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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록

도봉산 始山祭(詩山會 제226회 산행)

도봉산 始山祭(詩山會 제226회 산행)

산 : 도봉산

코스 : 도봉산역-시인의 마을-길지 명당터(시산제)-마당바위-제6휴식처

소요시간 : 3시간

일시 : 2014년 1월 12일(일) 10시

만나는 곳 : 전철 1, 7호선 도봉산역 대합실

준비물 : 막걸리, 안주, 과일, 제수음식, 아이젠

연락 : 임삼환(010-3212-3700)

블로그 : blog.daum.net/yc012175

카페 : cafe.daum.net/K-20

 

1.詩를 통한 時論

 

도반(道伴)/이성선

 

벽에 걸어 놓은 배냥을 보면

소나무 위에 걸린 구름을 보는 것 같다

배낭을 곁에 두고 살면

삶의 길이 새의 길처럼 가벼워진다

지게 지고 가는 이의 모습이 멀리

노을 진 석양으로 하늘 속에 무거워도

구름을 배경으로 서 있는 혹은 걸어가는

저 삶이 진짜 아름다움인 줄

왜 이렇게 늦게 알게 되었을까

중심 저쪽 멀리 걷는 누구도

큰 구도 안에서 모두 나의 동행자라는 것

그가 또 다른 나의 도반이라는 것을

이렇게 늦게 알다니

배낭 질 시간이 많이 남지 않은 지금

 

-시평

함께 무엇을 추구한다는 것은 마음이 일치되어 있다는 것이다. 도반(道伴)은 마음을 함께하는 벗을 이야기 한다. 길에서 만나는 벗, 이것은 이 세상에 나와 삶을 함께 살아간다는 의미이고, 함께 길을 걷는다는 것이다. 이성선 시인은 그 길을 등산을 할 때 등에 걸머 메었던 배낭을 도반으로 삶았다. 배낭은 등산시 먹을 것, 입을 것, 산에서 꼭 필요한 것들을 챙겨 가져가는 가방 아닌가. 또한 필요한 것이 많을 수록 등에 무거운 무게를 주기 때문에 필요치 않은 것은 가져가지 않는다. 우리가 이 세상에서 꼭 필요한 그것이 무엇이건간에 도반으로 삼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를 생각해 본다면 삶의 의미를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내 등에 짐 지워진 무게 만큼이나 내가 짐 지고갈 일들이 무엇인가? 산은 그 도반의 의미를 찾아주는 일을 한다. " 배낭 질 시간이 많이 남지 않은 지금"이라는 말에서 시인의 고뇌를 느낀다. 아, 정말 우리가 우리들의 생의 짐을 얼마나 지고 가야 하는지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권순진>

 

미당 서정주 시인의 시 ‘자화상’에서 ‘나를 키운 것은 8할이 바람이었다‘는 대목이 있다. 달리 할 일이 없어 책과 친구하며 살면서 패러디하여 보니 ’나를 키운 것은 8할이 산이었으며, 그 중에 8할은 도봉산이었다‘고 회상해본다. 책을 읽으며 자주 느낀 것은 내 삶은 별로 평탄하지 않았으니 쓴 맛을 많이 겪은 것은 사실이나 짧은 내 삶에서 모든 것을 유추하며 살 수는 없으므로 다른 선인들의 경험이 담긴 책에서 그들의 경험을 통해 나의 지식을 키우며 지혜를 터득할 수밖에 없다. 예컨대 오늘날 현대 물리학의 근간을 만든 아인슈타인도 멀리서는 케플러, 코페르니쿠스, 갈릴레이, 뉴톤 등의 이론을 통해 자신의 학문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 내 시도 100% 창작이라고 할 수는 없다. 멀리서는 소동파, 두보, 이백 등이 있고, 가깝게는 서정주, 류시화, 마종기, 기형도 시인 등의 많은 시를 읽으면서 시인들의 감성이나 지혜가 내 안에 스며들었다가 어느 날 터져 나온 것에 지나지 않음을 부정하지 않는다. 명작이라 일컬어지는 시들의 공통점은 그들이 어려웠을 때 많이 나온 것이라는 것이다. 마음속에 슬픔이 없으면 시가 나오지 않는다고 말한 시인이 있다. 그것이 시가 가진 원초적 운명일까.

