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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록

진도와 이순신, 홍주, 씻김굿(詩山會 제246회 산행)

진도와 이순신, 홍주, 씻김굿(詩山會 제246회 산행)

일정

11월 7일 : 7시 30분 사당역 1번 출구 출발~목포에서 점심~목포대교 진도타워전망대~명량대첩전시관~세방낙조~저녁~금요상설 공연관람(7-9시)~한잔~모텔 투숙

11월 8일 : 아침 해장국~운림산방 쌍계사~점심~진도 향토문화회관 공연(1-3시)~서울 출발 4시~서울 도착 9시.

 

1.詩가 있는 時論

심장을 켜는 사람/나희덕

 

​​심장의 노래를 들어보실래요?​

이 가방에는 두근거리는 심장들이 들어 있어요

 

​건기의 심장과 우기의 심장

아침의 심장과 저녁의 심장

 

​두근거리는 것들은 다 노래가 되지요

 

​오늘도 강가에 앉아

심장을 퍼즐처럼 맞추고 있답니다

맥과 동맥을 연결하면

 

피가 돌 듯 노래가 흘러나오기 시작하지요

 

​나는 심장을 켜는 사람

심장을 다해 부른다는게 어떤 것인지 알 수 없지만

통증은 어디서 오는지 알 수 없지만

 

​심장이 펄떡일 때마다 달아나는 음들,

웅크린 조약돌들의 깨어남,

몸을 휘돌아나가는 피와 강물,

걸음을 멈추는 구두들,

짤랑거리며 떨어지는 동전들,

사람들 사이로 천천히 지나가는 자전거바퀴,

멀리서 들려오는 북소리와 기적소리,

 

다리 위에서 노래를 부르는 동안

얼굴은 점점 희미해지고

 

​허공에는 어스름이 검은 소금처럼 녹아내리고

 

​이제 심장들을 담아 돌아가야겠어요

오늘의 심장이 다 마르기 전에

 

-詩評

중앙일보 2014년 미당문학상 수상작이다. 이 시에는 자신의 불우함을 거리의 악사가 나온다. 조선대 교수인 그가 2년 전 영국으로 연구년을 갔을 때 풍경이다. 매일 다른 심장을 꺼내 노래하는 악사에게서 그는 시인의 모습을 발견했다. 그는 “누구도 주목하지 않지만 순간 피었다가 스러지는 꽃처럼 세상을 어루만지고 사라지는 시가 보였다”고 했다. 매일 다른 심장으로 시를 쓰겠다는 중견 시인의 의지도 보인다. 세월호 이후 시인은 국가나 사회의 폭력으로부터 희생된 개인에게 마음을 쏟고 있다. 저기, 오늘 하루 일용할 심장을 열심히 닦고 조이는 그가 보이는 듯 하다./김효은 중앙일보 기자

 

-時論

중구 구립도서관에서 매주 수요일 오전에 시 창작 교실에서 시 수업을 받은 지 8개월이 지났다. 철학자 하이데거는세상에서 가장 죄 없는 일이 시 쓰는 일이고 가장 죄 없는 사람이 시인이다라고 했다. 나도 무급 휴식년을 맞아 시 쓰는 일에 몰두하다보니 약 28편의 시를 짓기는 했으나 여러 가지의 부족함을 느껴 더 정진해야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더구나 시우들의 부탁으로 세계문명사-철학을 중심으로-강의를 맡았다. <10강>을 넘어가니 역시 시인 선생님처럼 재능 기부다. 그러면서 나도 철학 공부를 하게 됐는데 가슴 벅찬 경험이다. 틈틈이 ‘붓다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가제목으로 글을 쓰고 있으나 세상에 나올 지는 나도 모르는 일이다. 이 가을, ‘그래도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는 생각과 ‘내 할 일이 이것이다’는 열정에 밤을 새우거나 새벽에 일어나는 일은 문제도 아니다. 뒤늦게 무슨 호강이냐. 진작에 이 길이 내 길이었음을 왜 알지 못했을까!

시를 쓰는 것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절대적 자아를 찾아 떠도는 여행인 것을.

 

2.산행기

시산회 제245회 설악산 산행기/조문형

(재경 광주고 총동문회.총산악회 설악산 산행)

일시 : 2014. 10. 26(일) 07:30 - 21:20

만남장소 : 잠실역(2호선) 3번 출구(너구리상 뒤편)

참석인원 : 28인(최광일. 김정남. 조문형. 임삼환/박명숙. 신원우. 김용우. 이윤상.

