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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록

도봉산으로 모십니다(詩山會 제18회 산행)

도봉산으로 모십니다(詩山會 제18회 산행)

산 : 도봉산 정상

코스 : 망월사역-덕천샘-망월사삼거리-민초샘-657봉-자운봉-신선봉-오봉고개-

원통사-무수골-도봉역

소요시간 : 오름 2시간 30분, 내림 2시간

일시 : 2005년 6월 25일 (토) 9시 30분

모이는 장소 : 망월사역 신흥대학 정문

준비물 : 중식,시원한 막걸리

연락 : 한양기(017-729-3457)

 

 

 

꿈결처럼

초록이 흐르는 이 계절에

그리운 가슴 가만히 열어

한 그루

찔레로 서 있고 싶다.

사랑하던 그 사람

조금만 더 다가서면

서로 꽃이 되었을 이름

오늘은

송이송이 흰 찔레꽃으로 피워놓고

먼 여행에서 돌아와

이슬을 털듯 추억을 털며

초록 속에 가득히 서 있고 싶다.

그대 사랑하는 동안

내겐 우는 날이 많았었다.

아픔이 출렁거려

늘 말을 잃어간다.

오늘은 그 아픔조차

예쁘고 뾰족한 가시로

꽃 속에 매달고

슬퍼하지 말고

꿈결처럼

초록이 흐르는 이 계절에

무성한 사랑으로 서 있고 싶다.

대나무의 고장 담양출신 여류시인 문정희님의 '찔레'입니다.

노루목에서 내려선 골짜기, 절터에 찔레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가시덩굴을 뻗어 서로 얽히고 설키고, 어울어져 접근을 불허하면서 잔잔한

하얀 꽃으로 순백의 그리움을 잉태하는 꽃, 찔레꽃의 꽃말은 고독이라 한다.

그러나 찔레꽃을 보고 있으면 찔레꽃 필 때쯤, 유월의 고향 마을이 떠오르곤 한다.

가시덩굴 숲에 하나하나 보잘껏 없는 꽃이건만 순백의 꽃무리에 어리는

소박한 향기가 고향의 정을 담고 있었는가 봅니다.

 

 

2005년 6월 12일!

주초 주간예보에는 주말에 비가 내린다고 했는데 목요일에 비가 뿌리기에

가슴을 쓸어내리고 맑고 청명한 휴일의 아침에 곰돌이상 앞으로 가는데 시간은

벌써 6시 25분이라 마음은 급한데 마나님과의 가벼운 다툼때문에 새벽부터

실갱이를 벌이느라 또 늦었습니다. 앞으로 마나님과 같이 오는 산우는

벌금에서 제외해야합니다. 바쁜데도 머리 감고 화장하고 解憂所(해우소)를

두 번씩이나 가고 이것 저것 챙기는데 늦는다고 보채면 안간다고 다리 뻗고

그러니 어제밤에 김밥을 미리 사놓지 않았다고 짜증내니 혼자 가라고 튕기고

도움쇠 성질 다 죽었습니다.

그래도 평상심을 유지하려고 이경식산우의 독촉전화에 홍어와 막걸리가

무거워 걸음이 늦는다고 유머도 하면서 가는데 시간은 왜 그리 빨리 가는지

10분 늦어 죄송했습니다. 그 덕에 웃어보기도 합시다.

 

누군가 회장도 나원장에게 고자질해 벌금을 물린다 했는데 나도 무자비한(?)

보복을 할 수도 있으니 조심하십시요. 1,000년 주목이 있는 계방산의 하산길에

풀어놓고 나혼자 도망가면 어찌 하시려오, 길 잃고 조난 당하는 수도 있습니다.

청옥산.두타산에 비오는 날 등반하고서 하산길에 만나는 세찬 급류는 어찌하려는지,

영월의 장산도 하산길이 쉽지 않습니다. 가리왕산의 하산길도 더욱 만만하지 않죠.

