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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록

안산에 오릅니다(시산회 제350회 송년 산행)

안산에 오릅니다(시산회 제350회 송년 산행)

일시: 2018. 12. 23. 오후 2시

장소: 전철 3호선 독립문역 대합실

송년회 : 오후 4시 50분. 동대문역 부근 종로횟집. 회장님 통보문 참조

 

1.시가 있는 산행

낮달
-장옥관(1955~ )


시아침 12/19

재취 간 엄마 찾아간 철없는 딸처럼, 시누이 몰래 지전 쥐어주고 콧물 닦아주는 어미처럼
나와서는 안 되는 대낮에
물끄러미 떠 있다

 


떠올라서는 안 되는 얼굴이, 밝아서 보이지 않는 얼굴이, 있어도 없는 듯 지워져야 할
얼굴이 떠 있다
화장 지워진 채, 마스카라가 번진 채
여우비 그친 하늘에
성긴 눈썹처럼, 종일 달인 국솥에
삐죽이 솟은 흰 뼈처럼

해 아래 드러나면 서러운 것들. 외로운 딸과 난감한 어미 같은 지상의 고아들을 대신해 달은 낮에 떴다. 눈물에 화장이 지워진 옛날의 얼굴도 그 얼굴의 희미한 눈썹도 숨어서 빼꼼 내다본다. 우리는 우리 시름을 다 여밀 수 없다. 불현듯 걸음을 멈추고 눌러두었던 기억들을 올려다보는 시간. 고운 어둠이 바삐 와 달을 활활 태워 주었으면.
<이영광·시인·고려대 문예창작과 교수>

2.산행기

 

시산회 제349회 문화활동 ‘보헤미안 랩소디’ 관람기~/한천옥

- 일시 : 12월 8일(토) 10시 30분, 자양동 롯데시네마

- 집결지 : 자양동 롯데시네마

- 참석(6명) : 종화, 창수, 경식, 윤환, 문형, 천옥

- 관람 영화명 : 보헤미안 랩소디

- 뒤풀이 : 구의동 홍삼웰빙오리

- 동반시 : 꽃분에 물 주듯이 / 이명덕

 

기온이 갑자기 떨어진다는 예보에 수락산 산행계획을 문화활동(영화관람)으로 변경하여 카톡에 공지되었다.

10시경에 자양동 롯데시네마로 가서 11시 전후에 상영하는 작품을 찾아 보았다.

마침 11시에 상영하는 영화가 두편이 있었다.

‘국가부도의 날’, 그리고 ‘보헤미안 랩소디’~

30분 가까이 되니 경식이를 필두로 창수와 문형이, 그리고 윤환이와 종화까지 총 여섯명의 산우들이 등장을 했다.

둘 중에 어느 것을 보고 싶은지 물어, ‘보헤미안 랩소디’를 선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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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스타가 되지 않을 것이다, 전설이 될 것이다”

공항에서 수하물 노동자로 일하며 음악의 꿈을 키우던 이민자 출신의 아웃사이더 ‘파록버사라’~

보컬을 구하던 로컬 밴드에 들어가게 되면서 ‘프레디 머큐리’라는 이름으로 밴드 ‘퀸’을 이끌게 된다.

 

시대를 앞서가는 독창적인 음악과 화려한 퍼포먼스로 관중들을 사로잡으며 성장하던 ‘퀸’은 라디오와 방송에서 외면을 받을 것이라는 음반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무려 6분동안 이어지는 실험적인 곡 ‘보헤미안 랩소디’로 대성공을 거두며 월드스타 반열에 오른다.

 

그러나 독보적인 존재감을 뿜어내던 ‘프레디 머큐리’는 솔로 데뷔라는 유혹에 흔들리게 되고 결국 오랜 시간 함께 해왔던 멤버들과 결별을 선언하게 되는데…

 

세상에서 소외된 아웃사이더에서 전설의 록밴드 ‘퀸’이 되기까지,

우리가 몰랐던 그들의 진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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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표 여섯장을 구입하고 시간여유가 좀 있어 팝콘에 커피를 마시면서 기다렸다.

 

 

<차를 마시면서 입장을 기다리는 중~>

 

11시에 입장하여 F열에 나란히 앉아서 관람하였다.

