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소금 /도봉별곡
갓밝이 무렵의 어둠
지나
불암산 넘어 솟는 해
소금 같은 시간들, 새벽의 명상
하루 한 끼만으로 설한 팔만사천법문의 붓다
14년 세월 오직 인仁을 구걸하러 우주를 주유한 공자
죽음은 그에게 하찮은 것, 곧 진실 같은 것, 소크라테스
빛을 찾아 헤맸으나 끝내 다가온 어둠, 예수
그 회한의 빛들에게
가섭과 맹자, 플라톤, 사도 바울 등
소금들 있어
세상은 빛과 소금들이 구축驅逐하고자 했던 이기심과
생명을 유지시켜주는 이기적 유전자가 싸우며 산다
지금은
거부할 수 없는 진실 하나
수많은 성자가 다녀갔어도 바뀐 것 없나니
한 때는
숫자를 발명하고도 모자라
영零과 공空의 개념까지 만들어낸 빛의 후예들
그들의 숫자가 만들어낸 인공지능 AI에 기대를 걸고
바뀌지 않는 것은 없다는 빛과 소금 같은 희망
억겁의 세월 넘어
다시 빅뱅을 시작하더라도
변하지 않은 희망
모든 진리는 잘 설해졌다
진리에 비밀은 없다
너와 내가 실천하지 않을 뿐
*제2시집 <시인의 농담>에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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