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의 서울 하늘 / 도봉별곡
일어나지 않았어야 할 일이 벌어진 날
악몽 꾸고 일어난 아침 간밤에 꾼 꿈을 따라가다가
아프지 않으면 세상이 아니라는 위로 아닌 충고에
혁명과 독재 사이의 틈을 엿보다
마주친 거울에
나는
목을 놓고 하늘을 쳐다보아야 했다
그해 가을 10월의 서울 하늘은 유난히 맑았다
그리고 하루 이틀 사흘
다리 뜯긴 풍뎅이로 거리를 맴돌았다
낙인처럼 치유되지 않는
44년 전 10월의 하늘을 떠올리다
그때도 저랬지
그래도 여기까지 왔고
세상은 어두워도
우리의 하늘은
맑다
절망과 갈등의 기억도 위안이 되는 10월의 서울 하늘
*제2시집 <시인의 농담>에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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