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멘토 모리/Memento mori – 죽은 시인의 사회 1 / 道峰 김정남
너의 승리는 죽음을 먹이로 삼는다
죽음의 순간을 기억하라 너도 언젠가는 죽는다
사람이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는가를 알려고 온몸의 감각을 열어두어도
소리 없이 다가온다.
시간이 몸 안에 갇힌다는 얘기다
시간과 몸이 부딪치지 않을 때 죽음은 결코 오지 않는다
그러기 전에 너의 삶을 온전하게 살아라
삶을 남에게 뿌리까지 송두리째 맡기지 말고
섬 하나는 만들어놓고
당신이 세상의 주인이 되듯 의지하지 말고 살아라
시간이 몸 안에 갇혀 힘을 잃어가면서
시간의 파동이 두 개의 진자가 시간이 지나면 같아지듯 몸의 진동과 맞아 들어갈 때
비로소 죽음이 다가온다
시간을 무처럼 썰어 사고 팔 수 있다는 어리석음은 더 이상 겪지 마라
다만 공간이 휘면 시간도 휠 수 있다지만 그 차이는 너의 능력으로는 인지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친구여
두 개의 진자가 결코 같은 방향과 속도로 움직이게 하지 마라
그러나 너무 애쓰지 마라
너의 죽음은 그리 위대한 일이 아니므로
죽음을 위하여 건배
모든 것은 다 그렇게 다가오고 지나가더라
이것이 정답 비슷한 해답이더라
*제3시집 <방랑자의 노래>