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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록

강촌 검봉산과 구곡폭포(詩山會 제243회 산행)

강촌 검봉산과 구곡폭포(詩山會 제243회 산행)

 

산 : 검봉산(530미터)

 

코스 : 강촌역-강선봉-검봉산-구곡폭포-강촌역

 

소요시간 : 4시간

 

일시 : 2014년 9월 28일(일) 10시 반

 

만나는 곳 : 경춘선 강촌역

 

준비물 : 막걸리, 안주, 간식, 과일

 

연락 : 임삼환(010-2168-3700)

 

블로그 : blog.daum.net/yc012175

 

시산회 카페 : cafe.daum.net/yc012175

 

 

1.詩가 있는 時論

 

시인의 섬/김정남

 

시인의 밤은 깊어도 너무 깊어

 

언제 새벽이 깰지 모른다

 

 

남들은 고행이라 하고

 

신선놀음이라고도 하지만

 

정작

 

그는 그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맹물로 쓴다

 

 

시 한 편에 4만 원인 시절에

 

갯가에 나가 바지락을 캐는 게 더 낫다고 섬으로 간

 

시인은 바지락이 시가 된다는 것을 알았다

 

 

세월이 흐르니

 

바람도 시가 되고

 

바다는 더 큰 시더라

 

섬사람이야말로 완전한 시였더라

 

 

-詩評

자작시라 자평은 조금 그렇다. 시 창작 교실에서 강압적(?)으로, 의무적으로 지은 20편의 시 중 시인 선생께서 그나마 봐줄만하다고 한 시 중 하나다. 어떤 시는 30번을 고쳐도 고개를 흔드는데 이 시는 마감 5분 전 10분 만에 쓴 시다. 생활고를 이기지 못하고 강화도에 들어가 사는 함민복 시인을 생각하며 쓴 시로 시인들의 궁핍한 생활을 나타내면서 나도 이 길을 가려는 각오를 다졌다. 살다가 한 甲子를 지냈으니 어김없는 60대다. 조규관이도 유명을 달리하고 양인수도 가망이 없다. 친구들은 죽고 혹은 죽어 가는데 나는 아직도 청년인양 시인을 꿈꾸고 있음을 산우들은 어찌 해석하고 나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 것인가. 한 술 더 떠서 신문의 신춘문예에 응모하려고 하고 있으니. 불교학을 공부해보니 삶과 죽음, 영혼과 육체, 행복과 불행 등이 다른 몸이 아님을 어렴풋이 알겠는데 남에게 무엇을 설명한단 말인가. 윤회와 환생을 밥 먹듯이 사유하지만 그것은 나 혼자만의 리그다. 차라리 한 세상의 소풍쯤으로, 아님 유희쯤으로 지나가 주면 안 되겠는가. 죽어 더 좋은 세상으로 간다면 죽음이 두려우랴만.

<도봉별곡>

 

-時論

작은딸이 결혼하면 마나님과 나 둘만 남는다. 나야 한 세상 잘 살아봤으니 별로 원이 없으나 마나님은 이제 둘이서 잘 살아보자고 한다. 내원참! 나는 이제 자유롭고 싶으나 쉽게 놔줄 리가 없다. 보리수나무(원명 인도산 보디나무) 그늘로 간다고 했다가 여태 혼자 내버려두고 자신만 편하게 살려고 한다는 가족 모두의 반발로 벌집을 건드린 것이 되어 괜히 말을 꺼냈다는 후회만 했다. 시산회 카페는 마음 좋은 종화가 맡아준다 했으니 그 걱정은 덜었고, 함께 수행하자는 사람이 둘이고, 섬진강가에서 조용히 농사 짓고 함께 살자는 조카도 있어, 아니면 산 중에 조그만 오두막집을 짓고 남은 생을 보내려 했으니 내 욕심만 챙긴 셈이 됐다. 이것을 비유하여 적합한 속담이 있으니 체면을 잔뜩 구겼다. 그러나 아직은 모르는 일. 희망은 버리지 않고 있다.

