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행기록

북한산 문수봉(詩山會 제258회 산행)

북한산 문수봉(詩山會 제258회 산행)

 

산 : 북한산 문수봉

 

코스 : 독바위-향로봉-비봉-사모바위-승가봉-문수봉(뒤풀이는 불광역 은하식당)

 

소요시간 : 4시간

 

일시 : 2015년 4월 26일(일) 10시 30분

 

만나는 곳 : 6호선 독바위역

 

준비물 : 막걸리, 안주, 간식, 과일

 

연락 : 위윤환(010-6230-3180)

 

블로그 : blog.daum.net/yc012175

 

시산회 카페 : cafe.daum.net/yc012175

 

 

 

1.산행기

 

시산회 257회 영장산 산행기(2015. 04.18) / 김종화

▣ 월일/집결장소 : 2015. 04.18(토) / 분당선 야탑역 1번출구 (10시 30분)

▣ 참석자 : 14명 (갑무, 정남, 종화, 기인, 형채, 윤환, 경식, 용복, 동준, 영훈, 양기, 천옥 등 12명 참석 및 세환, 전작 2명은 뒤풀이때 참석)

▣ 산행코스 : 야탑역-경남아파트-야탑천-목련마을-목련미원아파트-탑골공원-할렐루야교회위-분당메모리얼파크-성남시계능선로-전자부품연구원-버스종점(50,60번)

▣ 동반시 : "강남춘(江南春)" / 이흔복

▣ 뒤풀이 : 모듬회에 소,맥주, 막걸리 / "묵호" (서현 먹자촌 일식횟집) - 세환 산우 찬조

 

아침 일찍 일어나 창밖을 내다보니 맑고 온화한 날씨이다.

 

어제 밤의 일기 예보에서는 전국이 비가 온다하여 산우들이 많이 동참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였으나 12명이 참석을 하였다. 남보다 부지런한 형채 산우는 당귀, 수세미, 호박씨앗 등 몇 가지의 씨앗과 새순이 움트는 자색고구마 몇 뿌리를 준비하여 사전에 부탁을 한 경식 산우에게 공급하고, 주말농장을 하는 천옥, 기인 산우에게도 선물로 주신다.

 

위 총장님은 성남에 살고 있는 나에게 영장산 산행길을 잘 알고 있을 것으로 알고 나에게 오늘의 기자를 해 달라고 부탁을 하고, 산행코스를 고민하며 나에게 일임을 하신다. 서울 주변의 산을 대상으로 매년 같은 코스로 산행을 한 적이 어디 영장산 뿐이겠는가? 총장님의 직무상 집결장소(야탑역, 이매역)의 선정 때문에 고민을 하였다.

 

영장산은 낮은 육산으로 분당에 살고 있는 시민들이 많이 오르고 있다. 단체로 산행 시 집결 장소는 교통편이 편리하여야 좋을 것이다. 산행을 좋아하는 산우들은 들머리에 갈 때까지는 산행준비 운동도 할 겸 적당히 걷는 게 산행의 기본이다. 들머리로 이동을 하다가 총장님과 협의를 하여 야탑천을 걸어 탑골공원(종로2가에 있는 유명한 탑골공원은 아님)에서 부터 영장산 산행코스 길을 변경하였다.

 

서울에서 살다 성남시로 삶의 터를 옮긴 때(2002.4.20)가 벌써 13년이 지났다. 행정구역상 야탑동은 성남시 분당구로 되어 있다. 다른 곳 보다 살기가 좋은 곳이며 대학친구가 살고 있기에 그동안 야탑동(영장산 산행과 탄천, 야탑천 산책)을 한 번씩 왔었던 곳이기도 하다.

 

야탑동(野塔洞)의 동 명칭은 「오야소(梧野所)」의 야(野)자와 상탑(牀榻),하탑(下榻)의 탑(塔)자를 취한 것이라고 한다. 「오야소」란 원래 앞의 들이 넓고, 마을 주위에 오동나무가 많았기 때문에 「오동나무 들마을」이라 하다가 오동나무 열매가 많이 열리는 마을로 변하였고, 그것이 다시 「왜실」로 줄었다가 한자화 할 때, 「오야소(梧野所)」로 기록한 것이라고 한다. 또 상탑(上塔),·중탑(中塔)의 탑은 언제 어떻게 축조되고 해체 되었는지는 알 길이 없으나 구전에 의하면 약 300여 년 전에 탑(塔), 토탑(土塔)이 있어 탑골짜기(塔谷)로 불리웠다고 한다.

