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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록

도봉산 始山祭(詩山會 제251회 산행)

도봉산 始山祭(詩山會 제251회 산행)

 

산 : 도봉산

 

코스 : 탐방지원센터-도봉서원-시인의 마을-제사명당-마당바위-금강암-탐방지원센터

 

소요시간 : 3시간 반

 

일시 : 2015년 1월 11일(일) 10시 30분

 

만나는 곳 : 전철 1 · 7호선 도봉산역 7호선 대합실

 

준비물 : 양주, 따뜻한 물 , 기타

 

연락 : 위윤환(010-6230-3180)

 

블로그 : blog.daum.net/yc012175

 

시산회 카페 : cafe.daum.net/yc012175

 

 

1.詩가 있는 時論

 

빈자리/도봉별곡

 

짝 지어 보내면 홀가분하고 편할 줄 알았는데

보리수나무 밑으로 간다 해도 잡지 않을 줄 알았는데

영 아니다

 

휴일 낮, 딸과 사위 오는 날

간혹 갖는 점심자리가 이리 반갑고 즐거울까

파전에 낙지볶음, 빈대떡에 동태찜, 감자전에 바지락칼국수,

시장에서 떠와 거실탁자 위에 차린 농어회

마나님이 내 심장병을 고려해 정성 다해 구워준 두꺼운 안심덩어리

곁들인 막걸리 한잔, 텅 빈 속을 채워도

다 필요 없으니

딸들의 목소리 무엇과 바꾸랴

시장기가 반찬이라지만 딸들의 얼굴만 하랴

어떤 안주가 딸들의 웃음보다 나으랴

 

대견스러운 결혼을 기쁜 마음으로 지켜봤는데

당연한데, 더 잘해주지 못한 것이야 그렇다 치고

내 살다 가면 그만이지만 남을 마나님 안쓰러워

그래도 딸들 있으니 안심은 고기에만 있는 게 아니다

 

너른 집 혼자 있는 마나님 생각하고 일찍 들어가는 밤

허전하고 썰렁한 것은 마나님 탓이 아닐진대

괜히 투정부리고

밥 한술 뜨고 내 방에 들어가면 남 되는데

 

더 데리고 있다 보낼 것을

후회하면서 늦은 밤

닫힌 듯 열린 문 바라보며

딸들의 빈자리가 이렇게 큰 줄 차마 몰랐다

 

일가를 이룬 딸과 사위를 두고 한 말, “사소한 것은 내려놓되, 큰일은 반드시 상의해라, 항상 가족을 생각하라. 세 가지로 압축한 말을 늘어놓았다. 그 연륜에 상의하고 질문하지 않으면 해결방법을 알기 어렵고, 작은 것을 내려놓고 버리지 않으면 큰일을 할 수 없고, 가족이라는 목표가 없으면 가장이 될 수 없다. 가장은 남녀의 구분이 있을 수 없다. 이 자세가 아니면 가장이 될 수도 없고 된다한 들 아무 의미가 없다.”

옆에 두고 타이를 기회가 줄고 얼굴 보기 힘들어도 신경을 써줘야 할 나이다. 겨우 섰는데 불혹은 한참 남았으니 충고도 한두 번이지 길거나 잦으면 싫어할 것은 분명하다. 위 시는 거의 신새벽에 잠을 깨는 아비의 심정으로 그때 써 둔 시지만 잘 보냈다는 것에 9할을 준다. 내가 떠나는 게 만사능사가 아니지만 놔주지 않으니 정작 은퇴해서 하고 싶은 것을 못하게 된 나는 무엇일까. 친구들을 보니 자식들의 결혼식이 잦다. 가능하겠는가마는 모두 잘 살기를 바란다.

시인과 문우들에게 보였더니 “어려운 관념시만 쓰는 줄 알았는데 쉬운 생활시도 쓰네요.” 그리고 모두 웃었다. “다양하게 써보세요.” 시인의 말이다.

