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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록

청계산에 오릅니다(詩山會 제307회 산행)

청계산에 오릅니다(詩山會 제307회 산행)

산 : 청계산(코스 염 회장님이 인도)

코스 : 청계산역

소요시간 : 10시 30분 ~ 16시

일시 : 2017. 4. 8. (토) 10시 30분

모이는 곳 : 전철 신분당선 청계산역 2번 출구

준비물 : 안주, 간식, 과일, 막걸리

연락 : 한천옥(010-4324-6698)

카페 : cafe.daum.net/yc012175

블로그 : blog.daum.net/yc012175

 

 

1.시가 있는 산행

 

 

누구를 위한 조종(弔鐘)인가
-존 던(John Donne, 1572∼1631)


어느 누구도 외따로 온전한 섬이 아닐지니,
우리 각자는 대륙의 한 조각
또는 대양의 한 부분.

흙덩이 하나가 바닷물에 씻겨 가면
유럽 땅이 그만큼 작아지듯이,
바닷가 모래톱이 씻겨 가도
그대와 친구들의 땅이 씻겨 가도
또한 마찬가지.

그 누구의 죽음도 나를 감소시키네
나는 인류라는 대륙의 일부이므로.
그러니 묻지 말라
누구를 위한 장례의 종인지

바로 그대를 위해 울리는 종이니!


사필귀정이라 할 것이나 나라의 운수비색함이 무참하기 그지없다. 대통령을 지내고 온전한 이가 하나도 없는 나라가 되었다.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몰아가는가. 뽑은 것도 우리요, 내린 것도 우리다. 욕을 하는 것도 나요, 먹는 것도 나다. 누구를 감옥에 가둔 것인가. 존 던에 의하면, 바로 나를 가둔 것이다. 17세기 영국판 '온생명론'이라 할 만한 이 시는, 시가 아니라 '긴급한 처지의 기도문'으로 작성된 글이다. 존 던은 자살 지경까지 갔던 곡절 많은 청장년기를 거쳐 영국 교회의 고위 사제가 되었던 사람. 헤밍웨이 장편소설의 제목이 되어 유명해졌다.
<김사인·시인·동덕여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2.산행기

제306회 북한산 산행기 / 한천옥

- 일시 : 3월 26일(일) 10시 50분 ~ 16시 30분

- 산행코스 : 구파발역 --> 진관근린공원 --> 진관사 입구 --> 치마바위 --> 연신내 --> 뒤풀이 장소(밀사랑 칼국수)

- 참가(15명) : 일화, 종화, 양주, 창수, 상수, 재홍, 윤환, 경식, 승렬, 재웅, 동준, 한, 해황, 양기, 천옥 (양주와 창수는 뒤풀이에 참석을 못하고 귀가)

 

작년 말에 한번 가보긴 했는데도 시간 예측이 잘 안되어 9시경에 집을 나섰다.

홍주 한 병과 사과를 챙겨 배낭에 넣고서.

 

을지로 3가에서 3호선으로 바꿔 타고 불광 쯤 갔을까?

각질 제거, 보온 보습, 스타킹 댄싱 방지, 충격 완화에 좋다면서 ‘실리콘 풋 패드’를 파는 사람이 지나가길래 네 개를 샀다.

301회에서 305회까지 무결석자 네 명에게 상품으로 주기 위해서...

 

사람들이 많이 내리고 한산해졌을 때 반대편 좌석을 보니 한이가 앉아 있었다.

어제 대사를 치르고 피곤할 텐데 시산회 산행을 위해 오고 있었다.

 

10시 50분에 양주까지 구파발역 2번 출구 앞에 13명이 모여 바로 출발하였다.

진관근린공원을 통과하여, 11시 반경에 진관사 입구에서 오늘 산행의 가이드인 종화와 창수가 합류하여 15명이 북한산 치마바위를 향해 출발했다.

 

그 동안 둘레길을 걸으면서 닦아온 실력을 발휘하여 중간에 쉬지도 않고, 산행을 강행했다.

 

12시가 넘어서야 나타난 능선에서 종화가 나누어준 말린 망고, 윤환이가 나누어준 쌀과자로 에너지를 보충하고 다시 치마바위를 향해 올라갔다.

 

암벽등반도 하고 제법 산행다운 산행을 하면서 한 시간쯤 올라갔을까?

드디어 널따란 바위 일명 치마바위가 나타났다.

동쪽으로는 비봉의 북사면, 남쪽으로는 은평과 마포, 북쪽으로는 한옥마을의 전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치마바위의 아래쪽 평평한 곳에 자리를 깔고 각자 가져온 간식을 꺼내 맛있게 먹은 후에, 인증샷을 찍고 연신내 방향으로 내려왔다.

 

<치마바위에서 인증샷~>

 

양주와 창수는 일이 있어 바로 집으로 가고, 13명이 뒤풀이를 하기 위해 종화의 안내로 ‘밀사랑칼국수’집으로 갔다.

