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과 불행 사이 / 도봉별곡
세상이 사람을 내고
걷어가는 건 피할 수 없다 해서
할 일을 마쳤다는 것이 아님을 알면서
그 필연에 반발하여
가난이 불행이 아니라 해도 웃는 사람들이 있다
가난은 불편할 뿐이라는 빤한 상투적 위안
웃음의 앞뒤는 빤한 답이겠다
앞뒤 웃음 사이에는 뭐가 들어있을까
가장 따뜻한 철학자 칼 마르크스?
운명의 작란作亂과 작위作爲?
공간과 시간의 휨?
하루에 초속 30km, 하루257만km의 지구 공전거리?
우주는 수천억 개 이상의 별들로 구성된 수천억 개 이상의 은하계의 모임?
블랙홀, 상대성이론과 양자론의 통합, 통일장이론?
소립자보다 더 작은 입자는 없는가?
힉스 입자는 빛보다 빠를까 – 측정 불가능?
빛의 속도보다 빠르게 팽창한다는 우주에 대한 가설의 주인공은 누구인가?
철학의 꾸짖음?
빅뱅에 대한 신비 - 질문과 해답 불가능?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의 원리?
빛의 파동과 입자의 이중성의 정체?
모두를 부끄럽게 만드는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의 정체?
계급의 환경과 유전자?
유전자의 차별적 이기성과 반대를 위한 호혜성 유전자?
불행방정식의 해법?
0과 1의 성과?
노력의 무능?
돈의 모순?
인과응보?
불가지론의 증명?
변증법의 최후?
비 오는 날 읽는 시의 은유적 상상력?
상징의 알기 어려운 유혹?
기도의 효력?
명상의 즐거움?
AI, 인공지능이 인간의 이기적 유전자를 조작하여 자리이타自利利他적 유전자로 고쳐 주기 바라는 헛된 망상?
겁쟁이 철학자의 비행동성?
신의 존재에 대한 끊임없는 논쟁?
그거 알면 귀신이게
잠시 궁금해서 귀신이라도 되고 싶어서
봄날에 꿈을 꿨다
꿈속의 아버지는 나보다 젊었다
예의 금니를 보이면서 웃는다
말없이 손을 내미는데
자그마한 손거울이 올려져있다
세상을 버린 나는
거울의 의미를
죽었다 두 번 깨어나도 알 수 없는 일이다
가난과 불행의 고차방정식처럼
*제3시집 <방랑자의 노래>에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