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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 이야기

숫타니파타/법정 옮김/이레 출판

숫타니파타/법정 옮김/이레 출판

 

법구경과 더불어 최초의 불교 경전이라는 숫타니파타를 읽으면서 느낀 것들을 간추립니다. 빨리 익은 과일은 빨리 떨어지듯,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 버리듯 시간과 공간의 사슬을 벗어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홀로 행하고 게으르지 말며 비난과 칭찬에도 흔들리지 마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그대는 온 사람의 길을 모르고 간 사람의 길도 모른다. 그대는 생과 사의 양쪽 끝을 보지 못하고 부질없이 슬피 운다. 우파시바여! 무소유에 의지하면서 '거기에는 아무것도 없다'라는 생각으로 번뇌의 흐름을 건너라. 모든 욕망을 버리고 의혹에서 벗어나 집착의 소멸을 밤낮으로 살펴라,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듯. 그러나 신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그리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붓다는 마음에서 증오를 제거했을 뿐 아니라 마음에 '자비가 가득하고, 모든 살아있는 존재가 잘 되기를 바랐다'. 그러 했으므로 그의 마음은 차분하고 고요해졌으며 몸을 쇠약하게 만드는 의심으로부터 벗어났고 해로운 정신상태 때문에 괴로워했던 마음이 사라졌다.‘ 나도 그렇게 살고자 노력합니다.

 

금강경은 붓다의 10대 제자 중 가장 지혜로운 자인 사리자와 붓다 자신, 즉 두 사람이 주고받은 질문과 답을 설한 경으로, 원불교 대종사 박중빈 선생께서 종교적 도움 없이 홀로 견성성불을 이룬 후에 그의 선교 방향을 정하게 만들어 준 경전입니다. 우리 불교 모임인 선유림회의 이인 선생도 40살의 나이에 지리산에서 5년 수도 끝에 구경각을 이룬 후에 금강경에서 갈 방향을 잡았다 하니 예사로운 경전은 아닐 것입니다. 특히 육조 혜능이 감탄하여 육조단경을 통해 세상에 알린 응무소주이생기심(應無所住而生其心)’이라는 구절은 금강경의 백미입니다. 괴로움은 물질로 인해 생긴다는 것을 알아 마음을 한 군데 머물지 않음으로써 집착을 없애고 욕망을 끊는다면, 괴로움은 없어지고 만다. 이것을 있는 그대로 보고 알아라. 그리고 마음 가는대로 살아라. 이 구절은 불교 공부를 하게 되는 사람은 반드시 마주치게 되는 구절입니다. 해석하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이렇게 해석합니다. 나는 처음에는 금강경을 원전으로 공부했지만 뜻이 어렵고 현묘하여 다른 해설집을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굳이 책을 추천하라면 다음 책을 추천합니다.

 

붓다와 금강경-나는 세상과 다투지 않는다, 신용산 지음, 한걸음·더 출판.

 

겨울비가 오니 한 잔의 술이 고프지만 술 또한 괴로움의 원인이 되니 참고 참습니다. 나는 도서관에서 비를 피할 수 있으니 겨울비야 뿌리려거든 맘대로 뿌려라. 뿌리려거든 한 석 달 열흘만 오면 좋겠습니다.

 

일고이단삼품사기(一苦二單三品四器)라는 술에 관한 팔자성어가 있나이다. 풀어보소서. 상품 있나이다.

 

2013. 12. 9. 신당도서관 雨休齋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