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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록

백화산에 오릅니다(詩山會 제267회 산행)

백화산에 오릅니다(詩山會 제267회 산행)

산 : 백화산(383미터)

코스 : 구성동주민센터-정상-천주교용인공원묘지

소요시간 : 3시간

일시 : 2015. 8. 23. (일) 오전 10시 30분
모임장소 : 분당선 구성역

준비물 : 막걸리, 안주, 간식, 과일

연락 : 위윤환(010-6230-3180)

블로그 : blog.daum.net/yc012175

시산회 카페 : cafe.daum.net/yc012175

 

1.산행기

제266회 검단산 산행기 / 한양기

산행일: 2015. 08. 09.(일)

산행코스: 애니메이션고 입구-잣나무능선-헬기장-애니메이션고

참석자: 7명(김정남, 김종화, 김진오, 염재홍, 임삼환, 위윤환, 한양기)

동반시: 생각이 사람을 만든다 / 천양희

 

 

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출발이 늦어져 약속 시각에 닿을 수 있을까 셈해 보니 빠듯하다.

교통운이 좋았는지 강변역 감단산행 버스정류장에 도착하니 10분전이다. 오늘 산행 회원은 7인이라고 한다. 바로 앞 도봉산 산행과 같이 참석회원이 우연히 일치한다. 세븐이 럭키하다는 것은 어디서 유래된 것일까 생각해 본다.

 

잠실에서 오래기간 거주해 온 김진오 회원이 너덧 개의 버스 노선 중에서 13번이 정류장 수가 적다고 탑승을 권장한다. 결과는 1시간 10분이 걸렸다. 한두 정거장 거리지만 다른 버스로 환승까지 하여 김종화 회원이 기다리고 있는 애니메이션고 입구 등산로에 도착하니 11시 30분이다. 당초 계획했던 112번보다는 30분가량 더 소요된 것 같은데 지루함은 배증된 느낌이다.

 

누굴 탓하랴 다 내탓인 것을! 탑승 버스를 고를 때 다섯 사람 모두 버스 노선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지 않고 어련히 알아서 권하랴 했는데! 차후에 물어보니 본인은 잠실역에서 타고 다니지 강변역에서 타는 것은 처음이라고 태평스레 웃고 있는 게 아닌가! 시산회 간행지 2권을 살펴보니 13번을 탔던 기록도 나오니 딱히 잘못한 것도 아닌 게 되네요! 차후에 검단산 산행 때는 등산로 입구에서 만나는 것으로 개선함이 중간 기점 만남보다는 좋을 것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이번 등산로는 단순하다. 입구의 일반로를 조금 올라가다가 오른쪽 샛길로 접어드니 잣나무와 낙엽송이 우거진 숲속의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산 밑에 정주영 회장의 유택이 있다는데 참배는 나 홀로 등산 기회로 미룬다. 정 회장이 영면하는 곳이라면 상서로운 기운을 느끼게 되지 않을까? 검단산의 명소화는 정주영 회장을 테마로 함이 더 빛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잣나무가 우거진 오르막길을 한 시간가량 올라가자니 헬기장이 나타난다. 혹서기의 땡볕이 싫어 헬기장에 올라가 주변 경관을 감상하려는 등산 목적도 접기로 한다. 그 밑 숲속에 자리 잡고 간식을 맛보면서 동반시 “생각이 사람을 만든다(천양희)”를 감상한다.

 

하산길 작은 개울가에 탁족을 즐기는 피서 군집이 눈에 들어온다. 우리도 동참하기로 한다. 그늘막에서 오수를 즐기는 여성 근처에 자리를 잡는다. 개울이 시원찮다. 발 담그면 검은 부엽토가 일어난다. 도랑 수준이지만 수고한 발에게 시원함을 선사한다. 폐회식은 길동역 “완도세꼬시”에서 하기로 한다. 사정이 있어 등산에 동참 못한 정한, 조영훈 회원이 폐회식에는 참석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동쪽 방면 원족 산행 시 가끔 이용하는 막회집! 밑반찬 맛이 좋다는 평가다.

 

오늘은 열무김치 맛이 내입에는 딱이다. 어린 시절 보리밥과 풋고추 갈아서 맛을 내던 엄마손 열무김치! 풋것 때나 시어질 때나 사뭇 그리움을 솟게 하는 그 맛! 잘 익은 열무김치 호식하면 뒤끝 있는데! 방귀냄새-오랜만에 옛 생각 많이 들게 하는데!!!

