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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록

도봉산 始山祭(詩山會 제255회 산행)

 

도봉산 始山祭(詩山會 제255회 산행)

 

산 : 도봉산

 

코스 : 광륜사(당일 결정)

 

소요시간 : 4시간

 

일시 : 2015년 3월 7일(토) 9시

 

만나는 곳 : 광륜사 뒤 운동장

 

준비물 : 막걸리, 안주, 간식, 과일

 

연락 : 위윤환(010-6230-3180)

 

블로그 : blog.daum.net/yc012175

 

시산회 카페 : cafe.daum.net/yc012175

 

 

 

1.산행기

시산회 제254회 산행기/한천옥

산 : 예빈산

일시 : 2015. 2. 22. 11시 10분

집결지 : 팔당역 대합실

동반시 : 그 마음에는/신석정

산행 코스 : 팔당역-율리봉(590미터)-율리고개-예빈산(직녀봉)-견우봉-승원봉-천주교공원묘지 –시골밥상-팔당역

참석자(6명) : 고갑무, 김용우, 김정남, 위윤환, 임삼환, 한천옥

뒤풀이 : 예봉산 왕돌(오리구이, 갈비살, 부추전)

 

안개 자욱한 예빈산!

11시 06분에 팔당역에 도착하는 전철을 위 총장님과 같이 타고 팔당역에서 내리니 대합실에 갑무, 용우, 정남이, 삼환이 넷이서 반갑게 맞이한다.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바로 출발하였다.

근래 들어 적은 인원이지만 구정연휴의 끝자락이라는 이유로 위안을 삼고, 사명감을 가지고 소수 정예 여섯 건각은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안개가 자욱하고 아침나절에 가느다란 빗줄기까지 내려 기상조건은 썩 좋지 않았다.

겨울가뭄에서 이어지는 봄 산행에는 흙먼지의 낭만이 있었던 예빈산 산행이지만 해빙기에 촉촉하게 내린 빗줄기에 질퍽거리는 예빈산 산행은 또 다른 추억을 남기기에 충분하였다.

30여분 산행을 하여 나타난 약수터에서 잠시 쉬면서 약수에 약밥과 한과로 원기를 보충하고 다시 출발하여 능선 가까이 가니 아직도 나무에서 떨어지지 않은 멋진 단풍이 남아 있어 가을단풍유람을 나온 기분이다.

아름다운 단풍에 정신줄이 팔려 율리봉 좌측 계곡을 따라 오르려는 원래 계획보다는 1시간 정도 더 산행을 하게 되었다. 능선에 올라 보니 율리봉 정상이다. 이정표를 보면 율리봉이 590미터이면 왼쪽으로 조금 더 올라가면 위윤환 총장의 예봉산(683미터)이나 위 총장과 산우들은 예정지인 예빈산으로 가자고 한다.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예빈산을 오르기 직전에 예빈산의 명품소나무 근처에서 삼환표 드릅장아찌와 동그랑땡, 그리고 갑무표 김밥을 안주삼아 예봉산 감로주를 한 잔씩 마시니 신선이 따로 없구나!

원기를 회복했으니 망정이지 예빈산의 질척질척한 흙탕길이 사람을 잡는다.

2011년 7월의 산행 때는 여름장마비로 힘들었던 기억이 생생한데 이번에는 해빙기에 봄비로또...

 

직녀봉(예빈산)을 남자들끼리만 등반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구나!

 

어렵게 직녀봉에 올라 인증샷을 찍고, 견우봉을 지나 체력단련시설이 있는 승원봉에서 막걸리를 한 잔하고 역기, 평행봉으로 체력을 회복한 다음 천주교공원묘지방향으로 하산하였다.

율리봉에서 승원봉까지 무려 네 개의 봉우리를 넘어서 능내리 시골밥상 근처의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팔당역으로 돌아왔다.

최근에 오픈했다는 음식점에서 부추전과 오리로스를 안주삼아 임 회장의 비장의 무기인 마가목주와 진도홍주로 힘들었던 예빈산 산행의 피로를 말끔히 풀었다.

 

그리고, 오늘의 동반시 ‘그 마음에는/신석정’을 여섯 명이 돌아가면서 낭송하였다.

