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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록

안양 수리산 태을봉(詩山會 제228회 산행)

안양 수리산 태을봉(詩山會 제228회 산행)

 

산 : 수리산(469미터)

 

산행코스 : 명학역-성결대-관모봉-태을봉(정상)-병목안공원-안양역

 

소요시간 : 4시간

 

일시 : 2014년 2월 9일(일) 10시

 

모이는 곳 : 국철 1호선 명학역 대합실

 

준비물 : 막걸리, 안주, 과일, 아이젠

 

연락 : 임삼환(010-2168-3700)

 

블로그 : blog.daum.net/yc012175

 

카페 : cafe.daum.net/K-20

 

 

1.詩를 통한 時論

 

거미줄 ― 달마는 왜 동쪽으로 왔는가 - 최동호(1948~ )

 

아침 산보길

 

매미 소리 하얀빛을 뿌리며

 

짙푸른 여름 나무둥치 속으로 파들어가는데

 

거미는 없고 거미줄에서

 

퍼덕이다 부서진 나비 날개를

 

우연히 발견한다

 

 

어젯밤 꿈속에서

 

몸부림치던

 

어깨쭉지가 아니었을까

 

공연히 나의 팔을

 

허공에 휘저어보는

 

아침 산보길의 뭉클한 흙 냄새

 

시 읽기의 즐거움은 대개 발견과 깨달음에서 온다. 시인은 매미 소리 가득하고 초록이 짙푸른 여름 숲의 아침산책길에서 거미줄을 발견한다. 거미 없는 그 거미줄에서 나비의 날개를 발견한다. 지난밤 나비는 살기 위해 날개를 퍼덕이며 몸부림쳤을 것이다. 생존을 위해 몸부림을 치면 칠수록 거미줄은 더 옥죄어 오고 온몸에 감겨 마침내 부서진 날개만 남은 죽음. 문득 시인의 생각은 부서진 그 날개가 지난 밤 꿈속에서 몸부림치던 자신의 어깨쭉지가 아니었을까 하는 데 미치게 되고 공연히 팔을 허공에 휘저어 본다. 몸부림치다 거미줄에 옥죄어 부서진 ‘나비의 날개’와 허공 속에 휘저어 본 온전한 ‘나의 팔’이 같은 존재일 수 있다는 윤회의 불가적 상상력 그리고 거기에서 오는 깨달음이 동전의 양면 같은 삶과 죽음을 깊이 성찰하게 해준다. 거미줄 속에 부서진 죽음이 아닌 공연히 허공에 팔을 저어 보는 살아 있는 아침 산보길의 흙냄새가 뭉클하다.

[곽효환·시인]

 

-시평

이 시의 부제는 '달마는 왜 동쪽으로 왔을까'다. 120살을 산 조주 선사의 제자가 이렇게 물었을 때 조주 선사는 "판치생모(板齒生毛)"라 답했다. 물론 불가의 1,700공안 중에 나오는 선문답이다. 판치는 앞이빨인데 조주 선사는 다 빠지고 없는 앞니를 넣어 이렇게 답했을까? 이성과 논리로는 풀 수 없는 선문답이다. 나비의 날개도 장자의 나비에 나오는 구절이니 짧은 시어로 그런 것들을 휘어감는 시인의 내공이 단단하다. 나는 술 취해 잠들고 새벽에 일어난 아침에 내가 살아있는 건지 혹시 꿈속의 나는 아닌지, 잠시 생각해볼 때가 있다. 장자의 나비에 빠진 사람의 얼빠진 수작이다. 꿈속에서 나비가 되어 거미줄에 걸렸다면 어떤 심경일까, 궁금하다.

<도봉별곡>

 

-時論

세상에 나쁜 종교란 없다. 3년이면 길다고 볼 수 있는 세월을 종교에 관한 책을 주로 읽었다. 읽게 된 계기는 도봉산에서 만난 여호아의 증인 여신도 두 분이 건네준 '깨어라, 파수대'라는 책 속에서 읽었던 구절이다. 인간이 수백 번을 죽었다 살아나도 결코 알 수 없다는 세 가지에 관한 구절이었으니 '우주의 기원과 신과 영혼의 존재, 그리고 선악의 귀결이었다'. 3년의 세월을 온전히 종교에 관한 책만 읽은 것은 아니다. 죽자살자하고 재판도 했고, 산도 올랐고 시도 썼으나 돈은 벌지 않았다. 행복한 백수 시절을 보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최근에 '신을 찾아 떠난 여행/에릭 와이너'라는 책을 읽고 내린 나름의 잠정적, 일차적인 결론을 내렸으니 당분간은 시를 쓰고 가벼운 책을 읽고 싶다.

