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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록

백암산과 백양사(詩山會 제186회 산행)

백암산과 백양사(詩山會 제186회 산행)

산 : 백암산(741미터)

코스 : 백양사-약사암-백학봉-상왕봉(정상)-사자봉-청류암-시향암-백양사(원점회귀)

소요시간 : 4시간

일시 : 2012년 6월 3일(일) 7시

만나는 곳 : 전철 3호선 양재역 12번 출구

준비물 : 막걸리, 안주, 과일, 카메라

연락 : 전작(010-9858-2858)

사진 : blog.daum.net/sisan20

산행기 : blog.daum.net/yc012175

카페 : cafe.daum.net/K-20

 

 

1.시를 통한 時論

정호승 - 부치지 않은 편지

 

그대 죽어 별이 되지 않아도 좋다

푸른 강이 없어도 물은 흐르고

밤하늘이 없어도 별은 뜨나니

그대 죽어 별빛으로 빛나지 않아도 좋다

 

언 땅에 그대 묻고 돌아오던 날

산도 강도 뒤따라와 피울음 울었으나

그대 별의 넋이 되지 않아도 좋다

 

잎새에 이는 바람이 길을 멈추고

새벽이슬에 새벽하늘이 다 젖었다

 

우리들 인생도 찬비에 젖고

떠오르던 붉은 해도 다시 지나니

밤마다 인생을 미워하고 잠이 들었던

그대 굳이 인생을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

 

부치지 않은 편지/김광석 노래. 백창우 곡

 

풀잎은 쓰러져도 하늘을 보고

꽃피기는 쉬워도 아릅답긴 어려워라

 

시대의 새벽길 홀로 걷다가

사랑과 죽음이 자유를 만나

언 강 바람 속으로 무덤도 없이

세찬 눈보라 속으로 노래도 없이

꽃잎처럼 흘러흘러 그대 잘가라

 

그대 눈물 이제 곧 강물되리니

그대 사랑 이제 곧 노래되리니

산을 입에 물고 나는 눈물의 작은 새여

뒤돌아 보지 말고 그대 잘가라

 

시대의 새벽길 홀로 걷다가

사랑과 죽음이 자유를 만나

언 강 바람 속으로 무덤도 없이

세찬 눈보라 속으로 노래도 없이

꽃잎처럼 흘러흘러 그대 잘가라

 

그대 눈물 이제 곧 강물되리니

그대 사랑 이제 곧 노래되리니

산을 입에 물고 나는 눈물의 작은 새여

뒤돌아 보지 말고 그대 잘가라

 

그대 잘가라 그대 잘가라

 

정호승의 시를 가수 김광석이 개사한 것으로 안다. 광주과학기술원에 재직하고 은퇴한 대학 후배가 노래방에 갈 때마다 '임을 위한 행진곡'과 함께 처연하게 울먹이는 목소리로 부르는 노래로 광주민주화운동의 주제가 같은 노래라 한다. 5월에 피를 토하고 현세상을 한탄하고 저세상으로 가버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모가라 하기도 한다고 한다. 지난 일요일 밤 MBC에서 방영하는 '나는 가수다'에서 박완규가 불러 압도적인 표차로 1위를 했다니 광주 사람들이 몰표를 던진 것이 틀림 없다. 박완규는 '아픈 5월'을 생각하고 부른다고 했다. 개인적인 감정을 빼고 불렀다고 했다.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을 두고 그는 왜 '아픈 5월'이라고 했을까. 이제는 퇴직하고 서울로 돌아온 그가 '아픈 5월'이 가기 전에 술 한잔 마시고 목을 가다듬자고 수유리로 나를 초대한단다. 나이 들어 18년을 광주에서 살다보니 기억이 가물거리는 어린 날 지냈던 고향 안성을 이제는 낯선 땅이라 한다. 그가 즐겨 시키는 안주는 남도의 해산물 중 조개찜을 좋아하니 그와 만나면 서울막걸리를 앞에 두고 그것으로 포식할까 한다.

<도봉별곡>

 

 

2.산행기

시산회 제185회 구룡산-대모산 산행

일자 : 2012년 5월 20일 (일) 맑음

산행 코스 : 대모산 입구역(집결지)- 일원터널 입구(들머리)- 구룡산- 대모산-수서역(수목원 : 뒤풀이)

산행소요시간 : 약 5 시간 ( 10:20 - 15:10)

참여자 : 13명 < 고갑무 김용우 김정남 김종화 박형채 위윤환 이경식 이원무

이재웅 임용복 전작 정해황 한양기>

동반시 : 향수 / 정지용

뒤풀이 : 오리와 닭 백숙 (수목원 : 수서역 옆 대모산 입구)

 

오늘 산행의 집결지인 대모산 입구 역까지는 지하철로 두 정거장인지라 여유를 가지고 가볍게 아침 식사를 마친 후 집을 나섰다. 오늘 산행지인 구룡산과 대모산은 우리 시산회 회장님과 총장님의 집에서 가까운지라 가까이 사는 나도 덕 좀 본 것 같아 즐거운 마음으로 지하철을 탔는데 종화 산우를 만났다. 지난 서울 삼성병원 병문안 이후 카카오톡 교신으로 근황은 대충 알았지만 매우 궁금하였는데 만나니 너무 반갑고 건강하게 보여 안도가 되고 다행스러운 마음으로 가슴을 쓸어내린다.

