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행기록

양주 불곡산(詩山會 제121회 산행)

양주 불곡산(詩山會 제121회 산행)

모이는 장소 및 시간 등은 아래 안내문을 참조하시고 집행부의 노력을 격려해주는 의미에서 많이 참석하여 주기 바랍니다.

 

재경광주고총동창회산악회 산행 안내

 

수 신 : 재경광주고 각기별 산악회장 및 산악회 회원

제 목 : 2009년도 11월 양주 “불곡산”(470 m) 정기산행 안내

 

 

1. 재경 광주고 산악회 회원님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드리면서 지난 3월 삼각산 시산제와 6월 계룡산 산행에 성황을 이루어 주신데 대해 산악회장은 저희 회장단을 대표하여 전 회원님께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2. 재경 광주고 총산악회의 2009년도 11월 정기산행을 아래와 같이 안내하오니 각기별 산 악회원님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 드리고 적극 홍보하시어 성황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 주 시기 바랍니다.

- 아 래 -

 

1. 산 행 일 시 : 2009년 11월 1일 (일요일) 10시 정각 (10시 정시출발)

 

2. 출 발 장 소 : 양주시청 양주시의회 주차장(도보로 양주역에서 15분거리).

재경광주고 산악회 프랑카드 걸림

 

3. 산 행 코 스 : 양주 불국산(상봉 470M,상투봉 440M,임꺽정봉450M)은 경기도 양주시 에 조선시대 임꺽정의 산채가 있던 산으로 산 남쪽의 유양리는 무형문화재 제 2호 양주 별산대놀이의 고장입니다.

 

산행은 양주시청방면 또는 대교아파트방면, 악어 한 마리가 바위에 붙어 있는 악어바위길,백화사길등 다양한 등산로가 조성되 있고, 도락산 (441 m)까지 연결산행도 가능한 결코 위험하지 않는 아기자기한 암릉길이 산을 찾는 재미를 듬북 안겨 줄 것입니다.

 

*1코스 : 양주시청-보루성터(295M)-상봉(470M)-상투봉(440M)-임꺽 정봉(450M)-대교아파 트앞-버스로 양주역(3시간30분)

 

4. 참 가 비 : 1인당 1만원(동반 회원 1인당 1만원)

 

5. 연 락 처 : 회장 한 인섭(13회): 011-9903-3232, 총괄이사 황 원연(19회): 010-4712-2281, 총무이사 김 영록(26회) : 016-748-1765

 

6. 준 비 물 : 식수 및 도시락 각자 지참

 

7. 오 시 는 길 : 1호선 소요산(동두천)행열차 양주역 하차 후 도보로 15분, 버스로 3분

 

8. 기 타 : 막걸리, 기념품 있슴니다.

 

기념품 준비관계로 각기별 산악회장님께서는 산행 참가 가능인원을 총 무이사 김영록(016-748-1765)에게 10월 17일까지 꼭 연락주시기 바라 며 산행일에 각기별 산악회원 주소록을 가지고 나오시기를 바랍니다.

 

* 기별 산악회비 10만원 입금계좌 : 우리은행, 1002-436-589355(예금주 황원연)

 

 

재경 광주고 총산악회 회장 한 인섭

 

 

 

 

양수리로 오시게

 

그까짓 사는 일 한 점 이슬 명예나 지위 다 버리고

 

그냥 맨 몸으로 오시게

 

돛단배 물위에 떠서 넌지시 하늘을 누르고

 

산 그림자 마실 나온 다 저녁답 지나

 

은구슬 보오얗게 사운거리는 감미로운 밤이 오면

 

강 저편 불빛들 일렬종대로 서서

 

지나는 나그네 불러 모으는 꿈과 서정의 마을

 

마흔 해 떠돌이 생활

 

이제사 제 집 찾은 철없는 탕아같이

 

남한강과 북한강이 뜨겁게 속살 섞는 두물머리로

 

갖은 오염과 배신의 거리를 지나

 

가슴 넉넉히 적셔 줄

 

사랑과 인정이 넘치는 처용의 마을

 

이제는

 

양수리로 아주 오시게.

