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산회 제64회 “감악산” 산행기
(참석자) ; 18명 (구자빈, 김순단, 김옥란, 김정남, 김종화, 나창수, 박형채, 신원우, 염재홍, 위윤환, 이경식, 이원무, 이재웅, 이창우, 정해왕, 조문형, 한양기, 한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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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청명한 초복 날이다...
약 1개월 전에 수원에 사는 초등학교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었다. 초복날 고향(광양) 청장년회산악회에서 광덕산에 등산 겸 하계야유회를 하는데 필히 참석하라고 한다...
그 당시 전화가 왔었을땐, 난 바쁜 일이 있어 일정표를 확인 못하고 ‘그렇게하마‘ 하고 쾌히 승낙을 하였었는데,... 나중 알고보니 ’시산회‘ 등반 일정과 겹쳐버린 것이다...
하는 수 없이 몇일전에 다시 전화가 왔을때에 ‘일요일날 집안에 일이 생겨 동참할 수 없다‘고 적당히 둘러댈 수 밖에 없었는데, 맛있는 음식도 많이 준비하고 연대(나이)별로 족구, 이어달리기 등등 시합을 하는데 50대에 멤베가 부족하니 운동을 좋아하는 나를 알기에 그렇게 중요한 일이 아니면 꼭 참석을 권한다... 또 참석한 사람중 추첨을 하여 돌침대, 김치냉장고, 에어컨, 비아그라, 로또복권(10만냥) 등등 푸짐한 상품도 많이 마련되어 있다고 하면서 참석을 재차 권하였다... 하지만 난 친구들이 더 좋고, 말로만 듣던 경기 5악의 하나인 ’감악산‘을 꼭 한번 가보고 싶어 고향산악회 참석을 포기하였다...
아침일찍 일어나 베란다 창문을 여니 무더운 여름철인데도 불구하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태풍이 다행스럽게도 일본쪽으로 휩쓸고 지나간 것이다...
덕분에 하느님께서 산을 좋아하는 우리들에게 공해 투성인 하늘을 맑게 하여주고 등산하기에 좋은 날씨를 선물하여 준 것 같다...
약속된 장소(교대역)에 도착하여 보니 아직 아무도 나오질 않았다... 모처럼 내가 제일 빨리 온 것 같았는데 인근 마트에서 신 이사가 나온다... 약속된 시간(9시)까지 10명의 산우가 도착하였으나, 나 원장이 오질 않아 전화하였더니 노원역으로 가는 중이란다... 오늘 산행에는 날씨가 좋아서인지 몰라도 금년들어 가장 많은 18명(사모님들 2분 포함)이나 참석하였다... 시산회전용 애마인 우리의 24인승 노란색 중형버스가 꽉 찬 느낌이고 청명한 날씨가 즐거운 산행을 예감케 한다...
오늘 산행은 위 산우가 그렇게도 가고싶어 했다던 감악산(높이, 675 m) 이다...
감악산은 화악산, 송악산, 관악산, 운악산과 더불어 경기 5嶽의 하나로 경기도 포천과 양주에 걸쳐 있는 그리 높지않은 산이지만 옛날 임꺽정이 노닐던 산으로 알려져 있다...
옆에 앉아있는 신이사가 육사졸업 후 초임장교(소위, 중위) 시절에 이곳 근처인 육군 제 25사단에서 군생활을 하였다면서 그 시절에 지역업계의 모모 사장과의 에피소트를 재미있게 이야기하면서 애당초는 민간인 출입을 금 하였었다고 한다...
등반 경험이 많은 정남인 2002년도에 한번 왔었으나 등반은 하지 못하였다고 하면서...
정상에 오르면 임진강과 한탄강 건너편으로 휴전선 일대의 산과 들이 눈 앞에 펼쳐지고 맑은 날에는 개성의 송악산과 북한산이 희미하게 눈에 들어 온다고 한다...
1980년대 후반 부터 일부 등산로를 개방하여 지금은 등반객들이 제법 찾아오고 있고, 등반로도 많이 정비 해 놓았으며 주변 환경이 많이 변하였다고 한다...하기사 약 20년의 세월, 강,산이 두 번씩이나 바꿨으니까 말이다...세월의 무상함과 우리인간 욕망의 무한함을 느끼게 한다...