 

60세까지 성패가 즐비했던 험난한 시절을 멋모르고 지내온 것이 지금 되돌아보면 아찔하다. 그 길이 백척간두의 낭떠러지인 줄 모르고 지내온 것은 차라리 행운에 가깝다. 그래! 모르는 것이 약이다. 이순(耳順)이면 남의 말이 거슬리지 않는다는 직역이 있지만 넓은 의미로 보면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는 것으로 확대해석해도 될 것이다.

 

하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것을 어찌 하다 보니 이루어지더라는 것은 50살의 천명을 알았음에 다름 아니다. 100세 시대라는 말이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는 지금에 이르러 재수 없으면 120세까지 산다는 말이 있으니 동짓달 긴긴밤을 어떻게 지낼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시기에 온 우리들은 노후 준비를 깊게 생각하고 실천에 옮겨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제 신과 타인에 의한 수동의 시간에서 자신의 마음대로 행동하고 사고하는 능동의 시간으로 옮겨갈 시기에 이르렀다. 이럴 즈음에 찾아온 의문은 ‘나는 누구인가, 무엇을 하고 있는가, 나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로 지나온 세월의 나와 현재의 나, 앞으로의 나에 대한 생각을 명상으로 혹은 화두를 들고 골몰하게 되었다. 얼마 전에 읽었던 신문에서 미국, 영국, 호주등지에서 ‘무신론자를 위한 교회’가 맹렬히 교세를 확장 중이라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그 특별한 교회의 목표는 ‘더 나은 삶, 타인에 대한 배려, 삶에 대한 더 많은 호기심‘이라고 한다. 앞으로 내가 가야할 길이 아닐까?

<도봉별곡>

 

 

-詩論

우주의 기원에 관한 이론 중에 특이한 이론이 있는데 우주순환론이 그것이다. 우주는 팽창과 수축을 영원히 반복한다는 것이다. 현재는 빅뱅에 의해 우주는 팽창하고 있으나 어느 시점에 이르면 팽창의 힘이 소멸하게 되고 다음에는 강력한 중력에 의해 우주는 다시 수축하기 시작하여 줄어들었다가 우주의 모든 물질이 다시 한 지점으로 모이게 되는데 이것을 빅 크런치(Big Crunch)라 한다. 한 지점으로 모이다가 온도와 밀도를 견딜 수 없는 순간이 오면 빅뱅이 일어나 다시 팽창한다고 하니 이것은 우주의 기원에 관한 중요한 가설로써 존재하고 있으며 미국 프린스턴대학의 폴 스타인하르트 교수의 주장이다. 이 이론에 이르면 창조적 신이란 의미는 아무 쓸모가 없어지므로 설 자리가 없어진다. 한때 로마 교황청은 빅뱅을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하여 신의 창조로 주장해서 지지하였으나 물리학자들은 이것을 매우 못마땅하게 여겨 비판하였으며 후에는 빅뱅에 신의 창조론을 대입하지 않았다. 1992년 4월 23일 미국 워싱톤에서 열린 미국물리학회에서 스무트가 빅뱅의 메아리인 우주배경복사의 변화를 증명하여 발표함으로서 빅뱅이론은 확실해졌으며, 우주천문학에는 혁명이 있었고 빅뱅모델은 결국 정설로 받아들여졌다. 패러다임의 전환이 완성된 것이다. 중력과 암흑물질, 암흑에너지 등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는 많지만, 이 이론은 누구 혼자의 힘으로 이루어진 결과가 아니고 아인슈타인이 일반상대성이론으로 단초를 제공하고 여러 세대에 걸친 과학자들의 노력으로 거의 완성되었다. 그러나 앞으로 우주를 달아나게 하는 암흑에너지의 성격(정체)의 신비를 규명해야 한다. 로마 교황청의 입장도 성경이 우주에 대해 문자적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생각을 버렸다. 매우 실용적인 변화다. 과거에는 태양이 뜨고 지는 것에서부터 화산이 폭발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우주의 모든 신비스러운 현상 뒤에는 신이 있었다. 그러나 과학이 이런 현상을 하나씩 합리적으로 설명해 나갔다. 화학자 찰스 쿨슨은 지식의 틈을 과학이 메워감에 따라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모든 현상에 책임을 지는 신이 그 힘을 잃어간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하여 ‘틈 사이의 신’이라는 말을 만들어냈다. 이제 로마 카톨릭교회는 자연은 과학에 맡기고 정신적인 세계에만 집중하고 있다. 그것은 미래의 과학적 위상이 신의 위상을 깎아내리는 일이 없는 안전한 영역에 자리 잡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학과 종교는 나란히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 재미있는 농담 하나, 빅뱅 이전에 신은 무엇을 하였나? - 신은 하늘과 땅을 창조하기 전에 이 질문을 하는 자들을 위해 지옥을 만들고 있었다. 빅뱅을 창조라고 전제하고 철학자이며 신학자인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서기 400년에 쓴 자서전<고백록>에 위의 신학적 질문에 자신이 들은 답을 인용해 놓았다.

