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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록

북한산으로 모십니다(詩山會 제16회 산행)

북한산으로 모십니다(詩山會 제16회 산행)

산 : 북한산 문수봉(727미터)

코스 : 구기매표소-대남문-문수봉-용혈봉-의상봉-산성매표소

소요시간 : 오름 1시간 40분, 내려옴 1시간 30분

일시 : 2005년 5월 29일(일) 9시 30분

모이는 장소 : 전철 3호선 경복궁역 4번 출구

준비물 : 중식, 정상주(약한 술)

연락 : 한양기(017-729-3457)

 

 

어이 할꺼나

아, 나는 사랑을 가졌어라

남몰래 혼자서 사랑을 가졌어라

천지엔 이미 꽃잎이 지고

새로운 녹음이 다시 돋아나

또 한번 날 에워싸는데

못 견디게 서러운 몸짓을 하며

붉은 꽃잎은 떨어져 내려

펄펄펄 펄펄펄 떨어져 내려

신라 가시내의 숨결과 같은

신라 가시내의 숨결과 같은

폴밭에 바람속에 떨어져 내려

올해도 내 앞에 흩날리는데

부르르 떨며 흩날리는데

아, 나는 사랑을 가졌어라

꾀꼬리처럼 울지도 못할

기찬 사랑을 혼자서 가졌어라.

 

미당 서정주님의 <新綠>의 全文입니다.

고교시절 국어시간에 배웠던 이양하 님의 '신록예찬'도 기억이 납니다.

"이즈음의 신록에는, 우리의 마음에 참다운 기쁨과 위안을 주는 이상한

힘이 있는 듯하다. 신록을 대하고 있으면, 신록은 먼저 나의 눈을 씻고,

나의 머리를 씻고, 나의 가슴을 씻고, 다음에 나의 마음의 모든 구석구석을

하나하나 씻어 낸다. 그리고 나의 마음의 모든 티끌―나의 모든 욕망(欲望)과

굴욕(屈辱)과 고통(苦痛)과 곤란(困難)이 하나하나 사라지는 다음 순간,

볕과 바람과 하늘과 풀이 그의 기쁨과 노래를 가지고 나의 빈 머리에, 가슴에,

마음에 고이고이 들어앉는다"

 

남도의 노란 산수유의 꽃소식을 시작으로 섬진강변에서 흐드러진 매화와

백목련, 자목련, 개나리, 벚꽃, 산벚꽃, 진달래, 철쭉, 영산홍, 라일락까지 피고 지니 이제

신록의 계절입니다.

향기로는 '오월의 꽃' 라일락을 으뜸으로 치지만 라일락의 순수 우리말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는데 꽃이 수수를 닮았다하여 '수수꽃다리'라 하지요.

우리 말과 글의 아름다움을 어느 나라의 그것들이 감히 견주겠습니까!

 

회사 건물의 주차장이 좁아 인근의 주차장에 주차를 하는데 오는 길은

아담하지만 나무가 무성하고 쥐똥나무로 울타리가 처져있는,

푸른 잔디가 깔린 소(小)공원을 통과해야합니다.

오늘도 그 공원의 잔디를 밟고 걸으면서 연두색의 싱그러운 잎이

초록색으로 변하면서 무성해지고 있는 은행나무, 당단풍, 청단풍, 홍단풍, 라일락,

모과나무, 벚나무, 후박나무, 대추나무, 전나무, 고로쇠나무 등과 이름모를

나무들을 지나며 신록의 계절에 맞는 산행지와 동행시를

생각해봅니다.

 

이천오년(佛紀 2549년) 오월 십오일 부처님 오신 날!

맑고 푸른 아침, 인사동 해인의 발기인 회의는 참석하였으나 공사다망한 관계로

불참하다가 처음으로 동참하게된 최근호 산우가 나왔으니 반가웠습니다.

