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하지 못하는 습관부터 해결하라.
거둬 / 중국 심리학전문가
주의력을 집중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우리의 행동이 그 동기나 개인의 주관적 정서와 동떨어질 때 더욱 집중하기 어려워진다. 마오쩌둥은 창사(長沙)에서 공부하던 시절에 학습에 대한 열정과 끈기를 키우기 위해 날마다 일부러 시끌벅적한 길거리에서 책을 읽었다. 이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었고, 학습 동기도 더욱 강렬하게 작용했다.
또 다른 예를 들어 보자. 만약 어떤 젊은이가 지하철에서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소설을 읽는다면 아무리 사람들이 붐비고 주위 말소리가 시끄럽다고 해도 그의 독서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하지만 그가 재미있는 소설책이 아닌 지루한 학습교재를 보고 있다면, 주변의 지극히 작은 방해 요소에도 곧바로 주의력이 분산된다.
그것이 바로 정서의 작용이다. 물론 짧은 시간 동안 주의력을 집중하는 것은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별로 어렵지 않다. 정말 어려운 것은 긴 시간 동안 주의력을 집중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일에 흥미를 느끼고, 목표가 있으며, 피드백을 받고, 즐거웠던 경험까지 있다면, 잡생각을 충분히 없애고 주의력을 집중할 수 있다.
1994년 동계올림픽에서 다이애나라는 선수가 스키 종목 금메달을 차지했다. 경기 후, 기자들이 그녀에게 어떻게 이처럼 완벽하게 경기를 펼칠 수 있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녀는 자신도 잘 모르겠으며 단지 스키 타는 것에만 집중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마치 폭포처럼 시원하게 떨어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런 느낌이 바로 심리학에서 말하는 ‘몰입(Flow) 체험’이다. 심리학자 미하이칙 센트미하이가 제시한 몰입 개념은 개인의 정신력이 어떤 활동에 완전히 집중했을 때의 느낌을 말한다. 이것은 일종의 체험을 동반하며, 고도의 흥분과 충족감을 느끼게 한다.
몰입은 일종의 자아를 망각한 상태다. 사람이 한창 몰입하고 있으면 지금 하고 있는 일에 그의 모든 생각이 집중되며, 고민이나 걱정은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또한 건강이나 채무 등 삶의 자잘한 부분도 자동적으로 신경 쓰지 않게 되며 자아의식을 잃어버리고 자신의 말이나 행동을 헤아리는 것도 잊어버린다. 동시에 지금 하는 일을 잘하기 위해서 어떠한 상황 변화도 거뜬히 감당하며 자신이 가진 잠재능력도 남김없이 발휘한다. 이런 몰입 상태는 많은 사람들에게 결코 낯설지 않다.
6,469명의 독일 사람을 대상으로 진행된 ‘몰입 체험’ 인터뷰에 따르면 88퍼센트의 사람들이 어떤 한 가지 일에 몰입해서 주위의 모든 사물과 시간의 존재를 잊어버린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단지 12퍼센트의 사람들만 그런 몰입을 전혀 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비록 대다수의 사람들이 몰입을 경험한 적이 있다 하더라도, 결코 쉽게 경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욕망과 의욕과 생각이 함께 움직여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생활에서는 그 세 가지가 일치를 이루는 경우가 대단히 적다. 그런 상황은 업무 중에 수시로 일어난다.
한 직원이 한창 업무에 몰두하고 있었다. 정해진 시간 내에 사장이 건네준 업무를 완성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만약 기한이 코앞까지 다가오지 않았다면 그는 이렇게 몰두해서 일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시간이 촉박해도 그가 업무에 100퍼센트 집중한 것은 아니었다. 업무가 생각만큼 잘 풀리지 않자, 그는 업무에 완벽하게 집중하지 못하고 오히려 기운이 빠졌다.
그리고 ‘제때 업무를 끝내지 못하면 분명 한소리 들을 거야’라는 생각에 초조해졌다. 그런데 그와 정반대로 일이 아주 순조롭게 풀려도 그는 업무에 몰입하지 못했다. ‘일을 잘 끝내면 보너스를 받을지도 몰라. 그럼 여자 친구에게 서프라이즈 선물을 해 주어야지. 어떤 게 좋을까?’라는 생각을 하느라 몰입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처럼 욕망, 의욕, 생각이 불일치되는 상황은 일상생활 중에 무척 많다. 놀 때도 마찬가지다. 예컨대 당신이 퇴근 후에 몇몇의 친구들과 술집에서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눈다고 하자. 당신은 친구와의 유쾌한 만남에 완전히 빠져들지 못하고, 문득문득 귀가가 늦어서 아내에게 죄책감을 느낀다거나 지금 시간과 돈을 낭비하고 있는 자신을 원망한다거나 하는 생각들을 하게 된다. 이렇게 서로 충돌하는 욕망과 의욕과 생각 중에서 가장 통제하기 힘든 것이 바로 생각이다.
참선 중에 눈을 감고 고요히 앉아있는 것은 주의력을 더욱 집중하고 잡념을 없애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런 방법을 쓰지 않아도 주의력을 집중할 줄 알고 전혀 상관없는 요소들을 떨칠 결심을 했다면, 제아무리 통제하기 힘든 생각이라도 질서 있게 바로잡아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그렇지 못하면 당신은 생각이 너무 복잡해져서 백일몽조차 꾸지 못할 것이다. 그러면 최선을 다해 배우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이 불가능하다.
[출처] ‘성공을 꿈꾸면서 왜 평범하게 노력하는가, 좋은 습관은 배신하지 않는다(거둬, 정민미디어, 2017)’에서 옮겨 적음. (2022. 1.25. 화룡이)
[출처] 집중하지 못하는 습관부터 해결하라.|작성자 향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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