<도봉별곡>

 

 

 

2.산행기

시산회 제225회 남산 둘레길 산행기 2013년 12월 28일(토)

 

산행 참석 : 16명

뒤풀이 참석 : 11명

특별 초대 : 1명(김동주)

 

 

오늘 산행은 2013년을 마무리하는 시산회의 납회 산행이다. 약속시간 14시, 남산 한옥마을 입구를 목표로, 이른 점심을 먹고 집을 나선 시간은 오후 1시이다. 근래 들어 제일 추운 날씨를 기록하는 토요일 오후, 모처럼 겨울 방한 복장을 잘 갖추고 밖에 나왔으나, 바람이 불어 체감온도는 영하 14도를 오르내리고 있었다. 전철에 몸을 실어 충무로역에 내리니 3번 출구에 남산 한옥마을 표시가 나온다. 출구를 빠져나가는 에스컬레이터에서 전작 회장을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함께 약속 장소로 이동하였다.

 

산행에 참가하기로 한 친구들 15명이 모두 모인 시각은 2시 20분 경. 한옥마을 광장에 펼쳐진 ICE CARVING FESTIVAL(2013 얼음 꽃 축제) 전시장 앞에서 사진을 몇 장 찍은 다음 남산 둘레길 산행이 시작되었다.

 

옛 남산 안기부 건물(현재는 서울시 별관으로 도시철도국과 중부 공원녹지사업소가 입주해 있음)을 왼편으로 두고 조금 올라가니 국립극장 뒤편이 나온다. 이어서 발길을 N서울타워 방향으로 오른쪽으로 틀어 한참 올라가니 녹지 않은 눈이 얼어붙어 신경이 조금 쓰였다. 최근 뉴스에서 겨울철 노인들은 낙상을 당해 골반을 다치면 약 15%는 그 길로 다시는 일어나지 못한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어 더 조심스러웠다.(우리도 근접 노인이 아닌가?)

 

남산은 해발 265미터 되는 산으로 서울 중구와 용산구의 경계에 있으며, 북쪽의 북악산, 동쪽의 낙산, 서쪽의 인왕산과 함께 서울 중앙부를 둘러싸고 있는 내사산 중의 하나이다. 남산은 도성의 남쪽에 있는 산이라는 일반화된 이름이며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보면 남산의 고유명은 목멱산, 인경산이었음을 알 수 있다.

 

멀리 타워호텔과 서울 성곽 길을 왼쪽으로 두고 계속 더 올라가니 전망대에 이르게 되어 잠시 겨울철 한양 도성의 모습이 내려다보인다. 길 좌우로 소나무 숲이 잘 가꾸어져 봄가을에는 소나무 교실도 운영한다는 안내문이 길가에 잘 서 있었다. 오르는 시간 동안 하늘엔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화창한 가운데 겨울 햇빛이 추위를 약간 누그려 뜨려 다행이었다.

