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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록

청계산 매봉과 망경대(詩山會 제129회 산행)

청계산 매봉과 망경대(詩山會 제129회 산행)

 

산 : 청계산

 

코스 : 대공원역-망경대-매봉-옛골

 

소요시간 : 오름 1시간30분 내려옴 1시간 30분

 

일시 : 2010년 2월 21일(일) 10시

 

모이는 곳 : 전철 4호선 대공원역 2번 출구

 

준비물 : 막걸리, 안주, 과일, 사진기(하산 후 오리훈제고기로 뒤풀이 예정)

 

연락 : 김종화(010-2406-0332)

 

블로그 : 사진 blog.daub.net/sisan20

 

산행기 blog.daum.net/yc012175

 

카페 cafe.daum.net/K-20

 

 

매양 추위 속에

 

해는 가고 오는 거지만

 

새해는 그런대로 따스하게 맞을 일이다.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가 숨쉬고

 

파릇한 미나리 싹이

 

봄날을 꿈꾸듯

 

새해는 참고

 

꿈도 좀 가지고 맞을 일이다.

 

(중략)

 

험난하고 각박하다지만

 

그러나 세상은 살 만한 곳,

 

한 살 나이를 더한 만큼

 

좀 더 착하고 슬기로울 것을 생각하라.

 

아무리 매운 추위 속에

 

한 해가 가고

 

또 올지라도

 

어린것들 잇몸에 돋아나는

 

고운 이빨을 보듯

 

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

 

-설날 아침에 -김종길(1926~ )

 

오늘은 섣달그믐 까치들 설날. 실낱같이 사그라지는 그믐달 아쉬워 까치처럼 왁자지껄 밤새우다 맞는 우리들의 새해 설. 신년 들어 다잡았는데 어지간히 풀린 마음 다시 여미소서. 너무 각박하지는 않고 넉넉하게. 어린것들 잇몸에 피어나는 고운 이빨, 고목 가지에 돋아나는 연둣빛 여린 잎새 보듯 설은 그렇게 맞으소서.

-시평<이경철·문학평론가>

 

 

제128회 천마산 산행기(2010. 2. 7 / 이 재 웅)

▣ 참석자 : 기세환, 김정남, 박형채, 신원우, 염재홍, 위윤환, 이경식, 이원무,

임삼환, 전작, 정해황, 한천옥, 이재웅 : 총 참석인원 13명

▣ 동반시 : 직선의 방식 (이 만 섭)

 

오늘 오를 천마산은 서울에서 가까이에 있는 산이지만 교통편으로 봐서 접근하기가 다소 번거롭게 느껴지는 산이라고 생각되므로 집결지 안내를 미리 하는 필자의 입장에서는 나름대로 교통편을 꼼꼼하게 알아봤다고 자인하고 회원들에게 사전 공지를 했었으나 오늘 실제로 이동 체험을 해 본 바 내가 인터넷과 남양주시청, 버스회사 등으로 미리 알아봤던 내용은 100점 만점에서 10점정도 부족했음을 알았다. 1100번, 1115번 두 개의 노선버스를 타서 “천마산쉼터휴게소”에서 하차하는 대신에 1200번 노선버스를 타고 “창영빌라“에서 하차를 하도록 알려 줬더라면 천마산 들머리인 천마산수련장에 도착하는 데에 1㎞는 더 가까웠을 뻔 했다.

 

오전 10시 20분경까지 천마산쉼터휴게소에 13명의 산우들이 다들 모였다. 오늘은 前前회장 기세환 산우(2대 회장)가 오랜만에 등단해서 분위기가 한결 고무되었다. 작년 8월 7일 도봉산등산 이후 몸 컨디션조절이 끝나고 반년 만에 건강하고 밝은 모습으로 산행에 참가하게 되니 너도 나도 반가움의 진한 악수를 나눈다. 박형채 산우는 1200번 버스를 타고 온 탓으로 한참을 되돌아 와서 합세했다.