혹자는 팔자 좋은 사람이라 할 것이다. 시 창작 교실에 사내는 나 혼자라 강제로 반장으로 뽑혔는데 어려운 일은 내게 맡기는 고약한 모임이다. 내가 집의 곳간에 쌀과 장작을 충분히 모아두었으니 이제 산으로 간다고 했더니 어느 분이 냉소적으로 ‘돈 많다는 자랑질’이라 했는데 시인 선생은 고깝게 생각하거나 부러워할 일이 아니고 ‘정보의 공개이며 교환’이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배우고 사려 깊은 사람은 생각도 다르다. 백 번을 곱씹어도 맞는 말이다. 남이 정당하게 노력하여 공부를 잘 하거나 잘 산다면 부러워하는 것이야 말릴 수 없지만 고까워 할 일은 아니다. 그 사람이 그렇게 잘 될 때 자신은 도움이 되어 준 적도 없는데. 깊어가는 가을에 풍성하게 수확하여 춥고 긴 겨울에 대비하자.

 

 

2.산행기

시산회 제242회 영장산 산행기/이재웅

▣ 일 시 : 2014년 9월 14일(일요일)

▣ 집결지 : 야탑역(분당) 1번 출구 간이공원

▣ 참석자(16명) : 한천옥, 한양기, 조영훈, 조문형, 정한, 정동준, 임용복,

임삼환, 이경식, 위윤환, 남기인, 김종화, 김정남, 김용우,

기세환(오늘의 뒤풀이 Host) 그리고 필자(이재웅)

▣ 산행코스 : 야탑역(1번 출구)-전경대등산로입구-종지봉(227m)-매지봉(272m)

-솔밭쉼터(274.5m)-영장산 정상(413.5m)-새마을연수원-율동공원

-‘채석포’횟집(뒤풀이)

▣ 동반시 :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정용철 개작, 김준엽 원작)

▣ 뒤풀이 ; ‘채석포’횟집(분당구 야탑동, 기세환 산우 제공)

 

아침에 산행채비를 하고 집을 나서려는 때에 임삼환 사무총장의 전화를 받았다. 오늘의 산행기 기자 임명(?) 통보였다. 순서상 이원무 산우가 오늘의 기자인데 사정이 생겨서 오늘 산행에 나오지 못하게 되므로 그 다음 기자 순번이 내가 된다 한다. ‘오늘의 기자’라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집을 나섰다.

 

추석이 지난지도 1주일이 넘었고 추분도 아흐레밖에 남지 않았으니 절기상으로도 완연한 가을이다. 집을 나서니 산행하기에 아주 좋은 상쾌한 가을 날씨다. 최근 이사를 한 뒤로 집결지인 분당 야탑역까지는 초행길이고 전철보다는 버스 편을 더 선호하는지라 ‘인터넷 길찾기’ 검색을 하여 버스를 타기위해 8시쯤에 집을 나섰다. 인터넷 버스노선 정보에 오류가 있어서 가는 도중 신(神)만이 아는 땀을 많이 흘렸고 혹시 집결지에 많이 늦지 않을까 걱정도 되었다.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인터넷 교통정보 오류가 하필 왜 나에게 와 닿았는지 모르겠다. 결국 10시 1분에 도착하여 1분 지각을 하였지만 어쨌든 집결지까지 가는 과정에서 산행 준비운동은 충분히 완료한 셈이었다. 인생살이에서 不測事態는 예고 없이 돌발적으로 접하게 됨을 절감했다.

 

헐레벌떡 야탑역 1번 출구 옆 간이쉼터에 도착하니 이미 열네 명의 산우들이 모여 있었다. 정다운 산우들을 만나는 반가움의 악수에서 훈훈한 정을 듬뿍 느꼈다. 아직 도착을 못한 김정남 산우를 기다리는 동안

‘정한‘ 친구는 맛좋고 따뜻한 보온병커피(지금까지 거의 산행 때마다 가져오는)를 컵에 따라서 산우들에게 나누어 준다. (기자인 나는 집결지에 모여 환담하는 산우들의 모습을 디카에 담느라고 ’정한‘ 친구의 커피를 눈으로만 맛있게 마셨네요.) 도봉구 멀리에서 그리고 이른 아침에 시장에서 문어를 구입해서 오느라고 집결지 도착이 다소 늦어진 김정남 산우가 10시 15분경에 도착하자 오늘 산행 참가자 16명의 산우들의 이동이 시작되었다.