 

 

‘양수리로 오시게’ 중-박문재(1941~ )

 

10년 전 서울 떠나 이곳에 와 ‘시가 있는 아침’난을 애독하며 사신다는 시인께서 양수리로 초대하는 시 보내셨네요. 큰 강 합쳐져 바다보다 넓고 잔잔한 강, 연잎 버드나무 가지 사이사이 날고 헤엄치는 새들도 편안한 서정의 마을인 줄만 알았는데. 오염과 배신까지 정화하고 용서하는 처용이란 말에 혹해 그곳에 가 응어리진 가슴 풀고 싶네요.

<이경철·문학평론가>

 

 

시산회 제120회“영장산”산행기(2009. 10. 25 / 김종화)

 

 

▣ 참 석 자 : 4명 (김종화, 임용복, 전 작, 한천옥)

▣ 산행코스 : 들머리(10:40)-종지봉(11:10)-솔밭쉼터(12:00)-정상(12:40)-하산(13:30)-날머리(15:00)

▣ 동 반 시 : “모닥불을 밟으며”/ 정 호승

▣ 뒷 풀 이 : 굴 메밀칼국수 및 굴 국밥 / “백령도”식당(야탑동)

 

 

 

10월은 산우들 모두가 바쁜가 보다. 제119회‘함백산’산행도 잔뜩 기대했던 산행임에도 불구하고 10명의 산우밖에 참석하지 않았는데, 이번 산행에도 전 작, 임삼환 산우 둘 만이 참석할 것 같다는 이 총장님의 전갈이다. 이 총장님도 모처럼 처가댁의 일로 참석이 어렵다고 한다. 지난 목요일, 산행일을 토요일(10/24일)에서 일요일(10/25일)로 변경하여 산우들께 메일과 문자를 보냈다.‘몇 명은 더 참석하겠지?’하고 토요일 저녁까지 희소식을 기다렸으나 끝내 나의 기대를 무산시켰다.

 

6시에 일어나 교회에서 아침예배를 드리고 있는데, 설상가상으로 임삼환 산우도 갑작스러운 일로 참석이 어렵다는 연락이다. 지난주부터 콧물이 줄줄 흐르더니 이젠 재채기까지 나온다. 행복씬, 감기기운이 있으니 오늘은 그냥 집에서 푹 쉬시라고 한다. 하지만, 나까지 참석을 하지 못하면 우리 자기(전 작)는 어쩌란 말인가? 오늘은 긴 산행이 아니고 가볍게 다녀온다고 하니 새우튀김을 해 드릴 테니 맛있게 드시라 하면서 당신은 마누라보다도 친구와 산을 더 사랑한다며, 무리한 산행을 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 베란다 밖을 내다보니 잔뜩 흐린 날씨에 지난 여름철에 심어 놓은 국화꽃이 활짝 피어 착잡한 기분을 새롭게 해 준다.

 

간단히 누릉지로 아침식사를 때우고 있는데, 임(용복) 수석으로부터 참석해도 괜찮느냐고 하며 전화가 왔었고, 집결장소인 야탑역을 향해 가는 도중에 한 교장으로부터 오늘 참석하겠다는 연락이 왔다. 당초 오늘 산행은 작이와 둘이서 멀리 단풍구경을 가는 다른 산악회에 편승할까? 라고도 생각 했었는데... 두 산우가 동참하여 주니 반갑고 고맙기 그지없다.