오늘의 특식은 꼼장어 숙회. 세꼬시야 자주 접해 보았지만 꼼장어 숙회는 처음 맛보는 거다! 생소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꼼장어는 양념구이가 더 감칠맛인 것 같다. 오돌오돌 톡 터지는 맛이 일품인데! 맛깔나는 향토음식을 즐기면서 폐회식은 성황리에 끝나고 생각해보니 임 회장이 빠져 나갔네! 첫 손주와 워커힐에서 주말을! 8개월 성장한 첫 손녀!!

임 회장 왈-니들이 이 맛을 알아?

 

에필로그 : 하수상한 현실을 감안하여 우리 아들이 보내준 도종환의 “폐허 이후”를 다음 산행 동반시로 추천한다.

 

폐허 이후 / 도 종 환(54.9.27~ )

 

사막에서도 저를 버리지 않는 풀들이 있고

모든 것이 불타버린 숲에서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믿는 나무가 있다

 

화산재에 덮이고 용암에 녹은 산기슭에도

살아서 재를 털며 돌아오는 벌레와 짐승이 있다.

 

내가 나를 버리면 거기 아무도 없지만

내가 나를 먼저 포기하지 않으면

어느 곳에서나 함께 있는 것들이 있다.

 

돌무더기에 덮여 메말라버린 골짜기에

다시 물이 고이고 물줄기를 만들어 흘러간다.

 

내가 나를 먼저 포기하지 않는다면.

 

2015. 8. . 한양기 올림

 

 

2.산행지

날씨가 무더워지고 자주 간 산이 다음 예정지로 되어 있는데 마침 정한 산우가 자기 동네에 적당한 높이의 산이 있는데 그늘에서 산행을 할 수 있다고 하니 산우들의 귀들이 반긴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완만하며 근교의 산으로 숨은 명소라 한다. 낮은 산이라 물이 별로 없다지만 3시간 정도 소요된다니 적덩하다. 마침 법화산은 묘법연화경의 줄인 말인 법화경과 한문 글자가 같으니 불교와 관련이 있을 듯하나 근처에 법화사는 없다. 태풍 고니가 올라오고 있으나 우리나라에는 별 영향이 없을 것 같다니 약간은 바람이 불어 산행 하기 좋은 날일 것이다. 하루 모여 반가운 얼굴들 보자.

 

 

3.동반시

시 창작 교실에서 매주 시제를 내 준 것 중에 '도서관'이 있었는데 담장 넘어 감나무 위에서 직박구리가 자주 울었다. 공부하는 청년 중에 그 소리가 시끄럽다고 도서관 측에 쫓아달라는 것을 어이 없고 한심하게 생각했다는 직원의 얘기를 듣고 모두 웃었다. 이것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수준이니 뭐를 더 바랄까! 정치나 경제나 종교나 문화 등은 국민들의 수준 이상으로 발전하지 않는다고 한다. 사회학자 막스 베버의 얘기다. 그때 직박구리를 소재로 지은 시가 있었는데 아직 세상에 내놓기 민망한 수준이다. 동반시는 자주 가는 블로그에서 겨우 건진, 새를 소재로 한 시다. 최근에 감나무가 짤렸으니 다시는 그 새를 보지 못할 것이 아쉽다.

 

새 / 박남수

 

1
하늘에 깔아 논
바람의 여울터에서나
속삭이듯 서걱이는
나무의 그늘에서나, 새는
노래한다. 그것이 노래인 줄도 모르면서

새는 그것이 사랑인 줄도 모르면서
두 놈이 부리를
서로의 죽지에 파묻고
따스한 체온(體溫)을 나누어 가진다.

2
새는 울어
뜻을 만들지 않고.
지어서 교태(嬌態)로
사랑을 가식(假飾)하지 않는다.

3
포수는 한 덩이 납으로
그 순수(純粹)를 겨냥하지만
매양 쏘는 것은
피에 젖은 한 마리 상(傷)한 새에 지나지 않는다.

 

2015. 8. 22.

 

詩를 사랑하는 산사람들의 모임 詩山會 도움쇠 金定南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