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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록

설악산 총동문회·총산악회 산행(詩山會 제245회 산행)

설악산 총동문회·총산악회 산행(詩山會 제245회 산행)

 

산 : 설악산(일정 및 준비물은 3항 참조)

 

연락 : 임삼환(010-2168-3700)

 

블로그 : blog.daum.net/yc012175

 

시산회 카페 : cafe.daum.net/yc012175

 

 

 

1.詩가 있는 時論

 

지울 수 없는 얼굴 - 고정희(1948~91)

 

냉정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얼음 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불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무심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징그러운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아니야 부드러운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그윽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따뜻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내 영혼의 요람 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샘솟는 기쁨 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아니야 아니야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하는 당신이라 썼다가

 

이 세상 지울 수 없는 얼굴이 있음을 알았습니다

 

 

-詩評

살아갈수록 지울 수 없는 얼굴들이 늘어간다. 사랑했거나 미워했거나 곁에 있거나 세상을 떠났거나. 썼다가 지우고 썼다가 지우는 무심한 당신, 그윽한 당신, 내 영혼의 요람 같은 당신, 샘솟는 기쁨 같은 당신…. 이 세상 지울 수 없는 얼굴들. 사랑했던 사람은 여전히 그립고 미워했던 사람은 미운 정이 깊어 외따로운 마음을 흔들고 감싸며 함께 살아가는 얼굴들.<황병승·시인>

 

-時論

가을의 한복판에 서니 술 한잔 걸친 밤에는 유난히 생각나는 얼굴 혹은 얼굴들이 있음을 이순이 넘은 나이에 부인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70의 終心은 멀었으나 귀가 순해지는 이 나이에도 내 귀는 남의 말에 더 두꺼워지고 감각은 더 날카로워짐은 무슨 연유인가. 쉽게 생각하니 집착이 원인이다. 空과 연기(緣起), 제법무아, 제행무상을 온전히 이해하면 불가의 어려운 진리를 알아 자비의 원인과 결과를 알기 때문에 최고의 자비행과 실천행이라는 육바라밀(베풂, 바른 생활, 참음, 노력, 고요한 마음, 지혜의 여섯 가지 실천)을 행함이 어렵지 않다고 하는데 나는 어찌하여 집착을 버리지 못하는가. 집착을 버리지 못하니 3가지 독이라는 탐욕과 화냄, 어리석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반성하며 더욱 조심해야겠다.

<도봉별곡>

 

 

2.산행기

 

시산회 제244회 북한산 산행기/전작

 

산 행 일 : 2014. 10. 12(일) / 수유역 1번 출구 집결(10시)

 

산행코스 : 아카데미탐방지원센터 - 약수터(영비천) - 칼바위능선 - 대동문 - 소귀천계곡 - 소귀천공원지킴터 – 봉황각(삼각산 7080 나눔 음악회) - 물맑(뒤풀이 장소)

 

참 석 자 : 15명 (갑무, 용우, 정남, 종화, 양주, 창수, 원우, 윤환, 경식, 삼환, 전작, 동준, 문형, 영훈, 양기) ※ 이인(음악감상), 정한(뒤풀이) 참석

 

동 반 시 : 가을 저녁 / 김현승

 

 

오늘은 시산회가 처음으로 산행한 날(2014. 10.10)로 부터 10년이 지난 뜻 깊은 날이다. 가을철이라 날씨가 맑고 쾌청하며 바람도 선선하게 불어 산행하기에 매우 좋은 날이다.

 

올해는 내 직업이 해운업이라 세월호의 불미스러운 사건 때문에 신경 쓸 일이 많아 산행을 자주 못 하였는데, 오래간만에 산행을 하려하니 새벽에 일찍 잠에서 깨어진다.

 

간식과 막걸리는 들머리의 입구에서 살 요량으로 간단히 요기를 하고 과일과 초코렛만 챙겨서 집결지인 수유역에 약 15분 전에 도착하니 먼저 와 있는 삼환, 용우, 갑무, 원우 등의 산우들이 반갑게 마중을 한다. 존경하는 삼환 총장님은 10시 약속시간이 가까워지자 인원파악을 하며, 내가 산행기자라고 알려 준다.

 

 

즐거운 산행을 위해 수고하시는 집행부는 시산회 산우들에게는 감사할 따름이다. 그 사이에 종화는 아침 예배에 참석 하나님께 빌고 오고, 정남이는 생굴과 문어를 사서 오느라고 늦을 것 같아서인지, 늦는 종화가 오는 시간에 맞추려는지 에둘러 늦잠(?)을 잤다고 카톡방으로 연락이 온다.

 

 

10시20분경, 너무 지체되면 안 된다고 2~3명의 산우들만 남아 정남이와 종화가 오면 뒤 따라서 함께 가겠다고 한다. 10명의 산우들은 먼저 마을버스를 타고 수유리 동네를 한 바퀴 돌고는 오늘 산행의 들머리인 아카데미하우스에 도착하였다.