 

탄천(炭川)에 합류되는 야탑천(野塔川)의 갓길(산책길)을 거슬러 목련마을(한일아파트)로 이동하였다. 야탑천으로 흐르는 물은 분당메모리얼파크에서 발원하여 웃탑골, 중탑을 경유 탄천에 유입된다. 간혹 메밀로 만든 전병, 메밀묵 등의 안주에 막걸리가 생각 날 때 한 번씩 갔었던「봉평메밀면사무소」식당이 보인다. 건널목을 건너 제1배수지(탑골공원) 쪽으로 이동하였다. 날씨가 더워 벌써부터 땀이 흐른다. 산우들은 겉옷을 벗어 배낭 속에다 넣는다.

 

오늘의 산행 들머리인 탑골공원 입구에 도착, 쉼터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뒤풀이에 참석하기로 한 세환, 전작 산우와 연락을 했나보다. 세환 산우는 영장산 산행 때마다 산우들이 좋아하는 생선회로 뒤풀이를 협찬하였다. 몇 일전 집행부에 이미 전갈이 왔었다. 재작년도 영장산 산행 후 뒤풀이를 했었던 「묵호」일식집에서 15시 30분에 만나기로 하였다. 영장산 정상까지 산행시간이 늦을 것 같으면 분당메모리얼파크(남서울공원묘원) 방향으로 내려와 뒤풀이 시간에 맞추기로 하였다. 탑골공원의 쉼터에서 오름을 서둘렀다.

 

영장산 역시 산행길은 숲이 울창하여 등산로의 대부분이 그늘로 덮여 있다. 울창한 숲길은 무더운 여름철엔 더위를 식혀준다. 지금까지 올랐던 산행코스도 소나무와 참나무가 많이 조성되어 있었으며, 일정 구간별로 전망이 좋거나 햇볕을 가려주는 능선에는 의자나 쉼터를 마련하고 옆에는 다양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운동기구를 설치해 놓고 있었다.

 

도촌동 섬마을1,2단지와 3단지로 가는 갈림길에 「탑곡(골)정」이란 육각정의 쉼터가 있고, 운동기구도 설치되어 있었다. 또한 산행 길가에「발은 제2의 심장」이란 그림표가 있었다. 편편한 산길에 작은 돌맹이를 깔아서 맨발로 걸어 지압 맛사지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고 당신의 건강은 발에 있음과 발과 걷기운동 방법의 중요함을 전달하고 있었다.

 

조금 더 갔을 때「할렐루야교회」로 가는 이정표가 있었다. 산행길 아래에 웅장한 건물이 있었으며 이 건물은 큰 교회임을 알 수가 있었다. 이 교회는 아름다운 건축물의 대상을 받은 교회로서 해마다 장애인 등 소외된 이웃들을 향해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하고 있었다. 이와 같은 섬김은 힘없고 외로운 사람들에게 커다란 위로와 힘이 되고 있음을 알 수가 있었다.

 

계단을 올라서 부터 등산로 곁에 무덤들이 많이 보인다. 이곳이 분당메모리얼파크인 것 같았다. 전에는 공원묘지 옆으로 뚜렷한 등산로가 없어서 묘지 사이를 왔다 갔다 걸었는데, 도촌동에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는 바람에 이제는 등산로가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 있었다.

 

무덤가에 피어있는 아름다운 봄꽃들에 반해서 사진촬영에 취해 있다 보니 벌써 오후 1시가 지났다. 영장산 정상까지 오르려면 공원묘지 능선길을 부드럽게 걷다가 급경사를 올라야만 한다. 제아무리 힘을 내어 급속도로 걷는다고 해도 점심(야식)을 생략할 수는 없고 하여 이매재에서 영장산으로 가는 성남시계 능선일주 등산로 옆에다 쉼터의 자리를 마련하였다.