목표지점을 찾으면서 길을 잘못 들어가 다시 돌아나오면서 이정표 탓을 해 보기도 했다.
들머리는 범륜사 입구로서 등산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 아줌마하고 입산료 1천냥 때문에 실랑이를 한바탕 벌리고 사찰의 문화재관람비가 아니고 등산객을 위한 등산로 정비, 화장실 설치 및 주차장 시설비 등을 위하여 마을에서 지자체 허가를 받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내키지 않은 통행료를 지불하고 등반을 시작하였다...
등산로는 한라산과 노고단을 오를때 처럼 돌계단으로 잘 정비 되어있진 않았지만 숲이 욱어져 있고 바람이 불어 그런대로 더운줄 모르고 오를 수 있었다... 나무숲 그늘아래의 계곡물이 흐르는 쉼터에서 잠시 목을 축이고서 까치봉에 다달았을땐 봉우리 이름처럼 산새들의 울음소리가 적막감을 더해 주었다...
정상 부근 조망이 좋은 곳에 팔각정자를 시설하여 저멀리 북녁땅을 볼 수 있을 뿐만아니라 잠시 쉴 수 있도록 하여놓은 걸 보고서야 들머리에서 동네아줌마와 입산료 때문에 실랑이 벌린 것을 후회하기도 하였다...
잠시 쉬면서 초코렛도 하나씩 먹고 멋있는 배경으로 사진도 한방 찍고 있는데 반대편서 오는 등반객들이 아이스케키(빙과류)를 하나씩 물고 오고 있는게 아닌가...???
하도 맛있게 보이고 소시절 생각이 다들 나 어데서 샀는지를 물었더니 정상에 오르면 있는데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한다... 잠시동안 휴식을 취하고 우리만의 쉼터가 아니기에 팔각정 쉼터를 다른 등반객들에게 양보하고 정상을 향하였다...
산 정상에는 펑퍼짐한 평지에다가 흔적도 없이 마모되어 글씨를 찾아볼 수 없는 감악산비가 석대 위에 우뚝이 서 있었고, 그옆 북녘땅이 보이는 곳에 군부대 포대시설 인지,아님 GOP시설 인지는 몰라도 진지를 만들어 놓고 군인들이 초소 근무를 서고 있었다...
파주시 향토유적 제8호인 이 비는 글자가 없다고 하여 몰자비, 또는 빗돌대왕비, 설인귀사적비, 감악산신비, 진흥왕순수비 등 여러 개의 비 이름과 함께 전설들이 구전되어 오고 있단다...
1천냥짜리 아이스케키를 김옥란 여사가 하나씩 사 주셔서 입에 물고 옛추억을 되새기며 등정 기념사진을 찍고 군대간 자식들을 생각 해 그 곳에서 초소근무 하는 군인들에게도 하나씩 사서 건내 주고서 점심식사를 하기위해 암릉길을 따라 임꺽정봉에 올랐다...
한참을 가다보니 신이사와 한교장이 뒤에 처져 따라오질 않는다... 김 전회장과 한동안 기다리다 폰으로 전화를 해도 받질 않더니 약 20여분 후에야 연락이 되었고,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뒤에쳐저 오다가 우리 일행을 놓치고 하산하는 등반객들을 따라 갔었단다...
아마도 여성등반객의 어여쁜 뒷모습(방뎅이)에 반하여 졸졸 따라 갔는지도??? ㅋㅋㅋ
점식식사를 할 장소를 이리저리 찾아 헤매다 등반대장 위 산우가 한 곳으로 올라가 넓은 장소를 마련하고 우리 일행을 부른다. 18명 일행이 자리를 잡을 수 있는 공간을 찾아 돗자리를 펴고 모두들 사모님들이 정성스럽게 마련해 준 맛있는 음식들을 펼쳤다...