 

 

2.산행기

안산자락길 송년 산행/2014. 12. 30.(일)

참석 : 32명

코스 : 독립문역-안산자락길-독립문역

뒤풀이 : 종로 대처수산 횟집

동반시 : 한해를 보내며 새해를 맞으며/김용우

 

매년 마지막 산행 때엔 날씨가 쌀쌀했다. 오늘도 운무가 끼이고 차가운 날씨다. 집결시간이 14시라서 점심을 간단히 때우고 따뜻한 등산복 차림으로 출발하였다. 이번 안산의 산행은 임 총장이 사전답사를 하였다고 한다. 집결장소인 독립문역 4번 출구 앞 서대문독립공원에 도착하니 10여명이 먼저 와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번 재경동창회 송년 모임 때에 잠시 조 회장님이 친구들에게 공지한 바도 있었지만, 종진, 선식, 일화, 황표 친구가 함께 걷고 싶어 참석하였다. 모임 집결시간인 14시가 지나도록 늦게 도착한 친구들을 기다리는 동안 잠시 서대문독립공원 주변을 둘러보았다. 서재필박사의 동상과 박사가 모금을 통해 만든 독립문, 아산에 있는 것이 아닌 현충사, 3.1운동 기념탑 등을 잠시 둘러보고 산우들 일부는 ‘왜 안산이라고 불러지는가?’ 하고 알고 싶어 하는 친구들도 있었다.

 

안산은 서울시 서대문구의 도심에서 즐기는 아름다운 숲길로 되어있으며, 높이는 약 296m로 낮은 산이다. 산의 생김새가 말이나 소의 등에 짐을 싣기 위해 사용한 ‘길마와 같이 생겼다’하여 길마재라고도 하며, 모래재, 추모련이라고 불렀고, 정상에 봉수대가 있어 봉우재라고도 불러왔다. 또한 조선시대에는 어머니의 산이라고 해서 모악산(母岳山)이라고 불렀으며, 호랑이가 출몰하기 때문에 여러 사람을 모아서 산을 넘어가야 했기에 무악산 이라고도 불렀다는 설도 있다.

 

정상 부근에는 큰 바위들이 많고, 중구 일대를 관망하는 전망이 아주 좋다고 한다. 태고종의 총본산인 봉원사(奉元寺)가 남쪽에 있으며, 관음보살을 닮았다는 관음바위가 유명하다. 그리고 근래 새로운 모습으로 보수한 봉수대(서울특별시 기념물 제13호) 등을 볼 수 있다.

 

오후 2시20분까지 참석한 산우들은 총 25명으로 가장 많았다. 서대문형무소 역사관과 순국선열추념탑 사이 길을 지나 이진아기념도서관 옆으로 해서 자락길로 올라섰다. 안산자락길은 노인, 어린이, 장애인 등 보행약자도 안산에서 삼림욕도 즐기며 편하게 산책할 수 있도록 조성된 경사가 완만한 숲길이었다. 특히, 노약자 등 모든 사람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 서대문구에서 조성한 무장애 명품의 숲길이다. 구름이 낀 날씨였지만 남산 주변으로 해서 서울의 심장부를 볼 수가 있었다.

 

도시의 중심에서 숲이 주는 혜택은 그야말로 자연이 주는 힐링 중에서도 최고의 힐링이다. 그 최고의 힐링을 서울시민에게 주는 곳이 서울 한복판에 있다. 바로 무악재를 중심으로 시내 방향으로 오른쪽에 있는 안산이다. 서대문구청은 산 주위의 깊은 숲길을 나무데크로 길을 만들고, 본래 등산길을 자연의 숲길을 그대로 살려서 만들어 놓은 7km의 친환경 안산의 둘레길이자 자락길이었다.

 

2013년 11월에 완공된 안산자락길을 걸어서 본 서울시민은 그 모두의 편리함에서 서울시민의 자부심을 느끼면서 걸었으리라. 특히 매년 벚꽃의 계절인 4월엔 더욱 아름다운 산이며 이곳 둘레길을 걸어 본 사람은 누구나 다 만족하였으리라 믿는다.

 

무엇보다 먼저 우측 먼 곳의 중심에는 남산이 우뚝 서 있어 중후하게 보인다. 눈 아래에는 옛 서대문형무소가 보인다. 자락길을 돌아서자 눈앞에 장엄하게 펼쳐지는 도심 주변 명산의 아름다움과 그리고 그 위용이 단연 눈에 띈다. 바로 앞의 인왕산과 그 뒤에 숨으면서 나타나는 북악산이 보인다. 험하고 깊은 골짜기는 고난도의 잘 시설된 데크길을 따라 걸으며 산우들과 겨울철의 산행 이야기를 나눠 본다.