 

10시 30분에 13명 일행은 “쉼터휴게소”정류장을 출발해서 약 20분 후에 천마산군립공원(천마산자연심신훈련장) 입구를 들머리로 하여 산행을 시작했다.(쉼터휴게소에서 오르막 도로를 따라 약 20분 동안 걸어서 도착한 곳이다. 등산을 위한 Warming up인 셈이었다)

? 김정남(초대회장) 등반대장의 오늘의 산행코스 안내가 진행되고 있다.

 

? (11시 20분) 들머리로부터 30분쯤을 간 곳에서 10분 정도 입산주 타임을 가졌다.

막걸리에 더하여 김정남의 한과, 정해황의 모시떡, 전작의 따끈한 생강차가 어우러진 만난 파티.

 

( ? 자! 이제 입산주를 걸쳤으니 올라가 보세!)

 

? 10분쯤 더 오르다가 깔딱샘에서 목도 축이고...(기세환, 한천옥, 정해황)

 

? 등산 도중 카메라맨(이재웅)의 뒤돌아봐! 구령에 잘 응해 주셔서 Thank You!

 

? 간단한 디저트타임도 가졌다.

 

? 천마산 스키장이 지척으로 내려다보인다.

 

? 개발이란 미명하에 아파트단지는 산기슭까지 침투해 왔고......

 

? 이 소나무가 시중에 있다면 1억 원은 족히 넘을 거라나?(이 사진 중 누군가가

분명히 그 얘기를 했음)

 

? 그 비싸게 보이는 소나무를 배경으로 기자도 한 Cut 찍혔음

 

? 이정표가 정상까지 180m가 남았음을 알려준다.

 

? 정상 약 10m쯤 위치한 양지바른 곳에서의 중식Happy Time.

형채가 펴놓은 돗자리에 갖은 먹을거리를 펴놓고 ……

박형채의 순단표 매생이국, 김정남의 굴, 기세환의 가정표 김밥과 매실주, 전작의 두부와 한과, 임삼환의 고구마와 빵, 신원우의 곶감과 가래떡, 한천옥의 귤, 필자 이재웅의 남광주시장 홍어

 

 

 

 

? 오늘의 시 “직선의 방식(이만섭 씀)”을 낭송하는 필자 이재웅과 그 시를 음미하는 산우들

 

 

 

 

 

직선의 방식 -이 만 섭

 

 

직선은 천성이 분명하다 바르고 기껍고

직선일수록 자신만만한 표정이다

이는 곧 정직한 내력을 지녔다 하겠는데

현악기의 줄처럼 그 힘을 팽창시켜 울리는 소리도

직선을 이루는 한 형식이다

나태하거나 느슨한 법 없이

망설이지 않고 배회하지 않으며

좋으면 좋다고 싫으면 싫다고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단순한 정직이다

밤하늘에 달이 차오를 때

지평선이 반듯하게 선을 긋고 열리는 일이나

별빛이 어둠 속을 뻗쳐와

여과 없이 눈빛과 마주치는 것도

직선의 또 다른 모습이다

 

 

가령, 빨랫줄에 바지랑대를 세우는 일은

직선의 힘을 얻어

허공을 가르며 쏘아대는 직사광선을

놓치지 않으려는 뜻이 담겨있다.

그로 인하여 빨래는

마음 놓고 햇볕에 말릴 수 있을

것이다

바지랑대는 빨랫줄로 말미암고

빨랫줄은 바지랑대 때문에 더욱 올곧아지는

그 기꺼운 방식

? 산새들에게 모이(올개쌀)를 정성스레 주고 있는 박형채 산우(사정이 있어 중도 하산하는 어느 동물 애호가로부터 부탁받은 산새 모이)

 

 

 

 

 

 

 

? 천마산 영봉에 태극기가 휘날리고 ……

(좌부터)이재웅,박형채,이원무,기세환,이경식,염재홍,정해황,임삼환,전작,위윤환,신원우,김정남,한천옥

 

 

 

 

 

 

 

 

 

 

 

 

 

 

? 천마산 주변 시가지 지도와 천마산 안내문

 

오전 10시 30분에 쉼터휴게소를 출발하여

천마산 “자연심신혼련장”➜“깔딱고개(깔딱샘)”➜“뾰쪽봉”➜“천마산 정상”도착 5분전 위치에서 13시부터 13시 45분까지 중식 및 시 낭송➜ 천마산 정상 등정(13 : 45 ~ 14 : 00)

오후 2시경 남양주시 호평동으로 하산(오후 3시 50분)하여 ‘천마산초당순두부집’에서 알찬 뒤풀이행사를 가졌다. 겉보기엔 허접해 보였으나 파전, 두부, 된장국, 밑반찬 등 모든 음식의 맛이 매우 좋았고 모든 친구들도 동감이었다. “뚝배기보다 장맛”이라는 말이 들어맞는 음식점 이었다.

