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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화선. 묵조선. 선

샹키아 체계에 의존한 명상법의 불교적인 변용이 선

샹키아 체계에 의존한 명상법의 불교적인 변용이 선

 

인도의 전통적 요가는 고행과 결부되어 있었다. 이 때문에 누구나 실행할 수 있도록 부처님께서 변용을 취해 놓은 한 패턴의 출발이 선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기원전 부처님이 태어나시기 전에 샹키아 체계와 파탄잘리 체계라는 명상법이 있었기 때문에 종교계나 철학계에서는 매우 편이하게 받아들였다. 일반인들도 이 명상법을 활용해서 삶의 질을 향상하고자 했기 때문에 매우 일상화되어 있었다고 본다. 샹키아 체계에 의존한 명상법의 불교적인 변용이 선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중국에서 일어난 초기선종의 선은 인도의 샹키아체계로부터 출발한 선과는 구별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중국에서 일어난 초기선종은 불교의 특수한 종파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선은 보리달마의 벽관으로부터 비롯된다. 그 사상의 연원은 물론 나가르주나의 반야공관이겠지만 실현된 내용은 중국인들이 사물을 보는 관점과 매우 흡사하다. 보리달마는 남인도의 벵골만에서 해로를 통해 527년에 중국에 이르렀다. 달마는 양나라에 들어온 후 소림사에서 9년 동안 벽관을 통해서 수도했으며 혜가(慧可)에게 법을 전수했다. 혜가는 승찬에게, 승찬은 도신선사에게 선법을 전달했다. 그리고 도신은 홍인에게, 홍인은 혜능에게 법을 전했다.

 

초기선종의 마지막 조사인 혜능 이후 숱한 선사들이 배출됨에 따라 전승의 계보가 복잡하게 얽히게 된다. 남악회양과 청원행사라는 고족을 출발점으로해서 다양한 관점이 개진됨에 따라 여러 지파들이 나타났다. 9세기 경의 중국불교는 <선종의 시대 designtimesp=15430>라고 불리울만큼 대세를 이루었다. 이때부터 선불교라는 특수한 입장이 성립되었다.

단일한 초기선종에 여러 분파가 생기게 된 것은 제6조 혜능으로부터 비롯된다. 달마를 비롯한 초기의 선은 논리적 경향이 강한 선이었다. 그러나 제6조인 혜능에 이르러 반논리적 경향의 선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선사상의 반논리성을 드러내는 불립문자(不立文字), 교외별전(敎外別傳), 직지인심(直指人心), 견성성불(見性成佛)이라는 명제가 등장했다. 이것은 선종이 내건 대단한 기치였다.

 

불립문자는 경전의 내용에 대해서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운 태도를 가리킨다. 교외별전은 경전에 절대적 가치나 의의를 부여하지 않고 선객이 체험한 선의 경지를 중시하는 태도이다. 직지인심은 자신이 본래 지니고 있는 성품, 즉 불성을 직관하는 것이다. 견성성불은 자기의 본성을 직관하여 그것을 보게 되면 비로소 부처가 된다는 것이다.

 

선종에서는 깨달음(聞悟)에 돈오(頓悟)와 점오(漸悟) 두 입장을 공인한다. 달마 이래의 선종은 관점이 다른 돈오와 점오, 두 지파로 갈리게 되었다. 혜능의 선을 돈오라고 하고, 신수(神秀)의 선을 점오라고 한다.

 

신수를 따르는 사람들은 북부에서 교화 활동을 폈기 때문에 북종(北宗)이라 이름했다. 혜능의 계통은 남부에서 활동하였기 때문에 남종(南宗)으로 지칭했다. 또 북종은 단계를 밟아 점진적으로 수학하여 성불한다는 점에서 점오를 주장하므로 북점(北漸)이라 불리었고, 남종은 불립문자 교외별전 직지인심 견성성불이라는 기치 아래 곧바로 성불한다는 돈오를 주장하므로 남돈(南頓)이라 불렀다.

 

초기선종 이후 처음에는 북종이 번성하였으나, 다음에는 남종에서 뛰어난 후계자들이 많이 배출되었다. 6대 혜능 이후 29세까지의 조사는 다음과 같다.

 

7세 남악회양(南嶽懷讓)선사

8세 마조도일(馬祖道一)선사

9세 백장회해(百丈懷海)선사

10세 황벽희운(黃蘗希雲:선사

11세 임제의현(臨濟義玄)선사

12세 흥화존장(興化存奬)선사

13세 남원보응(南院寶應)선사

14세 풍혈연소(風穴延沼)선사

16세 분양선소(汾陽善昭)선사

17세 자명초원(慈明楚圓)선사

18세 양기방회(楊岐方會)선사

19세 백운수단(白雲守端)선사

20세 오존법연(五祖法演)선사

21세 원오극근(圓悟克勤)선사

22세 호구소융(虎丘紹隆)선사

23세 응암담화(應岩曇華)선사

24세 밀암함걸(蜜庵咸傑)선사

25세 파암조선(破庵祖先)선사

26세 무준원조(無準圓照)선사

27세 설암혜랑(雪庵惠朗)선사

28세 급암종신(及庵宗信)선사

29세 석옹청공(石屋淸珙)선사

 

남종의 선풍은 북부에까지 유포되었다. 그래서 당나라 중기 이후에 선종은 단연 남종을 가리키게 되었다. 선종사에서 혜능의 돈오선은 조사선(祖師禪)으로 널리 알려지게 된다. 인도로부터 전래된 경전보다 선종의 조사의 언행을 중시하는 경향이 두드러졌으며 이를 계기로해서 공안(公案)이 생겨났다.

 

조사선이 번성해짐과 동시에 여러 분파가 발생했다. 그것을 5가(家) 7종(宗)이라 한다. 5가 중에서도 임제종(臨濟宗)과 조동종(曹洞宗)이 두각을 나타냈다. 송대에 이르러서는 임제종에서 갈린 양기파(楊岐波)가 조동종과 더불어 융성하게 발전했다.일반적으로 임제종의 선을 간화선(看話禪), 조동종의 선을 묵조선(默照禪)이라 한다.(끝)

[출처] 6대 혜능 이후 29세까지의 조사|작성자 임기영불교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