이영철. 이재웅. 위윤환. 조영훈. 이경식. 전작. 한양기. 김종화/최행복.

나양주. 박천석/주선자. 이영숙. 박형채/김순단. 임용복/이진숙. 정한. 정일정/부인

동반시 : 지울 수 없는 얼굴(고정희.1948~1991)

뒤풀이 : 양평 해찬솔 팬션

 

가을의 문턱을 열고 마당을 지나 뒤 안의 돌담으로 가는 10월의 마지막 일요일이다. 이용의 ‘시월의 마지막 밤’이 생각나는 것을 보니 아직 늙지 않았나보다. 이번 산행은 재경 총동문회와 총산악회가 함께 주관하는 연중 최고의 중요한 문화체육행사로 20회 시산회 김정남 산우가 총산악회 회장을 맡아 추진한 행사라서 우리 시산회가 준비하는 행사처럼 마음이 설레고 이른 아침부터 발걸음도 조급해 진다.

 

잠실역 너구리상 뒤편으로 가니 동문회와 산악회 행사 진행요원들의 분주한 모습과 45인승 관광버스 6대가 이름표를 달고 잔뜩 위용을 부린 모습으로 가지런하게 줄을 서있고 반가운 선후배들과 시산회원들이 벌써 자리를 잡고 즐거운 담소를 나누고 있다. 270명이 만석이라 배정받은 3호차(74아7420/승산관광)에도 22회 후배들이 25명이나 되어 자리 잡은 터라 도착시간에 맞춘 나는 부득이 마지막 6호차에 한양기 산우와 탑승하였고 대군단의 동문들과 가족들의 협조로 7:43분 1호차를 선두로 설악을 향한다. 가는 도중에 알아보니 기사를 포함해서 270명이 참석했다하니 역사상 최대인원이다.

 

20회 산행 참석자는 가족을 포함하여 28명으로 (시산회 산우 17명/가족 7명. 비시산회 4명/가족 2명) 오랜만에 설악을 보겠다던 구연주와 나양주 마나님이 사정이 생겨 참가하지 못하였으나 정한 산우가 추가로 참석하였고 정일정 친구(가족 동반)가 1호차에 김정남 총산악회장 옆 자리에 별도 탑승하고 있다고 한다.

총산악회에서 제공하는 김밥을 나눠 먹으며 홍천의 화양강휴게소에서 인원 및 차량 정리를 하려고 했으나 차량이 너무 많아 진입 불가. 어째 불안한 마음이 든다. 결국 10개의 휴게소를 지나 09:00-인제대교 직전에 청정 조각공원 휴게소에 내려 18회 장성수 재경총동문회장과 김정남 총산악회장의 인사말 뒤에 진행요원이 1코스(흘림골-들머리-용소폭포-오색약수/2시간 소요)는 한계령을 넘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모두 제2코스(12선녀탕계곡-두문폭포/왕복4시간)로 간다는 산행계획을 조정하여 발표한다. 뛰어난 순발력이다. 이유를 들어보니 어제의 경우와 같이 현재, 오색으로 가는 1코스는 한계령을 넘어가는 시간이 3시간을 넘을 수 있다는 정보가 있었다고 하는데 버스 기사들의 정보가 집행부의 귀에 들어가 집행부에서 신속하고 과감하게 결정했다고 한다. 서울에 돌아오는 시간이 새벽 2시를 넘을 수 있다는 경우를 예상해서 한 코스로 수정했다고 한다. 총산악회에서 결정하고 총동문회와 상의하여 결정했다니 그들의 정보력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문들도 이의 없이 받아들였다고 한다. 일부 선배님들의 항의는 김정남 총산악회장이 간곡히 설득했다고 한다. 그의 성격으로 봐서 ‘간곡히’라는 표현은 맞지 않을 것인 것을 안다. 이럴 때는 그런 성격이 좋은 점도 있다.