 

필자 본인이 총무직책입장에서 우리 회원들의 그간의 특이사항 몇 가지를 보고했다.

세월이 흘러가면서 우리네 일상에도 변화가 무쌍함을 느낀다.

오늘 기세환의 반년만의 출현을 전원의 박수로 거듭 환영하였고, 이달(2월) 27일 이승렬 산우의 장남 결혼식 소식도 전하였고 오늘 참석한 신원우, 임삼환 산우의 신변 변화에도 찬사와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뒤풀이 자리에서는 또)

필자 본인이 암 예방에 좋다는 진도산 울금(가루)을 가져와서 선보이며 울금의 쓴 맛을 선보였고(그런데 쓴맛에 별로 고통스러워하지 않고 도리어 막걸리에 타서까지 맛있게 음미하더군), 칠레산 “Cat's Claw"나무조각 실물도 가져와서 특히 관절이 안 좋은 산우들에게 권하는 등 잠시 건강을 위한 약장수(권하는 스타일이)노릇까지 하였는데 글쎄 우리도 이제 회갑을 지척에 둔 나이가 되니 집에 들 갈 시간도 바쁜데 나도 모르게 절로 건강타령을 좀 했었네.

 

(뒤풀이 자리 회의에서 논의한 시산회 집행부 인선에 관한 사항을 공지 겸 기재함)

2009년 12월 19일 납회 이후 지금까지 2010년도의 회장, 총무 등 집행부 인선에 관하여 다양한 상황이 표출되어 다소의 혼선이 빚어졌던 것이 사실이었으나 오늘 아래와 같이 의결하였음을 공지함

이재웅 : 회장 총무 겸직(시산회 전반에 관한 최종의사결정책임, 대외적 대표 역, 재무관리 등)

김정남 : 등반대장겸 도움쇠(등산할 산과 산행코스 선정, 동반시 선정 등)

이경식 : 문화부장직책으로 산행기, 사진 등 문화관련 업무(산행 때에 산행기를 쓸 회원을 지명하는 일도 문화부장의 권한임)

- 이경식 산우는 과거 6개월간의 총무역임에 더하여 금년 한 해 문화부장을 역임함으로써 회장이 되기 위한 사전 조건인 총무 1년을 한 것과 같은 것으로 간주하기로 하였음

 

◆ 산행기를 부담 없이 편하게 쓰는 방식에 관하여 다양한 의견이 표출되어 오고 있는 바, 필자는 지금까지 없었던 『사진을 곁들인 시간대별 나열식 방식』으로 한번 작성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 방법은 쓸 말이 막혀서 정신적 곤란을 겪지는 않으나 이 방법도 시간은 꽤 걸리네요. 사진(그림)과 함께 산행기가 이어지므로 읽을 때 지루함이 덜하고 흥미가 좀 더 있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은 듭니다.<끝>

 

 

이번 산행지는 천마산행 때 결정한 청계산이며, 97회 산행 때 대공원역에서 오른, 완만하고 한적한 코스로 정한다. 허리와 무릎이 좋지 않은 산우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2008. 11. 6. 가을의 상큼하고 맑은 날, 13인의 산우와 올랐다. 쉬는 시간이 많아 4시간이 소요되었고 옛골로 내려와 항상 가는 집에서 오리훈제고기를 먹었다. 천마산행 때 기 전 회장을 위시하여 많은 산우들이 참여해주니 더 화기애애하고 다중의 힘을 빌려 묵은 숙제인 집행부의 문제도 합의점을 찾아 해결하였다. 다만 연락의 방법을 오가작통법에서 3분법을 시행하기로 했는데 언급이 없으니 이번 산행 때 다시 거론하겠다. 건강과 직장문제 등으로 불참한 전임 김종화 회장에게 경과를 설명했더니 순조롭게 되었다고 무척 좋아하였다. 물오름달, 3월로 접어든다. 겨우내 칙칙하게 몸과 마음을 감쌌던 묵은 때를 볐기고 나무에 새순이 오르는 3월의 길목에서 모두 만나 정담을 나누자.

