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선문답 / 도봉별곡
속박에 걸리지 않는 혁명을 닮은
5월의 바람은 거미줄 사이를 지나
현악기의 줄 사이를 지나고도
하늘에 닿는 발전소의 굴뚝을 말없이 지나
먼 바다 어선의 그물까지 날아갔지만
지치지 않아
결코 걸리거나 사라지지도 않았다
지장전 처마 끝에 걸린 풍경만 애긋게 흔들 뿐이다
사랑의 명주바람은 뒤에서만 오고
시련의 된바람은 시방삼세에서 온다는
선방禪房 조실 스님의 선문답만 작은 귀를 간지를 뿐
*제3시집 <방랑자의 노래>에 수록
'자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봉산 6 (0) | 2020.11.19 |
---|---|
뭣이 중헌디? / 도봉별곡 (0) | 2020.11.13 |
봄꽃의 첫사랑 / 도봉별곡 (0) | 2020.11.11 |
봄바람이 전하는 말 / 도봉별곡 (0) | 2020.11.04 |
흐르는 것들 - ‘아인슈타인 혹은 그 광기에 대한 묵상’을 읽고 / 도봉별곡 (0) | 2020.11.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