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관람 후 청계산(시산회 제139회 산행)
1. 등산할 산 : 청계산. 관람할 영화 : 나잇 앤 데이(탐 크루즈, 카메론 디아즈 주연)
2. 관람 및 산행일자 : 2010. 7. 24(토)
3. 제1차 집결지 : 신도림역(1호선, 2호선) 2번 출입구로 나와서 신도림테크노마트 'CGV영화관 12층' 11시, 영화는 "Day & Night"임, 1차집결지에 참여하여 영화를 볼 회원은 7월 17일한 회장에게 사전연락을 꼭 해서 김용우 산우가 사전 예약을 할 수 있도록 하여야 영화 관람을 할 수 있습니다.
4. 제2차 집결지 : 오후 3시, 양재역(3호선) 7번 출입구
영화를 관람할 사정이 안 되는 회원들은 2차집결지로 나오시면 되겠습니다.
5. 양재역 7번 출구에서 산행을 위한 출발(2가지 방안 중 현장 논의하여 결정 예정)
(1) 1방안 : 양재역에서 시내버스로 옛골까지 가서 등산하는 방법(여름이어서 시원하게 족욕을 할 수 있는 코스이기는 하나 자주 가본 코스이므로 신비성은 없음)
(2) 2방안 : 양재역에서 시내버스나 택시로 트럭터미널까지 가서 청계산 옥녀봉코스로 등산하는 방법(시산회에서 아직 가보지 않은 코스이므로 신비성은 있겠으나 탁족할 곳은 없음)
6. 준비물 : 간단한 간식거리, 시원한 막걸리, 기타 회원들이 즐거워 할만한 것 있으면 많이 지참 바람,
산행시간이 짧으므로 가볍게 준비해 오셔도 됩니다.
★ 영화 관람부터 할 회원은 7월 17일까지, 영화 관람은 하지 않고 등산만 하실 회원은 7월 21일까지
이재웅 회장(010-3454-7717)에게 꼭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1.詩를 통한 時論
개심사(開心寺) / 마종기
구름가까이에 선 골짜기 돌아
스님 한 분 안 보이는 절간 마당,
작은 불상 하나 마음 문 열어놓고
춥거든 내 몸 안에까지 들어오라네
세상에서 제일 크고 넓은 색깔이
양지와 음지로 나뉘어 절을 보듬고
무거운 지붕 짊어진 허리 휜 기둥들,
비틀리고 찢어진 늙은 나무 기둥들이
몸을 언제나 단단하게 지니라고 하네.
절 주위의 나무뿌리들은 땅을 헤집고 나와
여기 저기 산길에 드러누워 큰 숨을 쉬고
어린 대나무들 파랗게 언 맨 손으로
널려진 자비 하나라도 배워보라 손짓하네
최근의 근황을 임 수석에 말하니 나더러 토·일에 대구 근처의 절에 가잔다. 템플스테이 2일이다. 자신의 시간을 기꺼이 내준다니 고맙고 고마운 일이다. 절에 가면 참선이나 염불, 기도를 통한 명상을 하게 된다. 나는 염불도 명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내가 신에게 말을 걸면 기도고, 신이 나에게 말을 걸면 환상이고 환청일 수 있다. 심하면 정신분열증까지간다. 조심해야 한다.
명상은 마음이 갈라진 틈을 메워주고 들뜬 틈을 눌러준다. 마음이 갈라지면 사이로 비가 새고 마음이 들뜨면 사이로 바람이 들어온다. 명상은 ‘덧없음의 덧없음’도 알려준다. 명상은 ‘느림과 게으름의 미학’도 알려준다.
부처님이 추우면 자신의 몸 안으로 들어오라 하신다. 몸과 마음을 단단히 하고 자비를 배우라 하신다. 버리고 또 버리고 가난하게 살라 하신다. 천천히 쉬면서, 돌아서, 에둘러 가라고 하신다.
집에서 칩거한 지 7개월이다. 이제 세상에 다시 나간다. 가난한 마음으로 다시 시작한다.