어제 한계령 방향은 차량과 사람이 너무 몰려 많은 나들이객들이 설악산 진입도 못하고 되돌아가야만 했으며 언론에서는 ‘무분별한 단풍관광’으로 보도되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전체사진을 촬영하며 구호를 힘차게 외치고 주변을 보니 여기저기 남근상의 조각물이 거시기하게 서있고 어떤 것들은 버섯모자위에 파이프가 머리를 내밀고 있는데 사정 할 때의 호스로 부착해 놓은 것 이니 헛웃음이 나온다. 남녀노소, 연령 불구 거시기를 만지며 거시기 옆에서 사진을 촬영하는 사람들 모두 자연스럽고 어색하게 보이지 않는다.

 

차에 올라 가을걷이를 마친 들녘과 울긋불긋 단장을 한 산하를 보다보니 12선녀탕 계곡의 입구에 도착하여 배낭을 메고 제법 쌀쌀한 바람을 느끼며 시간을 보니 10:10분이다. 인원을 보니 김정남 회장은 긴급상황에 대비해서 집행부와 행동을 같이 한다고 하며 정일정 부부는 김정남 회장이 모시고(?) 간다고 한다. 제법 짙었던 안개도 어느새 사라지고 청명한 가을 하늘을 보니 너무 화창한 가을의 날씨라 우리 동문과 가족들 그리고 시산회 모두에게 자연이 주는 선물이라 생각된다.

 

삼삼오오 자연스런 물결을 이루며 12선녀탕 계곡으로 긴 꼬리를 이어 걸어가는 모습이 움직이는 사람의 단풍이다. 사람이 꽃이고 나무이며 우주 삼라만상의 일체라는 생각이 든다. 입구부터 계곡의 시원한 바람과 깨끗하고 맑은 물소리가 가슴을 닦아주는 듯 마음이 가벼워지고 아직 남은 가을의 꽃인 단풍을 보며 걸어가는 우리 모두가 세상의 단풍이 된다.

 

잠시 넓은 바위를 잡아 땀을 닦으며 정한 산우가 가져온 따끈한 우롱차를 돌려 마시고 전작 산우가 직접 새벽에 볶아 왔다는 햇 땅콩과 초콜릿, 이영철 친구의 과일로 간식을 하고 잘 다듬고 낭간으로 만든 나무다리 길에 고무판을 깔아 걷기도 수월하고 피로감도 적어 시산회에서의 선녀탕 산행이 세 번째인데 이번이 가장 잘 다듬어진 길을 만났던 것 같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계곡의 바위들과 산허리의 단풍을 보며 담소하다 보니 어느새 12선녀탕의 끝탕인 막탕과 복숭아탕에서 멋드러지게 흘러내리는 폭포가 보이고 전망대에서는 너나 할 것 없이 장엄한 폭포를 배경으로 순서를 기다리는 사진 삼매경들의 여인네들이 곱고 아름답다.

 

살면서 가슴에 얹힌 돌덩이도, 힘들고 아픈 상처도, 날 선 송곳의 애증도 깊고 무거운 외로움도 저리 떨어지는 폭포에 모두 씻어지고 흘려져서 살찐 마음을 한 보따리 짊어지고 세상의 무대로 가지고 돌아가기를 간절하게 빌어본다.

 

가파른 파이프를 잡으며 급경사의 등성이를 넘어가니 12:20분이 되었고 두문폭포를 앞에 두고 김정남 회장과 정일정 친구 부부를 제외한 26명이 둥글하게 자리를 잡고 저마다 가져온 먹거리를 내놓는다.

 

오늘의 기자가 된 것이 행운이다. 시산회 회장으로 이리 큰 모교의 행사에 동참하여 산하가 물들고 마음이 풍성한 계절에 여러 동문과 산우들이 함께한 오늘이 자랑되지 아니한가?

 

故 고정희 시인의 “지울 수 없는 얼굴”을 낭송한다

 

지울 수 없는 얼굴 / 고정희

냉정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얼음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불 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무심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징그러운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아니야 부드러운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그윽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따뜻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내 영혼의 요람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샘솟는 기쁨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아니야 아니야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하는 당신이라 썼다가

이세상 지울 수 없는 얼굴이 있음을 알았습니다.

