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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록

광교산에 오릅니다(詩山會 제270회 산행)

광교산에 오릅니다(詩山會 제270회 산행)

 

산 : 광교산

 

코스 : 형제봉-시루봉(정상 582m)-노루봉-상광교버스종점

 

소요시간 : 3시간 반

 

일시 : 2015. 10. 11. (일) 오전 10시 30분

 

모임장소 : 수원 경기대 정문

 

준비물 : 막걸리, 안주, 간식, 과일

 

연락 : 위윤환(010-6230-3180)

 

블로그 : blog.daum.net/yc012175

 

시산회 카페 : cafe.daum.net/yc012175

 

 

1.산행기

시산회 제269회 구룡산 대모산 산행기(2015년 9월20일)/조문형

산행일/집결장소 : 2015년 9월 20일 일요일/양재동 코트라 하나로마트앞 (10시30분)

참석자 : 16명(종화 형채 재홍 윤환 경식 용복 전작 정한 문형 광일 양기 뒤풀이참석 용우 정남 원무 재웅 영훈)

산행코스 : 코트라앞-산악기상관측소-구룡산정상-불국사앞-자연학습장-한솔아파트-일원터널입구

동반시 : 섬/一紅.이행숙

뒤풀이 : 모둠회에 소주, 맥주, 막걸리/장원아구찜(가락시장 내)

 

9월도 하순에 접어드니 날씨가 주야간의 기온차가 꽤나 심한 편이다.

산행을 하는 데는 괜찮을 것 같아 아내의 시집(꽃받침사랑) 몇 권을 배낭에 넣고 집을 나섰다.

 

집결 장소로 가면서 카톡으로 위 총장, 재홍, 정남과 잠시 심심풀이 농담을 주고받으며 양재 모이는 곳에 도착하였는데 위 총장께서 오늘의 기자로 용복이를 선임하려고 했는데 용복 산우는 담 기회로 미루고 아내의 시를 추천 하였으니 오늘의 기자를 하라고 엄명을 내리시기에 거절을 못하고 기자로 선정되었다.

 

광일이와 작이는 산행 중간에서 만나기로 하고 뒤풀이 땐 4~5명의 산우들이 참석하겠다고 한단다.

 

구룡산이라서 그런지 오늘 산행 참석자는 9명이 참석하여 들머리인 코트라를 출발하려는데 형채가 추석 송편을 가져왔다며 떡을 내어놓는다 떡을 먹으면서 내가 준비한 포도즙을 같이 먹었다.

 

산행을 시작한지 약30분을 오르자 탁 트인 공터 앞으로 산불감시소가 보이고 그 왼편에는 강남구 일대의 조망이 장쾌하게 보인다.

 

등산로 오른편에는 산악 기상관측소가 있다.

 

조금 더 오르니 구룡산 정상보다 조금 낮은 主峰인 국수봉(國守峰)이 있다.

 

조선시대 전 부터 정상에 봉수대(烽燧臺)가 있어 국가를 지킨다고 하여 붙여진 곳으로서 시내를 볼 수있는 전망대 시설을 해 놓았다.

 

이곳에서 단체 사진을 촬영하고 구룡산 정상에 오르니 좁다란 헬기장이다 .

 

여기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위 총장은 시원한 얼음과자를 하나씩 사준다.

 

얼음과자를 입에 물고 종화가 서울 둘레길을 완주할 때 이 능선을 따라 걸었다는 경험담을 들으면서 전작 산우와 광일 산우가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겨 조우를 했는데 광일 산우가 우리 일행이 쉴 수 있는 곳을 선점해놨는데, 우리가 가는 방향에서는 볼 수 없고 반대 방향에서만 보이는 곳으로 식탁처럼 만들어 진 벤치에서 각자 가지고온 음식으로 막걸리를 한 잔씩 마시면서 오늘 동반시로 선정한 아내의 시 ‘섬’을 내가 낭송 하였다.

 

 

섬/一紅이행숙

 

달빛 비치는 파도 그림자로 미루어 보아

그 바다는 마치 전체가

한 마리 물고기 같아서

나도 더 이상 의심 없이

푸른 비늘을 달고 그곳에 태어났으나

아뿔싸. 나오고 보니

나는 다만 이쪽 파도 그림자를 바라보던

언덕 기슭에 사는 한 그루 동백나무였다

 

눈감고 있어도

부는 바람으로 미루어 보니

지나간 봄은 몇 번 되지 않았고

뒤돌아보지 않는 구름만

줄기차게 흘러갔다

가끔 흰 소가 끄는 수레가

몇 번 지나긴 했으나

저 파도를 모두 비늘로 삼을

꿈을 가지고 태어난 나에게

그 일이 달가운 일이었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므로

기다리는 일 이외에 내가 더 이상

무슨 일을 저지를 것인가

지루하지 않을 것이다

동백 피니

섬과 꽃 사이로

다시 끼어드는 달

 