 

나쁜 종교란 처음에는 절대로 없다. 악을 행하기 위해 시작된 종교는 역사상 없다. 결코 종교인답지 않은 종교인들의 이기적인 탐욕 때문에 종교는 타락하고 분열하고 폭력적으로 변하기도 했다. 과학적으로 보면 결코 신은 없다. 인간이 만든 '만들어진 신/리차드 도킨스'일 뿐이다. 보이지도 않고 내려와 본 적도 없으니 과학적 측면에서는 절대로 신의 존재를 인정할 수가 없다. 우주의 기원과 창조에 관하여 우주의 나이는 우주배경복사의 증명을 통해 빅뱅으로부터 138억 년으로 추정할 수 있고 그렇게 긴 세월에 신이 끼어들 여지나 공간은 없다. 우주는 빅뱅 후 암흑 에너지에 의해 계속 가속 팽창하고 있으나 언제가는 팽창의 힘이 떨어지면 수수께기 물질인 암흑 물질에 의해 중력이 발생하여 다시 한 점을 향하여 줄어드는 빅크런치의 현상이 올 것이다. 줄어들다가 엄청난 밀도와 중력과 온도를 이기지 못하면 다시 빅뱅에 의해 우주는 팽창한다. 빅뱅과 빅크런치가 끊임없이 계속 반복한다는 것이 현재 우주물리학자들의 결론이다. 가설이지만 확실한 반론이 없는 것이 명백한 현실임을 알아야 한다. 여기에도 신이 끼어들 시간과 공간이 없다.

 

위의 '신을 찾아 떠난 여행'이라는 책에 저자는 유대교, 이슬람교, 기독교 등 유일신교들의 종파를 찾아서 신의 존재를 알고자 했으나 신은 각자의 마음속에 있다는 잠정적 결론에 도달한다. 그들도 나의 결론과 별로 다를 게 없었다. 기적과 같은 것을 나타내는 신화도 결국 인간이 만든 황당하고 어설픈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영혼의 존재에 있어서 '죽음이란 무엇인가/셀리 케이건'을 보면 이성과 논리로 삶과 죽음에 관하여 풀어나간다. 명문 예일대에서 17년간 최고의 명강의를 모은 책인데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위해 20년이 걸렸다고 한다. 영혼과 육체는 별개라는 이원론자들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영혼과 육체는 하나라는 결론을 내린다. 육체가 죽으면 육체의 일부인 뇌에서 발생하는 생각, 즉 영혼도 죽는다는 것이다. 종교인의 입장에서는 영혼과 육체를 분리하는 이원론과 영생적 삶을 주장하고 싶겠으나 증거와 논리는 빈약하다. 자살의 경우를 보더라도 영혼이 분리되어 있다면 그 영혼이 자신이 죽는 길을 선택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삶을 위한 죽음 오디세이/리샤드 벨리보, 드니 쟁그라 공저'에서 저자들은 죽음에 대한 신화를 걷어낸다. '자신의 육체 바깥쪽에 자기가 위치해서 모든 것을 공중에서 내려다본다는 시선으로 자기 자신을 보는 느낌'이 드는 임사체험이 사실은 우리 뇌에서 재현과 자의식을 관장하는 부위의 통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생긴 환각일 뿐이며 약물로 이를 유도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생명의 영속성에 대하여 우리들은 시간을 사람이나 동물의 몸처럼 생각하고 있어 시간의 오른팔을 떼어내고, 왼편 다리를 떼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서양적인 오류가 있다. 시간이 언제 우리를 향해 밀려온 적이 있는가? 시간이 나로부터 벗어난 적이 없으므로 과거와 미래가 구분될 수 없다. 하여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점일 뿐이다. 시간이란 언제나 우리에게 머물러 있으므로 과거와 미래는 환상에 지나지 않으니 생명의 영속성과 맥락을 같이 하는 힌두교와 불가의 윤회(輪廻) 같은 것도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다만 윤회니 천국과 지옥 같은 것들을 믿는 것은 우리에게 해롭지 않으니 믿는다고 나쁠 것은 없다. 여기에서 알 수 없는 부분은 접어두고 과학과 종교를 분리하여 알 수 있는 부분만을 논의하자는 토마스 헉슬리가 주창한 '불가지론'이 나온다. 일부 학자들은 불가지론을 철학의 영역에 두자고 하는데 굳이 구분하자면 무신론에 가까운 이론이다. 폭력적으로 변해버린 종교, 특히 유일신교가 끼치는 해악에 대한 대안으로 현재 종교통합운동이 일어나고 있으며, 종교의 기원을 6천 년으로 본다면 이 운동도 길게 봐서 6천 년정도 지나면 제대로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운동에 희망을 가져본다.