 

중간 중간 정상을 올라가는 길이 있어 어디든 쉽게 봉수대를 오를 수가 있을 것 같다. 정상에 오르는 산길은 눈길로서 미끄러워 가보지 못했지만, 평안도에서 올라온 봉화가 안산에 연결되고 최종 남산으로 연결되었다고 한다. 길가에는 화장실도 있고 다음 화장실까지의 거리도 친절하게 표시되어 있다.

 

안산에는 수맥이 풍부한 27개의 약수터가 있어 등산로가 발달하였다. 약수터로는 옥천약수, 백암약수, 맥천약수, 봉화약수 등이 유명하단다. 등산로는 지하철역 중에서 독립문역, 무악재역 쪽에서 등반이 가능하며 서대문구청, 연희B지구 시민아파트, 연세대학교 기숙사, 봉원사 등에서도 등반을 할 수가 있고, 주변에 백련산과 인왕산이 있어 함께 연계하여 등반을 할 수가 있단다.

 

풍성한 숲이 주는 맑은 공기와 쉽고 편안하게 산책할 수 있는 분위기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숲길을 걸으면서 곳곳에 설치된 정자 및 관망대와 확 트인 곳에서 보는 사방의 서울전경의 조망은 일품이고, 장관이었다. 시내의 높은 빌딩의 옥상에서 보는 서울의 모습도 아름답지만 높은 산에서 내려다보는 서울의 시내와 시외의 풍경은 더욱더 장관이었다.

 

서울시에서 서울의 동서남북 전경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은 안산과 인왕산이다. 안산과 인왕산은 탁 트인 서울 전경과 주위의 모든 산과 함께 날씨가 청명한 날엔 개성의 송악산까지 볼 수 있는 산이라고 하며, 도심을 흐르는 한강의 굽이굽이를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남산은 도심의 중심에 있어 가까운 사방을 볼 수는 있지만, 안산과 북악산, 인왕산의 뒤편 경관은 볼 수가 없다.

 

데크길이 끝나고 운동기구가 설치되어 산객들이 운동을 하고 있었으며, 길 한쪽에는 박두진 시인의 ‘푸른 숲에서’시비가 세워져 있다. 이곳에서부터 아스팔트 도로가 나오는데 좀 더 걸어가니 팔각정의 휴게소와 사람들이 앉아 쉴 수 있는 쉼터가 있었다. 잠시 휴식을 취하며 정한 등의 산우가 준비해 온 따뜻한 커피를 한 잔씩 마신 후 동반시를 낭송하잔다. 내가 오늘의 기자로서 낭송할 순서이나 함께 참석한 친구 중에 목소리가 좋은 김일화 친구가 오늘의 동반시(한해를 보내며 새해를 맞으며/김용우)를 낭낭하게 낭송하였다.

 

우리들 모두가 지난 갑오년에 있었던 잘못된 생각이나 행동은 깊이 반성하고 을미년 새해를 맞이하여 집착과 편견을 잊어버리고 인내와 협력으로 보다 존경받을 수 있는 산우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인 것 같다. 잠시 휴식을 취한 후 15시반이 지나 다시 무악정 쪽으로 출발한다. 전망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힐링의 숲, 특히 메타세쿼이아, 잣나무, 아까시나무 등으로 이뤄진 숲을 즐길 수 있어 한국관광공사의 추천 길로도 선정되는 등 서울시의 명소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봉원사 위쪽의 등산길 옆에 제법 큰 금불상이 있어 불교를 믿는 듯한 여자가 무릎을 꿇고 합장 반배를 하고 있었다. 용천약수터로 가는 길로 이동하니 생명의 나무를 심기 운동을 하는 시민기념식수 현황판이 세워져 있었다. 나무의 종류를 살펴보니 벚나무가 대부분이었으며 잣나무, 가문비나무가 주된 나무였다.

 

무악정을 지나 능안정 방향으로 가다 날씨관계로 배경이 좋지는 않았지만 단체로 증명사진을 촬영한 후 16시15분이 지나 납회(뒤풀이) 약속시간에 맞추기 위해 서둘렀다. 순환길이 눈이 얼어 빙판길인 상태로서 미끄러져 넘어지는 산우도 있었다.

