 『한국불교전서』에서 빠졌던 『염불요문(念佛要門)』, 「목우자법어송

(牧牛子法語頌)」, 「승평부조계산수선사불일보조국사비명병서(昇平府曹溪山修

禪社佛日普照國師碑銘幷序)」 등과 후대의 각종 서문과 발문, 그리고 해제가 부록

으로 수록되었다.

7) 『목우자수심결』의 언해본은 혜각존자(慧覺尊者)의 역으로 1467년에 간행된 것

이 전하는데, 여기에는 「成化三年丁亥歲朝鮮國刊經都監奉敎雕造」라는 간기가

있다. 『법집별행록절요』는 『법집별행록절요병입사기』의 언해본이며, 이 책은

1522년에 간행된 것이 전하는데, 여기에는 「嘉靖元年 季春有日」이라는 간기가

있다. 이 책은 성암고서박물관과 남권희가 소장하고 있으며, 본문의 마지막 장

차가 113장으로 되었으나 낙장이 있어 완전한 형태는 알 수 없다. 『계초심학인

문』의 언해본은 1577년에 간행된 것이 전하는데, 여기에는 「萬曆五年丁丑夏 全

羅道 順天地 曹溪山 松廣寺 留板」라는 간기가 있으며, 원효(元曉)스님의 『발심

수행장(發心修行章)』과 야운(野雲)스님의 『야운자경서(野雲自警序)』가 함께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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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집 형태의 한글 번역이 널리 보급된 것은 탄허(呑虛)스님이 현토(懸

吐)·역해(譯解)한 『보조법어(普照法語)』(1963)8)이다. 이후 대한불교조계

종 역경위원회에서는 동국대학교부설 동국역경원을 통해서 『(한글대장경

153) 한국고승 3』(1971)9)에 지눌스님의 저술을 수록하여 간행하였고, 김달

진(金達眞)이 『보조국사전서』(1987)10)를 출판하였다. 이로써 『화엄론절요』

의 본문을 제외한 지눌스님 저술의 한글 번역이 모두 간행되었다.

지눌스님 저술의 영어 번역은 송광사에서 출가한 경험이 있는 로버트

버스웰(Robert E. Buswell) 교수에 의해서 The Korean approach to Zen : the

collected works of Chinul (1983)11)이라는 제목으로 간행되었다.

록되어 있다.

8) 이 책은 법보원(法寶院)에서 처음 간행되었으며, 이후 회상사(回想社)와 교림

(敎林)에서 간행하였다. 탄허스님은 한암스님의 현토본에 수록된 지눌스님의

저술 전부를 역해하였고, 부록으로 지눌스님의 비문을 현토하고 역해해서 수록

하였다. 한편 지암 이종욱(智庵 李鍾郁)도 한암스님의 현토본을 번역하여 『(국

역) 고려보조국사법어』(오대산 월정사, 1948)를 출판하였다.

9) 이 책에는 「보조국사집」과 「태고화상어록」이 함께 수록되었으며, 「보조국사

집」에는 『권수정혜결사문』, 『수심결』, 『진심직설』, 『원돈성불론』, 『간화결의론』,

『염불요문』이 수록되었다. 여기에 수록된 「보조국사집」은 이후 『(한글대장경)

보조국사집』(동국역경원, 1995)으로 개정되었다. 개정판에는 김달진의 번역한

『권수정혜결사문』, 『수심결』, 『진심직설』, 『원돈성불론』, 『간화결의론』, 『염불요

문』, 『계초심학인문』, 「화엄론절요서」, 『법집별행록절요병입사기』 등이 수록되

어 있다.

10) 이 책은 고려원에서 출판되었으며, 여기에는 『염불인유경』, 「화엄론절요서」,

『계초심학인문』, 「법보기단경중간발」, 「승평부 조계산 송광사 불일보조국사 비

명 병서」 등이 부록으로 실어서 『화엄론절요』를 제외한 지눌스님 저술의 번역

문과 원문이 모두 수록되었다. 이 가운데 『염불인유경』을 제외한 나머지 저술과

단편의 한글 번역은 이미 탄허스님의 『보조법어』와 개별 번역서에 수록되어 유

통되고 있었다. 『염불인유경』은 『염불요문』의 다른 이름이다.