 

제행무상(諸行無常),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도봉별곡>

 

 

2.산행기

시산회 제227회 한탄강 트레킹 산행기/기세환

집결장소 : 2014.01.25(토) / 사당역 2번출구(06시반), 잠실역3번출구(07시)

참석자 : 17명 (갑무, 세환, 용우, 정남, 종화, 진오, 기인, 형채, 원우, 윤환, 경식, 삼환, 정한, 문형, 영훈, 근호, 양기)

트레킹코스 : 직탕폭포-번지점프장-송대소-승일교-마당바위-철의삼각전적관-고석정(주상절리앞) -온천욕 : 포천시 일동면 '용암천'

동반시 : 다시 느티나무가 / 신경림

뒤풀이 : 보리비빔밥, 두부김치에 막걸리 및 소주 / 괸돌주막가든(포천시 일동면)

 

며칠 전에 한탄강 얼음트레킹에 대한 내용으로 TV방영이 있었는데, 제목은 2014 철원 한탄강 얼음 트렉킹 축제(동지섣달 꽃본듯이)였고 마침 이곳이 새해 시산회 두 번째 산행을 하기로 되어 있어 큰 기대와 설렘으로 기다려왔었다. 그런데 일기예보가 심상치 않았지만 북쪽 강원도지역이라 약간의 비가 눈으로 변하길 기대하면서 잠실롯데 너구리상 앞에 노오란 병아리 25인승 합승버스에 몸을 실었다. 회원 30명 중 17명이 참석하여 7시10분경 목적지를 직탕폭포로 하고 출발하였다. 약간 먼 산행이라 다들 일찍 기상하여 밥을 못 얻어먹고 나온 친구가 대부분인듯했지만, 사실은 부인들의 애정이 식어 식사를 못하고 나온 것이 아니라 신랑들의 큰 사랑과 배려가 부인들의 이른 잠을 깨우기 싫어 고양이발로 어둠을 헤치며 사알짝 빠져나온 듯하였다. 그렇다면 나는 무슨 심보로 곤하게 자는 마누라를 깨워 식사를 하고 나왔단 말인가? 하 하 간이 배꼽 밖으로~ 아니면, 지극한 로맨스 그레이라 해두자.

 

가까운 휴게소에 들러 간단히 아침식사를 하고 10시경 목적지 직탕폭포에 도착할 즈음에 플랑카드 안내문이 '해빙으로 인해 얼음트레킹 전면금지'라고 붙어있었으나 다소의 아쉬움을 피하기 위해 직탕폭포(한국의 나이아가라, 80M x 30M)를 배경으로 살얼음 낀 강변을 잠시 산책한 후에 현지 가이드 유병숙 씨의 권유대로 직탕폭포를 출발하여 번지점프장을 거쳐 승일교, 마당바위, 한여울길, 철의삼각지전적관, 고석정까지 우산을 받쳐들고 삼삼오오 길을 걸었다. 고석정에 다달을 즈음엔 비가 상당히 내리기 시작하여 비도 피할 겸, 점심을 위한 자리로 안성맞춤인 정자에 자리를 펴고 각자 준비한 음식과 추운 겨울날씨를 대비해 모두들 컵라면과 보온물통을 지참하였고, 물을 끓이고 컵라면에 물을 부어 익을 동안 오늘의 동반시 신경림 시인의 '다시 느티나무가'를 오늘의 기자인 내가 낭송하게 되었다. 가난하고 어렵게 살았던 시인은 느티나무가 크게 보이다 다시 작게 보이고 이내 늙어서는 커보인다는 표현을 쉽고도 깊은 목소리로 노래한 시다. 시를 낭송하는 동안 산우들의 면면을 살펴보니 모두 공감하는 분위기다. 유서 깊은 곳에서 비 오는 날의 정자에서 시를 낭송하는 맛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하여 우리는 행복한 사람들이다. 조문형 회장과 몇 사람은 버너와 코펠을 가져와 즉석 라면파티로 푸짐하게 배를 채웠다. 옆자리엔 우리처럼 비를 피해 합석한 이들이 부침개를 부쳐 먹고 있었는데 넉살좋은 형채가 물물교환하여 나눠먹으니 훈훈한 옆집 인심과 비오는 날 부침개의 맛이 더해져 사뭇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즐거운 점심시간이었다.