성깔들이 만만하지 않은 錢氏家의 마나님과 같이 등반하는 것도 만만하지 않습니다만

그래도 자기딴에는 무척이나 좋았답니다. 항상 맛난 반찬을 준비해 주시는

형채마나님에 대한 생각으로 참았으나 다음 산행때는 나도 다시 생각하렵니다만

그래도 벌금을 무는 게 낫지 마나님과 같이 가야죠.

12인의 산우가 예상되었지만 뜻밖에 반가운 박시건산우가 오랜만에 참석하여

13인의 산우가 즐겁게 출발. 李箱의 오감도가 연상되는 숫자입니다.

제13의 아해도 무섭다고 그리오....

 

연락쇠님이 길안내를 위해 차 앞에 앉고 출발하였으나 청주로 가냐는 말에

도움쇠는 불안해지면서 신경쓰며 가다가 중부내륙고속도로의 휴게소에서

임무교대하였는데 법주사방향으로 갈 때는 당연히 청주로 가야 하나

상주 화북면의 시어동분소로 들머리를 잡을 때는 중부내륙고속도로를

타야하는데 해마다 길이 바뀌어 지도가 필요없을 정도입니다.

문경새재 I.C로 나가 가은과 농암만 지나면 쉬운 길입니다.

훗날을 위해 자세히 상술합니다. 2시간만에 시어동매표소 앞에 도착하여

10명분의 표만 내고 올라가는데 여자 3분은 무료라는 한양기산우의 말에

박장대소하며 즐겁게 웃었는데 표값을 안 낸것이 즐거워 웃었는지 여자는

사람이 아니라는 뜻으로로 웃었는지 아직도 모르겠나이다. 여자들이야 영원히

우대하고 받들어야할 대상이죠.

힘차게 출발하고 5분 후 산행안내도 앞에서 도움쇠가 잠깐 아는 척하면서

시어동에서 문장대까지 1시간 40분,문장대에서 천황봉까지 2시간,천황봉에서

장각동까지 2시간이 소요된다고 시간을 설명하고 올라가는데 문장대는 여러 번

갔으나 정상인 천황봉은 오래동안 출입금지되어 젊은 날에 가보고 처음이라

도움쇠도 감회가 깊었습니다.

 

역시 시어동에서 올라가는 길은 문장대휴게소 바로 밑 거의 1,000미터까지

시원하고 맑게 흐르는 계곡물소리,시원한 바람소리,귀를 맑게 해주는 새소리,

시원한 바람에 부딪치는 잎새소리,쉬는 시간에 먹었던 秋田의 거봉포도의 맛에 취해

오르다보니 어느덧 문장대휴게소.1시간 30분소요.늦는 박시건산우와 한교장에게는

미안했지만 시간관계상 도움쇠가 배낭을 봐주고 10인의 산우는 전망좋은

문장대까지 갔다 왔는데도 박산우와 한교장이 도착하지 않아 한참을 기다리다

박산우와 한교장이 휴게소에 도착하자 바로 천황봉을 향하여 출발.

이경식산우와 위윤환산우와는 신선대에서 점심을 먹다보면 경업대로 그냥 내려가자는

의견이 나올 수도 있으니 훨씬 지나서 점심보따리를 풀자고 밀약을 하고 힘차게

전진했으나 뒤따르는 한교장의 점심은 언제 먹느냐는 소리를 여러 번 흘려듣고는

계속 전진.

먹으면 내려가는 산우들의 못된(?) 심성을 알고 후진하기 어려운 곳에서

점심보따리를 풀어야겠기에 조금이라도 더 가야했습니다. 후진하여 내려가느니

천황봉까지 가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드는 곳에서 점심을 들기로 밀약한 줄은

다른 산우들은 몰랐지만 그날은 모르는 게 약이였죠. 미안했습니다. 하 하 하...

신선대에서 두 여인과 함께 한교장일행을 기다리며 잠시 휴식. 그래도 바로 따라 왔는데

한교장의 언제 밥먹느냐는 볼멘 소리를 애써 외면하고

곧바로 출발하여 경업대로 내려가는 갈림길을 지나면서는 조금씩 마음이 놓이기

시작했습니다. 입석대를 지나 길에서 약간 들어간 마당바위에서 자리잡고 사랑의 전도사

조문형산우가 기다려줬는데 감사!