 

다들 배고픈지 배낭에서 음식들을 끄집어낸다. 먼저 준비하여 온 동반시를 낭송 하잔다. 이흔복 시인의 "강남춘(江南春)"이다. 목소리를 가다듬고 한 소절씩 낭송을 하며 동반시의 깊은 의미를 생각해 본다. 어김없이 꽃은 피고 진다. 어수선한 사건들이 연이어 터져 봄은 왔으나 봄 같지 않다는 것인가...

 

 

"강남춘(江南春)" / 이흔복

 

산에 산에 두견 너는 어이 멀리를 우짖는가

 

너는 어이 가까이를 우짖는가

 

달 가운데 계수나무 그늘도 짙을러니 내 후생하여

 

너를 엿듣는 봄은 이리도 화안히 유난하다

 

 

일찍이 내가 먼 곳을 떠돈 것이 내가 나를 맴돎이었으니

 

미쳐 떠돎이 한결같이 쉬지 않았으니 도화는 붉고

 

오얏꽃은 희며 장미꽃은 붉다

 

 

꽃은 꽃대로 잎은 잎대로 가끔 슬쩍 앞자리를 다투는 듯

 

나고 죽고 가고 온다

 

 

날마다 당당(堂堂)하여 천천만만의 산 멀리서 바라볼 때는

 

앞에 서 있더니 어느새 뒤에 서 있다

 

 

오늘 맑은 바람만 두루 불어 뿌리 없는 눈(眼) 속의 꽃을 오며

 

흩고 가며 흩으면서 그침이 없으니 아름다운 날들은 점점

 

멀어지고 나는 홀연 서러워진다

 

 

영장산 아래 공원묘역 무덤 주위에는 벚꽃 등이 활짝 피어있다. 때를 맞춰 봄바람이 드세지 않게 불어도 꽃잎이 떨어지는 시기가 왔으니 봄노래 없이 봄을 보낼 수가 있겠는가. 꽃이 피는 것도 잠깐, 꽃이 지는 것도 잠깐, 꽃 필 때 영원할 것 같던 눈부심도 떨어질 때 화사한 저 눈부심... 오늘 이곳에 와 이 시를 동반한 것이 시기적으로 적절한 것만 같다.

 

가져온 야식을 먹고 막걸리를 한 잔씩 마시며 울릉도(독도)의 탐방계획(6.13~15일, 2박3일)과 11월 둘째주, 4박5일 외국(중국 또는 대만)의 탐방계획에 관련하여 잠시 협의를 한 후 확실한 계획은 다음으로 미뤘다. 시간관계상 배낭을 꾸리고 단체의 기념사진을 촬영한 후 분당메모리얼파크(남서울공원묘원)의 묘지구역을 지나 전자부품연구원 쪽으로 향하였다.

 

온갖 꽃들이 활짝 피는 계절이라 공원묘원의 여기저기가 벚꽃이며 진달래꽃, 목련, 개나리 등이 한창 피어 있었지만, 님을 보내고 밀려드는 서러움은 어쩔 수가 없지 않겠는가. 오늘 산행코스의 변경으로 봄꽃들이 화창하게 피어있어 제대로 봄나들이를 하러 온 것만 같다. 하얀 꽃이 핀 벚나무들이 분당메모리얼파크의 온 공원에 마치 흰옷을 입은 천사들이 손을 잡고 있는 것처럼 아름답기가 그지없었다.

 

등산로 길가에는 진달래와 벚꽃 등 봄꽃이 한창 피어 있다. 봄이면 아름답게 피어있는 분당메모리얼파크의 벚꽃 전경, 성남시 8경의 꽃길과 비교를 해도 뒤지지 않는 아름다운 벚꽃길이다. 산 자와 죽은 자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공간, 누구나 어렸을 땐 공동묘지라는 생각에 무서운 곳 이었던 남서울공원묘원. 어느 한순간에 분당메모리얼파크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나 보다.