도움쇠와는 고교시절부터 막걸리 친구로 지금까지 변함 없이 막걸리같은

텁텁한 우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육사를 나와 철도청에서 근무하다가

그 어렵다는 건축기술사 자격도 취득하고 한국건설기술원이나 공무원연수원 등에

강사로 나가기도 하면서 현재는 건설분야의 감리 및 안전진단을 전문으로

하는 건축분야의 실력자입니다. 여러분들의 아파트 재건축에 안전진단이 필요하여

상의를 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11명의 산우들은 어김없이 정시에 도착하고

다만 기세환 산우는 LA갈비가 무거워 오는 걸음이 더뎌서 약간 늦었으나

규율반장 나 원장도 없고 무거운 갈비덕에 벌금은 면제하기로 만장일치로

통과한다는 박수 속에 천년고찰 현등사를 품고 있는 운악산으로 즐거운 출발!

 

1시간 30분이 걸려 정확하게 10시에 매표소를 통과하였는데 부처님이 자비를

베풀어서 그 날은 통행료 없이 통과하고

현등사까지는 시멘트포장길로서 산객들은 그런 길을 싫어하죠.

오고 가는 차들이 날리는 먼지를 좋아할 산객이야 없겠지만

부처님 오신 날이니 우리도 자비롭게 생각합시다. 현등사를 지나면서

가파른 비알길이 시작되고 올라갈 수록 힘이 들었으나 한 교장과 기세환 산우의

방울토마토를 먹어가며 세 번의 휴식 끝에 절고개에 올라서면서

가벼운 능선길이 시작되었는데 가다보니 정성스레 치성을 드리면 아들을

낳는다는 남근석이 있어 모두들 멋드러지게 휘어진 소나무에 기대어

멋지게 한 컷씩. 아들 하나씩 더 낳아보소서. 나야 예비군훈련을 받기 싫어

씨 없는 수박이 되었고 마나님은 흙이 없는 밭이니 늦동이를 기대할 수도 없지만

능력 있는 분들은 인구도 부족하다는데 하나씩 낳아보십시요.

우리 산우들이야 씨가 좋고 밭들이 걸어 불량품이 생길리 없고 우량품만

생길 테니 한민족의 우성화(優性化)에 작으나마 도움이 될 겁니다.

 

열두시 정각에 헬기장같이 넓은 정상에 도착하였으니 소요시간이 두 시간 걸렸는데

이 정도면 수준급이고 특별히 처진 산우도 없었으니 갈수록 늘어나는 산우들의

실력 향상을 일취월장이라 표현하면 틀리지 않겠지요.

이제는 1,000 미터를 넘는 산을 가도 걱정할 것이 없다는 마음에 차와 기사 문제만

해결되면 아름다운 100대 명산을 오를 수 있다는 찬란한 꿈을 꾸어보겠습니다.

벅찰 수도 있지만 밝고 아름다운 꿈은 이루워집니다. 정상석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안 찍을 수 없는 일. 그 날의 사진사는 얼음과자 판매원이었는데

시원하고 맛있게 먹었습니다. 사랑의 전도사님과 연락쇠님.

 

즐거운 점심시간!

그늘 밑 너른 터에 자리잡고 어김없이 위윤환 산우가

새벽 4시에 일어나 냉동실에 넣어 얼려온, 그만의 정성이 가득한,

살얼음이 낀 서울막걸리에 "크! 좋다" 소리가 절로 나왔고 기세환 산우의 LA갈비에,

위윤환 산우의 낙지 삼합에, 김순단여사의 텃밭에서 가꾼 나물류에 어울리는

복분자술에, 총동문회의 석모도 낙가산 등산에 부부가 참여하였다가 시산회 산우들

생각이 나서 인삼막걸리를 사왔으나 도중에 넘쳐 흘러서 가져오지 못함을 한탄하는

박형채 산우의 따뜻한 우정을 곁들여서 먹는 점심시간은 내내 화기애애 했습니다.

