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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여순旅順 감옥 – 안중근 의사 / 도봉별곡

여순旅順 감옥 – 안중근 의사 / 도봉별곡

 

 

 

본래 우리 고조선과 고구려의 땅 여순 감옥

넥타이공장은 불경스럽다

 

가장 나쁜 일상은 정치에 관심을 갖는 것이라도

이기심과 이기적 유전자 때문에 인류가 존재를 이어간다니

업이다

태초에 업이 있었나니

수많은 성자들의 사탕발림과

성자라 불리는 지두 크리슈나무르티의 추문처럼

그 애비에 그 자식이라

한 나라의 영웅이 목을 매어 돌아가신 곳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자를 대통령으로 둔 나라

그 자를 뽑은 자들

그 기개 만분의 일만 닮아도 그런 자들이 되지 않았을 것을

 

만주벌에서 교살당한 독립 열사들의 사진들을 보면서

풍족한 삶 버리고 만주로 가버린 외삼촌, 그 안에 끼어있을까?

아침마다 사진으로 뵙는다

 

피할 수 없는 죽음을 앞에 둔 심사

달라지지 않는 세상의 이기심

눈 없는 폭력에 대한 공포

추울 때 더 심해지는 내 손의 통증

혹한의 만주벌에서 얼마나 추웠을고

 

하얼빈 의거일 1909. 10. 26. 80년 후의 김재규 의사 거사일과 같으니

사형선고일 1910. 2. 14. 항소는 목숨을 구걸하는 것과 같으니

여순 사형집행일 1910. 3. 26. 오전 10시. 하늘은 흔연스럽게 맑다

하얼빈과 여순은 분명 다른데

 

*제2시집 <시인의 농담>에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