 

N서울 타워가 왼쪽으로 멀리 모습을 드러내는 중에 작은 나뭇가지들에 무수히 많이 달려 있는 붉은 색 팥배나무 열매들이 눈을 호사스럽게 만든다. 이어서 도달한 두 번째 전망대(포토 아일랜드)에선 단체 사진도 몇 장 찍었다. 곧 이어 길 오른 쪽으로 연두색 대형 버스가 정류장에 서 있는데 자세히 보니 남산투어용 전기버스로 연료 주입구에서 나온 호스가 길가 충전기에 연결되어 충전 중에 있었다.

 

정상에 이르는 마지막 오르막길에 들어서자 버스에서 방금 내린 어린이들의 힘차게 달려가는 모습이 마치 겨울을 이겨내려는 어린 새들이 날개 짓하는 모습으로 다가왔다.

 

정상 광장에 도달하자 한 가운데 모 은행에서 기부한 크리스마스트리가 화려하게 세워져 있었다. 그 앞에서 기념사진을 몇 장 찍은 다음 바로 시산회핵심 이벤트인 동반시 낭송이 진행되었다. 마침 광장 한 편에 둥근 섬처럼 만들어진 서울 방위지표를 중심으로 회원 모두가 둘러서고 산행기자인 본인(이승렬)이 방위표 중앙 위에 올라서 회전하는 전망대처럼 천천히 돌면서 시인 강연호의 <비단길 2>를 힘차게 낭송해 나갔다. 한 줄 한 줄 낭독해 나가는데 시의 맛이 점차 가슴에 와 닿는다. 재웅이 가져온 물 한 병과 내가 가져온 감귤로 목을 축인 다음 하산을 시작하였다.

 

계단을 이용하여 내려가는 중에 케이블카 정거장도 보이고 유적 발굴조사 현장(서울 한양도성 발굴) 모습도 보인다. 주차장을 지나 다시 긴 계단을 내려오니 순환도로에 도달한다. 큰 길에 접어드니 오늘 민주노총 시위 때문에 배치된 건지 모르지만 경찰 모습도 보이기 시작했다. 이어서 좁은 골목길을 한참 내려오니 회현역 1번 출구가 왼쪽으로 나타났다.

 

회현역 구내에서 친구들이 다시 모여 전철로 이동하는 방법을 잠시 토론하였다. 연구한 대로 충무로 행 전철에 올라 두 번째 정거장인 충무로역에 내려 3호선으로 갈아탄 다음 다시 두 정거장을 가서 목적지역인 종로3가역에 내려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홍도참치>에 도착한 시간이 16시 40분이었다. 복잡한 전철을 이용해서 여러 명이 함께 이동하다 보니 일행을 놓치고 잘 못 내려 10여 분 늦게 도착한 친구도 있었다.(누구라고 언급하기는 적절치 않아 생략함)

 

오늘 뒤풀이 모임에는 산행에 참가한 16명(남산 팔각정에서 삼환이 합류)과 식사 장소에 직접 온 11명(정남, 용복, 양기, 해황, 종화, 윤환, 양주, 원무, 계신, 창수, 재홍) 등 시산회원 27명(원우와 천옥은 사정상 불참)에 특별초청 김동주를 포함하여 총 28명이 참석하였다.

 

저녁 5시 조금 지나 문형 총장의 뒤풀이 개회 선언에 이어 전작 회장의 인사말이 이어졌다. 전작 회장은 지난 2년간 총장과 회장으로서 임무를 다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시산회 친구들 덕분이었다며, 임기 동안 해외 산행을 처음으로 시행한 것과 회원이 증가한 점 등이 기억에 남는다고 회고하였다. 그리고 특별히 백두산 산행에 도움을 준 김동주 친구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면서, 마지막으로 “시산회 만세! 시산회원 만세! 인류평화 만세!”를 외치며 건배를 제의하였다.

