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火葬 / 도봉별곡
티끌은 불이 두려워 불꽃 위에 앉지 않으나
불이 지치면 남는 한 줌
뭉친 티끌에서 흩어진 티끌로 변해가고
바람을 떠나지 못해 갈 곳 없어
구만리를 떠돌아도 뿌리 내릴 곳은 있으리
가족의 잔혹사와 원혼冤魂이 뭉쳐
소소리바람 같았던 그대여
바람 속 티끌이 되어
그림자를 내리지 않는 연기처럼 떠돌아도
무심한 세상의 장천長天 마음껏 노닐다가
찬비 적셔 쉴 자리 그리우면
내 어깨 위에 내려오세요
그러다 언젠가는 뿌리 내려 자리 잡으면
외로움 다 버리고 깊게 살아요
그대 그때까지 잘 가요
*제1시집 <바람의 그림자>에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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