 

작년에 내가 총무직을 맡을 때 38명이 참석한 백두산 산행 다음으로 국내에서의 시산회 최고의 참석인원인 26명의 산우와 가족들 앞에서의 시 낭송이었다. 마나님들이 6분이나 된 탓인지 야채전, 삶은 고구마, 족발, 묵, 두부와 김치, 산나물, 고추와 깻잎절임, 간재미 무침, 오곡 김밥, 찰밥, 떡과 과일 등이 푸짐하게 차려지고 정겨운 점심으로 배부르게 공양하며 강원도 옥수수 막걸리에 모두들 거나하게 취한 듯 행복한 밥상이다.

 

조금 어둑해지고 폭포 인근인지라 식어진 등이 추위를 느껴 시간을 보니 13:30분이니 하산해야 할 시간이다. 저 언덕 넘어 복숭아 폭포를 기억으로 남겨두고 왔던 길을 되돌아가야 한다.

 

‘ 내려 올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라는 고은 시인의 일본의 17자 하이쿠 방식을 딴‘그 꽃’이라는 시구는 내리막길이 오를 때 보다는 여유롭고 주변을 넓게 볼 수 있는 의미라 생각되는데 올라 갈 땐 몰랐는데 내려 올 때는 하염없이 걷고 또 걸어도 멀게만 느껴지는 하산 길이다. 역시 왔던 신행길을 다시 되돌아가는 발걸음은 설렘이 줄어드는 모양이다.

 

경사가 심한 산허리를 돌아 나오는데 갑자기 산 위에서 세찬 바람이 불고 낙엽이 눈덩이처럼 황홀한 음률을 내며 우수수 거세게 뒹굴며 내려온다. 꽃단풍이다. 와! 너도 나도 저절로 탄성을 올린다. 마치 우리와의 석별이 아프다는 낙엽의 노래 같다. 벌써 낙엽은 저 아래 계곡바위에 옷을 입히기도 하고 폭포를 벌집처럼 덮어버린다. 오랫동안 산을 다녔으나 이런 낙엽의 춤추는 연주는 첫 경험이었으니 지금도 생각하면 온몸이 전율할 듯 저려온다. 낙엽은 죽음이 아닌, 종말이 아닌 새로운 탄생과 희망의 약속인 출발과 시작이라는 선서일 지도 모른다.

 

드디어 출발했던 계곡 입구에 도착하니 15:20분, 올라 갈 때2시간, 내려올 때도 거의 2시간이 소요 되었으니 다리가 뻐근한데도 15:30분에 출발 예정이라서 곧장 차에 오른다.

 

해 저문 귀환의 길이다. 양평으로 가서 저녁을 같이하고 서울로 가야 하는 길이 얼마나 지체될 지 염려가 되면서도 걱정 없이 쉽게 설악에 당도했던 오늘이라 다소 안심이 된다.

 

18:30분 양평 ‘해찬솔팬숀’에 도착하니 널직한 마당에 흐릿한 전기 줄 조명을 등불삼아 270명의 대군단이 임시용 장의자에 앉아 부침개, 김치두부, 알타리무, 무우채를 안주삼아 막걸리를 마시고 맛있는 밥과 시래기국으로 저녁 식사를 하였는데 마당의 가마솥단지에 펄펄 진하게 우러난 양평의 유명한 해장국을 기대했던 탓인지 시래국에 실망의 탄성도 있었지만 이 많은 사람의 한자리 식사가 품질과 품격을 모두 채워 줄 방법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닐 것이 분명한 일이라 모두 뒷소리는 없다. 김정남 회장에게 물어보니 양평해장국을 먹으려고 알아보았으나 이만한 인원이 들어갈 장소가 없었다고 한다. 모임을 여러 번 가졌으나 저녁 식사까지 제공한 적이 없었으니 고마운 일이다. 김정남 회장은 다시는 두 단체가 주최하는 행사는 하고 싶지 않다고 한다. 산악회가 단독으로 주최하는 행사라면 만 명도 자신 있겠지만 갈등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아니겠는가. 이렇게 큰 행사에 모든 경비를 주최 측에서 모두 부담했다니 참으로 고맙고 어부인들에게 면목이 섰다네.

 

아무튼 최상의 날씨와 주최 측의 배려로 여행자보험까지 들었지만 단 한건의 안전사고도 없이 모두가 배부른 하루로 설악과 익어가는 가을을 만끽하였으니 이보다 더 감사하고 다행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총동문회와 총산악회 행사 관계자 여러분, 특히 우리 시산회 산우인 김정남 회장의 노고와 헌신의 열정에 다시 한 번 깊이 감사드린다. 자네나 되니까 이렇게 큰 행사를 매끄럽게 치르지! 올해 한 해로 끝내지 말고 내년에도 계속해주게.

