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양사 백암산과 단풍놀이(詩山會 제122회 산행)
산 : 백암산(741 미터)
코스 : 쌍계루-백양사-영천굴(약수)-백학봉-정상(상왕봉)-운문암-약수동계곡-쌍계루
소요시간 : 오름 2시간 내려옴 1시간 반
일시 : 2009년 11월 8일 6시
모이는 곳 : 전철 2호선 교대역 9번 출구
준비물 : 살얼음낀 막걸리, 중식, 안주, 과일, 카메라
연락 : 이재웅(010-3454-7717)
블로그 : 사진 blog.daum.net/sisan20
산행기 blog.daum.net/yc012175
카페 cafe.daum.net/K-20
11월은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
빛 고운 사랑의 추억이 남아 있네
그대와 함께 한 빛났던 순간
지금은 어디에 머물렀을까
어느덧 혼자 있을 준비를 하는
시간은 저만치 우두커니 서 있네
그대와 함께 한 빛났던 순간
가슴에 아련히 되살아나는
11월은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
빛 고운 사랑의 추억이 나부끼네
-11월은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정희성. 1945 ~ )전문
가을은 붉게 스러지고 하얀 겨울은 아직 오지 않은 11월. 산과 들 텅텅 비어가는 상실의 계절, 회색으로 낀 달이 11월인 줄 알았는데. 자연과 세월의 숨결이 자신들이라 믿는 인디언들은 11월을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이라 부른다네요. 나 홀로 떨궈 놓고 제 혼자 가던 시간, 저만치 우두커니 서 뒤돌아보며 빛났던 순간 순간들 호명(呼名)하는 11월.
-시평(이경철·문학평론가)
11월은 미틈 달-가을에서 겨울로 치닫는 달이다. 1년의 마감을 슬슬 준비하는 달이다. 상실과 결실이 교차하는 달이다. 떠나 보낼 것은 미련이 남지 않게, 거둘 것은 알차게 거두자. 길고 추운 겨울이 쓸쓸하고 지루하지 않게.
시산회 제121회“불곡산”산행기(흐림, 2009. 11. 01 / 한천옥)
▣ 참 석 자 : 6명 (김종화, 이경식, 이원무, 이재웅, 전 작, 한천옥)
▣ 동 반 시 : “빈 항아리 1”/ 홍 윤숙
▣ 뒷 풀 이 : 한우(등심)에 소(맥)주 /“우정가든”(가능역앞 - 전 작 산우 제공)
“혹시, 광고 졸업생 아니신가요?”머리는 많이 하dig지만 대단히 정정해 보이시는 분이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말을 건낸다. 먼발치에서부터 존경심을 가지고 주시하고 있었지만 갑작스레 더욱 친근감이 들었다.“아, 예! 저는 20회입니다. 선배님은 몇 회 신가요?”아침 9시경에 도봉산역에서 양주행 전철을 타기 위해 기다리다 나눈 1회 선배님과의 첫 대화이다. 180여분이 계셨는데 지금은 약 80여분 밖에 생존해 계시지 않는다고 하신다. 20여년 후엔 우리도...?
9시경에 7호선 도봉산역에서 1호선으로 갈아타기 위해 내리다가 뒤에서 누군가 다가오는 느낌에 뒤돌아보니 원무다. 요즈음엔 서로 바쁜 일들 때문에 교차 출석하느라 꽤나 오랜만에 보는 것 같아 더욱 반가운 느낌이다. 재웅이에게 전화하니 벌써 양주에 도착하여 기다리고 있단다. 대단한 책임감에 다시 또 존경심을 표하고. 그리고 1호선 쪽에 가서 기다리다가 1회 선배님을 다시 뵙게 되었다. 33년생이시면 일흔일곱이신데 대단히 정정하시다. 매주 산행을 하신다고 하니 건강을 유지하시는 비결인가 싶다.
고교를 졸업한지 40여년, 순식간이었던 것 같은데 20년은 쏜살같겠지? 우리의 호프인 시산회라도 빠지지 말고 꼬박꼬박 참석을 하자! 약속된 9시 반경에 양주역에 도착하니 재웅이가 연락을 주고
받느라고 정신이 없다. 종화, 경식이가 도착하고, 작이가 조금 늦게 도착하였으나 형채와 삼환이가 소식이 없다고 계속 핸드폰을 만지작거린다.
오늘은 여섯이 불곡산에 올라 임꺽정의 기를 받아와야 할 것 같다. 불과 얼마 되지 않는 집결지인 양주시청앞 주차장에 10시 정각에 도착하니“光州高 山岳會”란 프랑카드가 먼저 반긴다. 광장에는 150여명의 등산복차림의 동문들이 모여 있다. 간단한 행사와 집행부 소개를 마치고 기념품으로 고급 아이젠과 막걸리를 한 통씩 나누어 준다. 겨울철에도 열심히 등산을 하라는 뜻인 듯싶다.