바람이 분다. 살아봐야겠다.
2.산행후기
시산회 제138회 대모산 산행기(2010. 07. 4/일. 장마전선 /김용우)
▣ 참석자:10명 (김용우,김종화,위윤환,남기인,이재웅,임삼환,전작,정해황,조문형,한양기)
▣ 산행길 : 수서역(6번 출구)-정상-수서역
▣ 동반시 : 길 없는 물/ 조상환
▣ 뒷풀이 : 한방 청둥오리 백숙 막걸리 /“수서 수목원”(김종화 전 회장 제공)
2008.4.20일 제83차 관악산 산행에 처음 참가하고 시산회의 영예로운 회원이 되었다. 거의 일 년이 지난 2009.3.28일 수원의 광교산 산행기를 쓴 후 일년하고도 한 분기가 다 지나서야 두 번째 산행기를 쓰다 보니 조금은 낯설기도 하면서 한없는 부끄러움을 느끼게 된다.
또한 두 번째 산행기가 조그마한 서울 근교산행이라 장엄하거나 큰 산다운 소재가 부족한듯하다 할 것이어서 조금은 서운하고 아쉽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어느 산행 보다 시간적 그리고 물리적인 여유로 인하여 산우들과의 이야기꽃이 만발하였고 우리들의 몸의 나이테에 대한 현주소를 엄숙한 사실로 공동인식하였던 산행이라 생각하니 산의 규모나 거리로 저울질한 일반적인 편견에게 사과라도 드려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이왕 글을 쓰게 된 작가의 입장에서는 비록 너무 간단한 최단코스의 산행이 되었던 관계로 상세한 시간대별 기록보다는 가급적 내용에 따른 관련 시들을 옮겨보고 산우들과의 대화를 기억하여 적어보고 싶다.(아마 전무후무한 시산회 최단거리의 산행은 이번이 최후의 날로 기억되어 결코 명예롭지 못한 기록으로 영원히 남기를 기대해 본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약속시간 1시간 전에 현장에 도착하여 한 바퀴 둘러보기 전에 담배 한 개피에 불을 붙이니 산행하러 움직이는 사람과 만남의 기다림이 눈에 들어오고 작년 이맘때쯤 같은 장소에서의 산행이 있었던 터라 마라톤경주 등 이런저런 기억의 필름들이 복원되어 세월의 덧없음에 빙긋한 웃음이 된다.
대모산(大母山)은 서울특별시 강남구에 있는 높이 293m의 산이다.
대모산에는 불국사와 남쪽에는 헌인릉이 있는데 헌릉은 태종과 그의 비인 원경왕후 민씨의 능이며 인릉은 조선 23대 임금인 순조와 왕비 순원왕후 김씨의 능이다. 대모산 정상부에는 동서방향으로 조성된 산성의 흔적이 있는데 1999년 한양대학교에서 시굴조사한 결과 일부 구간에서 석축 성벽이 뚜렷하게 나타났으며, 신라 시대의 토기가 출토되었다. 성곽의 성돌을 이용하여 예비군 훈련용 참호를 만드는 등의 행위로 인하여 훼손되었으며 문화재로 지정되지는 않았다.
대모산(大母山. 293m). 산 모양이 늙은 할미와 같다 하여 할미산으로 불리다가 태종의 헌릉을 모신 후 어명으로 대모산으로 고쳤다고 한다. 다른 설로는 산 모양이 여승의 앉은 모습과 같다 하는 설과 여자의 앞가슴 모양과 같다 하여 대모산이라는 설도 있다.