11) 이 책은 하와이대학교출판부(Univ. of Hawaii Press)에서 출판되었으며, 여기에

는 8종의 지눌스님의 저술이 수록되었다. 즉, Encouragement to Practice : T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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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눌스님과 관련한 연구는 이들 한글과 영어 번역본이 초석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근・현대에 이루어진 지눌스님 관련 연구 성과물은 번역서를 포

함한 단행본과 학위논문, 개별 연구논문까지 거의 600편에 가깝다.12) 1960

년대 이후에 나타나기 시작한 전문적인 연구는 1970년대에 들어와서 일본

과 미국에서 공부한 학자들이 학위를 받고 국내로 들어와서 활동하면서 본

격화되었다.13) 1987년에는 전문 연구자들이 함께하는 보조사상연구원의

Compact of the Samādhi and Prajñā Community (『권수정혜결사문』), Admonitions

to Beginning Students (『계초심학인문』), Secrets on Cultivating the Mind (『수심

결』), Straight Talk on the True Mind (『진심직설』), The Essentials of Pure Land

Practice (『염불요문』), The Complete and Sudden Attainment of Buddhahood (『원돈

성불론』), Resolving Doubts About Observing the Hwadu(『간화결의론』), Excerpts

from the Dharma Collection and Special Practice Record with Personal Notes (『법

집별행록절요병입사기』) 등이 수록되어 있다. 이후 로버트 버스웰(Robert E.

Buswell)은 이 가운데 3편만을 묶어서 Tracing back the radiance : Chinul's Korean

way of Zen(Honolulu: Univ. of Hawaii Press, 1991)이라는 제목으로 다시 간행하였

다.

12) 이덕진은 「지눌 연구의 어제와 오늘」(『지눌』, 예문서원, 2002)에서 2000년까지 발

표된 연구 성과 558편에 대한 분석을 시도하였으며, 「지눌 관련 연구물 목록」을

수록하였다. 이전에도 지눌스님 관련 연구 성과물이 정리되었다.[이철교, 「보조

관계 자료목록」, 『보조사상』 1(보조사상연구원, 1982) ; 강건기, 「부록2. 보조국사 지

눌 관계 논저 종합목록」, 『목우자지눌 연구』(부처님세상, 2001) 참조.]

13) 1960년대의 대표적인 연구논문으로는 박성배의 「‘悟’의 문제: 목우자의 『법집

별행록절요병입사기』를 중심으로」(『동국사상』 2, 1963)와 김잉석의 「불일보조

국사」(『불교학보』 2, 1964) 등이 있다. 1970년과 1980년대에는 여러 연구자들이

국외에서 지눌스님의 사상을 연구하여 박사학위논문을 제출하였으며, 이를 단

행본으로 출판하기도 하였다. 이종익(李種益)은 『高麗普照國師の硏究-その思

想體系と特質』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이 논문은 일본에서 『韓國佛敎の硏究

-高麗普照國師を中心どして』(國書刊行會, 1980)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었다. 또

길희성(Hee-Sung, Keel)은 Chinul, The Founder of Korean Zen Tradition (Mass

: Harvard Univ., 1977)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이 논문은 미국에서 Chinul,

The Founder of Korean Zen Tradition (L.A. : Univ. of California, Internationa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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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족과 학술지 『보조사상(普照思想)』의 창간이 이루어져14) 지눌스님과 관

련한 연구가 풍부해지는 데 크게 기여한다. 1990년대 이후에는 초기 연구

자들의 축적된 연구 성과가 단행본으로 간행되고 새로운 연구자들의 노력

이 결실을 보게 된다.15)

Area Studies, 1984)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었다. 심재룡(Jae-ryong, Shim)은 The

Philosophlcal foundation of Korean Zen Buddhism: the intergration of Son and

Kyo by Chinul (Honolulu : Hawaii Univ., 1979)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이 논문

은 The Philosophlcal foundation of Korean Zen Buddhism (태학사, 1981)라는 제

목으로 출판되었다. 강건기(Kun-ki, Kang)는 Thomas Merton and Buddhism :

A Comparative Study of the Spiritual Thought of Thomas Merton and That of

National Teacher Bojo (New York : New York Univ., 1979)로 박사학위를 받았으

며, 이 논문은 Thomas Merton and Buddhism : A comparative study of the spiritual

thought of Thomas Merton and that of national teacher Bojo (민족문화사, 1986)라

는 제목으로 출판되었다. 이법산(李法山)은 「普照國師之硏究」(臺灣 : 中國文化大

學, 1985)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4) 보조사상연구원에서는 1989년에 『보조전서』를 간행하였고, 1990년에는 순천