 

 

잠시 후 정남이와 종화가 택시를 타고 도착한다. 아카데미하우스 입구의 산행지도를 보면서 정남이가 미리 알려준 산행계획대로 칼바위능선을 타고 대동문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였다. 오후엔 단풍이 아름다운 소귀천계곡으로 내려와 삼일운동의 발상지인 봉황각에서 음악감상을 한 후 뒤풀이를 하기로 하고, 시산회 산행속도의 기준인 원우를 선두로 하여 다른 산우들은 잘 짜여진 팀웤으로 편하게 따라가기로 하였다.

 

 

산우들이 쉬엄쉬엄 앞서거니 뒤서거니 가을산의 정취를 흠뻑 음미하며 여유롭게 한담을 하며 산을 오르는 모습이 보기가 좋다. 그래도 초입 경사길을 약 오십 여분을 오르다보니 숨들이 가빠지는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잠시 쉬었다가 가자고 한다. 바위에 앉아 오이와 초컬릿 등으로 에너지를 보충하고 숨을 고른 후 단풍이 빨갛게 물들어 있는 곳에서는 모두들 사진 촬영에 전념이다.

 

 

능선을 조금더 오르니 칼바위능선이다. 마치 칼날 같은 능선길을 땀을 흘리며 오르면서 멀리 수락산, 백운대, 문수봉과 도봉산의 암봉들이 잘 보이는 전망대에서와 대동문으로 가는 성곽길옆에 아름다운 단풍나무를 배경으로 독사진과 단체사진을 촬영하였다. 앞 다투어 찍으니 한 재치 있는 산우가 내놓은 농담 한 마디에 활짝 웃는 얼굴들, 보기 좋다. “천천히 찍어, 영정 사진을 찍는 순서대로 가는 거여.” 파안대소(破顔大笑)라 했는가.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대동문에 도착하니 벌써 12시 반이 다 되었다. 점심을 먹을 시간, 대동문 옆 널찍한 곳에 자리를 잡고 마나님들이 정성스레 준비해 준 진수성찬과 정남이가 준비해 온 문어와 생굴에 막걸리가 어우러지니 환상의 한 상이 차려진다.

 

 

먼저 시산회 품격의 하이라이트인 시낭송의 시간이다. 오늘의 기자인 나는 김현승 시인의 ‘가을 저녁’이란 시를 목소리를 가다듬고 조용히 읊었다.

 

 

가을 저녁 / 김현승

 

긴 돌담 밑에

 

땅거미 지는 아스팔트 위에

 

그림자로 그리는 무거운 가을 저녁

 

짙은 크레파스의 가을 저녁

 

 

기적은 서울의 가장자리에서

 

멀리 기러기같이 울고

 

겹친 공휴일을 반기며

 

먼 곳 고향들을 찾아 가는

 

오랜 풍속의 가을 저녁

 

사는 것은 곧 즐거움인 가을 저녁

 

 

눈들은 보름달을 보듯 맑아 가고

 

말들은 꽃잎보다 무거운 열매를 다는

 

호올로 포키트에 손을 넣고 걸어가도

 

외로움조차 속내의처럼 따뜻해 오는

 

가을 저녁

 

 

술에 절반

 

무등차에 절반

 

취하여 달을 안고

 

돌아가는 가을 저녁

 

 

흔들리는 뻐스 안에서

 

그러나 가을은 여름보다 무겁다!

 

시간의 잎새들이 떨어지는

 

내 어깨의 제목 위에선 ....

 

 

산해진미의 안주에다 막걸리 한 잔을 하며, 벗들과 한담도 나누고 이것저것 준비해 온 먹거리로 배를 채우니 이 세상에서 하나 부러울 것이 없다. 많은 등산객들이 점심을 먹는 곳이라 오래 동안 자리를 잡고 앉아 있을 수는 없었다. 간단히 돗자리를 걷고 쓰레기 청소를 한 후 이제는 하산 길이다. 지나가는 산객에게 대동문을 배경으로 전체 증명사진을 한 컷 부탁하고 단풍이 들어가는 소귀천계곡의 가을 정취를 음미하며 내려왔다.

 

봉황각 앞에 도착하니 늦은 시간에 숲속에서 아름다운 음악소리가 들린다. 이인 친구가 봉황각 앞에서 반갑게 기다리고 있었다. 이인이는 지리산과 히말라야 산속에서 도를 닦은 친구가 아닌가? 반가워 수인사를 하는데 악력이 보통이 넘는다. 봉황각에서 이인이랑 오늘 참석한 전 산우들이 인증사진을 다시 한 번 촬영하였다. 정남이는 오늘 뒤풀이는 본인이 책임진다고 하며 회비는 불우청소년가장 돕기에 기부하자고 제안을 하여 모두들 모금함에 일만 냥을 흔쾌히 기부하였다. 정남이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진다. 봉황각에서의 음악감상은 한 여성연주자가 봉황각과 삼일운동에 얽힌 역사 해설을 하였고, 음악전공을 하는 사람들이 우리시대의 7080 노래를 연주하여서 편안하기만 하였다. 산뜻하게 사회를 보는 벽안 김경숙 여사는 외환은행 지점장 출신으로 통기타 연주와 노래 솜씨가 뛰어났고, 머리 뒤를 묶고 안치환의 ‘오늘이 좋다’와 ‘수풀 속으로’를 열창한 범일 한종태 선생은 디자이너로써 두 분은 정남이와 함께 이인이 불교학을 강의하는 모임 ‘선유림회(禪唯林)’ 회원이란다.