참고1) 구룡산(九龍山. 283m). 국수봉이라고도 불렸던 구룡산은 옛날 임신한 여인이 용 10마리가 하늘로 승천하는 것을 보고 놀라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한 마리가 떨어져 죽고 9마리만 하늘로 올라가 구룡산이라 불리웠다는 전설이 있다
참고2) 우면산(牛眠山. 293m). 우면산은 산의 형태가 소가 배를 깔고 앉아 조는 모양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대모산과 구룡산은 인근에 사는 사람들의 산책로이고 휴식처이다. 특히 아파트가 들어선 이후 이른 아침부터 가벼운 산책을 하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주말이면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나와 도심의 찌든 때를 씻는다. 평일이지만 다른 산의 일요일 못지않게 많은 사람들이 오르내리고 있다. 산이라고 하기에는 부끄러울 정도로 나지막해서 야산에 불과하지만 친지 가족과 함께 부담 없이 하는 산행 코스로는 제격이며, 아침 일찍 운동을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인 산이라 할 수 있다. 가볍게 오르기에도 좋고 오전이나 오후 한나절을 이용하기에는 적당한 산이다. 차편을 걱정할 것도 없이 지하철 3호선 수서역이나 일원역에서 바로 오르내릴 수 있다.
9:30-임삼환 산우의 늘씬한 몸이 에스컬레이터에 솟아 오는 게 보여 반갑게 온몸으로 반기고. 작년 말 농협 정년퇴임 후 6개월 가까이 휴식하다 요즘 집에서 가까운 농협 2개 지점의 감사업무를 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에 내일처럼 기쁘고 우리들 일처럼 상쾌한 기분이다.
이제는 시간을 죽일 줄 알아야 하는 우리들이다. 지나친 과욕과 목숨을 건 승부보다는 느림의 미학이 있어야 하지만 어디 쉰다는 게 쉬운 일인가? 사람은 혼자와의 싸움은 외롭고 고독하며 처절할 수밖에 없다는 걸 잘 안다. 하여 일하고 움직이는 최소한의 루틴한 제한과 틀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오히려 차선의 방법이라 생각한다.
10:00-약속시간 이전에 이제웅 회장님, 전 김종화 회장님, 위윤환 산악대장님을 비롯한 산우 10명이 다모였다. 전번 산행에 결석한 터라 오랜만에 김정남, 기세환 전 회장님을 비롯한 여러 산우들의 얼굴을 기대하였는데 김정남 전 회장은 회전근개 손상증으로 수술하여 기브스하고 2개월은 족히 치료하여야 한다하니 진정한 산사나이가 느껴야 하는 상처의 느낌이 누구보다 깊고 고통스러울 것이다. 빠른 쾌유를 위해 다 같이 기도드리고 싶다. 문화부 장관인 이경식 산우도 개인적인 일로 참석하지 못하였고 기세환 전 회장은 부득한 일이 생겨 문자로 참석 못함을 알려 왔다하고 나창수 원장은 영산포에 가있다 하는 소식이다
우리 모두 건강해야하고 건강에 각별한 노력이 수반되어야 하는 의미에서 김정남 전 회장이 말한 오십견에 대하여 옮겨보니 되새겨 볼일이라 생각한다
(오십견이 우리 나이에 오기 쉬운 병인데 나는 잘못 진단하여 4개월간 고생을 많이 했으니 비록 의사가 아니어서 전문적인 소견은 말할 수 없지만 산우들은 그런 경우를 당하지 않도록 잠간 언급하겠다. 우리 나이에 어깨가 갑자기 아프면 오십견이라고 단정하는 경향이 있다. 양의학에서는 오십견을 유착성 관절막염이라고 한다. 어깨가 아픈 경우는 오십견 외에 석회화 건염, 슬랩, 회전근개 손상, 관절염, 근막염 등 많은 경우가 있다고 한다. X-ray나 초음파검사로는 부정확하며, 가장 정확한 진단방법은 MRI 검사라고 한다. 동네의원에서 오십견이라는 말을 듣고 근육이 뭉친 것을 풀어주는 국소주사와 전기자극침, 물리치료를 받았는데 며칠을 치료해도 차도가 없으면 비싸도 큰 병원에 가서 MRI 검사를 해서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병을 키우지 않는다. 동네의원은 MRI 검사장비가 없고 환자를 놓치기 싫으니 환자가 알아서 큰 병원에 갈 때까지 붙잡아 두는 경향이 있다고 봐야 한다. 환자 본인이 잘 판단해야 한다....)