 

나도 시산회 총무 1년, 회장 1년으로 부족하나마 최선을 다하였으나 모자라고 아쉬운 시간은 너무 빠르게 가고 기다려 주지 않아 이제 두 달만 덩그러니 남아있어 회한이 앞선다.

 

11월 7(금)~ 8(토) 1박2일의 진도여행은 김동주 산우와 한천옥 산우의 크나큰 보시로 추억이 많은 여정이 될 것이라 생각되니 많은 산우들이 함께하길 간절하게 바란다. 틀림없이 즐거운 추억의 한 장을 이룰 것을 믿으니 많은 산우들의 참가를 바란다. 시산회원과 부인이 우선이고 자리가 남으며 딸.아들까지 참가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두 후원자의 성의를 봐서 비회원은 배제하는 것이 좋겠다.

 

19:30분 서울로의 되돌아가는 길이다. 도로 막힘을 고려하여 곤지암으로 가서 중부고속도로를 경유하여 출발지점인 잠실역에 21:15분 모두 하차하고 작별의 인사를 하며 공식적인 이번 설악산 산행을 마치고 생각해보니 행사에 참가한 모두가 시간과 질서를 잘 지켜준 광고인의 저력이 유감없이 발현된 것이라 확신하고 싶다.

 

산우들!! 모두 즐거운 시간이었다네!! 마나님들에게도 특별한 안부 부탁하네!!

“가을은 하늘에 우물을 판다고, 그리운 사람의 눈을 적시게 하기 위하여~”어느 시인이 말했듯이 산우들 다 같이 깊어가는 가을에 그리운 사람이 되도록 몸살하세나!!!

2014. 10. 28(화) 조문형 씀.

 

3. 산행지

이번 산행은 처음에는 장흥 천관산을 가자고 했으나 한 교장의 후원을 포함한 제안으로 변경하고 김동주 산우가 미리 준비해준 28인승 럭셔리 리무진 버스로 간다. 두 산우에게 무한한 감사를 올린다. 진도를 탐방하면서 오를 예정인 산행지는 첨찰산(尖察山, 485m)이다. 산행거리는 5.2km이며, 걸리는 시간은 약 2시간30분 정도이다. 우거진 계곡으로 접어들면 동백수림이 어우러진 울창한 상록수림이 한낮에도 컴컴한 그늘을 이룬다고 한다. 이 상록수림은 천연기념물 제107호로 지정되어 있다. 전망바위에 오르면 바다의 푸른 물결도 보인다고 하는데 아름답지 않겠는가. 진도에서 가장 높은 산에 오른 것에 만족을 하고 정상에는 봉수가 자리잡고 있어 봉화대 때문에 봉화산 이라고도 한다. 이 산은 쌍계사(雙溪寺)와 운림산방(雲林山房)을 품에 안고 있다. 쌍계사는 신라 문성왕 때 도선국사가 창건했으며, 절 양쪽으로 계곡물이 흐른다고 하여 절 이름을 쌍계사라고 하였다. 그후 조선 인조 26년(1648)에 의웅이 중건하였다. 운임산방은 국가지정 명승 제80호 이다. 이곳에는 연못과 정원이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남도전통미술관, 진도역사관, 소치기념관과 초가집 등이 시설되어 있다. 운림산방은 조선말 남종화의 대가였던 소치(小癡) 허유(許維)가 만년을 보낸 곳으로, 본채와 초가로 된 사랑채, 화실, 현대식 건물로 지어진 기념관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한천옥 산우가 세운 일정 및 시간(진도향토문화회관공연, 13~15시)에 맞추기 위해서는 산행시간과 쌍계사, 운림산방의 관람시간, 점심 식사시간을 잘 조정하여야 하겠다.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큰 진도의 탐방은 우리에겐 신나는 가을 놀이가 아니겠는가. 동참하신 친구들과 마나님들께서는 몸이 불편하여 산행이 어려울 것 같으시면 쌍계사와 운림산방을 구경하시고 좋은 시간을 보내시면 될 것 같다.

