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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무호흡증후군<김정남 시인의 다섯 번째 이야기> 무호흡증후군        표지 그림 서지아    지아와 유나를 위해 이 시집을 낸다   <1부 겨울 거미>올페*와 장자의 암호적 관계 10도봉산 전설 13가지 않은 길 16블랙홀의 미소, 사건의 지평선* 18겨울 거미 20지나온 길을 돌아보며 자주 후회한다 24영광靈光에 붙이는 망향가望鄕歌 26천축사 범종소리 - 내려가지 못하는 사람들 30‘하늘의 도道가 존재하는가’에 대한 언어의 유희 32오사카 사천왕사四天王寺와 교토 은각사와 철학의 길 37스티븐 호킹의 묵시록 41광장의 기억, 기억의 거짓말 46 파레토의 법칙과 포기의 습관 46 <2부 겨울의 눈물> 참회록 50요즈음 친구들은 52빅뱅과 천지창조의 형이하학적 관계 54종교의 이기적 유전자 58운주사*의 꿈 60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62겨울의 눈.. 더보기
히말라야 성지 순례 / 도봉별곡 히말라야 성지 순례 / 도봉별곡 비바람 불던 오후 구도求道가 비처럼 하릴없이 내리면 문득 히말라야에 가고 싶어졌다 투명한 하늘 떠도는 바람의 손님으로 아무리 둘러봐도 망망한 바다 같은 고원에서 한 그루 소나무로 서서 길손들 이정표 되어 다시는 영영 돌아오고 싶지 않았다 혹은 룽다*로 가부좌 틀고 산을 부르는 깃발 다르초*와 말벗 되어 오고가는 사람들 반기며 손 흔들고 싶었다 더 늦기 전에 바람에 젖으면 함께 젖어 웅얼거리다 바람이 훠이훠이 목 놓아 우는 날은 어우러지며 춤추며 하늘로 올라 마침내 히말라야 성전聖殿의 정수리에서 만년설로 자취 없이 사라지고야 마는 눈으로 또는 바람으로 황사 바람 부는 봄에는 성지 순례하는 고행자처럼 실크로드 지나 히말라야로 떠나봐야겠다 기어이 쉬지 않는 바람같이 *룽다 : .. 더보기
두 개의 특이점, 그리고 시시한 / 도봉별곡 두 개의 특이점, 그리고 시시한 / 도봉별곡 우주는 생성과 소멸을 거듭하면서 무한반복한다고 가정해보면 죽음 따위는 공空 사상조차 극복한 스님들만 두러워하지 않는다는 것 공을 죽음이 허무가 아니듯 허무주의로 오해하지 마시라 진공묘유가 따뜻한 사기의 술수 주었다 빼앗는데 돌아서면 손에 남아 있더라 하나의 특이점은 신을 포함한 시간과 공간이 모여서 신을 땔감으로 삼아 서서히 팽창해서 한 순간에 급격한 팽창 인플레이션이 일어나 원자가 만들어지고 원자핵과 전자 사이에 생긴 공간으로 빛은 유유히 빠져나가고 나머지는 지금 여기에 있다 진정한 빅뱅이라 이름 붙인다 그러므로 우리는 한 몸이다 물론 신이 즐기던 주사위게임의 주사위도 아직 그대로 있다 그러므로 죽음 따위 놀랄 일에 포함되지 않는다 하나의 특이점은 사건의 지.. 더보기
제4시집 <방랑자의 노래> 시인의 후기 4 제4시집 시인의 후기 4 약속은 무거운 추가 되어 다른 것을 하지 못하게 했다. 1년 내내 달고 살았더니 아픔의 핑계와 변명만 늘었으나 입 밖에 내지는 않았다. 약속은 손을 닮아 앞뒤가 있고 길고 짧음이 공존한다는 것이야 누군들 모르겠는가마는 차마 쉽게 할 짓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이 존재의 이유가 된다는 시∙공간을 만나면 기꺼이 또 하게 되는 즐거운 부담도 된다. 붓다의 일대기 서사시로 시작했다가 도봉산 텃새 동고비의 꼬리에서 나는 소리가 되었지만 동고비는 님이 그리워 울 때는 꼬리가 하늘을 향한다. 한 마당의 위로가 된다. 간혹 도봉산에 올라 붉은 기운이 도는 자운봉을 비롯한 연봉을 볼 수 있는 작은 마당바위에서 땅콩을 준 인연 덕분으로 본다. 변명은 차마 번거로운 짓거리이므로 시로 말한다. 손녀 지.. 더보기