 

날머리는 들머리인 서대문독립공원 쪽으로 다시 순환, 산우들과 함께 독립문전철역 옆에서 종로5가 방향으로 가는 버스를 탄 후 잠시 눈을 감고 우리들이 실시하였던 등산과 우리 인생의 삶과를 조용히 생각하여 보았다.

 

등산은 버리는 과정이다. 아니 버릴 수밖에 없다. 땀을 버린다. 쓸데없는 생각도 버린다. 미움도 버리고, 세상에 대한 집착도 버린다. 산 정상에 서면 세상사가 얼마나 사소한 것인지 알 수 있다. 정상에는 오래 머물 수 없다. 그곳은 오래 머물 곳이 아니다. 바람도 세고, 너무 좁다. 내가 그곳에 죽치고 있으면 다른 사람들이 정상의 즐거움을 느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정상에 오른 순간 내려 갈 준비를 해야 한다. 오늘도 위험 부담이 있어서 정상에는 가지 않고 순환길로 산행하였다.

 

삶도 마찬 가지다. 정상에 오른 사람은 곧 다른 사람에게 자리를 물려줘야 한다. 계속 정상에 머무르려고 하면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그게 세상사는 이치다. 등산은 올라갈 때 보다 내려 갈 때가 더 위험하다. 그래서 내려갈 때 조심해야 한다.

 

가능한 자세를 낮추고 방심하면 안 된다. 삶도 비슷하다. 하늘까지 오른 용에게는 후회할 일 밖에 없다. 항상 자신을 자제하는 마음을 갖는 게 중요하지 않겠는가.

 

저녁 5시 반경에 납회 및 뒤풀이 장소인 대청수산에 도착, 임 총장의 개회 선언에 이어 조문형 회장의 인사말이 이어졌다. 조문형 회장은 지난 1년간 임기 동안 아무런 사고 없이 임무를 다할 수 있었던 점과 특히 진도 탐방 때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협찬해 주신 김동주, 한천옥 회원과 장선식, 이종진, 윤재천 친구들에게 감사드리며, 오늘 많이 참석해 주신 산우들과 함께한 동창 친구들에게도 감사를 표하였다.

 

이어서 임삼환 총장의 간단한 인사말과 함께 시산회 226~250회의 산행 행사내용 및 회원별 참석현황과 회비의 입출 및 잔액을 보고하였으며, 내년도의 산행계획(등산 추천 및 회비 등)은 내년 시산제 때에 협의하기로 하였다. 또한 차기의 총장으로 내정된 위윤환 산우의 신임과 인사말이 있었으며, 신규회원으로 작년 백두산 및 금년 진도의 탐방에 함께 참석하였던 이종진, 장선식 산우들의 희망에 의해 정회원으로 가입을 인준하여 박수로 환영하였다.

 

조영훈 산우의 산행기 사실관계 정정

마지막으로 이계신 산우의 납회 뒤풀이의 협찬에 대한 말씀과 최광일 재경동창회장 및 서부 모임 회장 김일화의 금일봉 전달, 신임 재경동창회장인 전작 산우의 협조 요청의 말씀, 광고총동창회 산악회장 김정남 산우의 동창회와 시산회의 금전적·정신적 협조에 대한 감사의 말씀이 있었으며, 지난 진도 탐방 때에 박천석 동창이 선물한 진도홍주로 건배하면서 “시산회의 영원한 발전을 위하여”를 외치고 2015년 을미년 새해에 뜻하는 모든 일이 다 이루어지길 기원하였다. 저녁 8시경, 임삼환 총장(신임 회장)님의 마무리 선언으로 2014년 납회의 시간을 마쳤으며, 조문형 회장님은 회장직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도와준 산우들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자비로 보온컵을 구입하여 모든 회원들에게 제공하였다. 1년 동안 수고하신 회장님, 총장님과 모든 회원님에게 감사드립니다.

 

2015. 1. 5. 조영훈 씀.