 

 

한 시간 가량의 음악감상을 한 후 시간이 오후 4시가 다 되어 삼환 총장이 잘 아는, 옆에 우이천이 흐르고 야외 분위기가 낭만적인 찜요리 전문의 '물맑' 이라는 뒤풀이 장소로 옮겼다. 정남이가 낙지찜에 소주, 맥주, 막걸리를 푸짐하게 주문한다. 취향에 따라 먹고 마시며 한 잔을 하면서 썰(舌)을 풀면서 우정을 다진다.

 

 

한 썰을 하는 정한이가 뒤풀이에 합류하니 분위기는 더욱 업~! 시산회 입회 31번째 막내인 동준이가 한두 끗 차이나는 한이와 군번을 따진다. 다들 웃음꽃이 핀다. 오늘 하루 정남이 덕에 즐겁게 먹고, 마시며 호강을 누렸다. 평소에 잘 나오던 산우들이 이런 자리에 빠진 것이 안타까웠다. 친구들아! 오래오래 산행에 동행하며 모두가 건강들 하세나!

 

2014년 10월 22일 전작 씀

 

 

3.산행지

 

재경총동문회 한마음 설악산 산행 안내

 

재경 총동문회에서는 동문들의 화합과 친목도모를 위하여 만추지절을 맞아 설악산 산행을

 

아래와 같이 실시하기로 하였습니다. 동문님들의 많은 동참을 바랍니다.

 

1.산행지 : 설악산

 

1코스 : 흘림골(들머리 용소폭포)-주전골 갈림길-십이폭포-주전폭포-등선폭포(회귀하여)-금강문-오색약수 일원 (산행 3시간)

 

2코스 : 십이선녀탕계곡 - 복숭아탕 왕복 (산행 4시간)

 

2.집결일시 : 2014년 10월 26일(일) 07시 30분

 

3.집결장소 : 잠실역 3번 출구 너구리상 뒤쪽(남쪽)

 

4.당일일정(안) :

 

-. 07시 30분 집결 / 각 코스별 버스승차 출발

 

-. 차내 간식 지급

 

-. 각 코스별로 산행 및 자유식

 

-. 15시30분 현지주차장 집결 / 상경 출발

 

-. 상경 시 중간지점(양평 해찬솔 팬션 야외)에서 저녁식사/양평 해장국, 파전, 막걸리

 

-. 잠실역 도착 / 해산(뒤풀이 끝나고 자세한 설명)

 

5.참가신청 :

 

1)참가비 없음

 

2)각 기별로 산행코스와 명단 및 주민등록번호 정리해서 팩스로 신청

 

(팩스 : 02-546-6128 재경 총동문회 사무국)

 

행사준비를 위해 10월 10일(금)까지 1차 참가인원을 파악해 주시고,

 

10월20일(월) 까지 주민등록번호를 기재한 참가자 명단을 접수해 주시기 바랍니다

 

 

6.특기사항 :

 

1) 여행자보험 가입을 위해 주민등록번호 필요함.

 

2) 안전산행복장

 

3) 중식 및 음료수는 각자 지참 (아침 출발시 간식(김밥)은 제공함)

 

4) 본 행사는 재경총동문산악회와 공동 진행

 

5) 문의 : 재경사무국 02-546-6139,8

 

 

재경광주고총동문회 회장 장 성 수

 

재경광주고총동문산악회 회장 김 정 남

 

 

 

 

4.동반시

 

동반시는 오늘의 기자에게 추천해달라고 해봤는데 부담을 느꼈는지 답들이 없었다. 하여 종화와 내가 번갈아 가며 추천하기로 했다.

 

吳世榮(1942~) 시인은 전남 영광에서 출생,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 명예교수로 1965년 ‘현대문학’에 ‘새벽’이, 1966년‘꽃 외’가 추천되고, 1968년‘잠깨는 추상’이 추천 되면서 등단함. 시집으로 ‘반란하는 빛’, ‘가장 어두운 날 등이 있다.

 

 

단풍 숲속을 가며 / 오세영 (1942~)

 

무어라 말씀하셨나

돌아서 옆을 보면

화들짝 붉히는 낯익은 얼굴

 

무어라 말씀하셨나

돌아서 뒤를 보면

또 노오랗게 흘기는 그 고운 눈빛

 

가을 산 어스름 숲속을 간다

붉게 물든 단풍 속을 호올로 간다

 

산은 산으로 말을 하고

나무는 나무로 말하는데

소리가 아니면 듣지 못하는

하루 해는

설키만 하다

 

찬 서리 내려

산은 불현듯 침묵을 걷고

천자만홍 터뜨리는데

 

무어라 말씀하셨나

하얗게 센 반백의

귀머거리

 

아직도 봄 꿈꾸는 반백의

철딱서니

 

2014. 10. 23.

 

詩를 사랑하는 산사람들의 모임 詩山會 도움쇠 김종화·김정남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