10시 30분경에 등반이 시작되었다. 들머리인 양주시의회 뒷길을 출발하여 상봉, 상투봉, 임꺽정봉까지 정복하고 하산하면 3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는 코스라고 한다. 그러나 하산코스는 기별로 자유롭게 조절하여 즐거운 산행이 되시라고 한다.
시산회에서‘불곡산’산행은 88회(2008. 07.06)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이다. 이 총장은 경식이 에게 글짓기를 하라고 지명하나 김 회장은 88회 때에 경식이가 산행기를 썼으니까, 이번에는 날보고 글짓기를 하란다. 회장님은 그런 것까지도 기억을 해내야 하나 보다. 회장님의 배려에 경식이는 볼펜을 나에게 넘기며 말로는 부담을 안 갖는다고 하면서 감읍한다. 대신 누락된 22회 설악산(대청봉) 산행기를 당시 기억을 되살려 11월 초순경까지 써내라고 숙제를 준다.
한 시간쯤 등반을 했을까? 상봉까지 0.5Km라는 이정표가 보인다. 높다란 철탑 주위에 잔디가 잘 가꾸어져 있다. 자연스럽게 돗자리를 펴고 자리를 잡으면서 경식이 왈, 1회 때부터 쓰던 돗자리란다. 나중에 시산회 박물관을 만들어 영구 보존하잔다. 막걸리만 한 잔 간단히 하고 가자는데 안주가 푸짐하다.
행복씨표 묵은김치와 가시오가피김치, 작이표 영암직송 단감, 경식표 쑥떡과 앙꼬떡, 원무와 재웅표 감귤에 이르기까지 모두들 맛이 기막히다. 막걸리 2통이 순식간에 동이 났다. 얼큰한 기분으로 음주 등반이다. 렛츠 고!
12시경에 등정한‘상봉’은 사방이 확 트여 전망 좋기로 소문난 양주골 471고지인데, 속세는 운무에 가려 보이질 않고 저만치 상투봉과 임꺽정봉만이 어슴프레 우뚝 솟아 있다. 이게 바로 선경이구나! 표지석을 중심으로 제멋대로 놓여있는 돌덩어리들 때문에 오래 머물 수 없어 여러 각도에서 증명사진만을 찍고 곧장 하산이다.
상투봉을 우회하여 임꺽정봉 아래까지 와서 처다보니 장난이 아니다. 마침 작이가 가능역(구의정부 북부역) 부근에서 갈비집을 운영하는 대학, 직장선배(작이 표현에 의하면 마도로스‘사수’)와 최근에 연락이 되어 거길 들려야 한다기에 배낭에 남아있는 먹을거리를 처분하고 불곡산장 쪽으로 하산하기로 합의를 보고 등산로 한 곁에 자리를 잡았다.
행복표 유부초밥과 재웅표 김밥을 안주삼아 막걸리 2통을 또 비우고 하산, 등산객들이 잘 다니지 않는 길인지 낙엽이 수북하다. 그러나 경치는 장난이 아니다. 불곡산 가을단풍의 진수를 맛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코스이다. 만산홍엽의 가을 경치에 넋이 나가 시간가는 줄도 피곤한 줄도 모르겠다. 부잣집 별장 같은 분위기의 부흥사가 보인다. 방산농원의 정원에는 시뻘건 단풍이 작가들의 발목을 붙잡고 늘어진다.
상봉, 상투봉, 꺽정봉 쪽의 정경은 단풍과 어우러져 선경을 넘어 비경이다. 오늘 따라 유난히 사진작가들이 많았던 이유를 알 것 같다(종화, 재웅, 원무 그리고 나). 눈으로만 감상하기에는 양이 차지 않는 것 같다.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느라 정신이 없다. 간신히 발걸음을 옮기니 불곡산장이 보인다. 아스팔트가 깨끗하게 깔려 있다. 어디로 통하는 길인가? 야트막한 산등성이에는 아담한 산소들이 많이 눈에 띈다. 천주교 공원묘원이다.
버스 정류소에 도착하니 14시30분이다. 10시30분에 출발하였으니 약 4시간정도 산행을 한 셈이다.
가능역에 도착하여 갈빗집을 찾느라 한참을 방황하였다. 전철역 2번 출구에서 시작을 해야 찾을 것 같다기에 2번 출구로 나섰더니 낯이 익은 곳이다. 88회 불곡산 산행할 때 집결했던 곳이다. 버스길로 나와 길을 건너니 바로 우리가 찾는 가든집이다. 우리 작이 왈, 유부초밥, 김밥안주를 소화시키려고 일부러 끌고 다녔다니 내 원 참!