 

10시 정각에 4번 출구를 나서면서 한 교장에게 전화를 하였더니 벌써 도착하여 3번 출구 쪽에 기다리고 있단다. 언제보아도 정겨운 산우들이다. 잠시 커다란 나무 밑 벤취에 앉아 서로의 안부를 묻고, 오늘 산행에 대하여 협의 하였다. 당초 계획된 청계산 산행을 변경하여 인근 영장산 산행을 권유하니 산우들 모두가 찬성이다. 예정된 청계산 산행의 들머리인 심원동까지 갈려면 다시 버스로 약 3~40분간을 이동하여야만 하고, 날머리인 옛골로 내려오게 되면 많은 등산객들 때문에 집에 갈 일이 걱정되기도 했었는데, 모두들 반기는 눈치이다. 옆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는 우람한 흑진주 아가씨에게 단풍이 곱게 물들어 있는 가로수와 커다란 나무를 배경으로 증명사진 한 컷을 부탁하여 찍은 후 들머리로 이동하였다.

 

영장산(413.5 m)은 우리 시산회에서 2008년 8월 초, 제90회 산행을 하였던 산이다. 분당이 개발되기 전에는 이조시대 때 청백리라 칭함을 받은“맹사성”의 묘가 있는 산이라고 하여 한때는“맹산”이라 불리웠던 산이다. 나이든 사람들이 다니기에는 적당히 높고, 코스도 짧지 않아(왕복 약 3시간) 인근에 사는 많은 사람들이 사시사철 즐겨 찾는 산이다. 정상 부근의 몇 곳을 제외하면 산행로의 대부분이 흙길이어서 무릎이 시원찮은 중늙은이들이 즐겨 찾는 산, 내가 퇴행성 좌골신경통으로 고통을 겪고 있을 때에 다리의 힘을 길러 주었고, 지금도 시간 날 때마다 부담 없이 찾아가면 항상 반갑게 맞이해 주는 어머니와 같은 산이기도 하다.

 

들머리로 이동하면서 오래간만에 참석하고, 아직까지 산행기를 쓰지 않은 임 수석에게 오늘 산행기를 쓸 것을 부탁하니 임 수석 왈,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멋진 산을 산행할 때에 쓰겠다고 하며 한사코 거절한다. 모처럼 참석한 산우가 산행기의 부담 때문에 즐거워야 할 산행이 괴로운 산행이 되어서는 안 될 것만 같은 생각에 두세 번 종용하다 금후 내장산이나 주왕산 산행시에 필히 참석, 작성해 줄 것을 당부하고 내가 쓰기로 마음을 고쳐먹었다.

 

10시40분경, K-N 아파트옆 경기지방경찰청 전투경찰대가 있는 들머리에 도착 하였다. 잠시 산행안내판을 살펴보며 오늘 가야할 산행코스를 점검하였다. 수차에 걸쳐 다니는 산행코스라 낮설지가 않다. 산행출발 약 15여분쯤을 오르자 지난번에 쉬었던 쉼터인 정자가 보인다. 다들 잠시 쉬었다가 가자고 하지만, 최근에 페인트칠을 하여 말리는 중이다. 약 5분을 더 오르다 이마에 땀이 날 즈음 벤취가 설치되어 있는 편편한 장소에서 휴식을 취하며, 임 산우가 가져 온 커다란 단감을 깎아 나눠 준다. 달고 상큼한 맛이 어렸을 적 시골에서 맛 봤던 기억을 되내이게 해 주어 잠시 향수에 젖게 하였다.

 

11시경,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출발이다. 전 산우는 지난주에 조상의 묘소 이장 때문에 고향에 다녀왔단다. 어느 집안이건 옛 부터 명당자리를 잡아 선조의 묘를 쓰고 시제를 지내고, 명절 때면 누구나 다 묘소를 찾아뵌다. 이것이 곧 효의 근본이요 자손들의 번영을 위한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 집안은 문중에서 납골당을 만들어 4대 선조부터 할아버지 대까지는 화장을 해 그 곳에 모셔 놨다. 자손들이 객지에서 살다보면 여기저기의 산재해 있는 조상의 묘소를 찾기도 어렵고, 벌초 등 관리도 힘들고 해서 약 5년 전에 지자체의 보조를 받아 시범사업에 동참한 것이다.