 

보쌈, 홍어를 안주로 막걸리를 한잔씩 마시고, ‘새알팥죽’으로 마무리하였다.

‘새알팥죽’의 맛이 좋았던지 집에 가져가기 위해 각자 2인분씩 사가지고 왔다.

 

어제 딸을 결혼시킨 한이가 찬조금을 내주어 푸짐한 안주에 취하도록 막걸리를 마실 수 있었다.

 

즐거운 산행이었고, 유쾌한 뒤풀이로 행복한 하루였다.

 

치마바위에서 깜빡한 오늘의 동반시 낭송은 추천한 형채가 결석을 하여 내가 대신하였다.

그리고 집에 오자마자 산행기를 써서 정남이에게 보냈다.

내일부터 2주간 발칸 3국, 동유럽 4국 투어를 떠나야하기 땜시...

 

 

겨울잠을 깨우는 봄 / 이해인*

 

아무리 고단하고 힘들어도

 

잠시 쉬고 나면 새 힘을 얻는 것처럼

 

겨울 뒤에 오는 봄은

 

깨어남, 일어섬, 움직임의 계절

 

잠에서 깨어나세요

 

일어나 움직이세요

 

봄은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는 소녀처럼

 

살짝 다가와

 

겨울잠 속에 안주하려는 나를 흔들어댄다

 

*존경받는 종교인이자 시인으로 많은 분들에게 희망이 되어주시는 이해인님은 2008년 암 진단을 받은 이후 수차례의 힘든 치료와 투병 기간을 거치셨습니다.

 

현재는 암이라는 긴 터널을 벗어나 예전처럼 문학계와 종교계에서 활동을 하고 계시며 많은 분들에게 사랑의 메세지를 전하고 계시다네요~

 

2017년 3월 26일 천옥이가 씀

 

3.오르는 산

이번 산행은 한 총장이 동유럽으로 해외여행을 간 관계로 청계산 도사 염 회장님이 코스 리더를 하기로 했습니다. 도봉은 아직 나뭇가지를 잡지 못 하고, 막걸리도 못 마시고, 젓가락질도 못 하고, 목보호대를 풀지 못 하니 더워서 높은 산에 못 오르고 다시 넘어지면 즉사 아니면 불구에 가까운 부상을 입게 되므로 산우들께 폐를 끼칠까 봐 참석하지 못 합니다. 재활의 속도가 느리다고 우울해 하지 마라는 의사의 말을 듣기로 했습니다. 이게 도봉의 근황입니다. 마침 동반시로 평화의 기도를 올리니 산우들께서도 저를 위해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죄와 벌, 죄를 많이 저지른 자의 벌로 생각하고 열심히 재활에 충실하겠습니다. 참고로 척추보다 경추의 부상이 훨씬 더 치명적이고 재활기간이 길다는 것을 아시고 부디 조심하십시오. 의사의 말을 그대로 전하면 "술 마시고 화장실 계단에서 넘어지면 뇌진탕으로 즉사, 아니면 목뼈에 문제가 생겨 전신불구나 반신불구로 가는데 선생님은 착하게 생긴 것으로 봐서 이 정도로 하늘이 봐준 것입니다. 날이 흐리거나 비가 오면 현재의 고통보다 열 배는 심해질 겁니다. 흐린 날의 통증이 조금씩 좋아지겠지만 결코 없어지지는 않으니 감안하여 사십시오."

 

4.동반시

평화의 기도
-성 프란치스코(1182~1226)

주여 나를 당신의 도구로 쓰소서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그릇됨이 있는 곳에 참됨을
의심이 있는 곳에 믿음을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어둠에 빛을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가져오는 자 되게 하소서

위로받기보다는 위로하고
이해받기보다는 이해하며
사랑받기보다는 사랑하게 하여 주소서

우리는 줌으로써 받고
나를 잊음으로써 나를 찾으며
용서함으로써 용서받고
죽음으로써 영생을 얻기 때문입니다.

각성의 진실함과 선한 헌신의 서원으로 어려움에 처한 이들에게 감명과 위로를 주어온 기도문이다. 간명한 호흡과 반복의 적정함이 또한 내용의 아름다움과 한 몸을 이루고 있다. 프란치스코는 가난한 이들의 수모를 자신의 몸으로 아파했던 이. 벌과 매미와 새들과도 친구였던 가톨릭의 성자. 처음으로 이슬람교도와 여성의 발을 씻기고 팔레스타인 분리 장벽 앞에서 평화를 기도한 현 교황의 세례명이 또한 프란치스코다. 프란치스코 성자가 제자들에게 가르친 기도라고 전해지나, 현재로는 1910년대 초의 인쇄물이 가장 오래된 기록 자료이며, 두 차례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동서로 널리 전해졌다.
<김사인·시인·동덕여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2017. 4. 7. 詩를 사랑하는 산사람들의 모임 詩山會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