전철역 주변의 고층 빌딩에 비해 초라하기 짝이 없는 한옥인데, 안으로 들어가 보니 웅장하다. 사장님이 목재를 직접 구입하여 10 여년 전에 지은 집이란다. 군데군데 걸려있는 산수화와 글 솜씨가 예사롭지가 아닌 것 같은데, 직접 그리고 쓰신 것이란다. 작이의 칭찬이 침이 마르지 않는다.
지난번 영장산 산행에서 저축한 것과 이번 회비를 모아 작이에게 주었다. 그리고 우리는 부드러운 등심, 써비스로 나온 육회에 소맥까지 또한 후식은 물냉면으로, 목침만 하나 있으면 큰 대자로 드러누워, 이태백이라고 이보다 더 행복했을까? 나중에 그림과 글씨를 얻기 위한 공작이라니? 우리가 이해를 해 줄 수밖에 없지 않는가. 아무튼 고맙게 잘 먹었고 소원 성취하시게.
배도 부르고 하였으니 집행부에선 다음 산행을 협의하잔다. 지난 회부터 거론된 바 있으니 정읍의 내장산(장성 백암산)으로 정하고 원거리이니 모두들 1박 2일로 가자고 한다. 임차료의 부담 때문에 렌트카나 개인차량 운행도 검토하잔다. 담양 청소년수련원에 근무하는 최승식 친구에게 김 회장이 연락하여 알아보고 우선 참석 가능인원을 파악, 집행부에서 최종 결정키로 하였다.
모처럼 재경총동문회산악회 회원들과 함께한 산행. 좋은 친구들과 함께한 단풍이 곱게 물든 불곡산 산행. 작이 덕분에 우리는 너무나 행복 하였느니라! 그리고 마지막으로 시낭송을 하였다. 또한, 시평을 낭독할 기회는 오늘 뒤풀이를 즐겁게 제공한 작이에게 주어졌다.
“빈 항아리 1”/ 홍윤숙
비어있는 항아리를 보면
무엇이든 그 속에 담아 두고 싶어진다
꽃이 아니라도 두루마리 종이든 막대기든
긴 항아리는 긴 모습의
둥근 항아리는 둥근 모습의
모 없이 부드럽고 향기로운
생각 하나씩을 담아 두고 싶어진다
바람 불고 가랑잎 지는 가을이 오니
빈 항아리는 비어 있는 속이 더욱 출렁거려
담아 둘 꽃 한 송이 그리다가
스스로 한 묶음의 꽃이 된다
누군가 저처럼 비어서 출렁거리는
이 세상 어둡고 깊은 가슴을 찾아
그 가슴의 심장이 되고 싶어진다
빈 항아리는 비어서 충만한
샘이 된다
비어 있다, 라는 한 순간은 얼마나 다음의 충만, 아니 충만을 향해 나아가는 치열한 과정인가. 빈 것을 바라보는 눈은 얼마나 밝은 눈인가. 한 생명이 죽으면 사물을 지각하는 모든 인체의 기관은 구멍이 된다. 항아리라는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는 구멍. 그 구멍에는 모든 것이 들어올 수 있다. 험악한 이데올로기, 죽음, 폭력, 폭력의 기억들, 모든 사나운 것들. 하지만 이런 것도 들어올 수 있다. '스스로 한 묶음의 꽃이 된다'의 순간. 모든 생이 비어서 비어서 무궁의 구멍이 될 때라도 사람이여, '빈 항아리는 비어서 충만한 샘이 된다'(허수경 시인의 시평)
< 2009년 11월 4일 한 천옥 씀.>
3~4년 만에 모처럼 총동문회산악회에서 주관하는 산행에 참석하였다. 참석한 산우들이 몇 명 되지 않아 집행부를 맡고 있는 입장에서 다소 섭섭한 마음은 있으나 어쩌란 말인가? 몸이 아프거나 개인적으로 사정이 있는 등 사적인 일로 참석치 못하니 이해할 수밖에 없지 않는가. 몸이 좋지 않는 산우들은 하루속히 예전과 같이 건강이 회복되어 동참하여 주시길 기원해 본다.
다음 122회 산행은 장성의 백암산으로 결정하였다. 백암산은 내장산국립공원에 속해 있으며 높이 741m의 상왕봉을 최고봉으로 내장산, 입안산 줄기와 맞닿아 있다. 옛 부터 봄이면 백양, 가을이면 내장이라 했듯이 산 하면 내장, 고적 하면 백암이라 할 정도로 백암산의 절경은 내장산에 뒤지지 않는다. 백학봉과 상왕봉, 사자봉 등의 기암괴석이 곳곳에 있으며, 산세가 험준한 편이다.