 

그 마음에는/신석정

 

그 사사로운 일로

정히 닦아온 마음에

얼룩진 그림자를 보내지 말자

 

그 마음에는

한 그루 나무를 심어

꽃을 피게 할 일이요

 

한 마리

학으로 하여

노래를 부르게 할 일이다

 

대숲에

자취 없이

바람이 쉬어 가고

 

구름도 흔적 없이

하늘을 지나가 듯

어둡고 흐린 날에도

흔들리지 않도록 받들어

 

그 마음에는

한 마리 작은 나비도

너그럽게 쉬어 가게 하라

 

(2015. 3. 3. 한천옥 씀)

 

 

2.산행지

이번 산행은 총동창회 산악회에서 주관하는 시산제 산행이다. 초기에는 관악산 연주암 근처에서 지냈으나 선배들이 힘들다고 해서 낮은 곳에서 제를 지내고 기수 별로 체력에 맞춰 산행을 하기로 했다. 여섯 개의 코스이니 그날 상의해서 가면 되겠다. 주최 측에서 준비하는 것은 돼지 머리고기, 홍어, 떡, 막걸리, 등산용 고급양말이니 참석자는 맞춰서 준비하면 되겠다. 신년교례회 때 전임 회장으로 참석했는데 21회 정성근 회장이 22회 산악회를 잘 설득하여 내년에는 22회 산악회에서 회장직을 맡기로 했으니 1년 임기로 잘 이어가는 것으로 봐도 되겠다.

 

자주 지나는 산길 옆에 한 그루 나무가 서 있다. 무더운 여름에는 그늘을 만들어주는 좋은 나무지만 억센 가시가 돋아 햇볕을 피하기에는 조심스럽다. 그 나무 밑에 샘이 있어 사철 물이 흐르나 때로는 맑지 않아 먹기 두렵다. 지나는 산객이 '필요악이구만'하고 지나친다. 우리 모두는 다른 모두에게 필요악이 되기도 한다. 우리는 인과, 혹은 인연이라고 하지만 2,500년 전의 붓다는 연기(緣起)라 했다. 매우 엄격하게 해석하면 인과는 맞지만 인연은 아니다. 우리도 인연을 따라 여기까지 왔고 끊는다고 쉽게 끊어지지 않음을 어찌하랴. 다행히 이순(耳順)을 넘겨 살아 그런 공부를 해보니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게 세상의 인연인 것을 누구라서 모르랴만 원인이 있어 결과가 나오고 결과는 원인이 없으면 나오지 않는 것은 틀림없는 만사의 이치려니 생각하고 산다. 우리들의 만남과 헤어짐, 선악의 시시비비, 화합과 갈등 등도 거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함을 알게 되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더라. 감히 70살이 종심(從心)이라면, 80살이 화이부동(和而不同), 90살이 소이부답(笑而不答)쯤 될 것을 100세 시대의 길목에서 조심스럽게 예측해본다. 모든 것에는 빛과 그림자의 양면성이 있으니 필요악도 그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그만인 것을, 굳이 사족(蛇足), 즉 뱀의 발을 붙이자면 내 생각이 항상 모두 옳을까! 아닐 것이다.

 

 

 

3.동반시

나 원장이 산행시로 보내준 시 중에 마음에 드는 시가 있어 동반한다. 어렵지 않고 잔잔하게 마음에 스며드는 시라 다른 두 편의 시를 올리지 않아도 좋으니 고마운 일이다. 산우들도 좋은 시가 보이면 언제든지 카톡방에 올리든지 나에게 보내주면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가지고 조용히 올려주겠다.

 

네가 눈뜨는 새벽에/신달자

 

네가 눈뜨는 새벽

숲은 밤새 품었던 새를 날려

내 이마에

빛을 물어다 놓는다

우리 꿈을 지키던

뜰에 나무들 바람과 속삭여

내 귀에 맑은 종소리 울리니

네가 눈뜨는 시각을 내가 안다

그리고 나에게 아침이 오지

어디서 우리가 잠들더라도

너는 내 꿈의 중심에

거리도 없이 다가와서

눈뜨는 새벽의 눈물겨움

다 어루만지니

모두 태양이 뜨기 전의 일이다

 

네가 잠들면

나의 천국은 꿈꾸는 풀로

드러눕고

푸른 초원에 내리는

어둠의 고른 숨결로

먼데 짐승도 고요히 발걸음 죽이니

네가 잠드는 시각을 내가 안다

그리고 나에게 밤이 오지

어디서 우리가 잠들더라도

너는 내 하루의 끝에 와

심지를 내리고

내 꿈의 빗장을 먼저 열고 들어서니

나의 잠은

또 하나의 시작

모두 자정이 넘는 그 시각의 일이다

 

2015. 3. 4.

 

詩를 사랑하는 산사람들의 모임 詩山會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