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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록

관악산 연주대(詩山會 제248회 산행)

관악산 연주대(詩山會 제248회 산행)

 

산 : 관악산

 

코스 : 사당역-관음사-연주대-서울대

 

소요시간 : 4시간

 

일시 : 2014년 11월 30일(일) 10시

 

만나는 곳 : 2. 4호선 사당역 4번 출구

 

준비물 : 막걸리, 안주, 간식, 과일

 

연락 : 임삼환(010-2168-3700)

 

블로그 : blog.daum.net/yc012175

 

시산회 카페 : cafe.daum.net/yc012175

 

 

1.詩가 있는 時論

금강경(金剛經)의 응화비진분(應化非眞分) 사구게(四句偈)

一切有爲法 如夢幻泡影 如露亦如電 應作如是觀(일체유위법 여몽환포영 여로역여전 응작여시관)

형상 있는 우주 만유의 모든 현상은 영원한 실재가 아니라는 뜻으로

“ 모든 유위법, 모든 존재는 (또는 일체 현상계의 모든 생멸법은)

꿈과 환상, 물거품, 그림자와 같으며

또한 이슬 같고 번개 같으니

마땅히 이와 같이 볼 줄 알아야 한다. " - 금강경 응화비진분에 나오는 구절 -

* 유위법 : 분별망상으로 이루어진 법(번뇌망상이 연기해서 일어나는 현상).

- 우리의 몸도 마찬가지이다. 마음은 더 빠르게 사라진다. 그렇게 실체가 없이 나타났다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것을 내 것이라고 여기고 영원하길 바라기 때문에 고통이 생긴다.

 

대승으로 오면 존재 자체를 철저히 깨부순다. 초기불교와 소승은 존재는 인정하나 대승은 그것마저 부정한다. 이것은 모두가 만든 인연법인데 그마저 부인하고 가는 것은 또한 무책임한 행동, 억에 하나, 다음 생이 있다면 이런 것과 인과에 들지 않고 티끌조차 만들지 않고 가리라.

 

시 창작 교실에서 업이 생겨, 나는 철학으로서의 불교를 설명(강의)하는데 종교라 생각한다면 이 강의를 듣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불교는 풀이 그대로 붓다의 가르침이다. 나는 ‘을’이 되기 싫어서도 종교를 믿지 않는 사람이다.

 

소위 수행을 한다는 위인이 자주 그것을 잊고 덜컥하고 다혈질이 나오는 것은 수행이 부족함을 뼈아프게 인정한다. 산우들에게 상처를 주었다면 사과하고 그런 일이 없도록 절치부심 노력하겠다.

<도봉별곡>

 

2.산행기

시산회 제247회 수락산 산행기(2014. 11. 23<일>)/최근호

참석자 : 13명 (김용우, 김정남, 김진오, 이경식, 이재웅, 임삼환, 정한, 조문형,

조영훈, 최근호 한양기, 한천옥, 정동준)

코스 : 당고개역-학림사-도솔봉-철모바위-수락골유원지-수락산역- 뒤풀이

소요시간 : 4시간

일시 : 2014년 11월 23일(일) 10시

모이는 곳 : 4호선 당고개역 4번 출구

뒤풀이 : 빈대떡 마을

 

금번 등산 코스는 수락산으로 생도시절 자주 등반했고 지방에서 올라왔기에 휴일에는 서울에 있는 친척집에 신세지는 것보다 나은 것 같아 가끔은 취사장에 부탁하여 주식과 부식을 수령해 정상에 올라 가까운 생도와 함께 반합에 끓여 먹고 덕릉고개를 거쳐 불암산 쪽으로 하산한 기억이 생생한 추억이 깃든 곳이기도 하다.

