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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록

관악산으로 모십니다(詩山會 제5회 산행)

관악산으로 모십니다(詩山會 제5회 산행)

산: 관악산

코스: 1.남성대역-마당바위-말고개-정상(연주대)-연주암-자하동천-시흥향교

2.남성대역-마당바위-말고개-정상(연주대)-깔닥고개-6봉능선-갈현동통제소-

국사관-제2청사역(현재는 2 안이 유력)

모이는 장소: 지하철2호선 낙성대역 1번출구

일시: 2004년 12월 12일 오전 9시

준비물: 중식,정상酒 한 병

연락: 한양기(017-729-1479)

 

12월 28일 제4회 산행은 송추-여성봉-오봉-오봉고개-삼거리-전망대-우이암-원통사-

무수골-도봉역 코스로 다녀 왔습니다.

맑고 파란 하늘아래 여성봉까지는 약간 된 비탈길.

여성의 성기를 닮은 여성봉, 그 윗 부분의 작은 소나무 한 그루는

등산객들로부터 빙그레한 웃음을 자아내기에 충분했습니다.

 

오봉까지는 완만한 능선길이 이어지고 큰 바위 위에 작은 바위가 얹혀있는

봉우리 다섯 개가 형제처럼 나란히 솟아 있는 오봉의 형국은 마치 대장군의

늠름한 기상을 대하는 듯한 특이한 형태를 볼 수 있었습니다.

드디어 오봉정상에서 맛있는 점심에 정상주 한 잔씩,

오봉을 배경으로 한 기념사진 찰칵,

땀 흘리며 굳세게 오른 후 정상에서 마시는 한 잔의 술!

보약이 따로 없음은 우리 모두의 공감였을 겁니다.

동반詩 <박용재>님의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는

이창우산우의 낭랑한 목소리로 들었습니다.

주변 등산객들의 시선에선 `보기만 해도 좋은 한 컷`이란 부러움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하산길에 오봉샘에서 마신 한 잔의 약수는 그날의 백미였고

삼거리 전망대에서 바라 본 오봉, 오봉능선,주봉,

신선봉 정상인 자운봉,만장봉, 선인봉으로 이어지는도봉산 전경은

산우들의 기억에 깊게 자리잡아 훗날 온 몸으로 다시 느껴보는 좋은 추억이 될 겁니다.

`더도 덜도 말고 도봉산만 같아라`라는 명산이 도봉입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얘기이지만 도움쇠의 별호가 둘인데 하나는 秋溪이고

하나는 도봉別曲입니다.

 

우이암 밑 너른 터에서 이경식 산우의 건의에 따라 방향을 바꿔

무수골- 자현암으로 내려 가다 하산주는 없기로 하자는 약속은

어디가고 계곡옆 주막집에서 순박한 주모의 얼굴과 함께

파전,두부,빈대떡과 막걸리,맥주로 흘겨운 뒤풀이를 하였는데

멋스런 이경식산우가 애들말로 쏘았습니다.

술 중에 가장 맛있는 술은 공짜술이라는데 정말 맛좋더이다.

 

관악은 예로부터 개성 송악,포천 운악,양주 감악, 가평 화악과 더불어

경기 五嶽의 하나로 불리며 정상의 암봉과 암릉미가 뛰어난 산입니다.

남쪽 줄기는 과천,청계산을 거쳐 수원의 광교산에 이르고

서로는 삼성산 동으로 청계산 남으로 모락산 남서에 수리산 등이 한눈에 잡히고

북으로 인왕산에서 북한산을 거쳐 동북쪽 불암산 수락능선까지 아물거립니다.

특히 연주대의 수직의 직벽으로 솟아오른 까마득한 벼랑 위에 지어놓은 응진전은

몸에 전율이 감돌만큼의 절묘한 풍경이라서 달력이나 산수화에도 자주 등장합니다.

또한 연주대는 고려가 망하자 남은 유신 열 사람이 관악산 절에 숨어 살며

경복궁을 향하여 통곡을 했다하여 임금을 사모한 뜻으로

연주대(戀主臺)라 불러지게 되었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관악 산행에 산우 가족 여러분의 많은 참가를 바랍니다.

 

다음 산행은 임용복산우가 안내하는 북한산 진관사코스입니다.

이 번 산행 때 산우들의 의견을 모아 일자를 결정하겠습니다.

納會와 始山際도 상의할까 합니다.

始山際는 태백이나 월악이나 강화 마니산같이 氣가 센 산이좋다고 합니다만

산우들의 의견 반영이 가장 중요하니 좋은 생각,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산을 오를 때 詩를 외우며 가노라면 가슴에 담겨지는 아름다움으로

힘든 것은 반이 되고 즐거움은 배가 됩니다.

이번 산행에 동반할 詩는 이형기님의 낙화입니다.

성숙한 이별의 아름다움,미래를 위한 자기 희생의 이별,이별의 수용을

중의적으로 표현한 시인데 그날 함께 음미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낙화落花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이형기(1933~) 경남 진주 출생,동국대 불교과 졸업,

1949년 [문예]지에 `비오는 날`외 두 편이 추천되어 등단

시집으로는 `돌베개의 시` `꿈꾸는 한발``풍선 심장`외

수필집 `바람으로 만든 조약돌`오늘의 내 몫은 우수한 집`

`감성의 논리`외 다수가 있다.

 

詩山會 등산 도움쇠 金 定南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