수목원 옆 계단길을 오른다. 요즘 장마전선이 왔다갔다 머물러 있는 오늘의 기상예보인지라 하늘은 검은 구름으로 덮여있고 하늘과 땅 사이는 온통 습기가 뒤엉켜 30도의 더위에 한발자국 움직이는 것조차 힘든 날씨다. 이런 날은 작심하고 땀 흘리기 절호의 기회가 아닌가. 이리 생각하고 단단한 마음으로 계단을 오른다. 계단에 관한 시이다.
생의 계단/시/헤르만 헤세
만발한 꽃은 시들고
청춘은 늙음에 굴복하듯이
인생의 각 계단도, 지혜도 덕도 모두
영원히 존재하지는 않는다.
삶이 부르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마음은 용감하게, 그러나 슬퍼하지 말고
새로운 단계에 들어갈 수 있도록
새로운 시작을 준비해야만 한다.
생의 단계의 시초에는
우리를 지켜주고 살아가게 하는 마력이 깃들어 있다.
우리는 이어지는 생의 공간을 명랑하게 지나가야 하나니.
우리가 어떤 생활권에 뿌리를 내리고
마음 편히 살게 되면 무기력해지기 쉽나니,
새로운 출발과 여행을 떠날 준비가 되어 있는 자 만이
우리를 게으르게 하는 습관에서 벗어나게 하리라.
이해의 계단 / 이외수
이해의 나무에는
사랑의 열매가 열리고
오해의 잡초에는
증오의 가시가 돋는다
그대가 사랑하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어떤 결함
내면적 안목에 의존해서 바라보면
아름답게 해석될 수 있는 법이다
걸레의 경우를 생각해 보라
외형적 안목에
의존해서 바라보면
숭고하기 그지없다
걸레는 다른 사물에 묻어있는
더러움을 닦아내기 위해
자신의 살을 헐어야 한다
이해란 그대 자신이
걸레가 되기를
택하는 것이다
(**내 자신이 낮추어져 낮은 자세가 되어야 이해 할 수 있다.
잘난 사람이 못난 사람을 이해하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잘 사는 사람이 못 사는 사람을 이해하기도 역시 어렵고. 사랑받기보다 이해받기가 우선이고 더 어려운 일이라는 것이고 이해한다면 다툴 일도 미워할 일도 없을 것같다. 아마도 모든 것을 이해하긴 어렵겠지만 이해하려고 노력은 해야 되며 그 노력이 곧 이해가 아닌가 싶다. 요즘 주변을 보면 이해보다는 자기 자신의 합리화, 자기중심적인 생각. 이런 것들이 우리를 이해아닌 오해로 몰아가는 것같다. 오해는 관계의 단절을 가져오고 그 오해는 우리를 슬퍼하고 분노하게 한다. 이해/배려의 시작과 출발을 위하여 내가 걸레가 될 수 있다면 그 바닥을 닦고 싶다)
그리 높지도 길지도 않은 계단 길인데도 조문형 산우가 숨이 차는 모양이다. 직감적으로 잡히는 게 있어 어제 저녁에 거시기? 한거여? 하니 예감적중이다. 어제도 오늘 못지않은 더위였는데도 거시기를 했단다. 월드컵경기 관전하고 거시기까지 했으니 오늘 같은 용광로 날씨에 몸인들 견딜 수 있겠는가? 구룡산은 포기하자고 미리 선포해버린다. 산우들아 사랑은 그러니까 몸으로 하는 사랑은 신이 인간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이고 영혼의 보약이라 생각한다. 하니 이젠 slow love의 테크닉을 구사할 줄 알아야 한다. 영혼의 불씨를 불붙여 전희에 몸과 마음을 마음대로 교합하고 슬로우 사랑으로 기운을 약탈당하는 것이 아니라 보충하고 받아들여 운기를 재충전하고 세포마다 혈관마다 전율할 수 있어야 건강해진다고 믿는다.