 

11시10분, 철봉 등의 운동기구가 설치되어 있는 종지봉에 도착하였다. 많은 산객들이 땀을 식히며 휴식을 취하고 있었고, 일부 여성 산객과 어린애가 훌라후프를 열심히 돌리고 있다. 우린 그냥 패스다. 종지봉을 내려서자 전경대에서 설치해 놓은 철조망 시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하지만, 그 옆으로 잘 정비해 놓은 등산로 길, 울창한 소나무 숲은 매번 이곳을 통과할 적마다 인상적 길이다. 한 중년 남자가 맨 발로 조심스럽게 걸으며 지나간다. 낙엽이 적당히 쌓인 흙산이라 신발을 신지 않아도 걷기엔 안성마춤이다. 등산객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코스를 잡아 한적한 곳에 자리를 잡고 잠시 휴식을 취하며 막걸리를 한 잔 하기로 했다.

 

12시경, 울창한 소나무숲 계곡의 빈 터에 설치되어 있는 벤취에서 가져온 새우튀김 안주에다 막걸리를 한 잔 씩 하고나니 갈증도 가시고 배도 든든하다. 전 산우가 가지고 온 밀감과 한 교장이 가져 온 초코렛도 원기를 한층 돋구었다. 모두들 새우튀김을 맛있게 잘 먹었다고 행복씨에게 꼭 전하란다. 옆에 중년의 부부로 보이는 등산객이 먹거리를 펼쳐 놓고 함께 자시는 모습이 무척 행복해 보인다.

 

12시15분, 원기를 보충하였으니 다시 출발이다. 솔밭쉼터의‘원적정사’절이 있다고 표시된 곳에서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상당히 가파른 길이다. 지금까지 올라왔던 길은 낙엽이 쌓인 흙길 이었지만, 이곳에서 부터는 암반이 섞여 있는 오르막 길이다. 약 400 m 정상 부근의 나무에는 단풍이 한창 곱게 물들고 있었다. 오늘 사진기를 가지고 온 한 교장은 좋은 단풍그림을 열심히 사진기에 담는다.

 

12시40분경, 영장산 정상에 도착하였다. 자그마한 표지석에 한문으로 정상임을 표지한 곳에 한 여인이 커피를 마시며 앉아 있다. 향긋한 커피냄새가 묘한 충동감을 느끼게 한다. 우린 그 여인에게 증명사진 한 컷을 부탁하여 촬영한 후 남아있는 막걸리를 마시기 위해 인근의 쉼터에 자리를 잡았다. 내가 가지고 온 막걸리는 아직까지 완전히 녹지 않아 한참을 흔들고, 쥐어 짜고하여 겨우 한두 잔씩 마신후 오늘의 동반시 정호승 님의“모닥불을 밟으며”는 임 수석이 자청하여 낭낭한 목소리로 낭송하였다. 또한, 허수경 시인이 평한 시평도 읽었다.

 

 

“모닥불을 밟으며” / 정 호승

 

 

모닥불을 밟으며 꿈을 낮추고

그대는 새벽 강변을 떠나야 한다

떠돌면서 잠시 불을 쬐러 온 사람들이

추위와 그리움으로 불을 쬘 때에

모닥불을 밟으며 꿈을 낮추고

그대는 새벽 강변을 떠나야 한다

 

모닥불에 내려서 타는 새벽이슬로

언제 다시 우리가 만날 수 있겠느냐

사랑과 어둠의 불씨 하나 얻기 위해

희망이 가난한 사람이 되기 위해

꺼져가는 모닥불을 다시 밟으며

언제 다시 우리가 재로 흩어지겠느냐

 

사람 사는 곳 어디에서나 잠시

모닥불을 피우면

따뜻해지는 것이 눈물만이 아닌 것을

타오르는 것이 어둠만이 아닌 것을

모닥불을 밟으며 이별하는 자여

우리가 가장 사랑할 때는 언제나

이별할 때가 아니었을까

 