그 많은 밥과 반찬과 술이 남김 없이 치워졌으니 한 교장이 말한대로 '먹산회'라는

별칭이 붙어도 할 말이 없습니다. 하 하 하 !!!

사진과 과일 담당이 되어준 이원무 산우의 참외도 맛났습니다.

아뿔사! 또 시낭송을 잊었네. 관례대로 신참 최근호 산우의 나즈막한 목소리로

읊었는데 살얼음이 낀 막걸리에 취하고 아름다운 시에 취하고 성찬에 즐거웠던

탓인지 박수소리도 우리의 우정만큼이나 깊고 뜨거웠습니다.

우리 모두는 그러한 사랑을 기다리기도 하고 꿈꾸기도 하니 가슴인들

설레지 않겠나이까! 더 늦기 전에 인생을 사랑과 함께 합시다.

 

하산의 시간!

인터넷에서 산객들의 운악산 산행 후기를 읽어보면 이 코스를 절경이라 했는데

정상에서 하산하는데 바로 급경사가 시작되어 1시간이면 내려가겠다는

생각에 발길을 재촉하는데 양쪽으로 선 굵은 암봉들이 이어지면서

명불허전(名不虛傳)! 경기의 금강산이라는 별칭이 틀린 말이 아니구나,

다시 올 때는 이 코스로 올라오겠다는 말들이 들리기 시작했는데 사랑의 전도사와

연락쇠님은 다섯 번은 반복했으니 꼭 이루소서. 병풍바위가 보이는 곳에 이르러서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고 병풍이라야 8곡이나 12곡 하는데 20곡 병풍은

되겠더이다. 등산길의 남근석바위에서와 같이 멋진 폼으로 20曲 병풍바위를

배경으로 한 컷씩.

이런 산은 가을이 더 좋은데 암봉과 암릉, 단풍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면

금강산의 가을이름인 풍악산(楓嶽山)이 됩니다. 이경식 산우는 가을에 아름답지 않으면

우리나라 산이 아니라했죠. 왕복1차선의 좁은 암릉길에서 힘들게 올라오는 산꾼들과

조우하다보니 하산길이 지체되었지만 이 아름다운 산에서 짜증이 나기는 커녕

올라오는 사람들도 아름다워보이니 운악산 산신령은 아름다운 마음씨를 가진 분이

틀림없습니다. 기독교도들이 신의 존재를 믿듯이 도움쇠는 산신령이 있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그 믿음에 시시비비를 가릴 생각은 마십시요.

우리가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듯이

우리의 눈에는 보이는 것보다 안 보이는 것이 더 많고

우리의 귀도 들을 수 있는 것보다 들을 수 없는 것이 더 많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기암과 괴석이 어우러진 2시간의 하산길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고 시원하게

세수를 하고 쉼터에 앉으니 솔솔 불어오는 바람에 하산주 생각이 솔솔 나면서

마도로스 전작의 얼굴에 시선이 집중되고 그는 순한 얼굴처럼 순순히

차가운 맥주를 한 잔씩 하자고 하고 자리이동.

오월과 유월은 행사가 많은 달이라 다음 산행계획도 짜면서 즐거운 마무리.

마도로스 전이 조용히 베풀었고 기회가 마련되면 그 이의 세계여행담도

들어봅시다. 그 속에는 항구순례도 여성순례도 있을 겁니다. 기대해봅시다.

승합차를 제공하고 손수 운전해준 조문형 산우에게 각별한 감사를 드립니다.

 

부처님 오신 날!

불가(佛家)에서는 '삶과 죽음이란 시간과 공간의 영원한 흐름 속에서

육신의 옷을 한 번 입었다 벗는 것에 불과하다' 고 합니다. 이는 생명을 경시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삼라만상이 윤회한다는 것에 무게를 더 둔 것입니다.