시를 조용히 낭송하며 그동안 곁에서 지켜만 보았을 뿐 도와주지 못해 죄스러운 심정이다. 정남 산우가 이 시를 동반시로 추천하면서 시인이 깨달음의 경지에 이른 것 같다며 극찬을 해줬는데 나는 솔직하게 말해 시에 문외한이라 잘 모르겠다. 불교에서 집 나간 소를 깨달음에 비유하면서 찾아다니는 과정을 그린 10개의 그림이 심우도(尋牛圖)인데 주로 대웅전의 벽에 그려져 있다는 정남의 설명이 있었다. 소의 색깔이 처음에는 검다가 중간에 반백으로 변하고 마지막에 흰 소로 변해서 나온다는 얘기를 해주는데 그럴 듯하다. 그렇게 깨달음과 관련하여 구도(求道)의 과정에서 나오는 흰 소를 중요한 시어로 선택한 것은 심상치가 않다는 설명을 곁들였다.

 

위의 설명도 고맙고, 산우들이 아내의 첫 시집 발간을 축하해줘서 감사하고 옛말에 자식 자랑 아내 자랑하면 팔불출이라 했는데 혹시 내가 그러지는 않았는지 걱정되지만 흔쾌히 감수하겠네.

 

가락시장에서 뒤풀이 약속시간이 14시 30분이라 모두들 잠시 쉬면서 시간을 맞춰서 내려가자고 한다.

 

잠시 동안 눕기에 편한 의자에 누워 단잠을 부친 산우들이 절반이었다.

 

상쾌한 기분으로 일어나 쓰레기를 정리하고 서울시에서 편안하게 만들어 놓은 둘레길을 따라 불국사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불국사 앞의 약수터에서 약수를 한 잔씩 마시고 불국사에서 수서역까지의 거리가 너무 먼 길이기에 시간관계상 일원동 방향으로 변경하여 야외 교육장이 시설된 자연 학습장으로 내려갔다.

 

이곳에서 일부 산우들이 행방불명되어 버스정류장에서 한동안 기다리다 합류하여 14시 20분경 뒤풀이 장소인 가락시장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예약해 놓은 장소에 도착하니 용우, 영훈,원무가 기다리고 있고 조금 뒤 정남이와 재웅 산우가 합류 하였다.

 

횟집에서 미리 준비해 놓은 생선회를 안주로 소주, 맥주, 막걸리로 한잔씩 건배하고 어제 아들 결혼식에 축하를 하여 주었다는 감사의 뜻으로 용우 및 영훈 산우가 참석하여 뒤풀이를 찬조해주셔서 푸짐하고 맛있게 먹었다. 아내의 시집을 고맙게 받은 것에 대한 답례로 금일봉을 주었는데 받기가 민망해서 거절했더니, 시인과 직접 대화를 나누고 싶다는 산우가 있어 송년회 때 초청할 테니 그때 와서 시인이 직접 수령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다. 나는 흔쾌하게 승낙하고 후일을 기약했다. 화기애애했던 뒤풀이가 끝날 무렵, 시산회의 다음 제270회 산행은 광교산으로 결정하고 즐거운 산행을 마쳤다. 용우와 영훈 산우에게 거듭 감사의 말을 전한다.

 

2015. 10. 1. 조문형

 

 

2.다음 산행지

다음 산행지는 남쪽으로 가자는 다수의 의견에 따라 광교산으로 정했다. 높지 않은 산이며 가을이 깊어가니 단풍이 좋은 산으로 가고 싶지만 10월 말에 속리산 단풍 구경과 11월 초에 남도로 갈 예정이 있어 아쉬움을 닫는다. 10월은 아메리카 원주민인 인디언 후치놈 족이 ‘산이 불타는 달이’라 했다. 등산하기 좋은 달이니 많이 참석하기 바란다.

 

3.동반시

도서관에서 신간책을 찾다가 천양희 시인의 ‘첫물음-문학수업’에 눈이 꽂혔다. 내가 좋아하는 시인으로 인생에 대한 내공이 만만치 않은 시들을 좋아한다. 동반시로 여러 시를 선정해서 산으로 가져갔다. 가벼운 듯 결코 가볍지 않은 시다. 산우들은 내 의견에 동조할지 모르겠다.

 

 

왜요? / 천양희

 

강변역이 강변에 잊지 않고

학여울역에 여울이 없다니요?

물까마귀는 까마귀가 아니고 물새라니요?

섬개개비는 산새이면서 섬에서 살다니요?

송사리는 웅덩이에서 일생을 마치고

무소새는 평생 제 집이 없다니요?

질경이는 뿌리로 견디고

가마우지는 절벽에서도 견디다니요?

푸른 소나무도 낙엽지고

더러운 늪에서도 꽃이 피다니요?

인생이란 느끼는 자에게는 비극이고

생각하는 자에게는 희극이라니요?

필연적인 것만이 무겁고

무게가 있는 것만이 가치가 있다니요?

 

사자별자리, 오늘밤

하늘에 봄이 왔음을 알립니다

회신 바랍니다 이만 총총

 

 

2015. 10. 10. 방학동 雨休齋에서

詩를 사랑하는 山사람들이 모인 詩山會 도움쇠 도봉별곡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