바람이 분다

모닥불을 밟으며 강변에 안개가 흩어진다

꺼져가는 모닥불을 다시 밟으며

먼 지평선 너머로 사라져가는

사람들은 모두 꿈이 슬프다

 

느슨한 것이 좋다. 이렇게 슬근슬근 풀어내는 언어가 좋다. 치열한 삶의 시간을 이렇게 녹진하게 풀어내는 언어가 좋다. 이건 경지다. 한 인간이 모진 시간을 살아내고 살아내어, 이렇게 오롯하게 한 순간을 그려내는 것이 좋다. 사랑하자는 말이 좋다. 꺼져가는 불이 좋다. 그 불을 부드러운 발로 밟는 것을 바라보는 순간이 좋다. 부드러운 인정 뒤에 험악한 삶이 있었는데 아무렇지도 않다, 하면서 다시 사랑을 노래하는 순간이 귀하다.(허수경 시인)

 

13시30분경, 이젠 하산이다. 멀리 좌측방향에 분당사람들이 자주 찾는 율동공원이 어슴프레 보이고, 오른편에는 성남시 모란공원묘지도 보인다. 계곡의 잡목들은 벌써 겨울을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 급경사의 길을 조심조심 내려서자 솔밭 쉼터에 야탑3동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설치해 놓은“자연은 우리의 재산 사랑하고 아낍시다”라는 커다란 현수막이 걸려 있어서 눈길을 끈다.

 

근래에 와서 우리나라의 지자체마다 자연환경 보존에 심혈을 기우리고 있다.‘5대강 살리기 운동’도 이러한 맥락에서 자연 생태하천을 되살리는 쪽으로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산행이 건강에 좋다고 알려지면서 휴일뿐만 아니라 평일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산을 찾고 있다. 11월부터는 산불예방 차원에서 입산이 금지되는 산들이 많다. 이 점을 참작하여 원거리 산행 시에는 반드시 사전에 점검해 보고 가야만 할 것 같다.

 

이매역으로 가는 삼거리 길을 지날 때에는 제90회 때의 산행기억이 새롭다. 그 날엔 기세환 전임회장님이 수내역 인근에서 맛있는 회로 뒤풀이를 베푼다고 하여 빠른 길로 내려가려다 처음 가보는 길이라서 한참을 헤매었던 적이 있었다. 금후 12월 말까지는 낮이 점차 짧아지므로 원거리산행에서는 가능한 짧은 산행코스를 택하여야만 하겠고, 또한 헤드랜턴과 투터운 옷도 준비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14시20분경, 종지봉 운동기구가 설치된 쉼터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임 수석은 집결지에선 오늘 산행 후 목욕과 맛있는 음식을 먹자더니 생각이 바꿨는지? 얼큰한 해물칼국수나 한 그릇 하잔다. 야탑동에 사는 대학 친구에게 전화를 하여 맛깔스런 음식점(백령도식당)을 추천받고 날머리에 도착하니 15시가 다 되었다. 추천받은 식당을 찾아 가는데, 정확한 위치를 몰라 한 동안을 헤매다가 길 가는 주민에게 물어서 겨우 찾을 수가 있었다. 음식(굴 메밀칼국수 및 굴 국밥)을 시켜 놓고 간단한 안주에다 소주(맥주)나 한 잔 할 것을 권하였지만, 남아있는 회비도 얼마 되지 않으니 산우들 모두가 오늘은 모범을 보여 주자며, 한사코 사양을 하였으니 모두가 착한 산우들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다.

 

뒤풀이 시에 협의된 주요 안건은 11월 첫째 주 일요일(11/1일)에는 총동창회산악회에서 주관하는“불곡산”(양주) 산행의 참석과 둘째 주 일요일(11/8일)에는 아직 가보지 못한 국립공원의 산들(내장산, 주왕산) 중에서“내장산”산행을 하기로 잠정 결정하고, 산행일정을 마무리 했다(16시10분).

