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작시

사랑을 망각의 시작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또는 사랑을 망각의 다른 이름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 도봉별곡

사랑을 망각의 시작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또는 사랑을 망각의 다른 이름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 도봉별곡

 

 

 

사랑을 망각의 시작

이별을 기억의 소멸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무엇부터 시작해야 하나

 

사랑을 방황의 시작

이별을 방황의 끝이라 한다면

우리는 어디서부터 출발해야 할까

 

버스터미널에서 부두에서 열차역에서 공항 또는

산과 강, 들에서 이별을 할 때는 가장 아픈 것은

마음이 아니라 눈이다

감아야 망각하는 눈이다

 

그래도 가장 아픈 것을 죽음을 맞이하는 일이다

죽음은 죽음도 망각하게 할 수 없는 힘을 갖기 때문이다

 

*제2시집 <시인의 농담>에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