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부용산에 오릅니다(詩山會 제323회 산행)
일시 : 11월 29일(일) 10시 30분~17시
산 : 양평 부용산(366미터)
집결지 및 일시 : 10시 반. 양수역 대합실
동반시 : 부용산/윤윤숙
뒤풀이 : 양수리 연밭
1.시가 있는 산행
꽃 핀 저쪽
-최정례(1955~ )
시아침 11/25
가끔은
나무 뒤에서 사슴이 튀어나오더군
그렇게 말하고 싶었어요
그러나 영
튀어나오지 않으면 어쩌나
그래도 한 번쯤은 튀어나오지 않겠어요
사슴이 튀어나와 어리둥절했고
그 순간
나도 사슴의 뿔을 뒤집어쓰고 있었다구요
무거운 줄은 몰랐어요
정말로 그렇게 말하고 싶었어요
발화자가 말하고 싶은 말의 내용이 중요한 게 아니다. 말은 반드시 준비된 절차를 통해 밖으로 꺼내지는 게 아니라 무의식을 통해서도 입 밖으로 나오는 것이다. 나무 뒤에서 사슴이 튀어나왔다고 무의식적으로 말하고 싶은 마음은 이내 의식의 지배를 받는다. 그렇지만 시인은 그 의식을 물리치고 무의식의 편이 되려고 한다. 그래야만 발화자가 사슴이 되는 참으로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다. 정말로 그렇게 말하고 싶은 게 나에게는 무엇이 있을까?
<안도현·시인·우석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2.산행기
시산회 제322회 백악산 산행기 / 이경식
1.일시 : 2017.11. 11.(토) 3호선 경복궁역 3번 출구 10시 30분
2.참석저 : 김종화 김진오 위윤환 이경식 정한 조문형 한양기 (염재홍 뒤풀이 때 합류)
3.산행코스 : 윤동주문학관 앞-창의문-백악산정상-숙정문-말바위안내소-감사원-북촌-안국역-동대문양고기집
4.동반시: 낙엽(레미구르몽)
5.뒤풀이 : 양고기 불고기,양꼬치(대상해, 동대문역 5번 출구)
11월11일 토요일,
미세먼지가 좀 있다는 기상대의 예보는 있었지만 전형적인 가을 날씨다.
경복궁역에서 내려 윤동주문학관으로 이동했다. 문학관 주변에는 관광버스가 즐비했다. 그만큼 사람도 많아서 입장도 못하고 바로 산행을
시작했다. 1.21사태 때 김신조일당과 교전하다 전사한 고 최규식 경무관은 오늘도 푸른 창공을 향하여 우뚝서있다.
창의문 안내소에서 신분증을 제시한 후 표찰을 목에 걸고 백악산(342미터)을 향했다.
서울 시내와 멀리 북한산을 좌우로 바라보면서 급한 계단길을 올랐다. 저기가 비봉, 형제봉...앞에는 길게 한양도성이 뻗어 내려가고 있었다.
적당하게 쌀쌀한 가을바람과 가을햇살을 받으며 오르락 내르락을 몇 번 반복하니 숙정문이다.
성 안팍을 넘나들며 성북동 평창동 삼청동 등 시내 쪽도 전망이 너무 좋았다.
말바위안내소에서 표찰을 반납한 후 단풍과 낙엽에 취해서 걷다보니 삼청동 감사원 쪽이 나왔다.
낙산을 지나 동대문 쪽으로 가야 되는데 코스를 잘못 들었다.
온 김에 북촌이나 걸어보자며 일부러 골목길을 택하여 쭉 걸었다.
외국인도 많았고 우리의 문화 옛 기와집에서 새로운 맛을 느꼈다.
뒤풀이 장소를 동대문 양고기집으로 정했다.양고기가 생각보다 맛이 좋았다.
염재홍회장이 합류하고 오늘의 시 '낙엽' 을 낭송했다.
시몬, 나무잎새 져버린 숲으로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밝는 소리가
낙엽 빛깔은 정답고 모양은 쓸쓸하다. 낙엽은 버림 받고 땅위에 흩어져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밝는소리가
발로 밝으면 낙엽은 영혼처럼 운다. 낙엽은 날개소리와 여자의 옷자락 소리를 낸다.
시몬,너는 좋으냐?낙엽밝는 소리가
가까이 오라, 우리도 언젠가는 가벼은 낙엽이러니
벌써 밤이 되고,바람은 우리를 휩쓴다.
시몬 너는 좋으냐?낙엽밝는 소리가.
이경식 씀
3.오르는 산
이번 산행은 양기 산우기 이의를 제기하여 부용산으로 변경하였다. 높지 않고 가기 좋은 곳이다. 많이 참석하기 바란다. 도봉의 근황은 2번째 시집을 내려 하는데 역시 여러 이유로 쉽지 않다. 여러 산우들이 식사 초대를 많이 해주었지만 일일이 응해주지 못해 미안하다. 겨울이 되었다고 신경이 움츠려들었는지 갑자기 통증이 밀려온다. 마음속 한 쪽에는 이제 나을 때도 된 것 같은데 소 걸음처럼 더디다고 불평한다. 아무리 어려워도 2번째 시집을 가지고 송년회에 참석할 것을 산우들과 자신에게 약속한다. 추운 겨울 잘 지내기 바란다.
4.동반시
부용산 / 윤윤숙
산속에 산
산속에 산
이, 산을 넘으면
저 산이 있네
정상이 많아서
북한강
남한강
안아 갈라 놓았나
부용산 앞 자락에
아비를 묻어
그 옆에 어미를 묻으려 하네
노란 산동백 꽃가루
눈가에 닿아
눈물이 나네
두 물아
내 눈물과 같이 흘러라
세물이 되게···
2017. 11. 25. 시를 사랑하는 산사람들의 모임 詩山會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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