 

즐거운 점심시간!

마당바위 위에 자리잡고 임시 차일을 쳐서 여인네들은 그늘로 남자들은 뙤약볕에서

특히 위윤환산우의 자리는 뒤 쪽이 낮아 무릎을 끓었는데 사진이 조금은 웃겼습니다.

시낭송부터 하자는 한교장은 점심타령을 줄기차게 해왔는데 그 순간에

시낭송부터 하자했는데 인내심이 대단한 모범생입니다. 에이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시장끼가 가장 맛있는 반찬이라 뒤늦은 시간인데다 조촐하지만 맛난 삼합이

마련되고 막걸리가 부족한 듯했다는 북한산 산행기덕분에 7병의 시원한 막걸리가

나와 갈증은 거뜬히 해소되고 김밥,유부초밥,찹쌀밥,그 많고 맛났던

진수성찬은 또 싹쓸이. 차라리 먹산회라 합시다. 하 하 하...

그때만큼은 더없이 행복했지요.후식으로 수박에 참외에 수정과에 방울토마토에...

좋은 산우들...깊어가는 우정...

 

시낭송의 시간!

오랜만에 나온 박시건산우가 조용히 낭송했는데

그날의 시<사람들은 왜 모를까>의 '아침 햇살에 핏줄이 일어선다' 를

모닝 이렉션으로 연상하는 정해황산우의 예리한 직관에 놀라운 마음으로 박장대소.

그대도 서정시인의 자질이 있습니다.

'뒤로 오는 여인이 더 다정하듯이 그리운 것들은 다 산 뒤에 있다'는 귀절이

그 시의 하이라이트였습니다. 속리산 산행은 문장대에서 천황봉까지 산죽으로

덮힌 능선길 산행인데 천황봉으로 가는 능선 산죽길을

따라 걷다가 문득 뒤돌아보면 아기자기하게 솟아있는 암봉들이

뒤로 오는 여인네들의 모습만큼이나 아름다웠습니다.

그것이 속리산의 모습입니다.

시처럼...

곳곳에 피어있는 화려하지 않으나 소박한 산목련처럼...

그날의 동행시와도 어울리는 산이었습니다.

역시 국립공원의 풍모를 갖춘 산이었습니다.

 

맛난 식사와 멋진 시낭송이 끝나고 천황봉으로 출발!

먹으면 내려가는 일명 먹산회지만 종주작전을 위.이산우와 사전에 작전을 짰기에

시어동으로 내려가기에는 너무 멀고 법주사로 내려가기에도 너무나 지나쳐

별 수 없이 천황봉으로 힘찬 출발! 석문을 지나면서 천황봉은 가까워지고 도움쇠는

박시건산우와 한교장을 의식하면서 두 여인을 모시고 가는데 산목련이 많이도 피었더이다.

 

드디어 정상!

기념사진을 찍고 내려가는데 멀리 처져있으리라고 생각했던 박시건산우와

한교장이 곧바로 따라왔습니다. 두 산우들 수고했습니다.

박시건산우는 오랜만의 산행이라 힘들었을 것인데도 열심히 따라와주었고

한교장은 내가 두 여인을 책임지라고 박산우를 책임져주었음을 후에 상경길의

차속에서 알았는데 그날의 배려를 다시 감사드립니다.

박산우와 보조를 맞추느라 문장대도 못가고...훗날 도움쇠와 꼭 같이 갑시다.

아름다운 사람,한천옥!

 

하산(날머리)은 계획대로 장각동으로 잡았는데 휴식년에서 아직 해제가

되지 않아 걸리면 벌금 50만원은 내가 내겠다고 큰 소리치고 출발!

법주사길은 상수원보호구역이라 물도 귀하고 씼기도 어렵고 멀고 지루한데

식수는 바닥나고 장각동길이야 가깝고 계곡의 수량도 풍부해 머리도 감고

등목도 할 수 있고....처음에는 길이 뚜렷했으나 내려갈 수록 희미해져서

어두워지기 전에 내려가려고 속도를 빨리 했더니 무릎이 아팠던 산우들이

있었는데 미안했습니다. 쉬지 않고 40분쯤 내려오는데

계곡쪽에서 물소리가 나면서 바람소리 산새소리 잎새소리까지....