 

식사를 끝내고 바로밑에 위치한 고석정과 현무암협곡인 순담계곡의 아름다운 절경을 둘러보면서 경관을 배경으로해서 개인과 단체 촬영을 하고 나니 오후 1시30분이었다. 애초 계획대로 얼음길 트레킹을 할 수 없어서 많이 안타까웠지만, 주말에 내당마님의 눈치를 벗어나 삼식이를 면했거니와 10년동안 모임을 가져온 시산회 벗들과 무한대의 소재로 희희낙락 할 수 있었으니 이에 비길만한 더한 행복이 있으랴.

 

이제 남은건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온천욕이다. 장소는 김정남 총동창회 산악회장이 20년전 직접 개발하여 운영했었던 포천 소재 '용암천'이었으며, 내부시설은 남/여 각각 18개의 색다른 탕과 찜질방, 사우나등 으로 이루어져있었다. 17명의 산우들이 온탕에서 노천탕으로 위용을 드러내고 떼지어 다니며 한 시간동안 하루의 피로를 걷어내고 마친시간은 3시30분이었다.

 

뒤풀이 하기엔 좀 이른 시간이었지만, 김 회장의 안내로 포천에서 유명하다는 '괸돌주막'에서 보리밥정식(순두부, 강돤장, 콩비지, 비빔용야채)과 두부김치를 안주로 막걸리를 앞에 두고, 각 테이블별로 권주선창을 곁들이고 시끌벅쩍하게 떠들며 지내는동안 마음은 벌써 과거 계림동산 시절로 돌아가 있었다. 모임의 마무리를 새해덕담으로 대신한 조문형 회장의 인사말로 제227회 정기 산행은 막을 내렸다.

 

동반시의 감흥이 남아 며칠이 지난 지금 다시 올린다.

 

다시 느티나무가/신경림

 

고향집 앞 느티나무가

터무니없이 작아 보이기 시작한 때가 있다.

그때까지는 보이거나 들리던 것들이

문득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

나는 잠시 의아해하기는 했으나

내가 다 커서거니 여기면서,

이게 다 세상 사는 이치라고 생각했다.

 

오랜 세월이 지나 고향엘 갔더니,

고향집 앞 느티나무가 옛날처럼 커져 있다.

내가 늙고 병들었구나 이내 깨달았지만,

내 눈이 이미 어두워지고 귀가 멀어진 것을,

나는 서러워하지 않았다.

 

다시 느티나무가 커진 눈에

세상이 너무 아름다웠다.

눈이 어두워지고 귀가 멀어져

오히려 세상의 모든 것이 더 아름다웠다.

 

오늘 산행에 참석치 못한 친구들을 위해 철원 한탄강 주변을 간단히 소개한다.

 

*한탄강(漢灘江)

은하수 한(漢) 여울 탄(灘)자를 써서 은하수 여울 또는 큰여울이라 합니다. 그리고 옛선조들은 철원지역 한탄강을 섬돌 체(砌)자를 써서 체천(砌川)이라 불렀는데 이는 수직절벽(주상절리)이 마치 섬돌을 쌓아놓은 모양 같아 지어진 것입니다. 특이한 것은 평원분지 한가운데를 깊이 20~30미터의 협곡을 이루면서 흐르기 때문에 그 모양이 마치 미국의 그랜드캐년을 연상케 하고 웬만한 홍수의 범람도 없다합니다. 한탄강은 DMZ인근 최상류에있는 정자연으로부터 칠만암 ,직탕폭포, 태봉대교, 송대소, 마당바위, 승일교, 고석정, 순담계곡등의 명승지가 있습니다.

 

*직탕폭포

한탄강 상류에 기암절벽과 자연적인 -자형 기암으로 이루어진 폭포로서 그웅장함과 기묘함,아름다움이 겹쳐 철원팔경의 하나로 손꼽히고있다. 한탄강의 맑은물과 풍부한 수량으로 자연미가 넘 치는 이 폭포는 절경 고석정과 2km 상류에 위치하며 규모는 폭 80미터, 높이 3미터로 속칭 ‘한국의 나이아가라’로 알려짐

 

*고석정

고석정은 철원8경중 하나로서 한탄강 중류에 있는데 일반적으로 강 중앙의 고석과 정자 및 그 일대의 현무암계곡을 총칭하여 고석정으로 부르고 있다. 강 중앙에 위치한 10여미터 높이의 거대한 기암봉에는 임꺽정이 은신하였다는 자연동굴이 있고 건너편 산 정상에는 석상이 남아있다.