집결지에서 출발하여 시가지와 탑마을 ‘벽산아파트’, ‘주공8단지’를 지나 들머리인 ‘전경대 등산로 입구’(경기지방경찰청 제807전투경찰대)라는 입간판이 세워져 있음)에 10시30분에 도착하여 들머리 입구에 세워진 영장산 등산안내도’를 보면서 산행코스를 의논하였다. 산행할 코스는 분당(정자동)에 사는 기세환 친구가 산행 후 뒤풀이 식사를 제공할 음식점을 염두에 두고 정해졌다. 본인의 영역(?)에 있는 산으로 친구들이 왔다는 의미를 두어 친구들에게 베푸는 세환 산우의 그 마음에 모두들 감사를 한다.

 

10시 40분쯤에 산을 오르기 시작하였다. 보통은 가을 날씨는 시원하다고 표현하기는 하지만 초가을이라 그런지 한 낮이 되니 다소 더운 날씨다. 하늘은 푸르른 가을 하늘에 구름이 흘러가는 모습으로써(스마트폰 사진에는 ‘흐린날씨’로 나타나지만) 시각적으로는 맑은 날씨로 느껴진다. 등산하기에 참 좋은 날씨다. 더구나 영장산은 등산로 바닥이 흙길이고 경사가 완만하고 나무그늘이 많아서 우리 나이 또래의 등산객에게는 참 부드럽고 포근함을 느낄 수 있는 산이라고 생각된다.

 

11시 경에 1차 휴식자리다. 김용우 산우가 자두선물을, 이경식 산우가 초코파이와 에너지바 선물을 16명 모두에게 나눠준다. 나는 용우 산우가 준 자두 선물을 맛있게 먹었고 경식 산우가 주는 에너지바는 받았다가 눈으로 음미만 하고는 다시 반납했다.(2012년 11월 3일에 ‘당뇨’와 ‘고혈압’판정을 받고 당뇨약과 혈압약을 먹게 되자 나는 나름대로 중대한 결정을 해야 했었다. “먹고 싶은 음식을 먹으면서 약을 평생 벗 삼아 살아가느냐”, “음식을 가려먹으면서 약을 먹는 시기를 최대한 늦추느냐”의 선택에서 후자를 택한 결과 당뇨약은 36일 만에 그리고 혈압약은 55일만에 아듀를 고했다. 이런 연고로 경식 산우가 주는 초코파이나 에너지바는 나에게는 눈으로만 먹는 음식이다.)

 

이후 ‘종지봉 쉼터’에서 보통의 다른 등산객들은 쉬어 가곤 하지만 우리는 그냥 pass하고 11시 30분경에 이름 없는 넓은 길목에서 2차 휴식시간을 가졌다.

날씨가 더워서 산우들이 땀을 많이 흘린 터라 산우들의 수분 보충을 위해서 한천옥 산우가 오이배급에 나섰다.(오이로 갈증이 해소 됐소이다. 고맙소이다. 한 교장!!!)

잠깐 쉬는 중에, 거의 모든 분야에 지식과 견문이 풍부한 ‘정한’ 산우가 물에 대해 무슨 얘기를 하면서 “수돗물도 끓여서 디캔딩(‘디캔팅’인데 ‘디캔딩’으로 들렸음)하여 먹으면 아무 문제없는 거여”라고 한다. 오늘의 기자인 내 귀에 생소한 단어인 ‘디캔딩’을 얼른 메모해 두었다가 이 산행기에 ‘디캔팅’에 대해 인터넷(naver)에서 조사한 것을 적어 놓으니 몰랐던 산우들은 딱딱하다고 하지 말고 공부 한 번 하시길 바랍니다(하하).