20분밖에 안되었는데 ‘선두 정지~! “하는 소리가 후미에서 들린다. 오늘 산행안내에 이재웅 회장님의 ”희귀한 성인용품 특별선물“에 대하여 모든 산우들이 궁금하였고 특히 남기인 원장은 참석이 여의치 않았으나 특별선물의 호기심으로 먼 길을 온 것이라 하여 모두가 ㅎㅎ웃게 하였고 그게 뭣인가? 하는 질문에 현직 교장인 ㅎㅊㅇ산우가 교육기관 수장으로서 품위에 부적절? 하다하여 회장을 숙주로 하여 전달케 되었다는 경로의 해명과 섹시 가요송을 추가로 보태고 배경음악을 선두배치하여 우리 산우들 품격을 높인 후 어제 저녁에 강변테크노마트에 가서 CD로 15개를 제작하여 왔다한다. 총장의 열정과 세심한 배려에 다시 고개 숙여진다. 정말 이 노래 들으면 그만한 효과가 있다는 말에 반신반의 하면서도 아직 들어보지 못했으니 오늘밤에라도 들어볼 생각이다(참고로 오늘 결석한 산우들은 남은 이재웅 총장에게 특별 부탁하여 5개의 한정된 재고CD를 받으려면 서둘러야 할 일이다)
오늘도 여전히 한양기 산우의 입담은 그칠 새가 없다. 강력한 브레이크인 김정남 전 회장이 없으니 더욱 위력적이다. 그러나 내 생각으로는 오늘따라 전문적이고 더욱 해박한 지식과 생각을 상당히 품격 있게 전달하려는 깨우침의 흔적이 느껴지는 게 나만이 아니길 바란다. 최근에는 창립 5주년이 되었고 중국 등 해외 공장의 매출액이 1,000억원 규모의 중소기업에서 사외이사로 겸직하고 있다하니 좋은 일이다.
임삼환 산우가 고향인 담양에서 엊그제 직접 채취하여 가져온 죽순 나물이 오이와 양파에
새큼한 식초가 잘 어울러져 맛깔스럽고 정성이 담긴 음식이라 더욱 맛이 깊었고 김종화 전회장님의 자두가 탐스럽고 속살이 달콤하여 잠시 동안의 피로를 잊게 해주었으며 여지없이 정해황 산우의 브랜드인 모시잎 떡이 배분되었는데 전번 산행 시 정해황 산우가 결석했고 남기인 이사장이 영광 모싯잎떡을 준비했던지라 정해황 산우의 브랜드를 허락 없이 무단 사용하였다고 이해를 구하니 우리들 모두가 입이 아플 만큼 웃고 말았다. 남기인 이사장은 늘 사려 깊고 생각이 넓은데다 유머와 기지가 넘쳐 친구지만 마음이 절로 제자가 되는 느낌이 있다.
12:20분 정상이다. 정상까지 2.3km를 2시간 20분이나 소요되었으니 날씨를 탓하며 3차례나 쉬면서 이야기와 넋두리에 시간을 재촉할 필요가 없는 여건이라 30분 거리가 5배 가까이 더걸린 것이 되었다. 처음에는 축구이야기하고 시사토론, 중간선거 결과, 세종 신도시, 4대강사업, 영포회, 기타 정치. 사회에 대한 의견이 진지하게 그리고 열정을 가지면서도 균형 있는 대화로 오가다가 결국 천안함 사건에 대한 궁금과 의혹과 진실에 대하여는 정리가 되지못하다가 하산하여 식사 후 산우들 중 유일한 해군장교 출신인 전작의 논리적이고 해박한 전문지식과 설명이 이해에 많은 참고가 되었고 진실은 먼 훗날의 몫으로 남겨 둔 채 봉합된듯하다.
임삼환 산우의 산행안전물인 딸랑 원앙종에 대한 해프닝은 가치가 별로 없어 내용은 언급하고 싶지 않지만 타이틀이라도 기록하여 우리들의 거울로 삼아야겠다.
