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도성 순성길 산행과 납회(詩山會 제325회 산행)
일시 : 2017. 12. 23.(토) 11시 ~ 18시
산행 및 납회 장소 : 한양도성 순성길 및 종로 활어회집
집결지 : 11시. 3호선 안국역 2번 출구
동반시 : 겨울날 / 신경림
*납회 장소로 직접 올 산우는 15시까지 종로활어회(동대문역 10번 출구, 02-763-8922)
1.시가 있는 산행
전생의 모습
-이윤학(1965~ )
시아침 12/19
작년에 자란 갈대
새로 자란 갈대에 끼여 있다
작년에 자란 갈대
껍질이 벗기고
꺾일 때까지
삭을 때까지
새로 자라는 갈대
전생의 기억이 떠오를 때까지
곁에 있어주는 전생의 모습
시는 죽은 갈대와 산 갈대를 견주어 묘사하다가 전생(前生)이라는 낯선 세계를 보여 준다. 우리는 누구나 ‘새로 자라는 갈대’로 한생을 받아 살고 간다. 다른 생의 존재 유무는 과학으로는 알 길이 없다. 산 갈대들 사이에 ‘작년에 자란 갈대’가 더불어 산다. 갈대들의 세계에서 금생의 갈대는 전생의 갈대를 알아보지 못한다. 바로 곁에 ‘끼여’ 밀착해 있는데도! 한 몸처럼 서 있는 전생을 못 본다는 사실이 은은한 놀람을 준다. 과학은 부인하고 종교는 힘써 믿는 전생을 시는 이렇게, 상상한다. 시에서 상상은 안 보이는 것에 대한 묘사이고, 묘사란 보이는 것에 대한 상상이다. 전생을 갈대로 묘사하는 것과 갈대를 전생이라 상상하는 것은 같은 일인데, 이런 일이 이 시에서만큼 비범해지기는 늘 어렵다.
<이영광·시인·고려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2.산행기
324회 아차산 산행기
-. 일시 : 2017. 12. 9(토) 10시30분 ~ 17시
-. 산행산 : 아차산
-. 집결지 : 10시 반 5호선 광나루역 1번 출구 앞
-. 참가(13명) : 갑무, 진오, 재홍, 경식, 승렬, 윤상, 작, 한, 문형, 양기, 천옥, 황표, (뒤풀이 : 영훈)
-. 뒤풀이 : ‘완도세꼬시’ (길동역 1번 출구)
-. 동반시 : 송죽문답 / 이식
어라?
11명이 참가하겠다고 했었는디...
왜 12명?
10시반, 광나루역 1번 출구에 12명이 건각이 모였다.
일단 출발!!!
지난 9월에 이어 아차산행이 두 번째라서 그런지 다들 여유만만이다.
좀 쌀쌀한 날씨이긴 했지만 햇볕을 쪼인다는 핑계로 고구려정 앞 널따란 바위에서 발길이 멈췄다.
군고구마를 시작으로 여기저기서 간식거리가 줄줄이 쏟아져 나왔다.
주변에서 햇볕을 쪼이고 있는 비둘기에게 적선을 할 정도로...
시작부터 배를 든든히 채우고 유람을 하였다.
대성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대성암에서는 화장실에 간다는 핑계로 쉬고, 대성암 위쪽의 바위에서는 한강과 서울시내의 멋진 조망을 감상한다는 핑계로 쉬고 또 쉬고...
서울과 구리시에 걸쳐 있는 아차산은 해발 295.7m의 야트막한 산으로 산세가 험하지 않아 구리와 인근 시민들이 가벼운 산행을 위해 자주 찾는 곳이다.
능선에 오르면 한강과 서울 시내가 한눈에 보이는 전망이 일품이다.
삼국시대, 백제의 도읍이 한강 유역에 있을 때 우뚝 솟은 지형적 특성으로 인해 일찍부터 이 아차산에 흙을 깎고 다시 돌과 흙으로 쌓아 올려 산성을 축조함으로써 고구려의 남하를 막으려는 백제인의 노력이 있었다.
한강을 사이에 두고 맞은 편 남쪽에 있는 풍납동 토성과 함께 중요한 군사적 요지로서 백제의 운명을 좌우하던 곳이기도 하다.
아단성(阿旦城), 아차성(蛾嵯城), 장하성, 광장성 등으로 불리기도 하여 백제, 신라, 고구려가 한강을 중심으로 장기간에 걸쳐 공방을 벌였던 곳이다.
결국은 6보루까지만 올랐다가 유턴하여 하산하였다.
그야말로 아차산에서의 여유 있는 멋진 유람이었다.
그리고 길동역 1번 출구에 있는 ‘완도세꼬시’로 가서 뒤풀이를 하였다.
소나무와 대나무의 대화 / 이식
소나무가 대나무에게 말을 걸었다.
눈보라 몰아쳐 산골 가득해도
나는 강직하게 머리 들고서
부러지면 부러졌지 굽히지는 않는다오.
대나무가 소나무에게 대답했다.
고고할수록 부러지기 쉬운지라
나는 청춘의 푸르름 고이 지킬 따름
머리 숙여 눈보라에 몸을 맡긴다오.
최근에 머리 시술을 했다는 영훈이가 건강한 모습으로 뒤풀이 장소에 나와 너무 반가웠다.
숭어와 방어회에 막걸리를 한잔씩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토하젓을 사서 한통씩 선물로 주었다.
납회 때 보세!!!
2017년 12월 18일 천옥 씀
3.산행지
계급이 엄존했던 조선 시대에 순라꾼 등 하급관리들은 도성 안에 살고 양반들은 향리와 한양을 오가며 벼슬을 받으면 도성 밖 남산 뒤 양지바른 용산, 자하문 밖 경치 좋은 곳에서 살았다는 기록을 보면 서울토박이라는 말에는 숨겨진 이중성이 있다. 늘어가는 산행의 숫자에 유난히 민감한 산우들이 있을 것이다. 한해의 말미에서 회한이 없을 수 없다. 모든 산우에게 감사드린다. 시집으로 보답한다.
4.동반시
겨울날 / 신경림
우리들
깨끗해지라고
함박눈 하얗게
내려쌓이고
우리들
튼튼해지라고
겨울바람
밤새껏
창문을 흔들더니
새벽하늘에
촉록별
다닥다닥 붙었다
우리들
가슴에 아름다운 꿈
지니라고
2017.12. 22. 詩를 사랑하는 산사람들의 詩山會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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