 

저세상으로 먼저 가신 김현식, 최현, 박용하, 임윤택, 백남봉 등 연예인들이 이곳에 유해를 안치 시켰으며, 작년 11월16일, 폐암 투병 끝에 63세로 세상을 떠난 공주 김자옥 씨도 이곳 봉안담에 안치되어 있단다. 이곳에 잠이 든 모든 분들에게 영면(소천)하시길 기원해 본다.

 

시내버스 종점에서 야탑역에 까지 버스로 이동한 후 약속한 시간에 늦지 않게 야탑역에서 서현동 먹자촌 「묵호」일식집 까지는 택시를 이용하였다. 영장산 산행 시 마다 친구들에게 매번 맛있는 회로 뒤풀이를 베푸신 기세환 친구에게 다시 한 번 고마움을 전한다. 다음번의 시산회 산행은 북한산으로, 산우들 모두가 건강하시고 뵙게 되길 기원합니다.

 

2015년 4월 20일 김종화 씀

 

 

2.산행지

 

아메리카 인디안 블랙 푸트족은 4월은 생의 기쁨을 느끼게 하는 달이라고 했다. 이렇게 좋은 달이 우리 생전에 다시 올 수는 없는 일이다.

 

이번 산행은 여러 산우가 자신 있게 추천한 맛집이 있는 불광역에서 뒤풀이를 할 수 있게 북한산으로 정한다. 독바위에서 시작하여 향로봉과 비봉을 지나 사모바위에서 회귀하든지 우리가 한 번도 넘지 않은 문수봉을 넘을지는 사모바위에서 결정하자는 위 총장의 전언이 있었다. 어쨌든 뒤풀이는 불광동 은하식당에서 소머리전골과 가오리요리를 먹는다는 것에는 변동이 없다. 산행에 참석하지 못하더라도 뒤풀이에 참석하면 그날 후회가 없으리다.

 

 

 

3.동반시

 

시인 선생이 나와 시 경향이 비슷한 시인이 있다고 소개를 했을 때, 이미 그는 고인이 되어 있었다. 암 투병 중 죽음을 예감했는지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이 눈물겹다. 불교는 업보란 것이 있다면 죽기 직전의 마음 먹음이 업보의 대부분을 차지하므로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말라고 희소식을 들려주고 있다. 물론 사실이건 아니건 알아서 새길 일이다. 붓다는 내세가 있느냐, 영혼은 존재하느냐, 있다면 다시 태어나는가, 우주는 유한한가, 무한한가를 물어보는 제자에게 말했다. "수행자여, 그것을 아는 것이 깨달음의 길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다만 그대가 다시 태어나는 업보를 없애지 못하여 다시 태어나는 것이 두렵다면 여기, 지금부터라도 좋은 업을 쌓아가는 것으로 보람있는 일이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삶이 죽음을 만나면 무엇이 될까? 각자 알아서 생각하겠지만 정답은 없으되 해답은 있을 것이다. 나라면 내가 보고 경험할 수 없으니 모른다고 답하겠다.

<도봉별곡>

 

 

하늘 우물/장옥관

 

한때 나는 새의 무덤이 하늘에 있는 줄 알았다

 

물고기의 무덤이 물 속에 있고

 

풀무치가 풀숲에 제 무덤을 마련하는 것처럼

 

하늘에도 물앵두 피는 오래된 돌우물이 있어

 

늙은 새들이 거기 다 깃들이는 줄 알았다

 

피울음 깨무는 저 저녁의 장례

 

운흥사 절 마당 늙은 산벚나무 두 그루

 

눈썹 지우는 것 바라보며 생각하느니

 

어떤 죄 많은 짐승 내 뒤꿈치 감옥에 숨어들어

 

차마 뱉어내지 못할 붉은 꽃숭어리

 

하늘북으로 두드리는 것일까

 

하르르하르르 귀 얇은 소리들이 자꾸 빠져들고

 

죽지 접은 나무들 얼굴을 가리는데

 

실뱀장어 초록별 물고 돌아드는 어스름 우물에

 

누가 또 두레박을 던져 넣고 있다

 

 

2015. 4. 22.

 

詩를 사랑하는 산사람들의 詩山會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