『디캔팅(Decanting)은 와인의 마개를 따서 디캔터(Decanter)라고 불리는 용기에 와인을 옮겨 따르는 것을 말합니다. 레드와인이 오래될수록 병 내에 침전물이 생길 수 있는데, 와인을 마시기 전에 와인과 침전물을 분리하기 위해 디캔팅을 하게 됩니다. 침전물은 주로 레드와인에 많이 생기며, 침전물이 많이 있을수록 고급 와인에 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고급와인이기 때문에 디캔팅을 하지 않고 한 방울이라도 더 마시는 게 좋지 않겠냐고 묻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지만 디캔팅을 하지 않고 마실 경우 쓴맛이 강해서 와인의 풍미를 손상시킬 수도 있답니다. 그리고 디캔팅을 하면 와인이 공기와 접촉을 하여 와인의 향을 더욱 좋게 만들기 때문에 와인을 마시기 전에 이러한 과정을 거치기도 합니다.』

 

12시 10분에 3차 휴식을 한 다음 정상을 향해 가는데 편하게 생각했던 이 산에도 깔딱고개는 있었다. 깔딱고개를 타면서 임용복 산우가 명언 하나를 설파한다.「아무리 낮은 산이라도 깔딱고개는 다 있는 법이고(낮은 산이라고 얕보면 안 된다는 뜻, 즉 낮은 산은 있지만 산행하기에 만만한 산은 없다는 의미) 등산을 했던 산이 등산 후에 생각해 보면 나쁜 산은 하나도 없는 법이다(등산을 해 보면 안 좋은 산은 하나도 없다는 뜻)」(용복 산우의 말 그대로를 옮기지는 못하고 기본 내용만 적었습니다.)

12시 40분에 영장산 정상(413.5m)을 찍으면서 잠시 쉬었다가 12시 50분에 점심자리를 폈다. 들머리를 출발해서 정상을 찍고 점심자리까지 등반을 하는 데에 대충 30분마다 쉬면서 산을 오른 셈이다. 이런 등반도 좋아하는 친구들과 담소와 웃음을 함께하는 산행이므로 심신활력소 충전에 도움이 많이 된다고 생각한다.

 

점심자리에서 음식을 펴기 전에 오늘의 동반시를 오늘의 기자인 필자가 낭송하는 영광의 기회를 가졌다 .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정용철 개작(원작 김준엽)>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물어볼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을 사랑했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가벼운 마음으로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많은 사람들을 사랑하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열심히 살았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맞이하고 있는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하며 살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일이 없었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도록

사람들을 상처 주는 말과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삶이 아름다웠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기쁘게 대답할 수 있도록

내 삶의 날들을 기쁨으로 아름답게 가꾸어 가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어떤 열매를 얼마만큼 맺었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내 마음 밭에 좋은 생각의 씨를

뿌려 좋은 말과 좋은 행동의 열매를 부지런히 키워야 하겠습니다.

 

▣ 위의 시 낭송이 끝나자 곧 바로 누군가가 시평을 한다. 선서문 같다는 평을 한 것으로 필자는 기억을 한다. 선서문 같든 서정시 같든 아니면 그 무엇이든지 이 시에 나온 글귀 모두가 금과옥조로 느껴진다. 자기 자신에게 충실해야 하겠다는 것과 타인을 사랑하겠다는 것, 특히나 이 낭송자에게 가장 와 닿는 구절은 ‘사람들을 상처 주는 말과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였다. 사람들을 상처 주는 말과 행동을 하지 않으려면 일단은 (산행하는 과정에서도 많이 닦여진) 넓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세상의 사물과 현상을 받아들여서(Accepting) 이해하고(Understanding) 포용하는 마음이 필요하지 않나 하는 것이 필자의 소견이다.

 

오늘의 점심상차림도 우리 시산회의 별칭(애칭) 먹산회’라 할 만하다. 조문형 회장의 홍어무침(며늘아기 솜씨), 정남이의 문어와 한과, 남기인 산우의 화성 명품 돼지족발(이 많아서 먹고 남을 정도였음) 그 외에 한양기의 묵은지, 누군가가 가져온 김밥 등등, 이런 음식에 막걸리를 곁들이니 모두가 함포고복 상태였다. 후식으로는 오늘의 기자인 이재웅과 위윤환 산우가 가져온 머리통만한 배(4개)를 깎아서 디저트를 했다.(이 배도 남아서 강제 할당 분배하여 소진시켰음)

 