 

< 동반시 >

 

한해를 보내며 새해를 맞으며 / 김용우

 

세찬 말발굽 소리 요란했던 갑오년

 

세월도 잠기고 상처와 분노도 컸다

 

감당해야할 짐도 무겁다

 

그래도 희망은 여전하다

 

 

을미년 솜털 양의 해가 떠오른다

 

천상의 힘 담은 하늘의 얼굴이다

 

순하고 자비롭다

 

베풂으로 마음이 넓다

 

인내와 협력으로 품위를 안다

 

강인한 고집과 근성도 부족함이 없다

 

 

경복궁 새벽의 아픈 역사를 되새기자

 

황후의 참담한 시해가 여우사냥이라니

 

무엄하다! 거기가 어디라고!

 

야만과 왜곡 아직도 반성을 거부한다

 

모두 우리가 지켜내야 한다

 

 

거짓과 위선을 덮자

 

아집과 집착을 벗자

 

편견과 갈등을 잊자

 

견딤과 삭힘을 아는 양떼처럼

 

내가 결정하려 말고 같이 가자

 

서로에게 몸 부비는 목동이 되자

 

 

주) 을미사변은 1895년(고종32년) 일본 공사 미우라가‘여우사냥’이라는 작전명으로 새벽 경복궁에 군대를 배치하고 낭인들을 난입시켜 명성황후를 침전에서 무참하게 살육하고 뒷산으로 옮겨 장작에 기름을 부어 시신까지 불태워버린 천인이 공로 할,극악무도의 국기 침탈사건/지금 독도와 동해가 자기들 거라고 우기는 일본.

 

 

3.산행지

시산제는 도봉산에서 지내는 게 관례가 됐다. 준비물이 양주와 따뜻한 물이니 집에 가져갈 양주는 없고 따뜻한 물과 커피는 좋아하지 않으니 맨몸으로 가도 되겠다 싶었는데, 제수음식인 한과는 가져가야겠다. 지금까지 거의 무탈하게 지낸 것은 산우들의 정성을 다한 마음이 하늘에 닿은 것임에 틀림없다. 임 회장님을 통해 전달됐겠지만 산우들을 위해 제문과 순서는 올린다.

 

 

*시산제 축문

 

2015年 재경 광주고 詩山會 도봉산 시산제 축문

 

檀紀 4348年 西紀 2014年 乙未年 1月11日 바야흐로 '재경 광주고 詩山會 '의 희망을 밝히는 찬란한 새해를 맞으며 재경 광주고 詩山會 會員 一同은 乙未년 도봉산 始山祭를 행함에 앞서 天地神明과 도봉산 山神께 엎드려 고하나이다.

 

전지전능하신 천지신명이시여. 금일 우리는 선현의 발자취가 은은히 느껴지는 이곳에서 지난 한해를 감사하고 반성하며 내일의 번영과 도약을 다짐하기 위한 일념으로 전체 회원의 정성을 모아 성스러운 祭를 올리나이다.

 

우리 재경 광주고 詩山會 일동은 산행을 통하여 대자연의 정취와 미의 극치 속에서 자연을 흠모하며, 자연과 동화됨으로써 많은 산행을 통하여 인내와 협동으로 화목과 단결을 배웠으며 소박하고 준엄한 교훈 속에서 심신을 단련하여 왔습니다.

 

거듭 비옵건대 乙未년 한해도 우리 회원 모두를 굽어 살피시어 화합 속에서 안전한 산행이 되도록 엎드려 고하나니, 천지신명이시여, 우리가 정성을 다해 올리는 이 술들을 흔쾌히 흠향하여 주옵소서.

 

檀紀 4348年 西紀 2015年 1月11日

 

재경 광주고 詩山會 회원 일동

 

 

*시산제(始山祭) 절차

 

회장과 총장이 북향으로 제상을 차리고 촛불을 켠다.

 

정상에는 바람이 많이 불어 촛불이 꺼질 우려가 있으므로 초에는 컵을 씌운다.

 

향을 피울 향로는 컵에 쌀이나 흙을 담아 준비한다.

 

총장이 사회를 본다.

 

1,"회원 일동은 제단 앞에 서 주십시오"

 

2,참신---"참신 재배를 하시오"--전체 회원은 선채로 두 번의 읍을 한다.

 

참신--산신 앞에 참배한다는 뜻

 

3.제주를 선정한다. (가, 나, 다 순으로)

 

“제주는 앞으로 나오시오”

 

4,강신--- "헌관(제주)은 향을 세 번 올리시오"

 

향 세 개를 불을 붙여 향로에 꽂는다.

