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 신문
피 끓는 월요일
현관문 살짝 열고 아침 신문 맞으며
왜 아침에 일어나는가
를 생각한다
하루의 나를 완성하기 위하여,
혹은 일주일의 일생을 위하여?
거기에는
시가 있는 아침이 있고
노회한 풍운아의 회고록이 있으니 사실일까
자기변호의 장광설일까
시시하게 넘어가다
야구 얘기에 잠시 속상하다 축구에 즐겁다가
미국여자프로골프에 환호하는 아침
월요일에는 바쁠 게 없고 남산 가는 길은
왜 이리 더딘가
버스 안의 상념과 졸음 사이를 오가다가
아쉬울 거 하나 없어야 하는 오후
졸음을 애써 참으며
으레 나오는 청와대 기사는 넘어가고
경제장관의 잠꼬대 같은 기사는
더 이상 잃을 게 없어 상관없으니
나쁜 일상은 정치에 관심을 갖는 것
교황의 유머나 불교의 성역 없는 개혁, 기독교의 화합으로도
세상은 도통 바뀌지 않았거나 바뀔 수 없는 것이야
어제 오늘의 일 아니다
밤 늦게 재활용통에 들어가는 신문을 보며
월요일 저녁마다 석 달 열흘쯤 비만 오면 좋겠다고 생각하다
잠들면서
나는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
내일은 왜 일어나야 하는가를 곰곰이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