총장이 준비한 김밥, 전작이 가져온 옛날 주사위 과자, 조문형 산우의 육포, 남기인 이사장의 멜론을 안주삼아 막걸리로 갈증을 해소한 후 예정대로 구룡산에 갈 것인지를 회장님이 제안하게 되었고 문형 산우의 한계체력도 고려하고 날씨 탓도 핑계 삼아 왔던 길로 되돌아 가자는데 이구동성으로 박수가 대답이 되었는데 한양기 산우가 긴급제안 아닌 의사표시를 한다. “역사에 그 기록을 남겨야 한다.“ 하며 본인은 분명코 구룡산 산행을 원안대로 가야 한다는데 찬성한다고 주장하여 웃고 또 웃었다. 요즘 시사되는 정치인의 패러디를 묘사한 것이기 때문이다.
양기 산우가 요즘 조문형의 아들이 금천구 구청장 수행비서인지라 아들의 정보제공 도움으로 금천구 추천 연세대학교 평생대학원에 일주일에 하루(수요일 4hr)국비 장학생으로 수업 받는다며 은근히 자랑한다. 모든 대학(서울대는 제한적 기준으로 일부분야만 운영)이 평생교육을 시행하고 있다하니 은퇴하면 꼭 생각해 볼 일이다.
모두 일어서 자리를 정리하고 오늘의 시를 읽었다
길 없는 물 /조창한
바다가 배를 띄우는 것은
홀로 설레기 부끄러워서일까
검은 바다 갈라 흰 물살 일구며
배는 춘향이 그네 타듯이 너울거린다
길은 앞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지워질 물살 헤쳐 길게 이랑 일구는
뒤편에 있구나, 저렇게, 우리 살아온
흔적 지워가며, 길 만드는 것을
알면서, 간다, 길 없는 물
가득하여 빈 곳 하나 없는
바다가 제 몸 열어 주는 틈새로
잠시 헤쳤다 잊혀지는 캄캄함
황금 화살 같은 노을 쏟아지는
설레는 물 한복판에서
감히 적멸(寂滅)에 관하여 생각하느니
눈 비비고 불러도 들리지 않을
잿간의 먼지 같은 한 생이여
덧없어 평안하고 부질없어 고마운
살아온 날들 잘 지워진다.
(김정남 전 회장이 선정하였고 시풀이한 글이다)
이런 시는 지니는 의미가 복잡하여 사변적인 시라고 하며, 시인의 시작의도를 알기가 쉽지 않다. 행간에 숨어 있는 의미도 쉽게 끄집어 낼 수 없다.
이 시를 읽으면서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전복시키기도 한다’는 잠언을 생각했다. 노자나 장자의 말 중에 나올 것 같은 잠언이다.
부처님 진신사리가 모셔진 오대산 적멸보궁도 생각했다. 적멸보궁이 많은데 왜, 오대산일까? 최인호의 소설 중 경허선사의 득도과정을 그린 ‘길 없는 길’을 떠올렸다.
명상이란, 참선이란 대개 덧없음에 대한 것이다.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쉬우면 쉬운 대로 맛난 것이 시다.
이 시는 처음 읽으면 난해해서인지 설명해달라는 산우가 있을 것 같으나 정확한 설명은 시인도 못한다는데 제가 감히 어찌 설명을 하겠나이까! 우리가 누구입니까? 시는 읽고, 듣고, 느끼고, 잊으라 했다. 많이 듣고 읽다보면 언젠가 꺼내서 만질 수도 있다. 소의 되새김질 같은 것이다.
13:40분 반환점 찍고 귀환하는 하행 길이다. 흙길이고 제법 수령 있는 소나무도 집단을 이루고 있고 떡갈, 갈참, 굴참나무들의 그늘도 넉넉하고 흙길이어서 지루하거나 싫증나지 않았다.