점심시간에 한천옥 산우가 큰 선물을 제공하는 발표를 한다. 금년에 본인이 교직생활 정년퇴임한 것을 자축하여 시산회가 금년 11월에 진도(천옥 산우의 고향)구경을 가는 것을 전제로 시산회에 금 일백만원을 기부하겠다는 약속을 발표한다. 귀하의 뜻에 참석한 모든 산우들이 감동을 받았습니다. 세속적인 얘기이기는 하지만 월급생활자가 그런 기부를 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동행한 여러 친구들이 낮은 음성으로 얘기하는 것을 이 필자는 분명히 들었나이다. 시산회 친구들이 감사할 일이고 본받을 일입니다.

 

점심식사 후 하산에 대해, 이 산은 낮은 산이어서 하산시간이 짧으므로 뒤풀이 전에 소화도 시키고 구경도 할 겸 율동공원으로 하산하기로 하였다. 하산도중에 계곡물 탁족으로 피로도 풀었다. 가뭄이라 물이 많지 않아서 아쉬웠다.

 

오후 2시 반부터 3시 반까지는 율동공원에서 소풍산책(?)을 하였다.

율동공원에 진입하니 날씨도 좋은 가을의 일요일이어서 많은 휴식객들이 공원을 메웠고 음식점마다 손님들로 북적인다. 공원저수지에 설치된 번지점프대와 물이 하늘 높이 치솟는 대형 분수대가 인위적이긴 하지만 공원의 운치를 더해주고 있고 저수지 물위를 자유로이 헤엄쳐 다니는 오리는 정서적인 평화를 느끼게 하며 저수지 물가를 한 바퀴 돌 수 있는 산책로와 공원을 둘러싸고 있는 산의 푸르름은 율동공원이 차원 높은 공원임을 말해주는 것 같다. 번지점프대는 장소마다 다소의 차이는 있지만 55세 내지 60세 중 어느 나이를 넘으면 손님으로 받아주지 않는다. 우리는 일단 60세가 넘었으니 번지점프장에서 받아주지 않는 나이가 되었다. 그런데 존경스럽게도 조문형 산우(회장님)는 최근에도 강원도 어느 번지점프장에서 59세라고 나이를 속이고 번지점프를 했다고 한다. 낙하하여 물에 근접한 후에 서너 차례 되 튕겨 오를 때에 극도의 짜릿함을 맛본다고 말한다. 문형이 산우! 우리 같은 이 나이에 번지점프를 타는 배짱과 용기와 건강이 있으니 많이 부럽네. 율동공원은 내가 2010년부터 약 2년간 분당 서현동에서 직장생활을 할 때 머리를 식히러 가끔 들렀던 곳이어서 서현동을 떠나 온지 2년 이상이 흐른 지금 과거 그 때를 회상하면서 오늘 율동공원에서의 한 시간을 보냈다.

 

율동공원 소풍(?)을 마치고 하탑사거리에 있는 생선횟집(채석포)으로 이동했다. 16명의 다수가 이동하는 데에 버스로는 30분 이상이 걸리는 불편이 있으므로 기세환 산우가 콜택시 4대를 불러서 뒤풀이장소까지 16명 전원이 아주 편하게 이동을 할 수 있었다.(세환 친구의 머리 씀에 감사를 표하네)

 

채석포 횟집에서의 뒤풀이는 싱싱한 회, 얼큰한 매운탕, 쏘맥과 막걸리, 여기에 친구들의 덕담과 재담과 정담이 어우러져 한 바탕의 행복한 시간을 가졌다. 채석포횟집에서의 모든 것은 기세환 산우가 제공하였다. 열여섯 대군이 만족하도록 전액을 부담하여 베풀어 준 세환 친구에게 참가한 산우들이 갖는 감사의 마음을 오늘의 기자인 필자가 이 지면을 빌어 전합니다.

