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두사의 땟목/반복
마카르에게 추억이란 걸핏하면 물려고 대드는 뱀이었다. 그는 그 뱀의 허리를 분질러버렸다. 아직 모든 뱀을 죽인 데에는 이르지 못했다. 여전히 하찮은 기억이 떠올라 그의 마음을 어지럽혔다.
구도 생활을 위협하는 가장 큰 독은 추억이다. 가족을 비롯해서 세속에서 맺은 인연이 떠오르면 명상이 흐려진다. 뭇 인연의 독사에 물리면 그간 쌓은 공든 탑은 순식간에 무너진다.
"의심과 회의를 질식시킨 기독교에 순종하는 은둔 수도승이 지켜야 할 첫 번째 계율은 생각하지 말고 기도하라는 것이다. 사유는 신앙의 적이기 때문이다. 생각을 끊는 것은 신에게 귀의하는 첫 번째 길이다. 그러나 과연 수도승은 기도를 통해 회의와 유혹에서 벗어났을까.
'시 창작 교실의 철학 강의 노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종교와 고대 철학 - 철학사상과 사회과학의 만남 (1) | 2024.04.12 |
---|---|
길가메시 서사시 (0) | 2023.09.23 |
철학과 종교 - 뒤섞이면 본질이 희석된다 / 철학자 강대석 (0) | 2023.03.22 |
철학과 종교는 어떤 관계일까? / 장성민 교수 (1) | 2023.03.21 |
형이상학[ metaphysics음성듣기 , 形而上學 ] (0) | 2023.03.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