송광사에서 ‘불교사상에서의 깨달음과 닦음’을 주제로 학술토론회를 개최하여

그동안 논란이 되었던 불교의 돈점론(頓漸論)에 대해 논의하였으며, 이 내용은

『보조사상』 제4집(보조사상연구원, 1990)에 수록되었다. 한편 백련불교문화재단

에서는 1990년에 있었던 보조사상연구원의 학술토론회에 대응하여 1993년 10

월 7일부터 9일까지 ‘선종사에서 돈오돈수 사상의 위상과 의미’라는 주제로 학

술토론회를 개최하였으며, 이 내용은 『백련불교논집』 제3집(백련불교문화재단,

1993)에 수록되었다.

15) 길희성의 『지눌의 선사상』(소나무, 2001), 강건기의 『목우자 지눌 연구』(부처님

세상, 2001), 심재룡의 『지눌연구 보조선과 한국불교』(서울대학교출판부, 2004)

등이 그간의 연구 성과를 단행본으로 간행한 대표적인 경우이다. 지눌스님과

관련해서 1990년 이후에 제출된 국내외의 박사학위논문은 다음과 같다. 박은

목의 「知訥의 敎育思想에 관한 연구」(원광대학교대학원 교육학과, 1990), 김광민

의 「敎育理論으로서의 知訥의 佛敎 修行理論-敎育認識論的 觀點」(서울대학

교대학원 교육학과, 1998), 이덕진의 「普照知訥의 禪思想 硏究-中國佛敎와 관

련하여」(고려대학교대학원 철학과, 1999), 김방룡의 「普照知訥과 太古普愚의 禪

思想 比較硏究」(원광대학교대학원 불교학과, 1999), 김부용(승원)의 「知訥의 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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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눌스님의 저술에 대한 종합적이고 학술적인 번역은 여전히 과

제로 남아있는 형편이다. 지속적인 요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번

역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전집 형태로 이루어진 개정본의 경우에도 기존

의 다른 번역을 수용하는데 그쳤고, 개별 저술의 번역본은 대부분 강설본

형태로 간행되었으며, 일부 저술의 학술적인 역주가 시도되었지만 한두 편

에 그치고 말았다.

그러므로 한국전통사상총서의 하나로 이 책이 간행되는 것은 매우 뜻 깊

은 일이다. 이 책에서는 『한국불교전서』를 저본으로 지눌스님의 주요 저술

에 대한 교감과 학술적인 역주를 시도하였다. 이 책에 수록된 저술은 저작

시기를 고려하여 순서를 정하였다. 스님의 행장은 『동문선』에 전하는 「불

일보조국사비명」을 역주하여 수록하였다. 하지만 이 책은 한국전통사상을

특히 서구에 소개하려는 목적에서 기획된 총서의 하나이기 때문에 지면의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로 인해 아쉽게도 『법집별행록절요사기』와

『화엄론절요』를 비롯한 일부 저작을 이 책에 수록하지 못하였다. 나머지

저술에 대한 번역은 후일을 기약할 따름이다.

修行體系 硏究」(동국대학교대학원 불교학과, 2006), 최성렬의 「牧牛子 知訥의 圓

頓觀 硏究」(동국대학교대학원 불교학과, 2006), Sung-do Kang의 The potential

contribution of Korean Buddhism : Updating Bojo Chinul through mutuak

transformation with Alfored North Whitehead (Claremont : Claremont Graduate

School. Ph. D., 1992)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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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지눌스님의 생애와 저술

1) 출가와 수학

지눌스님의 생애를 전하는 자료는 김군수(金君綏)가 찬술한 「조계산

수선사불일보조국사비명(曹溪山修禪社佛日普照國師碑銘)」(이하 「지눌비

문」)16)과 최선(崔詵)이 찬술한 「대승선종조계산수선사중창기(大乘禪宗曹

溪山修禪社重創記)」(이하 「수선사중창기」)17)가 근본이 된다.18) 그리고 『권수

정혜결사문』을 비롯한 지눌스님의 저술에서 전하는 생애 관련 기록과

.............<이하 본문; 링크>

 

출처; 대한불교조계종 한국전통사상서 간행위원회

[출처] 정선 지눌|작성자 임기영불교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