자료를 확인해 보니 시산회의 영장산 산행은 제90회 산행(2008.08.03.일요일, 10명참가), 제120회 산행(2009.10.25.일요일, 4명참석), 제223회 산행(2013.11.24. 일요일, 15명), 그리고 오늘 242회 산행으로 오늘이 네 번째 영장산 산행인데 90회 산행 때는 수내역 부근의 ‘진수사’(일식집)에서, 223회 산행 때는 서현동 ‘묵호’(일식집)에서 세환 산우가 뒤풀이 식사를 쏜 것으로 사료집(?)에 나와 있는 것을 확인했고 오늘이 그 세 번째이네. 거듭 고마움을 표합니다.

 

뒤풀이 자리에서 임용복 산우의 즉석발언이 있었는데 그 내용이 좋아서 여기에 싣는다. (용복 산우의 말 그대로를 옮기지는 못하고 기본 내용만 적는다.)

▣ 아무리 낮은 산이라도 깔딱고개는 다 있는 법이고(낮은 산이라고 얕보면 안 된다는 뜻, 즉 낮은 산은 있지만 등산하기에 만만한 산은 없다는 의미) 등산을 했던 산이 등산 후에 생각해 보면 안 좋은 산은 하나도 없는 법이다(안 좋은 산은 하나도 없다는 뜻)

▣ 향나무는 자기를 찍는 도끼에게 향을 내뿜는다.(용복이 친구가 이런 내용을 어디에선가 보았는데 좋은 내용이어서 소개한다고 말하자 조문형 회장도 어디선가 그 내용의 글이 게시되어 있는 것을 보았다고 동조한다. 참으로 의미심장한 뜻을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3일 후인 9월 17일에 조문형 회장이 향나무 내용의 전문(全文)이 실린 사진을 시산회원 카톡에 올려놓았다. 그 전문(全文)을 여기에 싣고자 한다.

 

* 제목 : 자기를 찍는 도끼에 향기를 내뿜다.

* 내용 : 성난 말에 성난 말로 대꾸하지 말라.

말다툼은 언제나 두 번째 성난 말에서 비롯된다.

훌륭한 사람이란 향나무처럼

자기를 찍는 도끼에게 향을 내뿜는 사람이다.

* 이정우/군승법사

* 영문(英文)번역문

Giving fragrance to the axe that strikes

Do not return angry words with angry words.

Arguments always begin with an angry response.

A great being, like the juniper tree,

Returns sweet fragrance to the axe that strikes it.

 

뒤풀이 끝자락에 공지사항으로 243회산행은 ‘검봉산’, 그 후 244회는 설악산, 245회는 전남 장흥의 천관산, 246회(11월 7일, 8일)는 진도로의 원행임을 집행부(조문형 회장, 임삼환 총장)가 발표한 것을 끝으로 뒤풀이 회식을 마쳤다.

 

산행기 말미에 인터넷에서 검색한 영장산 소개 내용을 참고로 싣는다.

<영장산 소개자료 - 인터넷 ‘한국의산하’>

영장산(靈長山)은 높이 413.5m로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와 광주시 오포읍 경계에 있는 산이다. 남한산성에서 검단산, 갈마치고개, 영장산, 태재, 불곡산을 이어 죽전으로 연결되는 아기자기한 봉우리와 능선이 빼어나 주변 시민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산은 대체로 육산으로 걷기에 편하고 산행로가 뚜렷하여 가벼운 산행지로 적격이다. 숲이 많아 주변 경관은 잘 보이지 않는다. 갈마치고개에서 시작하거나 야탑역, 이매역, 율동공원에서 올라오는 길이 여럿 있다. 율동공원을 날머리로 할 경우 공원 호수가의 정취를 즐길 수 있어 좋고, 주변에 분위기 좋은 식당들도 많다. 참고로 경원대학교 뒤에 있는 영장산과는 다른 산이고, 전에는 맹산이라 불렸다.