제4시집 <방랑자의 노래> 시인의 후기 3 제4시집 시인의 후기 3 시와 철학의 관계는 한 길을 함께 가는 동반자여야 한다는 것이 내가 일관성을 가지고 주장하는 화두다. 서사시가 아닌 한, 글을 함축하여 표현하려면 반드시 철학적 사유를 포함하여야 그윽하게 마음을 움직이는 시가 된다. 나는 낭만주의 경향이 있는 시는 그 방면에 관심 있는 시인이 써야 하며, 불교가 종교가 아닌 철학이라는 신념이 확실한 사람이며, 불교철학 외에 동서양의 철학에 관심이 많으므로 철학적 성향이 짙은 시를 쓰고 싶다. 그러나 시집 발행인이나 편집인은 반드시 낭만시를 요구한다. 이럴 때는 현실과 타협할 수밖에 없다. 깨달음에 관한 견해는 언어의 선택을 잘못 했다는 것이다. 붓다는 ‘스스로 깨어난 자’라고 칭했으니 그보다 높은 단계의 언어를 선택하는 것은 분명 오류다. 그러므.. 더보기
제4시집 <방랑자의 노래> 시인의 후기 2 제4시집 시인의 후기 2 시민혁명의 시작은 프랑스대혁명이라는 데에 이견이 없다. 혁명의 성공을 위해 고안하여 반혁명분자를 처단한 단두대에서 자신도 사라져간 로베르 피에로를 잠시 떠올린다. 자유는 혁명을 통한 진통을 겪어야 성취할 수 있고 민주도 기득권을 꺽어야 이룩할 수 있으니 흔히 민주와 피는 불가분의 관계라 한다. 역사상 그러한 예는 얼마든지 일일이 늘어놓을 수 있다. 대학시절 몸소 겪은 것들은 그 흐름 속의 조그만 파장에 지나지 않았음을 안다. 산문은 설명하고 설득하기 위한 문체, 시는 표현하고 공감하기 위한 형식. 나는 서사시의 형식으로 터를 잡았다. 바꾸는 것과 해보지 않은 것을 하는 것은 나의 오랜 취미가 되어왔다. 앞으로는 참여문학으로 눈을 돌린다. 내게는 반골과 혁명의 피가 흐른다. ‘축의.. 더보기
제4시집 <방랑자의 노래> 시인의 후기 1 제4시집 시인의 후기 1 내 시의 샘물은 붓다의 가르침이다. 붓다의 샘은 마르지 않는 샘을 닮아 시집 4집을 내면서 잠시 물갈이를 위해 마음껏 퍼냈다. 남는 것은 사성제와 팔정도, 십바라밀만 남았다. 더 깊이 퍼내는 것은 붓다의 가르침을 공부해오면서 느낀 의문에 대한 합리적 예의가 아니다. 뜬금없이 합리성을 내세우는 이유는 나의 두뇌는 형이하학적 경계와 방향에 속해 있는 까닭이다. 더 이상 붓다의 가르침에 대한 의문과 비판 속에서 살기에는 내 여명餘命은 짧다. 불교는 종교가 아닌 철학이라는 신념에 변함이 있을 수 없으므로 나의 사유에 따른 시에 철학적 색채를 지우고 싶지 않다. 훌륭한 스승과 함께 올바르게 수행하는 도반들이여, 잘들 지내시라. 변하지 않는 것은 없는 까닭에 내 갈 길은 나도 모른다. 온 .. 더보기
제4시집 <방랑자의 노래> 편집•발행인의 후기 제4시집 편집•발행인의 후기 편집•발행인의 말 시인의 법우들이 선불교의 공안집 중 벽암록 100칙에 대해 현대적 감각으로 선시를 써볼 것을 권해왔다. 시인은 선문답의 동문서답에 관심을 갖는 것은 별로 남지 않은 삶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포기했다. 아쉬웠다. 동문서답이라니 선사들을 폄훼하는 소리로 들었다. 그는 자신은 결코 불자가 아니며 그 이유는 재가자 오계를 지키지도 못할 텐데 불자인 양 답답한 탈을 쓰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는 붓다가 이루지 못한 모든 대중의 견성성불을 이루기 위해 자신이 붓다가 되고자 노력했으나 역사와 문학과 철학과 비교종교, 우주물리학, 양자역학 등의 과학을 공부하면서, 예수, 소크라테스, 붓다, 노자와 장자, 공자와 맹자, 묵자, 한비자, 고자를 비롯하여 제자백가 등..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