나무로 된 다리를 건너면서 계곡으로 내려가 목부터 추기고 세수하고

머리감고 남은 참외를 깎아먹고 발을 담그니 차가운 계곡물은 3분도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차가웠습니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장각동기사(054-534-7447,011-803-6464,차번호 2246)를 불러 택시비 만원으로

조산우와 나는 시어동으로 가서 차를 가지고 다시 장각동으로 가서

산우들과 조우. 박형채산우내외가 나에게 슬그머니 산딸기를 건네주는데 박시건산우가

나눠 먹자기에 거절.

우리가 누구입니까! 먹산회입니다.

점심때는 어쩔 수 없이 나눠먹지만 이 좋은 것이야 혼자 먹어야죠.

어려운 산행을 무사히 마치고 상경하는 중에 뒤풀이를 생략하지 못하고 시원한

맥주와 수박으로 마무리를 했으나 수박이 시원하고 맛있으니 수박에 비해 맥주는

별로 였습니다. 덥고 멀고 힘든 길에 무사산행이었고 산우들의 체력도

날로 향상되는 것이 참으로 좋았습니다.

 

상경길의 차 속에서 박시건산우는 도움쇠의 30년 전 절생활의 추억거리를 마나님이

있는 차 안에서 들추고자 하였으나 농담이고 악의적인 것이 아닌 줄은 알지만 앞으로는

마나님이 있건 없건 삼가해주기 바랍니다. 이것은 내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친구들에게도 그리 해 주기 바랍니다.

오해가 생길 수도 있고 부부싸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대는 장난삼아 돌을 던지지만

개구리는 치명적이 될 수도 있습니다. 미래의 건설적인 이야기도 좋고 마나님이

들으면 더 좋을 칭찬의 이야기라면 더 좋겠지요.반백의 나이를 넘었으니

좋은 얘기를 해도 다 못할 텐데 그런 얘기는 스스로의 격을 떨어뜨릴 수도

있음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자신의 가치는 자신이 높이는 것임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친구들의 소식을 누구보다 잘 알고있는 것이 그대의 장점이니 그 점을 더욱 갈고

닦으십시요. 부탁합니다.

 

 

 

기대한 만큼 채워지지 않는다고 초조해하지 마십시오.

믿음과 희망을 갖고 최선을 다한 거기까지가 우리의 한계이고

그것이 우리의 아름다움입니다.

누군가를 사랑하면서 더 사랑하지 못한다고 애태우지 마십시오.

마음을 다해 사랑한 거기까지가 우리의 한계이고

그것이 우리의 아름다움입니다.

지금 슬픔에 젖어 있다면 더 많은 눈물을 흘리지 못한다고 자신을 탓하지 마십시오.

우리가 흘린 눈물,거기까지가 우리의 한계이고

그것이 우리의 아름다움입니다.

누군가를 완전히 용서하지 못한다고 부끄러워하지 마십시오.

아파하면서 용서를 생각한 거기까지가 우리의 한계이고

그것이 우리의 아름다움입니다.

모든 욕심을 버리지 못한다고 괴로워 마십시오.

날마다 마음을 비우면서 괴로워한 거기까지가 우리의 한계이고

그것이 우리의 아름다움입니다

 

빨리 달리지 못한다고 내 발걸음을 아쉬워하지 마십시오.

내 모습 그대로 최선을 다해 걷는 거기까지가 우리의 한계이고

그것이 우리의 아름다움입니다.

세상의 모든 꽃과 잎은 더 아름답게 피지 못한다고 안달하지 않습니다.

자기 이름으로 피어난 거기까지가 꽃과 잎의 한계이고

그것이 최상의 아름다움입니다.

 

 

 

 

이번 산행은 도움쇠가 추천한 도봉산입니다.

6월 26일은 동창회 총무로서 오래 봉사해온 이동석교우의 아들 결혼식때문에

부득이 전 날인 토요일로 정할 수 밖에 없는데 그 친구가 골프모임과 시산회에

그날은 행사를 피해달라는 압력(?)을 넣었고 양대모임은 흔쾌히 받아들였습니다.