 

오늘은 옛 추억을 생각하며 산행을 한다 하니 평소보다 일찍 잠을 깼다. 근간 산행에 여러 사정이 있었긴 하나, 불참이 잦아 산우들에게 미안한 점도 있고 앞으로도 년말이라 참석 여부가 불투명하여 산행기자를 자청하고 즐거운 산행을 하기로 하였다. 산행은 4호선 당고개역 4번 출구에 집결하여 산행을 시작하기로 되어 있다. 시간에 맞춰 당고개역에 도착하니 반가운 산우들이 약속시간 전에 대부분 도착하여 있었고 몇 산우는 오고 있는 중인데 조금 늦을 것 같다는 전갈이 왔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 먼저 도착한 산우들은 1진으로 예정된 코스 학림사 쪽으로 출발하고 약간 늦은 산우는 총장님이 남아 산우가 올 때까지 기다려 2진으로 출발하기로 했다. 출발에서부터 총장님의 산우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와 마음 씀씀이에 고맙고 감사할 뿐이다. 우리 총장님!! 멋쟁이!!

 

10시 30분 경 당고개역을 출발하여 학림사 쪽으로 등산을 시작하였는데 조금 가파르기는 하나 포장도로이고 등산이라기보다 산보하는 기분으로 학림사 입구에 도착했다.

 

도착하여 휴식을 취하면서 총장님이 인솔하는 2진과 연락하니 상당한 거리가 있어 제2집결지 도솔봉에서 조우하기로 하고 산행을 계속했다. 단풍철은 이미 지났고 낙엽만 우수수 떨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서 계절의 변화를 물신 느끼면서 산행에 분위기 메이커 산우들의 유쾌한 농담을 들으며 피로를 잊고 한참을 올라가니 체육시설이 나왔다. 산우들이 준비한 떡과 과일을 먹으면서 한참 휴식하고 2진을 고려하여 서서히 오르기로 했다. 1진 팀은 서서히 편안하고 부담 없이 산행을 하고 있으나, 2진으로 오는 산우들은 늦은 출발로 서둘러 오기에 체력이 버겁고 지치지 않았나 생각하니 마음에 부담이 생긴다.

 

도솔봉에 도착하여 휴식을 한참 취하고 있으니 2진 팀이 도착하였다. 박수로 산우들을 맞이하며 격려의 말을 한 마디씩 건넸다. 철모바위를 거쳐 수락산 정상 가까이 도착했으나 산행시간이 길어져 정상까지는 가지 못하고 주변의 넓은 장소를 택하여 점심을 먹기로 했다. 점심은 만찬이며 먹산회의 특징 아닌가! 조 회장의 홍어무침, 김 회장 생굴과 문어, 등 다른 산우들도 색다른 음식을 준비해 와 펼치니 웬만한 뷔페보다는 훨씬 나은 것 같다.

 

준비해온 시를 기자인 내가 낭독하고 막걸리 한잔에 맛있는 음식을 즐겁고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먹으니 산행 중에 최고의 맛이 아닌가! 한다. 이젠 시산회 산우들이 육십 줄을 넘어 칠십 줄로 달리고 있으나, 마음은 아직도 이팔청춘이고 곱게 늙어가는 모습이 고와 보인다.

 

바다가 가장 낮은 곳에 있기에 모든 물이 마지막으로 바다에 모이듯이, 우리도 자기를 낮추고 모든 것 내려놓는 다면 만사형통하지 않을까? 노자 사상의 최고봉 상선약수(上善若水)를 다시 생각해 본다.

 

법륜 스님은 “중생은 길가에 핀 풀 한포기와 같다”고 했다.

자신이 별개 아니라고 여기면 상처 받을 일이 없는데 특별한 존재라고 착각하니 고통이 따르고, 언제나 나는 별 볼일 없는 사람이라고 여기면 괴로움, 슬픔, 두려움이 사라진다고 했다. 자아라는 관념은 우선 나와 나의 것에 대한 서투른 사고들을 낳고, 이기적인 갈망을 자극한다. 나아가 자기중심주의는 모든 악의 근원이라고 주장했다. 자아에 대한 과도한 애착은 삐뚤어진 자존심이 되어 경쟁자에 대한 질투나 증오, 자만, 과대망상, 우월감, 잔혹성을 낳을 수 있으며, 자아가 위협을 느낄 때는 다른 사람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거나 파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승의 얘기니 한번 마음속에 새겨 볼 만하다.

