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의 초인을 기다리며 / 道峰 김정남
세상이 추하고 어리석다며 절망에 몸부림치다가
울며 희망을 기다리는 그대여
폭력은 빠르고 후회는 느슨하게 온다네
순자의 이기심과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가 판을 뒤엎고
우리는 한 번 더 절망한다
다윈의 진화론을 찬양하면
인간의 본성이며 존재의 이유가 되는 이기심은
결국 인공지능을 통해 진화하여 이타심으로 바뀌는 세상을 기다린다
너와 나를 구별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
모두가 하나 되는 세상을 만들 초인은 어디에 있는가
절망이 희망이 되는 세상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나는
초인이 올 때까지 죽지 않고 기다리는 운명을 가지고
태어났는가
초인이 오지 않아서 희망이 없어진다 해도
자유를 찾아 헤매다 자유가 내 안에 있음을 뒤늦게 알듯이
그런 것들이 허공이 되어 하늘을 날 때 알았다
그런 감동은 없는 거라는 것을
새들의 노래는 모두 아름답다는 것을 알다가
새들도 음치가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모든 자유가 아름답듯이
새들이 하늘을 날 때
비로소 세상이 자유로운 것을 알았다
자유는 초인 없이도 소리 없이 흐른다는 것을
*제3시집 <방랑자의 노래>에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