오른 데는 2시간20분이나 걸렸는데 내려오는 데는 12:20분에 출발하여 1시간 20분이 소요되어 13:40분 출발지인 수서 수목원에 도착하였다. 윤환 산우가 미리 전화하여 한방 오리백숙을 시켜놓은 터라 그늘아래 평상에 미리 준비가 잘되어 있다. 오리는 오리인데 청둥오리란다. 당근 육질이 쫄깃하고 한방이라 국물과 찰쌉죽이 맛깔스럽다. 그런데 오늘의 점심이 김종화 전 회장이 정년퇴임의 기념으로 부담한다 한다. 그 동안 국가와 사회를 위하여 그 긴 세월 봉직하신 우리 회장님이 아닌가? 우리가 격려하고 미래의 또 다른 출발을 격려하고 축하하는 마음이어야 마땅한 일인데 식사도중 미리 계산까지 마쳐버린 상황임을 지각정보로 전달한다. 마음이 가시방석 이었지만 넓고 깊은 마음을 고맙게 받아들이기로 하여야 할 것이다. 시간이 넉넉한지라 차분한 이야기가 계속되었다.
산행길에 정리 못한 천안함 사건에 대한 보충적 의견이 오갔으며 김정남 전 회장의 쾌유와 건강 회복을 빌었고 김종화 전회장의 전 번주 정년퇴임식에 참가하였던 조문형/남기인 산우의 뒷이야기 그리고 김종화 전 회장의 소회 한마디가 있었는데 한 일주일 어부인과 전국 근무지를 방문할 계획이고 종교생활도 충실하게 할 것이며 해외여행도 생각 중이라 하니 30년 넘은 긴 세월 전국을 다니며 생이별하여 살아온 세월이었으니 옆지기와 못 다한 사랑을 중년의 나이에 걸맞는 지혜와 열정으로 반드시 우리들의 모범답안을 보여줄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다음 산행은 예정상 7.24일(토)원거리 산행이다. 하지만 혹서기인 점 그리고 휴가철인 점등을 감안하여 근거리 산행으로 하기로 하고 과천에서 출발하는 청계산 산행에 의견을 모았고 근거리 산행이니 진화를 시도해 보자는 의견이 있었다. 지하철 역사 등에서 오전에 만나 단체로 영화를 관람하고 오후 산행하여 저녁을 먹는 일정이 피서하는 산행이 될 수 있다는 제안에 모두가 동감하고 세부적인 사항은 집행부에서 결정하여 알려주기로 한 후 수목원 마당에서 손에 손을 얹고“시산~! 시산~! 화이팅~~!! 왜치고 산행을 마무리하였다.
(참고로 전작 산우의 제안으로 전작, 정해황, 김용우 세 산우는 교대로 이동하여 수담인 바둑을 두었다. 바둑도 겸손과 배려와 마음과의 교합이니 산을 닮았다)
산우들아~
더위를 즐길 수 있어야 한다. 더위와의 싸움은 지는 전쟁이다. 더위를 온 몸으로 받아들이자.
오늘의 더위로 인하여 생명의 곡식도 우리들 산의 나무도 영글고 씨알을 창조하는 과정이 된다. 모두들 건강하시게~~!!
김용우 올림
*사족 : 만병의 근원은 스트레스라고 하는데 한국에는 ‘한국문화증후군’이라는 게 있다. 소위 ‘홧병’이다. 해소법으로 가장 좋은 것은 수다와 소통, 그 끝의 웃음이란다. 수다는 여자에게 해당되는 경우고 별다른 소질이나 취미가 없는 남자에게 가장 좋은 방법은 글쓰기라고 한다. 글쓰기를 통한 세상과의 소통으로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다면 가장 경제적인 방법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하여 산우들에게 글쓰기를 권한다. 위의 멋진, 진흙 속의 연뿌리 같은 글을 통하여 김용우 산우는 세상과 소통하면서 산우들과 수다를 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멋지게 스트레스를 풀었다. 우리의 글을 나의 블로그에 올리는데 하루 방문자 수는 200명이 넘으니 산우들의 글을 200명 이상이 매일 보고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진흙 속의 진주, 김용우 산우도 산행기 집필진에 가입해야겠다.