운림산방은 조선말 남종화의 대가였던 소치(小癡) 허유(許維)가 만년을 보낸 곳으로, 본채와 초가로 된 사랑채, 화실, 현대식 건물로 지어진 기념관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중 1980년에 세워진 기념관에는 한국화 6점, 서예 9점, 사군자 8점, 민속유물 176점, 수석 95점, 고서 33점, 복사품 97점 등이 전시되어 한국인이라면 꼭 가 봐야 할 관광지 100선중의 하나이다.

 

진도의 유적지 관람(계획) 때문에 첨찰산 산행이 어려울 것 같으면 숙소(진도 유스호스텔)의 뒤편에 있는 산(덕신산 또는 가인봉)을 아침 일찍 오르는 방법도 한 번 고려를 해 봐야 할 것 같네. < 위의 산행지 소개문 중에서 확정 후 조정 필요함. >

 

4.동반시

이번 산행 여행은 이틀에 걸치기 때문에 두 편의 시를 동반한다. 명색이 시산회라 용우와 나의 자작시 두 편을 올린다. 임 총장은 진도에 관한 시와 어부인들이 동반하므로 관련된 시를 주문해왔다. 나는 30분 만에 쓴 것이며, 용우는 시간이 없어 아쉽다고 발표했던 시를 추천한다. 삼별초와 홍주, 씻김굿의 발상지 진도에서 편하게 놀다오자.

 

진도 간다/김용우

가슴이 뛴다

심장이 분주하다

19살 학창시절 가을 끝자락에 처음 만난 진도의 땅

그냥 친구의 집에서 잉어찜으로 허기만 채웠다

45년의 세월이 흘러 주름진 얼굴로 다시 간다

고단한 인생을 짊어지고 흰머리를 달고 간다

그래도 모두가 소년의 마음되어 출렁일거다

 

엄동설한 선홍빛 冬柏이 정신이다

수천년의 계절에도 고목을 모르는 관매도 후박나무

물새의 우두머리 白鳥와 충성심의 세계맹견 진돗개

발효와 증류를 거쳐 지초의 용출로 빚어낸 진도紅酒

신비의 바닷길도 전통 남화의 성지 雲林山房도

거친 몽고군에 항거했던 삼별초 근거지인 龍藏城도

다시래기(多時樂)남도 들노래도 강강술래도

亡者의 이승에서의 한을 달래주는 씻김굿도 자랑이다

 

거친 물살 세찬 바람 강인한 조류가진 해협 울돌목

영원토록 빛날 명량해전, 불멸의 충무공 벽파진첩비

물길이 암초에 부딪쳐 튕겨 나오는 울음소리

오늘은 깊은 물속에 남은 주검이 아프다

고귀함이라는데 팽나무 彭木港은 살갑다

어라뒤야 저라뒤야 상사로세~

 

마음이 설랜다

친구들과 가족들과의 동행길이다

모두가 하나되는 섞으러 가는 여정이다

고향을 보여주려는 당신이 고맙다

넉넉한 베풂의 손길도 감사하다

준비에 바쁜 詩山會 집행부도 애쓰셨다

동반자 모두가 사랑하고 행복하자

얼씨고 좋다~어기여차 노를 잡자.

 

다시래기(多時樂):“다시 낳다”“다시 생성하다”

 

 

진도 홍주에게 묻는다/김정남

태양의 신비를 간직한 홍주 한 잔을 마시며, 아라리여

끊어지지 않는 금실처럼

머릿속에 낀 안개, 한 잔에 없어지려나

세상을 바꿔보겠다던 기개는

홍주로 남았으나

지초를 덮고 잔 긴 밤에도

자유는 잠들지 못했고

 

남해바다로 넘어가는 세방낙조 닮은 홍주여

운림산방 소치의 딸 이름이 홍주였던가

삼별초의 피는 홍주로 물들고

긴 밤 지새우는 진도에서

자유는 항상 피를 부르는 것임을

알면서 잠 못 이루는 밤

 

홍주는

씻김굿의 한으로 남아

제 몸 내어주고

우리는 술병 속으로 쓰러진다

 

울돌목이 불같이 일어나면

삼별초의 자유여

진도의 딸 홍주여

한 서린 씻김굿 한마당이여

이순신의 바다여, 장엄함이여!

 

2014년 11월 6일

詩를 사랑하는 산사람들의 모임 詩山會 도움쇠 김종화 · 김정남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