 

거나한 정찬을 마치고 뒷정리를 끝낸 후 하산 길에 들어섰다. 내려오는 길은 암반길이기에 밧줄에 의지하며 군대시절 유격훈련 받는 기분으로 내려오기는 했으나 아무래도 나이 탓인지 체력에 한계가 오는 것 같다. 하산을 끝낼 무렵 꽤 큰 공터가 나왔는데 흥에 겨운 등산객이 혼자서 가무를 즐기고 있었는데 모양새가 좋아 보였으며, 나도 저런 용기가 낼 수 있으까! 하고 미소를 머금어 보았다.

 

뒤풀이는 이재웅 산우가 추천한 빈대떡집 앞마당에서 한바탕 먹자판을 벌였다. 큰 길의 인도에서 막걸리에 허심탄회한 농담과 호쾌한 웃음, 빈대떡, 해물파전, 과메기 등을 안주로 걸치니 또 다른 시산회의 유쾌한 시간이 된 것 같다. 날머리에서 먼 길을 마다 않고 묵묵히 따라오는 산우들을 보며 존경심과 함께 흐뭇한 마음을 숨길 길이 없다.

 

산우들!!

바닷가에 철없이 뛰노는 어린아이처럼 모든 것 내려놓고, 비록 몸은 늙었지만 낡지 말고 어린애 같은 순수한 마음으로 곱게 늙어 가세.

최 근 호 올림

 

3.산행지

이번 산행은 7월에 통과한 계획대로 관악산으로 정했다. 무릎이 아프다는 산우들이 많아 정상보다 삼성산으로 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나 산우들이 결정할 일이니 다만 희망일 뿐이다.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오니 길가의 은행잎은 다 떨어지고 아파트 단지의 단풍잎들만 외롭게 버티고 있다. 또 한 해가 간다. 늙으면 친구가 필요하다니 많이 와서 가을의 정취를 한껏 즐겨보자.

 

4.동반시

내가 선정한 시는 어렵다고 해서 종화에게 부탁했는데 신경을 쓰기 싫다는 연락을 해와 별 수 없이 선정한다. 종화는 산행의 기자가 선정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여러 번 말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니 서운한 마음이 들었을까. 머리도 식힐 겸 복잡한 심사를 달래려고 긴 여행 중이다. 간혹 사진과 함께 연락을 해오지만 대학 및 직장동기와 후배들과 막걸리를 마시고 있다는 얘기뿐이다. 그를 생각하면 짠한 마음과 더불어 고마운 마음뿐이다. 찬바람 부는 가을이라 누구에게나 있는 첫사랑 생각을 해보면서 이 시를 읊어보자. 여기서 그녀와 그를 구별해야 한다. 그는 무엇일까?

 

첫사랑/이양우

떠나가지 않아도 좋은 바람이었다

초록별에 버금가는 그 꽃은 한 밤중에도

환하게 피어 웃었지

 

혼(魂)채로 빛나는 행복의 추(錘)

나는 그렇게 비유하고 싶을 정도로

나를 행복의 저울대 눈금자로 지켜주었던

그녀는 잠시 머물다가 떠나간 날로부터

마침내 그는 종적을 감추었다

 

나는 눈을 하늘에 올려놓고

여기저기 내려다보았다

그는 보이지가 않았다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불이 꺼진 별 하나를 잃어버린 채

그런 기분으로

캄캄한 어둠속에 갈증

그 탐조등은 허공 아래로 미끄러지고 말았다

 

그녀의 미소에 나는 순진해져서

마침내 마녀의 손에 잡힌 듯이

꼼작도 못하다가 만 날개로

한층 내 심장은 공허의 무게로 떠서

주소를 잃고 방황하는 존재

 

아직도 삶의 무게를 잃은 채로

지쳐서 헐떡이다가 시들어버리는 추억의 끝자락

쓰라린 기억만 꺾인 나무 끝에 앉아서 바람에 펄럭인다

 

2014. 11. 27.

詩를 사랑하는 산사람들의 詩山會 도봉별곡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