 

"헌관은 잔을 받아 땅에 세 번 부으시오“

 

회장이 술을 따르고 제주는 제사상의 왼쪽, 중앙, 오른쪽에 나눠서 조금씩 부은다.

 

"헌관은 재배를 하시오"

 

제주는 두 번의 절을 한다.

 

5,초헌례---두 개의 술잔을 받아 제상 위에 놓는다.

 

남성 산신(왼쪽) 여성 산신(오른쪽) 혹은 천지신명(왼쪽) 호명산신(오른쪽)

 

6,축문낭독(회장)---전 회원은 무릎을 꿇어 앉는다. (장소에 따라 선채로 한다)

 

"헌관은 재배를 하시오"

 

회장이 축문을 읽는다.

 

7,아헌례---(전 회원)

 

이하 참석한 모든 회원들은 잔을 올린다.(회장과 총장이 대표로 잔을 올려도 된다)

 

8,종헌례---(총장)

 

"모든 회원은 사신 재배를 하시오"--신과 이별

 

전 회원 재배

 

9,음복례 ---“음복합시다” 제주, 산악회장, 총장, 회원의 순으로 음복한다.

 

제사상의 술잔을 받아 음복

 

10,"축문을 불에 태우시오"

 

제주가 축문을 불에 태운다.

 

11,"이상으로 2015년 을미년 시산회 시산제 행사를 마치겠습니다"

 

준비물 : 술(막걸리), 떡, 과일(사과, 배), 초, 향, 북어, 대추, 밤, 백지 전지, 컵, 접시 등

 

 

4.동반시

올해 첫 산행이라 같은 취지의 시가 좋을 것 같다. 세 편의 시를 올렸으나 이번에는 첫 번째 이성복 시인의 自然을 적극 권한다.

 

자 연 (自 然)/이성복

 

1.

 

내가 자연!하고 처음 불렀을 때 먼데서

 

무슨 둔한 소리가 들렸다 하늘 전체가 鍾이야

 

내가 자연! 하고 더 작게 불렀을 때

 

나무들이 팔을 벌리고 내려왔다 네가 山이야

 

내가 자연! 하고 마지막으로 불렀을 때

 

샘물이 흘러 발을 발을 적셨다 나는 바싹 땅에

 

엎디어 남은 말들을, 조용히, 게워냈다

 

2

 

안개 속에서, 그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고

 

그의 입 모양도 지워지고 손짓만이…… 떨리는

 

손가락, 할 수 없다는 듯이 그는 돌아서

 

무언가를 밀어젖혔고 그건 門이었고 아름드리

 

전나무가 천천히, 쓰러져갔다 굴러떨어지며

 

그가 일으키는, 나는, 물결이었다

 

 

겨울 길을 간다/이해인

 

겨울길을 간다

 

봄 여름 데리고

호화롭던 숲

 

가을과 함께

서서히 옷을 벗으면

 

텅 빈 해질녘에

겨울이 오는 소리

 

문득 창을 열면

흰 눈 덮인 오솔길

 

어둠은 더욱 깊고

아는 이 하나 없다

 

별 없는 겨울 숲을

혼자서 가니

 

먼 길에 목마른

가난의 행복

 

고운 별 하나

가슴에 묻고

 

겨울 숲길을 간다

 

 

 

세월 / 도종환

 

여름 오면 겨울 잊고 가을 오면 여름 잊듯

그렇게 살라 한다

정녕 이토록 잊을 수 없는데

씨앗 들면 꽃 지던 일 생각지 아니하듯

살면서 조금씩 잊는 것이라 한다

여름 오면 기다리던 꽃 꼭 다시 핀다는 믿음을

구름은 자꾸 손 내저으며 그만두라 한다

산다는 것은 조금씩 잊는 것이라 한다

하루 한낮 개울가 돌처럼 부대끼다 돌아오는 길

흔들리는 망초꽃 내 앞을 막아서며

잊었다 흔들리다 그렇게 살라 한다

흔들리다 잊었다 그렇게 살라 한다

 

2015. 1. 9.

 

詩를 사랑하는 山사람들의 詩山會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