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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록

북한산에 오릅니다(詩山會 제306회 산행)

북한산에 오릅니다(詩山會 제306회 산행)

산 : 북한산

코스 : 구파발역 - 종화가 가자는 대로 - 치마바위 - 뒤풀이 밀사랑칼국수/ 3시

소요시간 : 10시 30분 ~ 16시

일시 : 2017. 3. 26. (일) 10시 30분

모이는 곳 : 전철 3호선 구파발역 2번 출구

준비물 : 안주, 간식, 과일, 막걸리

연락 : 한천옥(010-4324-6698)

카페 : cafe.daum.net/yc012175

블로그 : blog.daum.net/yc012175

 

1.시가 있는 산행

 

춘분
-최하림(1939~2010)

영하 20도를 오르내리는 날 아침 하도 추워서 큰 소리로 하느님 정말 이러시깁니까 외쳤더니 꽁꽁 얼어붙은 고드름이 떨어지며 슬픈 소리로 울었다 밤엔 눈이 내리고 강얼음이 깨지고 버들가지들이 보오얗게 움터 올랐다 아이들은 강 언덕에서 강아지야 강아지야 노래 불렀다
나는 다시 왜 이리 봄이 빨리 오지라고 외치고 싶었으나 지난 일이 마음 쓰여 조심조심 숨을 죽이고 마루를 건너 유리문을 열고 속삭였다 아무도 모르게 작은 소리로 봄이 왔구나 봄이 왔구나라고


‘큰 소리’로 외쳐 얼음이 깨어졌구나. 천신만고 끝의 기막힌 봄. ‘아무도 모르게 작은 소리로’ 속삭이는구나 이제. 삼가고 전전긍긍함이 이와 같구나. 봄이 행여 날아갈까 봐. ‘왜 이리 봄이 빨리 오지’ 싶어 못 미더운 마음마저 없지 않구나. 봄인가? 춘분을 맞아 나도 조심조심 소리 죽여 혼자 묻는다. 1980년대 후반의 시. 춥고 혹독했던 1970~80년대에도 최하림의 고뇌와 성찰은 신실함을 잃지 않았다.
<김사인·시인·동덕여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2.산행기

 

3.오르는 산

자주 가는 산이라 특별히 소개할 것은 없다. 종화가 안내한다는데 그리 자주 갔어도 치마바위는 못 들어봤다. 마침 은하식당 주인아버지 팔순이라 휴무라니 아쉬운 대로 종화가 추천하는 '밀사랑칼국수'식당에서 하루 즐기고 오기 바란다. 도봉은 산행하기에는 두 다리가 조금 불편하고 오른손은 조금 더 불편해 산행하기에는 이르다. 뒤풀이 장소에 가고 싶어도 옷을 갈아입는 것도 불편하고 막걸리를 앞에 두고 안주만 먹어야 하니 고문에 가깝다. 영원히 술을 끊어야 할지 수년 후에는 먹을 수 있을지는 지나봐야 안다는 의사의 말에 실망이 여간 큰 게 아니다. 나 때문에 돼기고기식당을 가지 못했던 것도 미안하다. 대신 산우들이 내 몫까지 즐기고 먹어주기 바란다. 손가락과 어깨가 아파 자판을 두드리기 불편하니 자판을 많이 두드리지 않아도 되니 좋은 시를 많이 쓰라는 하늘의 뜻이라면 받아들여야지 달리 어쩔 도리가 없다. 기세환 회장과 정한 산우의 자식 결혼식 참석도 여의치 않으니 우선 지면으로 축하드린다. 가급적 계단이 높고 많은 술집에는 가지 않기 바란다.

 

4.동반시

성당에 다니는 박행채 산우가 추천한 동반시다. 이해인 수녀게서 암 투병을 하고 계신다니 안타까운 일이다.

 

이해인 수녀님 - 대장암 투병, 극복 그리고 그 이후의 삶

2016.06.10. 15:10

 

 

존경받는 종교인이자 시인으로 많은 분들에게 희망이 되어주시는 이해인 수녀님.

 

수녀님 역시 2008년 암 진단을 받은 이후 수차례의 힘든 치료와 투병 기간을 거치셨습니다.

현재는 암이라는 긴 터널을 벗어나 예전처럼 문학계와 종교계에서 활동을 하고 계시며 많은 분들에게 사랑의 메세지를 전하고 계십니다.

 

이해인 수녀님은 종교적인 활동 외에 왕성한 문학 활동으로도 유명합니다. 세상을 치유하는 아름다운 시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위로가 되는 역할을 계속 하고 계시죠. 새싹 문화상, 여성동아 대상, 천상병시문학상 등을 수상하셨습니다.

 

2008년 6월 말경, 성당에서 강연을 마치고 나오던 중, 식은 땀이 나고 온 몸이 막히는 듯한 느낌을 받고, 그 다음 달에

내시경 검사로 확인한 결과 대장암 3기를 선고 받았습니다.

 

종양의 크기는 5cm 정도였고 암세포가 림프절로 전이된 3기에 접어든 상태였습니다. 대장 직장암 수술로 30cm 가량의

장을 잘라내었고, 수술 중 난소에서도 이상이 발견되어 한 쪽 난소도 절제했습니다.

 

수녀님은 당시를 회상하며 "화가 나거나 의심이 들진 않았어요. 그저 암이란 한 마디에 눈물이 핑 돌더라구요." 라고

암을 선고 받던 그 때의 심정을 회고하셨습니다.

 

 

대장암 투병 중 하루도 죽음을 생각하지 않았던 날이 없었다고 하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밝고 긍정적인 모습으로

의연하게 투병 생활을 하신 걸로 유명합니다.

 

"이왕 찾아온 암이지만 함께 다독이면서 견뎌내자, 진작에 내 세포들을 돌보지 못해 미안하다." 라고 생각하면서

소풍 가는 마음으로 즐겁게 치료를 받자고 마음먹으셨다 해요.

 

수녀님의 유명세를 이용해 건강식품 쪽과 민간의료센터 등에서 후원하겠다는 시도가 많았지만, 자신은 주치의의 지시에

따라 표준치료만 받기로 결심했다고 합니다.

 

투병을 하면서 불안해하고 두려워하기보다 삶의 소중함을 깨닫고 내일을 준비하는 시간으로 삼으려 노력했다는 것이

수녀님의 말씀입니다. 죽음이 가까워지자 비로소 무심히 지나치던 사물도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겨울잠을 깨우는 봄 - 이해인


아무리 고단하고 힘들어도
잠시 쉬고 나면 새 힘을 얻는것 처럼
겨울 뒤에 오는 봄은

깨어남,일어섬,움직임의 계절
"잠에서 깨어 나세요 "
"일어나 움직 이세요 "

봄은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는 소녀 처럼
살짝 다가와
겨울잠 속에 안주 하려는 나를 흔들어댄다.

 

2017. 3. 25.

詩를 사랑하는 산사람들의 모임 詩山會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