 

약속 시간보다 10여분 전에 대모산 입구 역 7번 출구로 나가보니 벌써 6명의 산우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모두 종화를 보고는 놀라고 안도하면서 서로 안부를 묻는다. 서로 걱정하고 위로하는 산우들의 모습이 무척이나 정겹고 다정하게 느껴진다. 약간 늦게 임 수석과 형채 회장이 도착하니 오늘 산행을 할 13명 모두가 모였다. 오랜만에 임 수석을 보니 반갑다. 박 회장님은 요즘 생각이 너무 많아 오는 길이 헷갈려 지나치다 보니 좀 늦었단다.

 

10시 20분경 일원터널 입구에서 재웅의 오늘 산행코스 설명을 듣고 산행을 시작하였다. 오늘 오를 두 산 모두 약 300m 정도의 높이라 육산에다가 평탄한 길이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하였다.

 

조금 오르다보니 전작 총장이 산행기를 쓸 사람을 선정하는데 오늘 쯤 내 차례가 되었을 텐데 생각을 하고 참석한 나로서는 괜히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아니다 다를까 먼저 거명된 원무 보다 가나다 순번이 빠른 내가 지명 받아 하는 수 없이 승낙을 하였다. 글재주가 없는 나로서는 산행기를 쓰는 게 쉬운 일이 아니지만 1년에 한 번 오는 기회를 놓칠 수 없다.

 

20여분 아주 평탄하고 푹신한 흙산길을 올라 쉼터에서 휴식을 취하는데 그동안 발목 관절이 좋지 않아 오랜만에 참석한 해황이가 모시쑥떡을 돌린다. 오랜만에 먹어 보는 해황표 쑥떡이고 다른 어느 쑥떡보다 맛있다. 발목 관리를 잘하여 앞으로도 계속 좋은 맛을 보여 주게나. 막걸리로 입을 가볍게 축이면서 부동산 상식이 풍부한 몇 산우들의 부동산 매매 시 취득세·등록세, 상가 취득 시 의료보험료 부과 등 이야기꽃을 피운다. 임 수석은 다음 좋은 기회에 우리 시산회 산우들을 초대하려고 고향 고창의 집수리를 하다가 사다리에서 떨어져 큰일 날 뻔 했다니 불행 중 다행이고 언젠가 가게 되는 날을 기대하겠네.

 

휴식을 취한 후 대모산과 구룡산의 갈림길에 도착하여 오늘의 목적지인 대모산으로 바로 가는 것보다는 산행시간이 너무 짧아 구룡산도 다녀오자는 의견이 많아 쉬지 않고 구룡산을 향해 전진하니 후발대도 아무 불평 없이 따라온다. 구룡산 정상에 도착하기 전 또 한 번의 휴식시간을 가졌는데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승려들의 비상식적인 일탈(?)에 대해 너도 나도 핏대를 올려 성토를 한다. 누군가 승려가 마시는 술은 곡차이고 태우는 담배는 모기향이다 하여 한바탕 웃었다. 그렇지만 다수의 승려나 다른 성직자의 대부분은 그렇지 않으리라 믿고 너무 색안경 끼고 보지들 마세나. 우리들 모두 금욕적인 생활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잘 알고 있지 않는가.

 

11시 40분쯤에 구룡산 정상에 도착하여 시가를 바라보니 개포동, 도곡동등 강남구의 시가가 발아래 보이고 저 멀리 남산타워도 한눈에 보인다.

 

구룡산은 306m로서 산의 이름은 옛날 임신한 여인이 용 열 마리가 승천하는 것을 보고 놀라 소리치는 바람에 한 마리가 떨어져 죽고 아홉 마리만 하늘로 올라갔다 하여 붙여졌고 하늘에 오르지 못한 한 마리는 좋은 재목, 좋은 재산인 물이 되어 양재천이 되었다고 한다.

 

정상에서의 기념사진을 찍고 나서 부근의 옴팍한 곳을 선정하여 자리를 펼치고 즐거운 식사 시간. 우선 한 잔술로 건배 먼저 하고 오늘 산행기 담당인 내가 등반시 정지용님의 향수를 낭독하였다. 낮은 산이라 간단하게 음식을 가져왔으리라 생각하였는데 웬걸 모두 푸짐하게 준비해 왔다. 모두 마나님 잘 두어 부러우이.