윤회는 전생과 현생, 후생이 있다는 것이고 현생에 악행을 저지르면 후세에

축생(동물로 태어 남)하니 자비행을 하라는 것인데 과연 눈에 보이지 않는 윤회를

믿어야할지, 부도덕하나 눈 앞에 보이는, 간혹은 죽음과 바꿔도 좋을 쾌락과 즐거움을 외면하고

부처님같이 살아야하는지, 젊은 시절 우리는 그러한 고뇌를 모두 해보았으나 쉽게 결론을 내릴 수는 없지요.

'인생은 苦海(고통의 바다)'라 했고 '개 팔자 상 팔자'라 했는데 축생이 더 나을 수도

있다는 억지스러운 생각도 해봅니다.

부처님은 동물만이 생명이 있고 식물은 생명이 없다고 생각해 육식을 금했으나

요즈음에는 식물도 생명이 있다는 것은 확실한 사실이고 심지어 자동차같이 수 많은

부품들로 이루어진 무생물도 생명이 있다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습니다.

과학적인 측면에서 보면 2,500여년 전에 태어나신 부처님의 오류이고 한계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종교의 교리나 계율도 시대에 맞춰 변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내세가 있다는 것은 모든 종교의 공통점이고 필요조건인데

내세를 미끼로 수많은 악행이 저질러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른 바 성전(聖戰)은 내세를 미끼로 던지고 무지몽매한 교인들이 그것을 물고 성전 때

몸을 바치면 죽어서 좋은 곳에 있다가 내세에는 더 좋은 몸과 生을 받아 태어난다는

감언이설에 속아 성전의 기치 아래 무지한 교인들이 소모품으로 전락한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이를 '성전과 순교'라는 美名을 붙이지요.

모든 종교는 창시자의 포교활동을 제자나 후세 역사가들의 기록, 예컨데 불교는 불경,

기독교는 성경, 마호메트교는 코란에 의하여 계승 발전되어 왔는데 역사의 기록이란

승자의 의도적인 목적에 부합하는 기록이며 그 기록은 그들에 의해 왜곡되고

악용되어질 수 있고, 그러한 예를 수 없이 알고 있습니다. 오늘 날의 성직자들의

행태에서 초심을 벗어난 오만과 독선, 아집, 이기심, 수도방법의 오류 등이 없어지지

않는 한 종교를 통한 인류의 구원은 영원히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부처님 오신 날의 짧은 斷想이었습니다.

 

이번 산행은 운악산 산행의 뒤풀이 때 가평의 석룡산으로 정했으나

6월 4일부터 6일까지 3일 연휴여서 참가인원이 적을 것같아 날자를 앞당겨

북한산 문수봉으로 정했습니다. 임용복 수석이 적극 추천한 코스인데

임 수석이 추천한 코스는 우리를 실망시킨 적이 없으니 기대를 가지고

가봅시다. 어렵지 않은 코스이니 가족과 가도 좋습니다. 하산길의 선 굵은

암봉들을 볼 수 있는 충분히 매력적인 코스이니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山과 江,봄과 가을, 꽃과 낙엽, 사랑과 이별, 바람과 햇볕, 비와 눈, 삶과 죽음.....

이런 단어들이 함께 어우러져 뒹글다보면 가슴이 뭉클해지는 詩가 태어나기도

합니다. 이들과 함께 산에 오르면 이들은 무게가 아니라 우리들에게 날개로

다가와 우리의 몸과 마음을 한결 가볍게 해주기도 합니다.

시는 애송시가 있어 외우면 좋지만 잊어도 좋습니다.

가슴에 담아두면 언젠가는 꺼내어 쓸 수도 있답니다.

낭송의 시간에 <너를 기다리는 동안>을 듣고 어느 산우가 지금까지의 시 중에서

가장 맘에 든다고 했는데 저는 김춘수 님의 <꽃>을 꼽습니다. 이렇듯 마음이 다르고

시가 다르면 공감하는 것도 다르겠지요. 하여 시 또한 우열비교의 대상이 아니겠지요.