 

*현무암협곡

철원군 동송읍 장흥리 일대에 위치하고, 주상절리는 용암이 굳어지면서 기둥형태를 이룬 모양을 말하는데 이와같은 현상은 이곳 현무암 협곡층에서만 발견할 수있다.

 

*승일교

한탄강 중류지점에 위치한 높이 35미터, 길이 120미터, 폭 6미터의 다리이다. 승일교의 이름엔 두가지 설이 전해지고 있다. 하나는 남북합작으로 완성한 다리라 하여 이승만 대통령의 ‘승’자와 김일성의 ‘일’자를 합친 승일교이며, 다른하나는 6.25당시 한탄강을 건너 북진 중 전사한 박승일 대령을 기리기위해 명명했다는 얘기가있다. 현재는 차량 통행이 금지되었으며 붉은 색으로 도장된 아치교인 한탄대교를 건설하여 통행하고 있다.

 

2014. 2. 3. 기세환 씀

 

3. 산행지

이번 산행은 안양 수리산에 오른다. 카톡으로는 경식 산우가 추천한 것으로 되어 있지만 실제 나양주 산우가 추천한 산이다. 수 차례 올랐지만 이번에는 코스를 달리 해서 이경식 산우가 추천한 명학역으로 들머리를 잡는다. 어렵지 않은 코스라고 한다. 다행스럽게 올 겨울은 쉽게 지나가는 것 같다. 입춘이 지나면 남도에는 매화가 피고 동백꽃이 한창이겠다. 경식이가 30번의 산행을 주장했으니 그와 상의해서 적당한 때 5회의 산행지를 올리겠다. 도서관에 앉아만 있으니 다리 근육이 많이 약해진 것 같아 걱정스럽다. 입춘이 지났으니 지나간 겨울을 그리워하며 봄이 오는 길목에서 모두 모여 한바탕 웃고 내려오자.

 

 

4.동반시

내 고향은 평야지대라 주로 벼를 심었으니 소득이 적은 수수는 자투리 땅이나 척박한 자갈밭에나 심었다. 낱알이 굵고 거친 수수는 찰기가 없어 약간은 천대 받는 곡식이었을 게다. 시인은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저녁만큼 저문 것'은 시인의 암울하고 답답해서 어려웠던 시절을 얘기하는 것 같다. 이윽고 보릿고개를 넘어 환해진 수수밭은 희망의 의지가 아니었을까. '이 세상 없는 길'은 죽은 후에나 만날 수 있는 길이니 산의 가파른 절벽을 넘어 천불이 살고 있는 산에 이르러 극락을 보았다고 말하고 싶은 것으로 해석하고 싶다. 그의 시는 잠언같이 강렬하게 마음속으로 다가오는 뜻 깊은 구절들이 많아 나는 이 여류시인을 좋아한다. 어렵고 힘든 세월을 보내지 않고는 결코 나올 수 없는 그의 시어와 감성을 좋아한다. 산의 솔바람은 산에게 향기로운 피와 살이며 항상 머무르는 동반자와 다름 없다. 바람이 머무르지 않는 산은 없다. 모두 보릿고개를 넘었을 우리들에게 속 깊은 감동을 줄 것을 믿는다.

 

마음의 수수밭 / 천양희(1942~ )

 

마음이 또 수수밭을 지난다. 머위 잎 몇 장 더 얹어 뒤란

으로 간다. 저녁만큼 저문 것이 여기 또 있다.

개밥바라기 별이

내 눈보다 먼저 땅을 들여다본다.

세상을 내려 놓고는 길 한쪽도 볼 수 없다.

논둑길 너머 길 끝에는 보리밭이 있고

보릿고개를 넘은 세월이 있다.

바람은 자꾸 등짝을 때리고, 절골의

그림자는 암처럼 깊다. 나는

몇 번 머리를 흔들고 산 속의 산,

산 위의 산을 본다. 산은 올려다보아야

한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 저기 저

하늘의 자리는 싱싱하게 푸르다.

푸른 것들이 어깨를 툭 친다. 올라가라고

그래야 한다고. 나를 부추기는 솔바람 속에서

내 막막함도 올라간다. 번쩍 제 정신이 든다.

정신이 들 때마다 우짖는 내 속의 목탁새들

나를 깨운다. 이 세상 없는 길을

만들 수가 없다. 산 옆구리를 끼고

절벽을 오르니, 천불산(天佛山)이

몸속에 들어와 앉는다.

내 맘속 수수밭이 환해진다.

 

*개밥바라기 별 : 샛별

*목탁새 : 까막딱따구리

 

2014. 2. 6. 신당도서관 雨休齋에서

 

詩를 사랑하는 산사람들의 詩山會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