 

<‘맹산’, ‘매지봉’, ‘영장산’의 유래 - 인터넷 ‘naver'자료>

‘맹산’은 이름이 좀 독특한데 조선시대 맹사성이 관직을 물러나면서 이 지역을 하사받아 광주군쪽 산기슭에 맹씨 문중이 살게 되면서 이러한 이름을 가지게 되었고, ‘매지봉’은 세상이 천지개벽을 하여 봉우리만 남고 주변 모두가 물에 잠겼는데 이 봉우리에 매가 둥지를 틀고 살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영장산’은 : 현재 ‘맹산’은 성남시 지명위원회에서 고지도를 근거로 하여 1999년부터 ‘영장산’이라고 이름을 고쳐 부르고 있다고 한다. 「신증동국여지승람,광주부」에 ‘영장산’이라는 이름이 나오기 때문이다. ‘영장산’은 ‘신령한 기운이 서린 뛰어난 산’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2014. 9. 25. 이른 새벽에 고요를 느끼며

필자 이 재 웅

 

3.산행지

이번 산행지는 전에 갔던 강촌 검봉산이다. 그날은 비록 시간은 걸리지만 전철 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을 즐기면서 우아한 덕담과 한담만으로 하루를 즐기자. 서울에 사는 우리들은 자연, 특히 산과 강에 관한 행복한 사람들이다. 더구나 만 65살이 넘으면 교통비도 들지 않으니 돈으로부터 자유롭고 산에는 물이 있으니 배를 채우면 되고 부족하면 맑은 산 공기로 보충하면 된다. 도봉산은 천축사, 관악산은 연주암, 북한산은 도선사에 점심을 주고 시내에는 점심은 주는 곳이 많으니 쉽게 먹을 수 있으며, 저녁에는 근처 수퍼에서 2천원이면 막걸리 한 병에 두부 한 모로 저녁이 행복하다. 파고다공원(현재 탑골공원)에서 노인들에게 밥을 자비로 제공했던 초·중교 동창으로 죽마고우 김금복 목사의 얘기다. 가을 산행이 풍요로울 것 같다. 10월 12일은 김동주 산우의 후원으로 천관산, 10월 26일은 우여곡절 끝에 총동창회와 총산악회 주관으로 설악산 십이선녀탕과 흘림골, 11월 7~8일은 한 교장이 진도로 초청했다. 우리에게는 신나는 가을이 되는 것이다. 이래서 내가 입산을 미루고 있다.

 

4.동반시

용우와 내 시 중 하나를 선택해 동반하려 했으나 중앙일보에서 신인문학상 시 부문 당선작과 미당 서정주 문학상 당선작을 발표해서 읽어보니 마음이 움직였다. 하여 먼저 신인문학상 시 부문 당선작을 동반한다. 가슴에 감동이 밀려오는 시다. 산우들은 다르게 올지 모르나 나는 너무 좋아 동반하니 양해바란다. 중구구립도서관 시 창작 교실에서 훈련을 받은 지 7개월이 지나 20편의 시를 지었으나 시인께서 두 편은 괜찮고 나머지는 아직 다듬어야 한다고 했다. 몰두하여 광주의 지방지에 응모하려 한다. 따뜻한 마음으로 응원해주기 바란다.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하지만 응원은 산도 움직인다고 하지 않는가.

시인께서는 내 시의 색채가 자연주의의 내음이 짙음은 산을 좋아하기 때문이니 성향을 살려서 계속 노력할 것을 바란다. 이 시도 내게는 그런 성향이 보여 내 마음에 닿음을 어찌 피하랴. 7연은 띄어쓰기가 틀렸다. 그러나 시인이 모르고 쓰지 않았음이 분명하다. 시의 운율을 살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시는 그것을 너그럽게 봐준다, 시는 자유롭기에. 이 시조차 어렵다고 한다면 그대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할 때/유이우

 

자유에게 자세를 가르쳐주자

 

바다를 본 적이 없는데도 자유가 첨벙거린다

발라드의 속도로

가짜처럼

맑게

 

넘어지는 자유

 

바람이 자유를 밀어내고

곧게 서려고 하지만

 

느낌표를 그리기 전에 느껴지는 것들과

 

내가 가기 전에

새가 먼저 와주었던 일들

 

수 많은 순간 순간

 

자유가 몸을 일으켜

바다 쪽으로 가버렸다

 

그리고 이 모든 이야기를

저기 먼 돛단배에게 주었다

 

돛단배는 가로를 알고 있다는 듯이

언제나 수평선으로 더 가버리는 것

 

마음과 몸이 멀어서 하늘이 높다

 

2014년 9월 25일

詩를 사랑하는 山사람들의 모임 도움쇠 도봉별곡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