 

 

동반시다. 살다 보니 어느새 이순(耳順)이 가깝게 다가온다. 바쁘게 앞만 보고 살다 보니 여기까지 왔는데 어딘지 모르겠고 앞에는 갈림길이 여러 갈래다. 길은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고, 앞서 나가면 남는 게 길이다. 부모들이 가난하여 물려받은 것도 없이 부모형제 자식들까지 챙기다보니 즐기지도 못하고 여기까지 와버린 것이다. 그러나 어쩌랴. 아직도 모든 것이 경제, 돈과 결부되어 있으나 이제 벌기가 쉬운 나이도 아니고 벌기가 쉬운 세상도 아니다. 자식들을 건강하게 키우고 학교를 졸업 시키고 취직하면 돈 들 일이 별로 없으니 돈이 벌리지 않는단다. 돈이란 필요할 때 벌리는 것이란다. 필요할 때 열정이 생기는 법이고 쓸 일이 별로 없으면 열정이 줄어들고 열정이 없으면 돈은 절대로 벌리지 않는다. 앞서 나가면 남는 게 길이니 앞으로 나갈 길이 추해지지 않도록 조심하자는 시로 해석하고 싶다. 욕심을 버리고 마음도 비우고, 가진 게 없는 자는 잃을 것도 없다는 것을 우리 모두가 안다. 비우면, 비워야 채워지는 것이 그릇이다. 시인의 말처럼 마침표를 잘 찍자. 나는 그것을 자존심이라 부르고 싶다. 자존심이 곧 희망이다. 희망은 인생의 행진곡과 같은 것이기도 하다.

 

메일을 마무리하려고 컴 앞에 앉았는데 동계올림픽 중계가 한창이다. 이상화가 금메달을 따는 순간이다. 우리 민족은 역시 위대한 민족이다. 해방 후 좌우이념의 격동기에 민주주의를 지켜낸 것이 이승만의 힘이었다느니, 60년대와 70년대에 경제를 부흥시킨 것이 박정희의 열정이었느니, 80년대 물가를 잡아 경제를 안정시킨 것이 전두환의 의지였다느니, 민주화를 이러낸 정치가 등을 거론하는 것 등이 위대한 국민을 무시하는 일부 위정자나 정론을 외면하며 왜곡된 언론관을 가진 언론인, 어용학자들의 망발에 가까운 주장에 다름 아니다. 지배자에게 종속되어 약간의 추잡한 이득을 취하려는 자들의 치졸한 ‘노예근성’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 모든 것들을 우리 국민이 오랜 시간을 피와 땀을 흘려 이루어냈다. 이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다. 그들은 우리 국민들에게 고용된 피고용인에 불과한 존재들이다. 하여 우리도 ‘내 인생은 나의 것’임을 잘 아는 우리가 마침표를 잘 찍자.

 

마침표 하나 / 황 규 관

 

어쩌면 우리는

 

마침표 하나 찍기 위해 사는지 모른다

 

삶이 온갖 잔가지를 뻗어

 

돌아갈 곳마저 배신했을 때

 

가슴 깊은 곳에서 꿈틀대는 건

 

작은 마침표 하나다

 

그렇지, 마침표 하나면 되는데

 

지금껏 무얼 바라고 주저앉고

 

또 울었을까

 

소멸이 아니라

 

소멸마저 태우는 마침표 하나

 

비문도 미문도

 

결국 한 번은 찍어야 할 마지막이 있는 것,

 

다음 문장은 그 뜨거운 심연부터다

 

아무리 비루한 삶에게도

 

마침표 하나,

 

이것만은 빛나는 희망이다

 

 

2010년 2월 18일 눈 내리는 새벽에

詩를 사랑하는 山사람들의 모임 詩山會 도움쇠 김정남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