 

오늘 산행은 산행 날자와 장소도 변경되는 등 우여곡절 끝에도 좋은 산우들과 즐거운 산행을 하게 되어 행복하기 그지없다. 11월 1일(일) 불곡산 산행에는 많은 산우들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하면서 산행후기를 맺는다. 산우들의 건강과 행복한 삶을 기원하면서...

 

2009년 10월 27일 김 종화 씀.

 

(추신)

“산과 시”책자 발간을 위하여 제1회부터 현재(120회)까지 짬짬히 시간을 내어 편집 중에 있으며, 수 일 내로 편집이 완료될 예정이다. 김정남 초대 회장님의 블로그에 작성되어 있는 산행후기와 동반시를 일단 그대로 옮겼으며, 체제만 통일 시켰다. 사진은 매 회마다 삽입시킬 것인지? 아니면 부록으로 별도로 후미에다 넣을 것인 지는 산우들의 의견을 수렴한 후 최종 편집코져 한다(완료 되는대로 조만간에 산우들께 메일로 송부할 예정임).

 

제1~3회와 22회(설악산 대청봉) 산행후기가 작성되어 있지 않아 왕 회장님과 이경식 산우에게 사진과 기억을 더듬어 작성을 부탁하였으나 아직까지 감감 무소식이다. 바쁘실 줄 아오나 빠른 시일 내에 작성하여 보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동반시다. 이번 총동문회 산행인데 지난 봄에 다녀온 산이지만 집행부가 책임감을 많이 느껴서 일부 산우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산행을 강행한다. 하여 동반시를 선정하는 나도 바쁘다. 하는 일 없이 바쁘다. 1-3회의 산행기를 찾다가 못 찾았다. 인쇄를 해놓은 것 같은데 사무실을 이전하면서 상당 부분이 아닌 거의 분실하여 기억을 더듬어 작성해야 한다. 1회 사진도 찾아야 한다. 김종화 회장님께 미안하다. 내친 김에 약속한다. 난 약속을 하면 지키는 사람이라 더 이상 미루지 못 한다. 11월 5일까지 보내드리겠습니다.

 

동반시의 시평이다. 시인 허수경님의 시평은 간결하나 알차다.

비어 있다, 라는 한 순간은 얼마나 다음의 충만, 아니 충만을 향해 나아가는 치열한 과정인가. 빈 것을 바라보는 눈은 얼마나 밝은 눈인가.

 

한 생명이 죽으면 사물을 지각하는 모든 인체의 기관은 구멍이 된다. 항아리라는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는 구멍. 그 구멍에는 모든 것이 들어올 수 있다. 험악한 이데올로기, 죽음, 폭력, 폭력의 기억들, 모든 사나운 것들.

 

하지만 이런 것도 들어올 수 있다. '스스로 한 묶음의 꽃이 된다'의 순간. 모든 생이 비어서 비어서 무궁의 구멍이 될 때라도 사람이여, '빈 항아리는 비어서 충만한 샘이 된다'.

 

 

빈 항아리 1 / 홍 윤 숙

 

비어있는 항아리를 보면

 

무엇이든 그 속에 담아 두고 싶어진다

 

꽃이 아니라도 두루마리 종이든 막대기든

 

긴 항아리는 긴 모습의

 

 

둥근 항아리는 둥근 모습의

 

모 없이 부드럽고 향기로운

 

생각 하나씩을 담아 두고 싶어진다

 

바람 불고 가랑잎 지는 가을이 오니

 

빈 항아리는 비어 있는 속이 더욱 출렁거려

 

담아 둘 꽃 한 송이 그리다가

 

스스로 한 묶음의 꽃이 된다

 

누군가 저처럼 비어서 출렁거리는

 

이 세상 어둡고 깊은 가슴을 찾아

 

그 가슴의 심장이 되고 싶어진다

 

빈 항아리는 비어서 충만한

 

샘이 된다

 

 

2009년 10월 29일

詩를 사랑항는 山사람들의 모임 詩山會 도움쇠 김정남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