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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록

청계산으로 모십니다(詩山會 제327회 산행)

청계산으로 모십니다(詩山會 제327회 산행)

1.모임일시 : 1월 28일(일) 10 : 30

2.모임장소 : 신분당선 청게산입구역 대합실

3.뒤풀이장소 : 미정. 추천 바람

4.동반시 : 달의 미소 / 김정남

 

1.시가 있는 산행

가슴
-김승희(1952~ )


시아침 1/25

 

세상에서 말 한마디 가져가라고
그 말을 고르라고 한다면
‘가슴’이라고 고르겠어요,
평생을 가슴으로 살았어요
가슴이 아팠어요
가슴이 부풀었어요
가슴으로 몇 아이 먹였어요
가슴으로 산 사람
가슴이란 말 가져가요
그러면 다른 오는 사람
가슴이란 말 들고 와야겠네요,
한 가슴이 가고 또 한 가슴이 오면
세상은 나날이 그렇게 새로운 가슴이에요
새로운 가슴으로 호흡하고 맥박 쳐요


가슴의 통증과 성장은 출산과 양육의 시간으로 이어진다. 시인은 생물학적 성과 젠더를 딱히 구분하지 않는다. 외려 둘을 아우른다. 가슴에는 목숨이 들어 있고 앓는 마음이 산다. 가슴을 가져갈 수 없어 가슴이란 말을 가지고 마지막 길을 가려는 사람의 마음은 어떤 것일까. 호흡을 만드는 폐와 맥박을 뛰게 하는 심장을 우리는 다 가슴이라 부른다. 가슴 언저리가 몸 가운데서 가장 복잡하고 가장 따뜻하다.
<이영광 시인·고려대 문예창작과 교수>

 

2.산행기

제326회 우이령 산행기/이경식

일시 : 2018년 1월 13일(토)

참석 : 17명[갑무, 종화, 형채, 재홍, 윤환, 경식, 승렬, 원무, 용복, 작, 문형, 광일, 양기, 천옥, 황표, + 동준, 한은 뒤풀이 참석]

흰 눈이 소복소복 내리는 오늘, 축복의 눈을 맞으며 시산회 제326회 산행 북한산우이령길을 가기 위하여 집을 나섰다.

 

1호선 타고 신설동에서 우이경전철을 갈아탔다.

 

승객의 반수는 우리또래의 무임승차객이다. 전철의 적자폭이 크다고 매스컴에서 떠들면 괜히 움츠려든다.

 

옆의 전작 회장이 "그래도 젊은 시절에 세금을 많이 냈으니까..." 자위한다.

 

종점인 우이역, 몇몇 친구들이 활짝 웃으면서 반갑게 맞아준다.

 

가족모임 빼놓고 어디가 이처럼 편안하고 반가우랴.

 

10시 50분, 전원 다 모였다. 빨리 온 친구들은 50분정도 추운 밖에서 기다린 셈인데 누구하나 불평 한마디도 없다.

 

오늘 코스는 우이동경전철종점에서 양주 교현리까지 약 6.8Km로 약간 오르막이 있는 걷기 좋은 산속길이다. 북한산둘레길.

 

항상 그렇듯이 삼삼오오 짝을 지으면서 희희낙낙, 싱글벙글, 깔깔깔......

눈 덮인 산속에 시산의 함성이 멀리 퍼져 나간다.

 

좌백호 우청룡이라던가? 우이령길을 걸으면 좌 북한산 우 도봉산이다. 잔설이 휘날리는 암벽과 소나무가 어우러진 풍경은 한 폭의 동양화 같다.

 

고개를 넘자 공연무대가 나왔다.

 

그 장소를 빌려 다양한 오늘의 간식과 막걸리로 흥을 돋우었다.

 

동반시를 오늘의 기자인 본인이 우이령 골짜기에서 읊었다.

 

 

새 해 (피 천득)

 

새해는 새로워라

아침같이 새로워라

 

너 나무들 가지를 펴며

하늘로 향하여 서다.

 

봄비 꽃을 적시고

불을 뿜는 팔월의 태양

 

거센 한해의 풍우를 이겨

또 하나의 연륜이 늘리라.

 

하늘을 향한 나무들

뿌리는 땅 깊이 박고

 

새해는 새로워라

아침같이 새로워라.

 

간식도 먹고 시도 읊고.... 가자! 불광동 은하식당으로. 우리의 은하식당으로. 어머니 손맛이 나는 은하식당으로~~

 

지극히 전라도적인 밑반찬에 대구탕과 생오징어 무침을 주문했다

욕심이 많았던가? 너무 많이 주문했다

 

또 한 번 피천득의 새 해를 읊고 술잔과 술잔에 흥과 사랑을 담아서 1월의 첫 산행을 마무리 하였다.

이경식 올림

 

3. 오르는 산

동반시를 나의 졸시로 선택해줘서 고맙다. 산행 메일이나 블로그를 통하여 카톡을 산행 전 날에 해주는 이유는 잊지 말고, 늦지 말고 많이 참석하라는 데 있다. 남으로 난 창에서 들어오는 햇볕을 쬐다 잠이 들어 점심 가까이 되어서야 깨는 것이 행복한 일상의 하나다. 오죽하면 마나님님이 나더러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백수'라 했겠는가. 마침 LG U+에서 인류 20만 년 전이라는 다큐를 보다가 잠이 들었다가 밀린 책을 읽다가 시간을 놓쳐 미안하다. 그다큐에 나오는 현생인류의 조상은 아프리카에서 건너온 사람들이니 우리 모두 원래는 흑인이었으니 그들을 낮추어 생각할 일은 아니다. 시집을 사줘서 여기를 통해 감사함을 전한다. 1년에 한 권은 내려고 생각하지만 이루어질지 나도 모른다. 날이 많이 추워졌으니 옷 단단히 입고 잘들 다녀 오시라. 참석자가 많으니 보기에 좋고 마음에 감동이 인다.

 

4.동반시

 

달의 미소 / 도봉 김정남

 

임의 눈 속에 비친

내 눈을 보잤더니

그 눈은

아래로 깔아버린 동짓달 초승달 되어

 

그리움 달래려

반가사유상 앞에 서서

눈으로 별을 하나씩 지워가다

섣달 그믐달만 남아

눈썹만으로

미소를 보낸다

 

달의 미소 속에

또 한 해를 놓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