이번 산행의 동행시입니다. 7연으로 되어 있으나 낭송의 시간에는 첫 연과

마지막 연만 읽기로 합시다만 낭송자가 全 연을 읽겠다면 말릴 수는 없는 일이지요.

모두 음미해봅시다. 이 시는 우리에게 어떻게 다가오는지.....

 

 

홀로서기............

둘이 만나 서는 게 아니라 홀로선 둘이 만나는 것이다..

 

1.

기다림은

만남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

가슴이 아프면 아픈 채로,

바람이 불면 고개를 높이 쳐들면서 날리는

아득한 미소.

 

어디엔가 있을

나의 한 쪽을 위해

헤메이던 숱한 방황의 날들

태어나면서 이미

누군가 정해졌었다면,

이제는 그를

만나고 싶다.

 

2.

홀로 선다는 건

가슴을 치며 우는 것보다

더 어렵지만

자신을 옭아맨 동아줄

그 아득한 끝에서 대롱이며

그래도 멀리 ,

멀리 하늘을 우러르는

이 작은 가슴

누군가를 열심히 갈구해도

아무도

나의 가슴을 채워줄 수 없고

결국은

홀로 살아간다는 걸

한겨울의 눈발처럼 만났을 때

나는

또 다시 쓰러져 있었다.

 

3.

지우고 싶다

이 표정없는 얼굴을

버리고 싶다

아무도

나의 이름을 돌아보지 않고

오히려 수렁속으로

깊은 수렁속에서

밀어 넣고 있는데

내손엔 아무것도 없으니

미소를 지으며

체념할수 밖에......

위태위태하게 부여잡고 있었던 것들이

산산히 부서져 버린 어느날, 나는

허전한 뒷모습을 보이며

돌아서고 있었다.

 

4.

누군가가

나를 향해 다가오면

나는<움찔> 뒤로 물러난다.

그러다가 그가

나에게서 멀어져 갈 땐

발을 동동 구르며 손짓을 한다.

 

만날 때 이미 헤어질 준비를 하는 우리는

아주 냉담하게 돌아설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아파오는 가슴 한 구석의 나무는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떠나는 사람은 잡을 수도 없고

떠날 사람을 잡는 것만큼

자신이 초라할 수 없다.

떠날 사람은 보내어야한다

하늘이 무너지는 아픔일지라도.

 

5.

나는 지켜야한다

누군가가 나를 차지하려해도

그 허전한 아픔을

또 다시 느끼지 않기위해

마음의 창을 꼭꼭 닫아야한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얻은 이 절실한 결론은

<이번에는>

<이번에는> 하며 어겨보여도

결국 인간에게는

더 이상 바랄 수 없음을 깨달은 날

나는 비록 공허한 웃음이지만

웃음을 웃을 수 있었다.

 

아무도 대신 죽어주지 않는

나의 삶.

좀더 열심히 살아야 겠다.

 

6.

나의 전부를 벗고

알몸뚱이로 모두를 대하고 싶다.

그것조차

가면이라고 말할지라도

변명하지 않으며 살고 싶다.

말로써 행동을 만들지 않고

행동으로 말할 수 있을때까지

나는 혼자가 되리라

그 끝없는 고독과의 투쟁을

혼자의 힘으로 견디어야한다

부리에,

발톱에 피가 맺혀도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

 

숱한 불면의 밤을 새우며

< 홀로서기>를 익혀야 한다.

 

7.

죽음이

인생의 종말이 아니기에

이 추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살아 있다.

나의 얼굴에 대해

내가 책임질 수 있을 때까지

홀로임을 느껴야 한다

 

그리고 어딘가에서

홀로서고 있을, 그 누군가를 위해

촛불을 들자.

허전한 가슴을 메울 수는 없지만

<이것이다> 하며

살아가고 싶다.

누구보다도 열심히 사랑을 하자.

 

--서 정 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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