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시, 사랑에서 행복을 찾다 썸네일형 리스트형 강/김성규 강/김성규 초등학교 입학 전, 강 건너편으로 다리가 놓였다 어머니는 그 강을 건너 식당으로 갔고 나는 강 이편에서 어머니를 부르며 걸었다 강은 내 어머니를 강 건너로 데려가고 우리 형을 이 세상에서 데려갔고 죽 은 할머니에게 한 척의 배를 마련해줬다 취한 아버지는 젖은 풀밭에 .. 더보기 나는 을이다/김장호 나는 을이다/김장호 ​나는 을(乙)이다, 항상 부탁하며 살아가는 원래 낯가림이 심해 낯선 사람과 잘 사귀지 못하지만 그나마 조금씩 염치없어져 을(乙)로 살아가지 당신은 넘볼 수 없는 성채의 성주 당신 앞에 서면 한없이 낮아진다네 날 사준다는 보장은 없지만 당신의 눈도장을 찍.. 더보기 사랑이 읽히다/문현미 사랑이 읽히다/문현미 초록과 연초록 사이로 힐끗 계절이 스쳐 지나갈 때 몇 그램의 바람과 몇 그램의 햇살과 그리고 몇 그램의 순정으로 저 푸르름으로 반짝이는 눈부신 누군가를 만나고 싶다 빛나는 꽃에 순간을 숨 가쁘게 꿈꾸며 기억의 성을 쌓고 싶다 너와 나의 안쪽이 바람의 속도.. 더보기 세상의 절반 - 진은영(1970~ ) 세상의 절반 - 진은영(1970~ ) 세상의 절반은 붉은 모래 나머지는 물 세상의 절반은 사랑 나머지는 슬픔 붉은 물이 스민다 모래 속으로, 너의 속으로 세상의 절반은 삶 나머지는 노래 세상의 절반은 죽은 은빛 갈대 나머지는 웃자라는 은빛 갈대 세상의 절반은 노래 나머지는 안 들리는 노래.. 더보기 비의 자화상/김중일 비의 자화상/김중일 허밍, 내 코끝을 맴도는 밤의 냄새 같은 캔버스 위를 허밍처럼 흩날리는 묽은 비 비 오는 날 침대 위에 수북이 떨어져 있는 머리카락은 나를 그리던 세필의 흔적. 일생을 떠도는 허밍 같은 나를 스케치한 흔적. 베개 위의 머리카락은 매일 잠에서 깨면 몸 안에서 박으.. 더보기 나는 연결된다/이수명(1965~ ) 나는 연결된다/이수명(1965~ ) 나는 연결된다, 하루 종일 탁자와 의자와 소파와 소파 위의 쿠션으로 연결된다. 나는 과언이다. 기다란 벽장과 선반과 거울과 합쳐진다. 나는 강화된다. 문이 열리고 닫히고 블라인드 사이로 끊임없이 먼지가 들어온다. 내 눈 속으로 들어온다. 나는 채워진다,.. 더보기 슬픔이 나를 깨운다 - 황인숙(1958~) 슬픔이 나를 깨운다 - 황인숙(1958~) 슬픔이 나를 깨운다. 벌써! 매일 새벽 나를 깨우러 오는 슬픔은 그 시간이 점점 빨라진다. 슬픔은 분명 과로하고 있다. 소리 없이 나를 흔들고, 깨어나는 나를 지켜보는 슬픔은 공손히 읍하고 온종일 나를 떠나지 않는다. 슬픔은 잠시 나를 그대로 누워 .. 더보기 그 마음에는/신석정 그 마음에는/신석정 그 사사로운 일로 정히 닦아온 마음에 얼룩진 그림자를 보내지 말자 그 마음에는 한 그루 나무를 심어 꽃을 피게 할 일이요 한마리 학으로 하여 노래를 부르게 할 일이다 대숲에 자취 없이 바람이 쉬어 가고 구름도 흔적 없이 하늘을 지나 가듯 어둡고 흐린 날에도 흔.. 더보기 이전 1 ··· 32 33 34 35 36 37 3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