 

이어서 김동주 친구에 대한 조끼 전달식이 진행되었으며, 전작 회장이 준비한 납회 기념 특별선물인 고급 등산양말 2족씩이 전 회원에게 전달되었다. 이 때 감사의 박수가 있었는데 건성 건성으로 치는 회원에 대해서는 은밀하게 체크되어 차후 반드시 불이익이 가해질 것이라는 점이 모 회원에 의해 강조되기도 하였다. 그리고 재경 광고 20회 동문회로부터 30만원의 찬조가 있었다는 사실이 공지되었고, 재경 20회 회장인 광일 친구로부터 건강과 행복, 만수무강을 기원하다는 인사말이 있었다.

 

오늘의 특별 순서로서 시산회의 시인 2분(김정남, 김용우) 가운데 김용우 시인의 작품인 <시산회여 영원하라!>가 김동주 친구에 의해 낭독 되었으며, 동주 친구는 낭독이 종료함과 동시에 시산회 가입이 승인되었다.

 

신임 회장인 문형 친구로부터 취임사가 이어졌는데, 먼저 산행 알림 문자 발송에 대해 답신을 빨리 해 달라는 주문과, 중국여행 시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전작 회장에 대해 감사한다는 말씀이 있었고, 이에 대해 전작 회장은 그동안 산행 중에 안전사고가 없었던 점에 감사한다고 첨언하였다.

 

이어서 임삼환 신임 총장의 “회장님 모시고 열심히 하겠다”는 간단한 인사말이 있었다. 기세환 친구는 “시카고 대학 졸업생 가운데 노벨상 수상자가 70명이 배출되었는데, 이들에게 수상 비결을 묻자, 좋아하는 일을 하였다(Do what you love)라는 답이 제일 많았다”며 앞으로 좋아하는 일에 흠뻑 빠져서 모두 소원 성취하시길 빈다는 건배 제의를 하였다.

 

신임 회장 문형 친구 사회로 2014년 연회비 건과 산행계획에 대한 토의가 이어졌는데, 연회비는 10만원이면 충분하다는 의견에 모두 동의하였다. 산행계획과 관련해서는 이경식 산우가 30회를 제안하였으며, 결론은 기존의 연 25회는 정기산행으로 진행하고, 추가 5회는 번외로 시행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내년에는 20회에서 재경 광고 총동문회 산악회를 맡게 되는데(김정남 회장) 이에 대한 마음 각오를 확실히 해야 한다는 공지가 있었다. 마지막으로 2014년 산행은 해외산행 1회, 금년에 실시하지 못한 울릉도 독도 산행, 그리고 장거리 산행을 포함하여 신임회장과 김정남 산우가 협의하여 계획표를 작성 배포하기로 하였다.

 

마지막으로 전작 회장이 “인생 60년 살아보니까 가장 감사한 것은 1)광주고 나온 것과, 2)광주고 20회인 것과, 3)시산회 친구들과 함께 하는 것이 가장 감사한 일이라고 강조하면서, 건배사로 마(마주보는), 당(당신의), 발(발전을 위해), 사(사나이), 우(우정을), 디(디질 때 까지)를 외치며 2014년 새해에 원하는 모든 일이 다 이루어지길 기원하였다. 18시45분 조문형 신임 회장의 마무리 선언으로 2013년 시산회 납회 뒤풀이 순서가 모두 종료되었다. 끝.

2013년 12월 29일 이승렬 씀.

 

 

3.산행지

이번 산행에는 10번째 시산제를 지내게 되니 한 번 강산이 변한 것이 됐다. 납회 때 전작 회장님이 말한 대로 10년 동안 큰 사고 없이 지냈으니 천지신명의 도움이 있었음을 믿는다. 유난히 춥고 긴 겨울이 될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와 달리 추위가 심하지 않으니 가난한 자들에게는 다행이다. 그날은 도봉산신령이 내려다 보는 곳에서 몸과 마음을 정갈하게 닦고 모두 모여 천지신명께 경건한 마음으로 경배를 하자.