 

종화의 초밥, 정남의 두부김치와 한과, 전작의 돈나물, 경식의 문어, 형채의 호박떡과 케익 등 그리고 다른 산우들의 과일 등으로 구룡산 정상에서 푸짐하고도 맛있는 식사와 술을 즐기니 포만감이 들면서 아무것도 부럽지 않다. 모두들 건강을

생각하여 술잔을 사양하니 역시나 언제나처럼 나란히 옆에 앉은 정남 산우와 내가 남은 술을 비웠다.

 

회장단의 6월 중국 여행 건에 대한 설명을 듣고 상의를 한 후 다음 목적지인 대모산으로 출발. 다시 오던 길로 내려갔다가 두산의 갈림길에서 대모산을 향해 오르려니 상당한 비탈길인지라 좀 힘들다. 도중에 한 번 휴식을 취하고 대모산(292m)에 오르니 주위에서 향기로운 아카시아 꽃향기가 코를 자극한다.

 

대모산은 조선 태종의 헌릉이 자리하면서 할미산 또는 대교산으로 불리다가 어명에 의해 대모산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오후 1시 30분경 대모산 정상을 등지고 오늘의 종착지이고 뒤풀이 장소인 수서역 쪽으로 출발. 이제부터 거의 내리막길이어서 삼삼오오 짝을 이루어 서로 이야기꽃을 피우면서 한가로운 걸음으로 하산을 하는데 누군가 대모 구룡산이 낮아서 산행을 만만하게 생각했는데 오르막과 내리막이 번갈아 계속되는 산행 코스와 거리가 장난이 아니라고 엄살을 부린다.

 

도중 한 번의 휴식도 취하고 여유를 부려 가면서 목적지인 수목원 식당에 도착하니 3시가 조금 넘었다. 미리 전화로 예약해 놓은 닭과 오리 백숙을 안주 삼아 다정하고 마음씨 좋은 산우들과 시원한 맥주를 들이켜니 행복감이 몰려오면서 오늘 하루도 즐겁게 보냈다는 생각이 든다. 종화의 건강, 그리고 다음 장성 백암산 산행과 중국 여행건 등에 대한 대화를 나누다가 식당 사장님(?)의 멋진 색소폰 연주를 감상하고 뒤풀이를 마무리 하였다.

 

봄다운 봄을 즐길 새도 없이 무더운 여름이 다가오네 그려. 지난 번 종화 산우의 불행한 소식을 듣고 모두가 가슴을 쓸어 내렸으리라 생각 되네. 모두 환갑이 넘은 우리로서는 자나 깨나 건강에 신경을 써 80세까지 모두 함께 산행 할 수 있도록 해 보세나. 시산회여 영원하라 !

- 문정동에서 위윤환 씀 _

 

 

3.산행지

이번 산행은 조계종 5대 총림 중 하나인 백양사가 있는 백암산이다. 우리나라에는 5대 총림이 있다. 조계총림 송광사, 해인총림 해인사, 영축총림 통도사, 고불총림 백양사, 덕숭총림 수덕사가 바로 그것이다. 이 총림들은 고유한 법맥과 불법의 향기를 가지며 한국 불교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지금의 선원(禪院), 선림(禪林), 승당(僧堂), 전문도량(專門道場) 등 다수의 승려대중이 모여 수행하는 곳을 총칭하여 총림(叢林)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총림이 되기 위해서는 선원, 강원, 율원, 염불원이 있어야 하며 방장이 총책임자가 되고 교구에 속한 절의 지주 임명권이 있다.

 

40년 전 추억 하나, 71학번이니 1학년 때, 교련반대를 위한 시위가 한창일 때 닭장차로 경찰서에 끌려가 얻어터지고 나오는 것은 흔한 일이었다. 그것이 반정부 시위로 비화하자 위기를 느낀 박정희는 서울 일원에 위수령을 발동, 선포하고 시위가 심한 대학들을 군대를 동원하여 출입을 막고 휴교령을 내린다. 아침에 나가보니 교문 앞에 장갑차가 있고 옆에 중기관포를 세워놓고 있었다. 언제 끝날지 모를 휴교령에 한 달에 쌀 두 가마 값의 비싼 하숙비를 내고 있을 수 없어 집으로 내려가기로 하고, 야간열차를 타고 가는 길의 새벽에 정읍에 내려 내장사를 거쳐 백양사까지 걸은 적이 있다. 도중에 주막집이 여러 개 있었는데 한 군데도 빼지 않고 모두 들러 한 잔씩 마시고 갔던, 평탄한 시골길이 기억이 난다. 살면서, 가슴을 무겁게 억누르는 시국과 잡혀간 학우와 선배들을 걱정하면서 한편으로는 그렇게 마음을 놓고 평화롭게 길을 걸어본 적이 몇 번이나 있었을까? 그리고 앞으로 몇 번이나 남은 것일까? 기억의 수첩을 열어보지만 기록된 흔적이 거의 없다. 무엇이 걸림돌이었는지 지난 길을 되짚어 보지만, 걸림돌이 없다고 그런 길을 언제나 걸어볼 수 있을까? 봄 백양, 가을 내장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백양사의 봄 풍경에 대한 아름다움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모처럼의 원정산행이고 25인승 버스로 간다니 마나님들도 모시고 와서 마나님들은 절 구경만 하고 가더라도 부족함이 없는 산이니 부부가 함께 하루를 즐겨보자. 이우너무 산우가 말한 가물치탕이 예약되어 있지만 영광이 가까우니 굴비한정식을 먹겠다고 하면 고향인 내가 즐거운 마음으로 모시겠다.

