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자의 노래 / 도봉별곡
돌아오지 않을 길을 떠나며
방랑은 방황과 낭만이 함께 그린 그림자
땅거미 지기 시작할 때 시작한 노래는
새벽 초승달 눈웃음으로
그믐달 눈썹을 그린다
노래가 끝나기 전에 돌아가야 한다면
돌아간 들 시간과 공간이 변하고
옛 마음이 아닐 터
발걸음 재촉하는 보름달 가린 구름
짧은 손 길게 뻗어
구름을 걷어 제치고 싶은 마음
깨끗한 어둠이 좋아 그만 둔다
방랑과 어둠은 다른 발음의 같은 뜻
길 위의 길*에게 묻는다
내가 돌아갈 곳은 어디 있는가
*붓다의 45년 전법傳法은 길에서 시작해, 길에서 사시고, 길에서 끝난 머무름이 없는 삶이었다.
*제3시집 <방랑자의 노래>에 수록
'자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못 자국 / 도봉별곡 (0) | 2020.11.03 |
---|---|
장마 / 도봉별곡 (0) | 2020.11.02 |
무정부주의자의 밤 / 도봉별곡 (0) | 2020.10.28 |
꽃두부 / 도봉별곡 (0) | 2020.10.26 |
쿠르드족 소녀의 눈물 / 도봉별곡 (0) | 2020.10.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