3.산행지
영화 관람 후 청계산행이므로 산에 대한 설명은 생략한다. 나는 아직 아프지만 잠시 보조기를 풀고 참석한다. 영화 관람에 대하여 19금을 선택하자는데 반대다. 그런 것이 흔하지도 않으며 대개는 수준 이하다. 2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만큼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할리우드식 영화가 좋더라. 좋은 제안이다. 나는 명동에서 영화 관람 후 남산 걷기를 제안했으나 회장님이 다음 기회로 미뤘다.
4.동반시
김용우 산우가 운영하는 동창회 카페 ‘K 20마을’에 올린 시를 동반시로 선정한다. 시를 자주 읽다보면 시작 의도를 쉽게 알 수 있는 시가 있다.
나의 삶과 비슷하거나 사유의 방향과 범위가 비슷한 경우다. 삶의 무게가 무거워 얇은 어깨에 지워진 짐을 내려놓고 싶어 하는 시인의 의도가 보인다. 자신은 약간은 무능력하고 부인은 억센 여자였을 것이다. 산우들도 이렇게 가벼운 여자와 연애하고 사랑하고 살고 싶었을 때가 있었음을 부인할 수 있을까? 나도 거창(?)했던 삶이 참으로 무겁다고 느껴진 적이 있었다.
삶의 규모가 크고 무거워지니 하루도 편한 날이 없었다.
회상해보면, 3시 기상. 4시 반. 온천 도착. 직원들 깨우고 탕에 적당한 온도로 적당한 량의 물을 받는 것을 확인. 6시. 매표소 직원들이 첫손님을 받는 것을 보고 아침을 먹으면 6시 반. 밥을 먹으며 지배인에게 보고 받고 지시. 표와 매출액을 확인한 후, 현금을 가지고 본사에 도착하면 9시. 간부들과 회의 및 결재.
11시. 당시 동화은행 구의지점장 임용복 산우(당시 동창들 중 가장 빨리 지점장으로 승진)에게 온천 매출금 입금. 오후에 아파트 및 관공사 현장 한두 곳 방문. 5시 귀사. 저녁식사는 거의 밖에서 외부인사와. 휴일은 없음. 온천은 휴일이 더 바쁨.
아파트 부지는 길이 밀리지 않는 새벽에 시간을 내서 보러 다니고. 아파트 부지는 100곳을 보면 한 곳이나 마음에 들고. 규모는 커지지만 직원들 급여 주고 세금 내면 남는 것은 별로. 사업은 멈추면 쓰러지는 달리는 자전거 같은 것.
기업을 운영하는 기세환 전 회장도 바쁘기는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어깨가 가벼워지니 마음도 가벼워지고. 해서 나는 가벼워진 마음으로 글쓰기를 통하여 세상과 소통하고 산다. 마음을 비우면 채워지는 것도 있더라. 그게 글쓰기다.
바이올린 켜는 여자/도종환
바이올린 켜는 여자와 살고 싶다
자꾸만 거창해지는 쪽으로
끌려가는 생을 때려 엎어
한손에 들 수 있는 작고 단출한 짐 꾸려
그 여자 얇은 아랫턱과 어깨 사이에
쏙 들어가는 악기가 되고 싶다
왼팔로 들 수 있을 만큼 가벼워진
내 몸의 현들을 그녀가 천천히 긋고 가
노래 한 곡 될 수 있다면
내 나머지 생은 여기서 접고 싶다
바이올린 켜는 여자와 연애하고 싶다
그녀의 활에 내 갈비뼈를 맡기고 싶다
내 나머지 생이
가슴 저미는 노래 한 곡으로 남을 수 있다면
내 생이 여기서 거덜 나도 좋겠다
바이올린 소리의 발밑에
동전바구니로 있어도 좋겠다
거기 던져 주고 간 몇 잎의 지폐를 들고
뜨끈한 국물이 안경알을 뿌옇게 가리는
포장마차에 들러 후후 불어
밤의 온기를 나누어 마신 뒤
팔짱을 끼고 어둠 속으로 사라지고 싶다
바이올린 켜는 여자와 살 수 있다면...
2010년 7월 13일 새벽
詩를 사랑하는 산사람들의 詩山會 도움쇠 김정남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