 

김종화 산우가 건강을 조끔씩 회복하여 200회 산행 기념으로 시산회 문집을 편찬하려고 산행기와 동반시를 정리하는 중인데 자료가 부족하여 약간의 애로가 있다하니 협조바란다. 특히 사진이 부족하다고 하니 앞으로 사진기를 지참하여 찍고 동창회 카페에 올려주면 고맙겠다.

 

 

4.동반시

이번 동반시는 위윤환 산우가 추천한 시다. 제목도 마음에 들고 내용도 좋아 가슴이 뭉클해지는 시라 했다. 동반 시인 중 도종환, 김용택, 정호승, 이기철 시인의 시가 가장 많이 선정되었다. 특히 도종환 시인의 시가 가장 많이 선정되었다. 시를 공부하는 방법에 왕도가 없고 좋은 시를 자주 접하는 것이 최선의 길이라 한다. 특정한 시인에게 배우면 시풍이 그 시인을 닮은다 하니 그것도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시에 미치는 것이 좋은 접근법이라 생각한다. 미쳐야 이루어진다지 않는가. 우리 나이에 미치기 어려우면 좋아하는 정도로 지내면 된다.

 

이 시의 전반을 흐르는 주제인 생의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싶다면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숙고해야 할 테니 저물고 물들며 가는 시가 남은 인생을 달래는 활력소가 될 수 있다면 이제 더 무엇을 바라겠습니까? 과장법을 쉽게 사용하는 어느 시인은 시 작업을 뼈를 깎고 피를 말리는 작업이라 하지만 돈도 안 되는 시에 목숨을 걸 만큼 절박했을까? 시인은 늙고 병들어 가는 육신을 저녁 노을을 통해 서서히, 조급하지 않게 그러나 쉬지 말고 찬연하게 몸으로나 마음으로나 담담하게 준비하라고 합니다. 우리 나이가 아직은 멀었는데.

<도봉별곡>

 

저녁노을/도종환(위윤환 추천)

 

당신도 저물고 있습니까

산마루에 허리를 기대고 앉아

저녁 해가 천천히 숨을 고르고 있는 동안

뿜어져 나오는 해의 입김이

선홍빛 노을로 번져 가는 광활한 하늘을 봅니다

 

당신도 물들고 있습니까

저를 물들이고

고생대의 단층 같은 구름의 물결을 물들이고

산을 물들이고 느티나무 잎을 물들이는 게

저무는 해의 손길이라는 걸 알겠습니다

 

구름의 얼굴을 분홍빛으로 물들이는 노을처럼

나는 내 시가 당신의 얼굴 한 쪽을 물들이기를 바랬습니다

 

나는 내 노래가 마지막으로 한 번 만 더

당신을 물들이고 사라지는 저녁노을이기를,

내 눈빛이 한 번만 더 당신의 마음을 흔드는

저녁 종소리이길 소망했습니다

 

시가 끝나면 곧 어둠이 밀려오고 그러면

그 시는 내 최후의 시가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리하여 내 시집은 그때마다 당신을 향한

최후의 시집이 될지 모른다는 예감에 떨었습니다

 

최후를 생각하는 동안 해는 서산을 넘어가고

한 세기는 저물고 세상을 다 태울 것 같던 열정도 재가 되고

구름 그림자만 저무는 육신을 전송하고 있습니다

 

당신도 저물고 있습니까

스러져 가는 몸이 빚어내는

선연한 열망

동살보다 더 찬란한 빛을 뿌리며

최후의 우리도 그렇게 저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저무는 시간이 마지막까지 빛나는 시간이기를,

당신과 나 우리 모두의 하늘 위에 마지막 순간까지

맨몸으로도 찬연하기를

 

2012년 5월 31일

詩를 사랑하는 山사람들의 모임 詩山會 도움쇠 김정남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