오래동안 동창회의 발전에 봉사했기에 가능했겠지요. 많이 참석하여 그들의 앞날을

축하해 줍시다.

넷 째 토요일이라 학교가 쉬기에 선생님들도 참석하기가 좋고...

이 코스를 올라 포대능선에서 정상인 자운봉과 신선봉을 오르기 직전의

왕복 1차선의 코스는 일요일은 교통체증이 심한 코스입니다. 일요일에 백운대를

오르는 것보다 체증이 심해 마침 토요일이고 657봉까지의 코스는 산림욕을 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숲이 울창하고 657봉 직전의 직벽코스는 유격훈련을

방불케하오니 옛날 군대시절이 생각날 수도 있을 겁니다. 정상인 자운봉은

암벽을 타는 사람만이 오를 수 있으나 바로 옆의 신선봉을 오르는 것으로

도봉의 정상에 섰다고 간주합니다. 하산길은 번잡한 주차장코스를 피해

이경식산우가 선호하고 조용하게 뒤풀이하기에 좋은 무수골로 정했습니다.

임삼환지점장이 온다는데 그의 차례가 되겠지요.

 

 

산행의 날이 마침 6.25전쟁 55주년의 날이고 시인이 光高 3회 선배이신

故 박봉우선배님의 <휴전선>을 선택했습니다. 이시는 196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시로서 당시에 시문단의 주목을 받았으며 천재시인의

호칭을 들을 정도로 훌륭한 시로 문단에서는 그를 '휴전선의 시인'으로

불리우고 있습니다. 주제가 상당히 무거우나 항상 서정시만 가져갈 수는 없습니다.

현재의 내주변의 상황이 무거운 상황이라 나도 모르게 무거운 주제의 시를

선택했는지도 모르니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마음이 무거우니

산행기를 쓰기가 힘겨웁기도 합니다만 그렇다고 이왕 시작한 산행기를 거를 수는

없는 일이겠지요.

도움쇠의 평생에 세 가지 탁월한 선택이 있었는데 첫 째는 光高人이 된 것이고

둘 째는 등산을 일생의 취미로 선택한 것이며 셋은 詩山會를 결성하여 그 일원이

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오르는 포대능선과 휴전선은 밀접한 관계가 있을 터이고 6.25의 날에

그시가 우리에게는 어떤 모습으로 다가오는지 기대해 봅시다.

 

 

휴 전 선

 

山과 山이 마주 향하고 믿음이 없는 얼굴과 얼굴이 마주 향한 항시

어두움 속에서 꼭 한번은 천둥 같은 火山이 일어날 것을 알면서

요런 자세로 꽃이 되어야 쓰는가.

저어 서로 응시하는 쌀쌀한 풍경. 아름다운 풍토는 이미 고구려 같은

정신도 신라 같은 이야기도 없는가. 별들이 차지한 하늘은 끝끝내 하나인데......

우리 무엇에 불안한 얼굴의 意味는 여기에 있었던가.

모든 流血은 꿈같이 가고 지금은 나무 하나 안심하고 서 있지 못할 廣場.

아직도 정맥은 끊어진 채 휴식인가 야위어가는 이야기뿐인가.

언제 한번은 불고야 말 독사의 혀같이 징그러운 바람이여.

너도 이미 아는 모진 겨우살이를 또 한번 겪으라는가 아무런 죄도 없이

피어난 꽃은 시방의 자리에서 얼마를 더 살아야 하는가 아름다운 길은 이뿐인가.

山과 山이 마주 향하고 믿음이 없는 얼굴과 얼굴이 마주 향한 항시 어두움 속에

꼭 한번은 천둥 같은 火山이 일어날 것을 알면서 요런 자세로

꽃이 되어야 쓰는가.

--박 봉 우--

 

詩를 사랑하는 山사람들의 모임 (詩山會) 도움쇠 金 定 南 올림

 

*7월 10일 (일) 오후 3시에 상록회관에서 임용복수석의 결혼식이 있습니다.

모두 가서 축하해 줘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