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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 이야기

산과 신

산과 신

 

산은 신과 인간을 가르는 곳이다. 산에서 죽으면 신이 되고 산에서 내려오면 비로소 다시 인간이 된다. 고통이나 슬픔은 떨쳐버리지 못한 자들의 푸념일 뿐. 혹은 욕망의 쓰레기에서 아직 헤어 나오지 못한 자들의 넋두리. 산 자들아! 너희들은 그것을 버리고 비워도 사치스러운 탐욕, 증오, 미망의 생각들이 들어오는지. 살려보아라. 그것은 오직 산과 물에서 바람의 힘을 얻어 가능할 뿐.

한때의 인연을 접어 산으로 가라. 그곳에서 산이 되어 보아라(보리라). 결코 길을 잃지 마라. 그 길이 순례()의 길이든, 죽음의 길이든, 갈등의 길이든, 다시 내려가야 할 길이든, 잃어서는 안 될 길이거늘. 육신이라는 그릇에 담겨진 영혼은 육신이 스러지면 스스로 (힘을 잃어) 소멸하거나 바람결에 머리 풀고 하늘로 올라가거나 (박제가 되어버린) 화석이 되어 그 자리를 벗어나지 못해 억겁의 기다림을 겪어야 한다.

버리고 비워봐라. 그래도 고통과 슬픔이 남거든 너는 (결코) 신이 될 수 없는 인간이어라! 있음과 없음이 한데 어울리니 옳고 그름도 없다. 보아라, 구름이 걷히니 (마땅히) 푸른 하늘이 허공에 빛난다. 바람 걷혀 드러나는 푸른 허공에 있고 없음이, 옳고 그름이 묵사발 되는 날이다. 하여 봉오리 하나에 탐욕을, 또 하나에 증오를, 나머지 하나에 미망을 올려보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