 

음악에 관한 영화라고해서 크게 기대를 하지 않고 관람을 했는데, 나도 모르게 점점 영화 속으로 빠져드는 나를 발견했다.

옆에서 보고 있는 종화와 경식이도 마찬가지인 듯...

 

모처럼 2시간반 가까이 하나의 스토리에 집중을 하지 않았나 싶다.

잔잔한 감동의 여운을 마음에 간직한 채...

 

영화관람이 끝난 후에 뒤풀이장소인 ‘홍삼웰빙오리’로 가기 위해 전철로 구의역까지 한정거장을 이동하였다.

주물럭과 양념구이를 안주삼아 소주를 한잔씩 하면서 포식을 하였다.

동반시를 읽었어야 했는데...

<뒤풀이는 ‘홍삼웰빙오리’에서~>

 

꽃분에 물 주듯이 / 이명덕

 

붉어진 얼굴로 제 가슴 안에

봄빛을 그리고 있는 베고니아

그 향기 넋 놓고 보는데

손등에 나비 한 마리 그려준다

 

그저 본능적으로 물을 주었을 뿐인데

꽃의 일생이 지나가고 있다

 

사월 강물 빛과 네 숨을 꽉 끌어안고도

가슴팍 어디쯤에 나비 한 마리 그리지 못하는

시름 많은 사랑이 피고 지는 동안

 

상처가 아름다운 그대

또 한 번의

꽃 지는 긴 섭섭함으로

꽃분에 물 주듯이

당신이 있건 없건 화분에 모시니

꽃말이나 알려주면 안 될까

 

사랑, 그거 물 한 사발 퍼주는 거라고

시큰둥하게 말해주면 안 될까

 

뒤풀이 후에 종화는 수락산입구까지 갔다가 왔대요~

1년이 어찌 지나가려나 걱정이 많았었는데, 납회만 남았네요~

열심히 참석하고, 또 걱정을 하면서 신경을 많이 써준 회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분주한 연말연시에도 건강하게 잘 지내도록 하고, 납회때 늠름한 모습으로 봐요~

2018년 12월 12일 천옥

 

3.오르는 곳

송년 산행 때 단걸처럼 찾는 산이 있다. 그 중 가장 자주 오르는 산이다. 우선 송년회 장소와 가깝다.

어쩌다 발기인이 됐지만 산우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렇게 오래 갈 수 없는데 드문 일이다. 우리보다 오래 간 산악회를 찾아보기는 힘들 거다. 다시 감사를 드린다. 올 한 해도 무사히 넘긴느데는 회장님과 총장님의 노력이 컸다. 경의를 표한다. 내년에는 고갑무 산우가 총장으로 1년 봉사를 해준다니 고마운 일이다. 나도 내년부터는 빠지지 않고 참석하여 건강을 다질 예정이다.

 

 

4.동반시

시를 쓰다보니 산우들에게 바치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크다. 처음에는 교보문고 판매대에도 올렸지만 기대감에 훨씬 멀어졌다. 다시는 판매를 하지 않고 시산회와 지인들에게 드리는 것으로 만족하자고 다짐했고, 다짐의 최우선에 시산회가 있음을 밝힌다. 1년에 한 권을 내기로 다짐했으나 갈수록 어렵다는 마음은 부담으로 오기도 했지만 그것도 즐기기로 했다. 이럴 때 쓰라고 자주 나오는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이다. 세 번째 시집의 산고는 컸고 아직도 다음에는 무엇을 할 것인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하릴없이 도서관과 명상센터를 오가다보니 자료는 조금씩 모아간다. 내년에는 뭐가 나올지 나도 모른다. 변하지 않는 것은 없으므로.

나의 시 중에서 그나마 사람들에게 비교적 호평을 받는 것을 올린다. 국립박물관에서 반가사유상을 보고 즉석에서 지는 시다.

 

달의 미소 / 김정남

 

임의 눈 속에 비친

내 눈을 보잤더니

그 눈은

아래로 깔아버린 동짓달 초승달 되어

 

그리움 달래려

반가사유상 앞에 서서

눈으로 별을 하나씩 지워가다

섣달 그믐달만 남아

눈썹만으로

미소를 보낸다

달의 미소 속에

또 한 해를 놓쳤다

 

2018. 12. 22. 시를 사랑하는 산사람들의 詩山會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