 

4.동반시

최근에 밤하늘을 올려다본 적이 있는가? 공기가 나쁜 서울에서는 별을 보기 어려우니 청정지역인 무주나 임실 같은 곳에서 밤에 산에 올라, 시력이 좋은 사람이 육안으로 볼 수 있는 별의 수는 4천 개 정도다. 우리가 속한 은하계는 천 억 개의 별로 이루어져 있고 우주에는 천 억 개의 은하가 있다니 우주의 크기는 거의 무한대에 가깝다. 하늘을 올려다보면 급격한 가속도로 팽창하고 있는 하늘의 끝은 어디인가에 생각이 미치다가 발 앞의 돌뿌리도 보지 못하면서 괜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경험을 누구나 한다. 그것은 과학자들의 몫이니 우리는 아름다운 별을 보면서 고운 시를 지을 일이다. 아니면 끝없이 도를 닦을 일이다. 시 공부를 하느라 현대시 창작 강의<이지엽 지음>를 읽으면서 메모해 둔 시 중에서 골랐다. 아름다운 시다. 내 감성은 언제나 이런 시인들처럼 순수해질까! 나의 시작 노트를 꺼내보니 점점 답답해진다. 한 편으로는 고전이나 현대 명작들도 완성이 되기까지 20~30년의 세월이 걸렸다니 위로의 생각이 든다. 다 버리고 비웠으니 돈과 명예를 탐하는 것이 아니므로 그 마음도 버리고 비우자.

 

별/김완하

 

별들이 아름다운 것은
서로가 서로의 거리를
빛으로 이끌어주기 때문이다
하루의 일을 마치고
허리가 휘어 언덕을 오르는
사람들 발 아래로 구르는 별빛,
어둠의 순간 제 빛을 남김없이 뿌려
사람들은 고개를
꺾어올려 하늘을 살핀다
같이 걷는 이웃에게 손을 내민다

별들이 아름다운 것은
서로의 빛 속으로
스스로를 파묻기 때문이다
한밤의 잠이 고단해
문득, 깨어난 사람들이
새벽을 질러가는 별을 본다
창밖으로 환하게 피어 있는
별꽃을 꺾어
부서지는 별빛에 누워
들판을 건너간다

 

별들이 아름다운 것은
새벽이면 모두 제 빛을 거두어
지상의 가장 낮은 골목으로
눕기 때문이다

 

2014년 1월 8일 신당도서관 雨休齋에서

 

詩를 사랑하는 산사람들의 모임 詩山會 도움쇠 김정남 올림

 

 

*시산제 축문

2014年 詩山會 도봉산 시산제

檀紀 4347年 西紀 2014年 甲午年 1月12日 바야흐로 '詩를 사랑하는 山사람들의 모임'의 희망을 밝히는 찬란한 새해를 맞으며 詩山會 會員 一同은 甲午년 도봉산 始山祭를 행함에 앞서 天地神明과 도봉산 山神께 엎드려 고하나이다.

전지전능하신 천지신명이시여. 금일 우리는 선현의 발자취가 은은히 느껴지는 이곳에서 지난 한해를 감사하고 반성하며 내일의 번영과 도약을 다짐하기 위한 일념으로 전체 회원의 정성을 모아 성스러운 祭를 올리나이다.

우리 시산회 일동은 산행을 통하여 대자연의 정취와 미의 극치 속에서 자연을 흠모하며 자연과 동화되며 225회의 산행을 통하여 인내와 협동으로 화목과 단결을 배웠으며 소박하고 준엄한 교훈 속에서 심신을 단련하여 왔습니다.

거듭 비옵건대 甲午년 한해도 우리 회원 모두를 굽어 살피시어 화합 속에서 안전한 산행이 되도록 엎드려 고하나니, 천지신명이시여, 우리가 정성을 다해 올리는 이 술들을 흔쾌히 흠향하여 주옵소서.

 

 

檀紀 4347年 西紀 2014年 1月12日

시산회 회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