백암산은 그 곳을 찾는 수많은 인파로 가능한 1박 2일로 하기로 하고 숙박은 경비의 절감을 위해 담양 청소년수련원에 근무하고 있는 최승식 친구에게 전화를 하였더니 흔쾌히 승낙을 받았다. 몇몇 산우들은 아침 일찍 출발하여 당일(토요일 또는 일요일)로 다녀오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의견도 있어서 어제 1박 2일 산행으로 참석 여부를 문의한 바, 참석 가능한 산우가 7명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개인차량과 렌트카(트라젯 12인승)를 이용, 다녀오는 것도 검토하였으나 산우들 중 운전을 해야만 하는 부담도 있고 해서 오늘 이 총장과 최종 협의, 25인승을 임차하여 당일(11/8일, 일요일) 산행으로 결정을 하였으니 1박 2일의 산행을 기대했던 산우들은 많은 양해를 바랍니다.
집행부를 맡다보니 시산회 회원(25명)이 다 함께 참석하면 좋으련만 참석인원이 몇 명 되지 않으면 모든 책임이 회장과 총무에게 있는 것 같아 당장 그만두고 싶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으나 임기가 이제 두 달여 밖에 남지 않았기에 그 책임과 의무를 다 하고자 하오니 협조하여 주시길 부탁드리고, 좋은 산행에 많은 산우들이 동참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지난번에 언급한 산행기(1~100회)와 동반시의 편집이 거의 완료되었다. 다만, 작성되어 있지 않는 1~3회와 22회는 조만간에 왕 회장님과 이경식 산우가 작성, 보내 주시면 종합하여 산우들께 메일로 보내 드리겠사오니 많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불곡산 산행 뒤풀이 시 사진은 부록으로 넣는 것이 책으로 발간할 경우, 좋을 것 같다는 산우들의 의견이 있었으나 다른 좋은 방안도 있으시면 이 점도 의견을 제안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余不備禮.
- 을왕리에서 김 종화 배 -
회장님이 언급한대로 내장산은 너무 혼잡하고 진입에 시간이 많이 걸려 당일로 갔다 오기가 쉽지 않다. 집안의 시제사를 영광의 선산에서 지내는데 공교롭게도 내장산 단풍이 절정인 11월의 첫째 일요일과 겹쳐 매년 고생을 했다. 영광은 정읍을 거쳐 가야하는 곳이라 정체현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부득이 평일로 옮겼다. 하여 상경하면서 내장사와 백양사 중 하나를 택해 자주 들르기 때문에 두 곳을 조금은 안다.
‘단풍이 선명하기로는 백양사 쪽이 낫다’에 한 표 던진다. 장성 감이 유명하니 입구에서 감을 사면 좋다. 다만 산지가 오히려 더 비쌀 수 있음을 유념하라.
한반도의 단풍은 11월 중순에 월출산에서 마지막 불꽃을 피운다. 올해는 마지막 기회다. 해서 우리도 사소한 모임이나 행사를 한 주 쯤 뒤로 미루고, 아니면 부인에게 맡기고 11월의 둘 째 일요일에 백양사 단풍나무 밑에서 해탈(解脫)해보자. 절에 드는 자, 반은 해탈한 것이고 산에 오르는 자, 반은 해탈한 거라고 도봉산 천축사 유방 스님이 그러더라. 하니 우리가 바로 해탈한 사람들 아니겠는가. 우리가 부처다.
동반시다.
프롤로그 시나 동반시 공히 가을과 단풍을 주제로 한 시다. 10월의 마지막 밤. 10월 31일 밤에 깊어가는 가을밤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는 생각에 상계동, 방학동 근처의 지인들과 김치두부 한 접시에 막걸리를 곁들여 한잔 하고 노래방에 가서 이용의 ‘잊혀진 계절’을 합창으로 불렀다. ‘시월의 마지막 밤’을 놓치기 아쉬웠던 가 보다. 소집 전화에 한 사람도 거절하는 사람이 없었으니. 그 날 밤 ‘시월의 마지막 밤’을 찾아서 즐겼던 우리들은 모두 행복한 사람들이었다.
-시평(남궁 덕. 언론인)
단풍철입니다. 나무 한그루 한그루가 모두 꽃으로 피어오릅니다. 단풍나무가 따로 없습니다. 우열을 가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름 없는 모두가 소중한 꽃이죠. 시인은 “조직이 당신 모두를 필요합니다”라고 귀가 따갑도록 매일 듣는 말을 이렇게 곱고 절실하게 전달합니다. 이름 없는 당신이 우리를 만든다는 걸 새롭게 깨닫게 하죠. 단풍은 보는 즐거움 이상을 줍니다.
나 하나 꽃 피어 / 조 동 화
나 하나 꽃 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피고 나도 꽃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냐 고도
말하지 말아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온 산이 활활
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2009년 11월 5일
詩를 사랑하는 山사람들의 모임 詩山會 도움쇠 김정남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