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찾기 / 도봉별곡
시간은 시계 안에서 원칙을 지키며 또박또박 어김없이 걸어간다
시계 감옥 안에 갇혀 있지만 시계 밖으로 나오면 시간이 갖는 자유는 무한하다
시간과 빛이 만나 달리면 누가 더 빠를까
눈 없는 화가는 봤지만 시간을 보지 못하는 우리는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자들 아닌가
그래 떠나자 시간 찾으러, 어렵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더 큰 실패 성공의 방법을 알기는 쉬워도 실천은 어렵다네 실패의 방법을 알기는 어려워도 실천은 쉽다네
빅뱅으로 가는 길
머나먼 길, 창조의 순간을 만나려고 길을 떠났으나 발걸음 뗄 때마다 길은 지워지고 다시 못 올 길을 못숨 건 구도자처럼 기어이 가야 한다 참, 창조의 순간은 시간과 빛 공간이 하나였다지 아마, 그 순간을 만나면 뭐 할 건데 첫째 만나고 나서 생각할 것 둘째 힘이 남으면 신 찾기 셋째의 하나, 신이 없으면 내가 신이 되고 셋째의 둘, 만약 신이 있다면 힘 겨뤄서 내가 이기면 힘없는 신 쫓아내고 지면 돌아오기 빅뱅으로 가는 길은 여러 개였을 테니 돌아오는 길에 블랙홀이 있으면 들어 가보기 어미의 가슴처럼 모든 것을 받아들인다 하니 그게 열반 속 극락인지 지옥인지 알아보자 잠시 가만, 우리는 이미 블랙홀 안에 있는 건 아닐까 장자의 나비처럼 내가 꿈속의 나비인지 내가 나비면서 사람이 되는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닐까
아인슈타인은 중력이 강하면 빛이 휜다고 했지 그러면 시간도 휠까?
*제1시집 <바람의 그림자>에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