막걸리부터 한잔씩 따라서 그 옛날 임꺽정의 기개라도 넘볼겸 "빳빳하게"를 세번 합창하고 "세우세"를 복창한 후 시원하게 한 잔씩 자시고 오늘의 등정시를 그렇게나 갈망하던 위 산우가 낭낭하게 읊고서 점심식사를 맛나게 자셨다... 오늘의 특별식은 김옥란 여사가 야채비빔밥을 맛있게 비벼 전회원이 한술씩 시식하였고, 신 이사의 고구마, 열무싱건지도 맛있었고 참외, 수박, 자두 등 과일도 감사히 잘 먹었다...
점심식사를 하면서 환담도중 오늘 뒷풀이는 지난번 북한산행때 처음나와 신고식을 하지 않은 인천세관에 근무하는 염(재홍) 산우가 송어횟집에 가서 즐겁게 쏜다고 한다...
눈치를 보아하니 그때까지 모두들 맛나게 자시다가 뒷풀이때 맛있는걸 자실려고 적당히 먹는 것 같았다...사람 심정은 누구나 다 마찬가지가 아닐까? 남의 떡이 더 맛있다고...?
하산은 계곡길을 따라서 들머리 장소인 범륜사로 다시 내려왔다. 뒤풀이 장소로 이동하면서 차창으로 멀리 보이는 감악산은 다른 산과 달리 멋있는 자태를 가지고 있었으며, 내려오는 등산로는 그렇게 힘들지가 않았다...
뒷풀이 장소는 김 전회장이 잘 아는 파주시 파평면에 있는 “임진강폭포어장”으로 송어양식을 하면서 횟집과 주변에 놀이기구, 산책공원 등이 잘 조성되어 있었다. 송어회에다 소맥으로 맛있게들 잘 먹고 난후 잠시 소화도 시킬겸, 한 교장, 나 원장, 신 이사 등 몇몇 산우들은 소시절 한참때에 사랑했던 사람과 같이 타 보았던 ‘바이킹선’을 탄다고 한다.짓궂게도 고소공포증이 있는 정남이에게 타 보기를 권하였으나 정남인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을 가버린다. 오늘 좋은 산행과 뒷풀이를 제공해 준 염재홍 산우에게 심심한 감사의 뜻을 전한다... ㅉ ㅉ ㅉ
모두가 좋은 인연으로 만나서 같이 사는 동안까지 건강하고, 즐겁게 항상 순수한 마음으로 살아가야 되지 않을까...??? 한순간의 사소한 감정을 내세워 아웅다웅 해봤자 나이들고 힘 없으면 모두가 부질없는 인생...서로들 자존심 내세워 싸우들 마시고 행복하게 사시길 바라며 돌아오는 길에 차에서 내가 이야기 한 여보(如寶)와 당신(當身)의 의미를 덛붙이며 산행기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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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如寶)는
같을 如(여)자와 보배 보(寶)이며,
보배와 같이 소중하고 귀중한 사람이라는 뜻이지...
이 말은 남자가 여자를 부를 때 하는 말이라네...
여자가 남자를 부를 때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하네...
남자를 보배 같다고 한다면 이상하지 않겠는가(?) 말일세...
그리고 당신(當身)은
마땅할 당(當)자와 몸 신(身)자로 따로 떨어져 있는 것 같지만,
바로 내 몸과 같다는 의미이며,
여자가 남자를 부를때 하는 말이다네......
세월이 흘러..
지금은 ‘여보’, ‘당신’이 뒤죽박죽이 되었고,
보배와 같이 생각하지도 않고,...
내 몸처럼 생각지도 않으면서....
"여보"와 "당신"을 높이려고 하는 소린지,
낮추려는 소린지도 다들 모르는 채 사용하고 있더군.
정말 함부로 할 수 없는 말 인데, 함부로 사용하데 그려!!..
그래서 시집,장가가는 아이들에게 그 소중한 의미를 가르켜 주면서
검은 머리 파뿌리가 되도록 서로를 소중하게 여기라고 말일세...
앞으론 '여보', '당신'이라 부를땐, 그 의미를 되새기며 사용하시기 바라네...
< 2007. 7. 16. 김 종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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