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처럼 자유롭게 사자처럼 거침없이/장휘옥
162.화두는 어떻게 드는가
무수한 별이 반짝이는 청명한 밤하늘, 한 사람이 네모난 창을 통해 밤하늘을 보고 있다. 그의 눈에 비친 네모난 테두리 속의 밤하늘이 ‘있는 그대로’의 밤하늘일까? 아니다. 그는 다른 방으로 이동해 세모난 창을 통해 밤하늘을 보았다. 그것도 아니다. 하늘은 네모와 세모난 모양이니 여기서 우리가 배운 지식, 들은 이야기, 읽은 책, 자신의 과거의 체험, 고집, 집착 등이다. 제대로 보려면 창밖으로 나와야 한다. 하느님을 제대로 보려면 불경이나 성경 혹은 법문이나 설교를 통하지 않고 바로 볼 수 있어야 한다. 그 방편이 기도고, 명상이고, 화두를 통한 선이다. 선은 간화선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며 ‘無’자 화두가 가장 좋다고 한다. 無는 유무의 무가 아니고 ‘싫다’ ‘좋다’의 무도 아니며, 그렇다고 중도의 무도 아니니 유념하기 바란다. 대혜 종고, 조주 선사, 무문 혜개 등이 무자 화두를 통해 견성한 경우이니 무시하지 마라. 至心歸命禮, 마음을 다하여 경배하오니 모든 중생이 함께 불도를 이루게 하소서.
175.천상천하 유아독존은 단지 설화일 뿐이다. 자신은 존귀한 존재니 함부로 몸과 마음을 굴리지 마라는 의미로 해석한다. 나는 하늘과 땅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귀한 존재, 무한한 가능성을 존재 그 자체만으로 나는 당당하다.
화두는 맑고 깨어있는 상태에서, 머리로 드는 게 아니다. 머리로 짜 맞추려 하지 말고 몸과 마음이 무가 되어야 한다, 온몸이 전기에 감전된 듯이.
191.독참이란 무엇인가
大道無門-대도에는 길이 없어 온천지가 길이다. 이 관문을 뚫으면 천하를 闊步한다. 깨달음으로 들어가는 데는 길이 없다. 사방팔방이 다 길이기 때문이다. 화두의 핵심은 과거의 지식이나 체험에서 벗어나 오직 화두 자체가 되는 것이다.
199. 참선 중에 나타나는 망상이나 허상(魔境)을 깨달음으로 착각하지 마라.
213.하심과 무심의 경지로 이끄는 울력
백장회해 선사(749-814)일일부작 일일불식-동중의 공부가 정중의 공부보다 백 천만 배 낫다.
221.선 수행을 심화시키는 가르침
화두를 뚫으려면 我가 없어야 한다. 물을 컵에 부으면 물은 컵 모양이 된다. 조건에 의존해야만 생겨날 수 있고 존재하는 것을 연기라 한다. 연기를 대승불교에서는 空이라는 다른 이름으로 부른다. 연기의 반대 개념이 我이다. 삼각형 모양의 용기에 의존하지 않고 컵에 넣어도 삼각형을 유지하는 물은 없다. 만약 그런 것이 있다면 自性 또는 我, 아트만이라 부른다. 즉 홀로 존재하면서 변하지 않는, 고정된 것이다. 여기와 我는 반대이면서 연기는 진리이며 我는 어리석음의 소치이며 착각에 불과하다.
228.아뢰야식
우리의 행위는 그냥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그 영향력을 남기고 사라진다. 유식은 고승들의 선정, 삼매 체험을 이론화한 것으로 유식사상을 낳은 삼매의 실천자들을 유가사라고 하며 흔히 말하는 잠재의식이나 무의식이 아니라 제8식에 보존되어 있다가 때가 되면 미세하게 작용하여 언젠가 나타난다. 나의 존재까지도 잊은 선정의 상태에서도 나타난다.
<무문관>에 다음과 같은 게송이 나온다.
말은 사물을 있는 그대로 드러낼 수 없고
어구는 진리 그 자체가 되게 하지 않는다.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는 진실을 잃고,
어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자는 깨달을 수 없다.
235.일상생활에서 선적으로 살기 위한 지침
선은 ‘이 순간을 100% 살아가는 것’이다. 과거의 쓸데없는 걱정과 미래의 이룰 수 없는 욕심을 버리고 비우며 사는 것이다. 어느 심리학자의 말에 의하면 사람은 하루에 6만 가지의 생각을 하며 살지만 95%는 어제와 같은 생각이라고 한다.
246.우리가 쓰는 자유라는 단어는 원래 중국 선종에서 사용하던 말로 ‘진실한 자기(自)에 의한다(由)’가 기본적인 뜻이다. 隨處作主-자신이 주인으로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매이지 말고 자유롭게 살아라.
당당하라. 순간을 살아라. 소유에 집착하지 마라. 내 인생의 마지막 순간이라는 각오로 참선하라.
우리 모두는 시지프스와 같다.
294.신라 향가
제망매가/월명 대사
생사의 길은 여기에 있으매 두려워지고
나는 갑니다 하는 말도 못 다하고 가버렸는가.
어느 가을 이른 바람에 여기저기 떨어지는 잎처럼
한 가지에 낳아가지고 가는 곳 모르누나.
아아 미타찰에서 만나볼 나는
도를 닦아 기다리련다
316.평상심의 참뜻을 알다
무문 선사의 평상심이 도
봄에는 백화, 가을에는 달,
여름에는 시원한 바람, 겨울에는 눈.
쓸데없는 일이 마음에 걸리지 않으면,
그야말로 인간 세상의 호시절
2014.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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